Ⅰ. 서론
문화다양성은 새로운 세기에 들어서면서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어떤 사람들은 문화적 다양성이 세계 각각의 문화의 풍요로움을 공유하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문화적 차이가 수많은 갈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부정적이라고 말한다(UNESCO, 2009: 1). 어떠한 입장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새로운 세기에 문화다양성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자본과 노동의 세계화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주여성의 증가를 비롯해 분단에 의한 북한이탈주민의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장애인, 성적 소수자 등 다양한 소수자 집단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면서 점차 다문화사회로 변화하고 있다(민희, 2018: 68; 박신영·어용숙, 2019: 183-184). 다문화사회에 대한 대응은 문화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되었다.
다문화사회에 대한 정책 대응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소수자 집단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주류사회의 가치에 순응할 것을 강조하는 동화주의(assimilation), 각 집단 간 평등을 전체로 소수자 집단들이 각각의 고유한 문화를 보유하도록 인정하는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 마지막으로 소수자 집단의 가치와 자격에 대해 사회적 평가나 도구적 효용에 따라 차별적으로 수용·분리하는 차별적 배제모형(differential exclusionary model)이다(김정수, 2017: 192-193).
다문화사회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그동안 차별적 배제모형 혹은 동화주의에 따라 정책을 펼쳐왔다. 외국인 근로자, 여성결혼이민자가족, 다문화가족을 통합의 대상으로 보고, 정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왔다(채경진·이상민·임학순, 2013; 이혜진·백정원·임영호, 2016: 182; 이호용, 2018: 71). 한국의 다문화정책 프로그램이나 교육 정책은 소수자(결혼이주민과 그 자녀)를 대상으로 이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정옥희, 2019: 10). 하지만 이러한 동화주의적 방식은 적절하지 않으며, 상호이해와 공존의 방향으로 다문화사회에 대한 정책 대응이 ‘문화다양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대되고 지속되고 있다.
문화다양성이란, 유네스코의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협약」제 4조(UNESCO, 2005)에 따르면, “집단과 사회의 문화가 표현되는 다양한 방식”(p. 13)을 의미하며, “사회 내부의 문화다양성은 여러 가지 문화적 표현을 통해 인류의 문화유산을 표현하고, 풍요롭게 하며,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다양한 방식뿐 아니라, 그 방법과 기술이 무엇이든지 간에 문화적 표현의 다양한 형태의 예술적 창조, 생산, 보급, 배포 및 향유를 통해서도 명확하게 나타”(p. 13)나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단일민족’을 우월적 가치로 여기고, ‘국론통일’을 외쳐왔던 우리에게 있어 문화다양성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라도삼, 2019). 특히 최근 사회적 및 정치적 갈등이 격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문화다양성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작금의 상황에서 주지해야 할 점은 우리가 최근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 및 갈등의 상황들이 결혼이주민, 외국인 근로자 등의 특정 소수자와 관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우리가 일상의 삶을 살고 있는 사회 내에서 사회적 및 정치적 입장과 주장이 서로 다름에 따라 갈등 현상들이 만연하게 나타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문화다양성이라는 개념과 가치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의 삶과 관련하여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 현상들을 해결 및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 발전의 원천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문화다양성 정책을 실현하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지금까지 문화다양성 정책은 중앙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져 왔으며, 동시에 지방정부에는 소수집단들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즉, 법적, 조직적, 재정적, 정치적 차원에서 무지와 무관심 그리고 장애요인 등을 안고 있었다(강휘원, 2007: 77-78). 때문에 사실상 지방정부는 이 문제에 대하여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방관하거나, 지방정부의 역량을 넘어선 문제로 인식하여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수자가 거주하는 곳이자 소수자와 일반 시민이 서로 소통하는 곳이며, 모든 현상들의 물리적 공간은 지역사회이다(이혜진·백정원·임영호, 2016). 사회적 갈등 문제를 풀어내고, 우리 사회를 문화다양성의 가치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국가 단위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에서의 정부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방정부의 노력의 성패는 또한, 지역의 시민들의 인식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기존의 다문화 정책에서 더 나아가 문화적 관점에서 기존 시민들과 소수자 집단간의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화와 화합, 그리고 소수성을 지닌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한 문화다양성 정책을 실행하고자 할 때, 기존 구성원들의 수용적인 인식과 공감대 형성이 부재하다면 정책 개발과 집행 과정에는 시민들의 저항과 함께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박윤경·류상희·이은주, 2015: 25).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고양시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문화다양성 정책의 방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문화다양성 역량 증진과 시민들의 인식 증진을 위해 필요한 기초 단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Ⅱ. 문화다양성의 개념과 정책의 변화
문화다양성은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된 논의와 합의의 과정을 통해 도출된 가치들을 담고 있다. 민족과 인종 차별로 집단 학살에 이르게까지 했던 세계 2차 대전의 반성으로부터 출발한 만큼,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고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국제합의로부터 도출된 가치이다(라도삼, 2019).
문화다양성은 문화 개념의 발전과 함께 세계적 맥락에 따라 새로운 의미들과 연계되어 발전되어 왔다. Stenou(2007)는 ‘유네스코와 문화다양성 이슈: 검토 및 전략(UNESCO and the Issue of Cultural Diversity: Review and Strategy)’ 보고서에서 문화다양성의 개념이 다섯 가지 단계를 거치며 발전해 왔음을 보여준다. 1단계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에 시작된 ‘문화와 지식의 단계(culture and knowledge)’로 문화를 예술작품과 그 생산과정으로 이해하고, 문화의 차이를 국가 단위의 차이로 이해한 시기였다. 이 때 문화다양성의 개념은 반이성적 문명의 전시장이었던 시대를 반성하며, 차이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근거로 발전하였다. 2단계는 ‘문화와 정치의 단계(culture and politics)’로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시작되었다. 냉전체제 속 이념 투쟁이 강화되던 시기로 문화는 국가별 정체성의 상징으로 표현되었다. 3단계는 ‘문화와 발전의 단계(culture and development)’로 1966년 이후부터 1998년까지의 시기이다. 문화의 개념이 확대되어 생활양식과 기본적 권리들을 포함하였다. 4단계는 ‘문화와 민주주의 단계(culture and democracy)’로 1980년대부터 문화가 민주주의 개념과 연계되기 시작하였다. 국가 안에서 문화적 관계에 관한 관심과 공동체 안에서 차별과 배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전 단계들과 4단계가 다른 점은 국제적인 차원에서 각 국가의 독립성과 존재성을 정당화시켜주는 내재적인 힘으로서 문화를 간주하는 것에서 나아가 한 국가 내의 문화다양성의 문제가 초점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5단계는 ‘문화와 세계화 단계(culture and globalization)’이다.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해 전략과 개념의 재정의가 필요해진 시기이다. 문화다양성이 지속가능발전, 안보, 평화, 사회통합과 연계되어 논의되기 시작하였다(Stenou, 2007: 75-77).
2001년 11월, 유네스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다양성 선언(이하 문화다양성 선언)’을 발표하면서 문화다양성의 새로운 의미에 대한 논의가 국제사회에서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17: 20-21). 문화다양성 선언은 문화다양성이 인류 공통의 유산이며, 개별 국가의 발전을 위한 핵심요소임을 강조하였고, 문화권을 인권의 기본요소로 포함하였다. 이후 2005년에 유네스코는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협약’(이하 문화다양성 협약)을 채택하여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국가들의 의무와 협력 사항을 규정하였고, 이는 문화다양성 선언에서 제시되었던 문화다양성의 가치 증진에 관한 사항을 법적 구속력을 가진 협약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것이었다(한건수, 2015: 177-178).
문화다양성 선언이 발표되면서 문화다양성의 개념에는 최근 인권·인성교육, 소수성 보호, 사회통합 등과 관련하여서도 확대 및 전개되고 있다. 김우정·주영애(2020)는 문화다양성이 인성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고, 문화다양성이란 “다양한 집단의 문화적 권리 존중과 표현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며, 선택과 접근의 다양성, 보편적 인권과 평등, 균형 잡힌 교류, 표현의 자유 등을 포함한다”(p. 33)고 정의하고 있다. 최미세·곽정연(2019)은 “소수집단의 동등한 참여에 토대를 둔 소수성”(p. 140)을 중심으로 문화다양성 개념에 접근하고 있다. 박갑룡·양명호(2019)는 사회통합의 방안으로 “소수자들이 자신들의 고유문화와 언어를 간직한 채 주류사회와 공존과 상생을 도모하는 형태”(p. 1660)의 문화다양성 개념을 논의하고 있다.
문화다양성은 이제 더 이상 특성 소수자와 그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만을 대상으로 하는 개념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개인적, 사회적 및 정치적 입장에 따라 누구에게나 소수성이 존재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나와 (생각 또는 입장이) 다른 타자와 함께 어떻게 공동의 사회 속에서 상생하며 공존할 수 있는지를 모색할 수 있게 하는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 문화다양성 실태조사 연구들에서 특정 소수자 중심으로 연구의 영역을 범주화하였던 것에서 나아가, 사회적, 문화적 ‘현상’을 주요 영역으로 포함하여 살펴보고자 하였다.
우리나라에서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논의는 2005년 유네스코에서 문화다양성 협약이 체결된 이후, 2010년에 문화다양성 협약을 국회에 비준하면서 시작되었다(한건수, 2015: 164-166). 특히 이는 정책의 실행과 함께 본격화되었는데, 국내에서의 문화다양성 개념은 국제사회에서 논의된 의미보다 협소한 범위로 받아들여졌으며, 그 결과 한국의 초기 문화다양성 정책은 다문화가족 지원정책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외국 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 증가로 이민자 가족이 급증하면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2006년에 ‘여성결혼이민자가족의 사회통합 지원 대책’이 마련되었고, 다문화가족이 안정적으로 가족생활을 영위하고, 사회통합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2008년에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제정된 것이 문화다양성 정책의 근간이 되었다. 한국의 다문화가족 지원정책은 문화다양성 선언과 협약의 가치와는 다른 것이었다.
이에 문화다양성에 대한 고려가 없는 다문화 교육과 다문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었고, 문화다양성 재정의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한건수, 2015: 190-191). 그 결과, 2014년에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문화다양성을 토대로 한 문화예술 활동을 권장·보호·육성해야 한다(제3조)’라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함으로써 정부의 역할을 법률적으로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여성가족부, 교육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중앙 부처에서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정책들을 추진되었고, 많은 정책들이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주여성,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17: 5-12). 여성가족부는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취업 지원, 긴급구호 및 상담 지원, 인권 증진, 사회문화적 적응을 위한 사업을 실시하고, 교육부는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지원을 담당한다. 법무부는 다문화가정법 교육, 외국인 사회통합 지원, 사회통합 프로그램 이수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를 지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다양성 정책은 이처럼 다 부처에서 실행되고 있지만 주요하게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다양성 정책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을 위해 크게 네 가지의 활동 및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문화다양성 교육, 무지개다리 사업, 문화다양성 아카이브, 문화다양성 주간 행사이다. 특히 무지개다리 사업은 대표적인 사업으로서 이주민들과 지역의 문화예술가, 지역문화재단을 연결하여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결과물을 지역의 문화기반시설에서 지역주민들과 공유한다(심규선·이민하·이윤석, 2018: 17-20).
그러나 이와 관련한 대부분의 정책은 중앙정부 중심으로 추진되어왔다. 물론, 안산시와 같이 적극적으로 문화다양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기초 단위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있다. 안산시는 정책적으로 다문화거리를 조성하면서 외국인 관련 상권이 밀집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안산시는 외국인주민센터 설립, 다양한 다문화거리와 음식점 지원 등을 통해 지역의 특색을 만들었다. 이에 정부에서 안산시를 다문화마을 특구로 지정하면서 문화다양성 정책에 대한 인식확산과 지역발전의 기회가 마련되었다(박범종, 2017: 44-45). 또한 익산시는 문화다양성 관련 조례를 제정함으로써 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다문화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소수자 집단을 방관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을 넘어선 문제로 인식하며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던 것이다(강휘원, 2007: 77-78).
이는 문화다양성 정책이 현상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특정 대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일 것이다. 특정 대상을 기존의 문화와 사회에 동화시키려는 지원 중심의 정책 방향으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문화다양성을 실현하기가 어렵다. 문화다양성 정책의 초점을 지원 대상으로서의 특정 계층에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다양한 배경에 따라 나타나는 소수성과 그 소수성이 실제 발현되는 문제적 현상에 두어야 한다. 특정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시대와 공간에 따라 소수자로서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제적 현상을 지역사회와 시민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이해해야지만 문화다양성 정책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는 고양시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조사를 위한 지표를 구성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지표 구성의 원리를 적용하였다. 첫째, 국가 단위 차원에서 조사되었던 문화다양성 수준과 비교 분석이 가능하도록 지표를 구성하고자 하였고, 둘째, 다문화 및 동화정책 이상의 확대된 개념을 반영하고자 하였으며, 셋째, 현재 시점에서 발생한 사회적·문화적 현상의 변화와 문화다양성 개념에 대한 담론 변화를 담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의 문화다양성은 소수자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에서 확장되어 일반 시민 모두가 지닐 수 있는 소수성이라는 것에 주목하며, 다름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표현을 존중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선행 지표들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5), 광주문화재단(2016), 인천발전연구원(2017),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7)의 선행 지표들을 검토하였다. 기존에 실시된 문화다양성 실태조사 연구는 대체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실시한 문화다양성 지표개발과 실태조사의 틀을 기준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에게 광범위한 질문을 할 경우 대체로 긍정적으로 응답하지만, 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문일수록 다소 엄격하게 응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국가 단위에서 실시한 설문문항을 그대로 지역 단위에 적용할 경우 결과를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박윤경·류상희·이은주, 2015: 25).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2015년과 2017년도 연구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지표체계를 기준으로 하되, 변화된 문화다양성의 개념과 지역사회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하여 3차에 걸친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의 수정 보완을 거쳤다.
첫째, 특정 계층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소수성을 지닌 사회구성원이라는 의미를 반영하고자 하였다. 이에 지표에 포함된 대상의 범위가 외국인근로자, 북한이탈주민, 결혼이주민, 성소수자, 장애인, 타 종교인에서 아동, 청소년, 여성, 노인을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한국의 사회적 맥락에 따라 발생한 청소년혐오, 여성혐오, 노인혐오 등을 반영하여, 사회 안에서 다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놓인 청소년, 여성, 노인을 포함하였다(이병량·황설화, 2019; 추주희, 2019; 허재영, 2019; 김경희·조연하·배진아, 2020).
둘째, 특정 배경을 지닌 사람에 대한 설문이 아닌 지역사회 내의 현상에 초점을 두고자 하였다. 이에 기존에 ‘하위문화’ 또는 ‘환경영역’으로 구분되었던 영역을 사회적 및 문화적 현상으로 구분하였다. 예를 들면, ‘타 종교인’으로 분류되었던 기존의 체계와 다르게 본 연구에서는 종교인 자체가 소수자 집단이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종교로 발생하는 현상을 하나의 대상으로 보고자 하였다. 이 외에도 지역 내에서 주민들이 외국인 근로자나 북한이탈주민, 결혼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인식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국적/민족/인종에 대한 차별을 사회적 현상에 포함하였다.
셋째, 실제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 현상에 대한 인식을 반영해야 한다는 관점을 본 연구에서의 문화다양성 인식조사 설문지 구성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이에 고양시 내에 존재하는 지역갈등1)을 사회적 현상에 포함하였고, 독신가구의 증가2)는 제외하였다. 문화적 현상과 관련하여서는 기존의 주류 문화예술 독점, 전통문화 위기, 소득에 따른 문화소외는 그대로 유지하며, 신문기사 및 고양시 관계자 인터뷰를 토대로 고양시에 나타나는 지역 간 문화차이, 고양시 문화적 정체성 부재, 고양시의 새로운 문화 유입 현상에 대한 문항을 추가하였다. 이에 최종적으로 도출된 문화다양성 영역분류체계는 <표 1>과 같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5)* |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7)** | 본 연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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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 | 다문화 이주민 | ▶ | 기본 영역 | 국적/민족 | 외국인근로자 | ▶ | 계층 영역 | 외국인근로자 | |
북한이탈주민 | 결혼이주민 | 결혼이주민 | |||||||
북한이탈주민 | |||||||||
성별(여성) | 북한이탈주민 | 성소수자 | |||||||
성소수자 | 성별 | - | 장애인 | ||||||
여성 | |||||||||
장애인 | 장애 문화 | 장애인 | 아동 | ||||||
성적 지향 | 성소수자 | 청소년 | |||||||
세대 | - | 노인 | |||||||
하위 문화 | 세대 | - | 환경 영역 | 종교 | 사회적 현상 | 세대 간 갈등 | |||
청소년 | 종교 간의 갈등 | ||||||||
노인 | 소득 | 국적/민족/인종에 대한 차별 | |||||||
- | 성별 불평등 | ||||||||
전통문화 | 혼인 | 장애인 차별 | |||||||
지방문화 | 고양시 내 지역갈등 | ||||||||
비주류 문화예술 | 독립문화예술 | 전통 | 문화적 현상 | 주류 문화예술 독점 | |||||
전통문화 위기 | |||||||||
지역 | 소득에 따른 문화소외 | ||||||||
대안문화예술 | 고양시 지역 간 문화차이 | ||||||||
예술취향 | 고양시 문화적 정체성 부재 | ||||||||
고양시 새로운 문화 유입 현상 |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5). 「문화다양성 지표조사 및 지수 측정 연구」 (연구책임: 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7), 「2017 문화다양성 정책 연차보고서」 (연구책임: 김면)
본 연구에서는 위의 지표체계를 활용하여 다음 <표 2>와 같은 내용으로 설문문항을 구성하여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는 고양시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만 19세 이상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2019년 5월 9일부터 5월 23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되었다. 고양시 거주자의 경우, 주민등록인구 통계비율을 반영한 표본배분 방법을 활용하여 표본추출하였으며, 고양시 근무자의 경우, 경기도 고양시 외에 거주하고 있으나, 고양시 내 사업체에서 근무 및 학교를 다니는 대상자를 중심으로 표본 추출하였다.
구분 | 내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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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 다양성 인식 수준 | - 문화다양성 인지 여부 (1문항) | -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7)의 설문 문항 수정 활용 |
- 문화다양성 가치에 대한 동의 정도 (1문항) | ||
- 문화다양성 가치에 대한 필요성 (1문항) | ||
- 고양시의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인식 (6문항) | ||
2. 고양시 내의 소수자와 사회적 현상 | - 소수자 인식 여부 (10문항) | -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7)의 설문 문항 수정 활용 |
- 사회적 현상 발현 정도 (6문항) | ||
- 사회적 현상에 대한 고양시의 대책 충분성 (6문항) | ||
3. 문화예술적 참여와 표현 | - 문화예술활동 참여 정도 (1문항) | - 문화체육관광부(2018)의 2018 문화향수실태조사 설문문항 수정 활용 |
- 참여 중인 문화예술 활동과 방식 (13문항) | ||
- 문화예술활동 참여 및 표현 관련 고양시의 지원 (5문항) | ||
- 문화적 현상 발현 정도 (7문항) | -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7)의 설문 문항 수정 활용 | |
- 문화적 현상에 대한 고양시의 대책 충분성 (7문항) | ||
4. 사회 문화적 현상에 대한 수용도 | - 개인적 수용 정도 (33문항) | -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7)의 설문 문항 수정 활용 |
문화다양성은 “문화적 표현을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다양한 방식뿐 아니라, 문화적 표현의 다양한 형태의 예술적 창조, 생산, 보급, 배포 및 향유를 통해서도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다양성의 인식과 구현 수준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적 표현의 향유 방식에 대해서도 조사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7)의 연구보고서 설문문항과 문화체육관광부(2018)의 문화향수실태조사의 설문문항을 토대로 자문회의를 거쳐 수정 및 보완되었으며, 지역의 문화다양성 인식 수준, 고양시 내의 차별과 소수자, 문화예술적 참여와 표현,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한 수용도, 응답자 특성에 대해 질문하였다. 자세한 조사내용은 <표 2>와 같다.
본 연구에서는 경기도 고양시를 대상지역으로 하였다. 고양시는 경기도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 100만 명이 넘는 기초 지방자치단체이다. 고양시는 주요 대규모 사업(대곡~소사선 개통, GTX-A 완공, 백석IC 신설 등 교통망 사업, 일산테크노밸리 조성사업 등)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의 유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이다. 이에 문화 간, 지역 간 갈등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지역주민들의 문화다양성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고양시 거주자 및 근무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특성은 <표 3>과 같다.
수집된 자료는 SPSS 25.0을 이용하여 코딩 및 분석하였다. 응답자 특성과 각 문항에 따른 평균 점수를 알아보기 위해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고, 문항에 따라 t-test와 일원배치 분산분석(ANOVA), Scheffe 사후검정 분석방법을 사용하였다.
특히, 문화다양성 사업 및 교육 참여 여부는 지난 3년간 문화다양성 관련 사업이나 교육에 참여해본 경험의 유무에 대해 응답하도록 하였으며3), 이 때 참여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 횟수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응답자는 최소 1회에서 최대 30회의 사업이나 교육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관련 활동 경험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응답자들에게 지난 3년간 자원봉사, 캠페인 등 활동을 해본 경험의 유무에 대해 물었다. 이 역시 문화다양성 관련 활동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는 경우, 횟수에 대해 추가적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 결과 응답자는 최소 1회에서 최대 50회의 활동 경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사업 및 교육이나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1~2회라고 응답한 경우가 50%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집단 간 차이 분석 결과, 월 평균 문화예술비 지출 여부와 문화다양성 사업 및 교육 참여 여부, 관련 활동 경험 여부에 따른 집단 간 차이가 대부분의 문항에서 유의미하게 나타나, 본 연구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고양시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분석 및 해석하고자 하였다.
전체 | 사례수 | % | |
---|---|---|---|
(77) | 100.0 | ||
문화다양성사업 및 교육 참여 경험 있음 | 1회 | 23 | 29.9 |
2회 | 23 | 29.9 | |
3회 | 12 | 15.6 | |
4회 | 2 | 2.6 | |
5회 | 7 | 9.1 | |
6회 | 1 | 1.3 | |
7회 | 1 | 1.3 | |
8회 | 1 | 1.3 | |
9회 | 1 | 1.3 | |
10회 | 5 | 6.5 | |
30회 | 1 | 1.3 |
전체 | 사례수 | % | |
---|---|---|---|
(96) | 100.0 | ||
문화다양성 관련 활동 경험 있음 | 1회 | 28 | 29.2 |
2회 | 23 | 24.0 | |
3회 | 21 | 21.9 | |
4회 | 4 | 4.2 | |
5회 | 8 | 8.3 | |
6회 | 1 | 1.0 | |
10회 | 7 | 7.3 | |
12회 | 2 | 2.1 | |
15회 | 1 | 1.0 | |
50회 | 1 | 1.0 |
Ⅳ. 문화다양성 인식조사 결과
고양시민은 대체적으로 문화다양성의 개념과 의미에 대하여 인지(84.0%)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중 45.1%는 ‘들어본 적 있지만 잘 모르거나’, 32.0%는 ‘그 의미를 약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 평균 문화예술비용을 1만 원 미만이라도 지출하고 있는 사람들과 전혀 지출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65.2%) 간에 인지율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화다양성 사업 및 교육에 참여했던 사람들(92.2%)과 문화다양성 관련 활동 경험을 했던 사람들(93.8%)이 참여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인지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가치에 대한 동의 정도를 살펴보면, 전체 평균은 75.13점(100점 환산 평균 점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월 평균 문화예술비 지출액이 1만 원 이상~5만 원 미만인 사람(75.36점)과 지출하지 않는 사람(64.13점) 간 문화다양성 가치에 대한 동의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16). 또한 문화다양성 관련 활동을 해 본 사람과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문화다양성 가치에 대해 더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가치에 대한 필요성을 살펴보면 전체 평균은 67.88점(100점 환산 평균 점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월 평균 문화예술비를 지출하지 않는 사람(51.09점)이 문화예술비를 지출하는 사람들보다 문화다양성 가치에 대한 필요성을 낮게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성에 대해 더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물은 질문에서는 ‘고양시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65.94점)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 별로 살펴보면 월 평균 문화예술비 지출하는 사람들과 지출하지 않는 사람들 간에 ‘다름에 대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p=.049)’,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p=.029, p=.014, p=.023)’, ‘문화다양성의 가치가 잘 확산되는 중이다(p=.001, p=.004, p=.003)’에 대한 질문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또한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평균 점수가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역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인식에 차이를 보였다.
고양시민에게 외국인 근로자, 북한이탈주민, 결혼이주민, 성소수자, 장애인, 아동, 청소년, 여성, 노인 등에 대하여 소수자라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성소수자’(61.44점)를 가장 크게 소수자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에 참여 경험이 있는 사람, 관련 활동을 경험한 사람,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참여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각 구성원을 소수자라고 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외국인 근로자, 북한이탈주민, 결혼이주민, 성소수자, 청소년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화다양성 사업 및 교육, 관련 활동을 통해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이들을 소수자라기보다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고양시 내에서 사회적 현상이 발현하는 정도에 대해 물어본 결과, 응답자들은 ‘고양시 내의 개발 지역과 미개발 지역 간의 갈등(56.38점)’을 가장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대해 고양시의 대책이 충분한지 물어본 결과,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 간 인식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만족, 인종에 대한 차별’, ‘세대 간 갈등’, ‘장애인 차별’, ‘지역 갈등’에 있어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고양시의 대책에 대해 더 충분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에 거주 혹은 근무하는 동안 문화예술활동의 참여 정도를 물어본 결과, 33.22점(100점 환산 점수)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참여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관련 활동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평균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문화다양성 개념에 대해 전혀 모른다(23.05점)고 응답한 경우, 참여 정도가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편, 문화예술활동에 참여 중인 고양시민(380명)을 대상으로 참여하고 경험하는 방식에 대해 물은 결과, 대체적으로 ‘감상 및 관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시 및 공연, 학습 및 체험, 창작 및 표현 순으로 나타났다. 주로 참여하는 활동은 영화감상(89.5%), 지역축제감상(71.3%), 대중음악감상(69.5%), 미술감상(68.7%), 뮤지컬관람(48.4%), 연극관람(44.5%), 서양음악감상(40.8%), 독립문화예술감상(22.1%), 무용감상(16.6%), 대안문화예술감상(15.8%)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활동 참여 및 표현에 대한 고양시의 지원에 대해 물은 결과, ‘고양시에서는 다양한 내용의 문화예술활동이 제공된다’(57.59점)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월 평균 문화예술비 지출액에 따라 ‘고양시에서 자유로운 문화/여가 활동을 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다(p=.011, p=.021, p=.014)’, ‘고양시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예술에 참여할 수 있다(p=.015, p=.024, p=004)’, ‘고양시에서는 문화예술을 통해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p=.037, p=.010)’는 문항에 대해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참여나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고양시의 지원을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들도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고양시의 지원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에서 각 문화적 현상이 발현되는 정도에 대해 물은 결과, ‘소득에 따른 문화적 소외(56.94점)’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월 평균 문화예술비 지출액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고, 문화다양성 사업 및 교육의 참여한 사람들의 경우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전통문화 위기’, ‘소득에 따른 문화적 소외’의 발현 정도를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주류문화, 대중문화의 독점현상’, ‘소득에 따른 문화적 소외’, ‘고양시의 새로운 문화유입’의 발현 정도를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화적 현상에 대한 고양시의 대책이 충분한지 물은 결과, 대체적으로 문화적 현상의 발현 정도에 비해 고양시의 대책 충분성에 대한 점수는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월 평균 문화예술비를 지출하지 않는 사람이 지출하는 사람보다 ‘전통문화 위기(p=.039)’, ‘소득에 따른 문화적 소외(p=.041)’, ‘고양시의 지역 간 문화차이(p=.009, p=.020)’에 대해 고양시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양시의 문화적 현상에 대한 대책 충분성에 대해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참여와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이 인지하지 않은 사람보다 ‘주류문화, 대중문화의 독점현상’, ‘고양시의 새로운 문화 유입’ 현상에 대한 대책 충분성을 더 높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불평등, 세대 간 갈등, 전통문화 위기 현상, 주류 문화예술 독점 현상, 소득에 따른 문화적 소외 현상, 고양시의 문화정체성 부재 현상, 고양시 지역 간 문화격차 현상, 고양시 새로운 문화 유입 현상과 같은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한 수용 정도를 물었다.
성별 불평등의 경우, ‘중요한 업무를 처리할 때, 동료의 성별은 상관없다’(71.41점)를 가장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에 따르면 문화다양성 사업 및 교육 참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참여 경험이 없는 사람에 비해 ‘동호회 활동을 할 때 구성원들의 성별은 상관없다’에 더 수용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의 경우 개념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보다 ‘대중매체에서 보이는 남성상과 여성상에 차별이 없다’에 더 부정적으로 응답하였다. 문화적 지식의 습득을 통해 성별 불공정에 대해 인식한 것으로 생각된다.
세대 간 갈등의 경우, ‘세대차이 나는 사람들이 동네 이웃이어도 상관없다’(70.88점)를 가장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에 따르면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참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세대차이 나는 사람과 중요한 업무를 함께 해도 문제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세대차이 나는 사람과 함께 취미생활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문화 위기현상의 경우,‘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공공기금이 쓰이는데 찬성한다’(64.06점)는 의견을 가장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에 따르면 월 평균 문화예술비 지출액을 지출하는 사람이 지출하지 않는 사람보다 ‘전통문화를 즐기는데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p=.011)’, ‘평소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p=.030, p=.004)’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들,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참여,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전통문화 위기 현상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 문화예술 독점 현상에 대해 ‘독립문화예술은 발전시켜야 할 가치와 의의가 충분하다’(62.13점)는 의견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월 평균 문화예술비를 지출하는 사람이 지출하지 않는 사람보다 ‘독립문화예술을 즐기는데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p=.029, p=.043, p=.001)’고 인식하였고, ‘독립문화예술
을 발전시켜야할 가치와 의의가 충분하다(p=.011)’고 보았다.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들, 문화다양성 사업 및 교육 참여,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독립문화예술에 대한 수용력이 높게 나타났다.
소득에 따른 문화적 소외 현상에 대해 ‘문화적 소회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공적 노력이 필요하다’(66.84점)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월 평균 문화예술비를 지출하는 사람이 지출하지 않는 사람보다 ‘나는 문화적 소회현상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p=.014)’, ‘저소득층 문화지원을 위한 모금행사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p=.011, p=.011)’, ‘저소득층의 문화생활을 위한 사회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p=.049)’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들,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참여,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더 소득에 따른 문화적 소회 현상에 대한 수용력이 높게 나타났다.
고양시의 문화정체성 부재 현상에 대해 ‘고양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고 발전시키기 위한 공적 노력이 필요하다’(64.09점)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들,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참여, 관련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문화정체성 부재 현상에 대한 수용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 지역 간 문화격차 현상에 대해 ‘고양시 지역 간 문화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60.63점)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지역 간 문화격차 현상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에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고양시에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는 것을 찬성한다’는 의견(65.47점)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에 따르면 월 평균 문화예술 지출을 하는 사람들이 하지 않는 사람보다 ‘새로운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p=.033, p=.031)’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들, 문화다양성 사업, 교육 참여, 관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경험 없는 사람들보다 더 새로운 문화 유입 현상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Ⅴ. 결론
문화다양성의 개념은 시대와 사회의 맥락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개념이 계속 변화하는 만큼 다양한 해석과 이해가 존재한다. 처한 상황이 다른 주체들은 철학적, 이념적 관점에 따라 문화다양성의 문제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본 연구는 특정 계층 및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기존의 문화다양성 개념에서 나아가 인정받지 못하는 다름의 문제로 나타나는 사회적·문화적 현상에 초점을 두고자 하였다. 이에 기존의 연구들에서 개발한 문화다양성 실태조사의 지표체계를 활용하여 조사지역의 현상을 반영한 문항들로 설문지를 수정 및 보완하였으며, 고양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지역사회 내에서 문화다양성의 가치와 개념을 알리는 홍보가 필요하다. 고양시의 경우, 시민들은 문화다양성의 필요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다양성의 개념이나 의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고 동의하지만, 우리 지역에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정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다양성에 대해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다양성이 지역에서 왜 중요한지, 왜 필요한지 알릴 수 있는 홍보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화다양성 교육과 활동 경험을 통해 소수자를 자연스럽게 사회 구성원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 북한이탈주민, 성소수자, 청소년 등을 소수자로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한 사람들과, 문화다양성 사업이나 교육, 관련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참여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이들을 소수자가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문화적 경험과 지식이 많을수록 문화다양성 태도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선행연구 결과들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둘째, 지역에서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지역에 존재하는 갈등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고양시의 경우, 응답자들은 지역 갈등과 세대 간 갈등을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였고, 해당 현상에 대한 고양시의 대책이 충분한지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반 시민들에게 문화다양성 사업이나 교육, 관련 활동 기회의 폭을 넓혀 사회적 현상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을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다양성 사업이나 교육의 참여경험 또는 관련 활동을 한 사람들의 경우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을 충분하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고양시의 경우, 전통문화 보존과 독립문화예술 지원, 고양시의 문화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내용을 주제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 문화다양성 사업이나 교육 참여, 관련 활동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전통문화의 위기 현상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또한 독립문화예술의 가치와 의의를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고자 하였으며, 고양시만의 문화적 특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에 찬성하는 등 수용도에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셋째, 지역의 문화예술 정책 지원을 통해 지역과 시민의 문화다양성을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 고양시의 경우, 문화예술비용에 지출하는 응답자가 전혀 지출하지 않는 응답자보다 사회적·문화적 현상에 대한 관심과 수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화다양성 개념을 인지하고 있거나, 관련 교육 및 활동 경험이 있는 응답자일수록 사회적·문화적 현상에 대한 관심과 수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사람들이 사회적·문화적 현상에 대한 수용이 높았기 때문에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해서는 문화예술 정책 지원이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활동의 내용과 참여 방식의 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며, 문화예술활동에 소외되어 있는 대상을 위해 참여경험의 증진을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고양시민들은 주로 영화, 지역축제, 역사문화유적지에 참여하고 있었고, 대체적으로 관람 및 감상의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어 활동 내용과 참여 방식이 다양화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화예술은 소득의 정도에 따라 소비정도가 달라지는 소비재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경험의 정도에 따라 더 많이 획득할 수 있는 경험재이자 향유할 수 있는 가치재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 수 있도록,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책의 역할일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통해 기존의 선행연구들(박신영·어용숙, 2019; 방희명, 2017; 정수영·김영식, 2015; 정은지·노영희·강정아, 2016; Arnold Munroe&Carolyn Pearson, 2006)의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문화다양성에 대한 경험과 지식 없이는 사회적 현상도 문화적 현상도 받아들이는 데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본 연구는 고양시라는 기초 단위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만큼 문항의 구성이나 연구결과를 모든 타지역 조사에 활용하거나 지방정부의 정책방향 설정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가 문화다양성 관련 연구에 기초자료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음과 같은 후속연구를 제안하는 바이다. 첫째, 국가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 문화다양성 지표개발 연구와 인식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기초 단위의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연구는 드문 실정이다(박신용·어용숙, 2019). 둘째, 지역사회에서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 우리 시대와 사회에서 필요한 문화다양성의 관점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를 제안하는 연구들이 지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