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머리말
2020년 유례없는 팬데믹으로서 코로나 19로 인해 문화예술계의 대면 활동이 급감하였다. 밀폐된 공간에서 집합하여 진행되는 전통방식의 공연 활동이 중단되는 등 공연예술계의 피해는 막대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 우왕좌왕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던 시기에도 각종 피해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속속 제기되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의 2020년 3월 조사에서는, 이미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거나 연기된 문화예술행사는 2,511건, 피해금액은 약 523억 원으로 추정되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의 2020년 4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술활동이 취소·연기된 예술인은 87.4%에 달하며, 일방적 계약해지(40.5%), 계약기간 축소(20%), 임금 미지급(14%) 등의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IPTV 등 디지털 생태계를 통해 적극 소비되고 있는 문화콘텐츠 분야와 달리, 문화예술 분야는 여전히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창작과 향유가 이루어져왔기 때문에 다른 분야들보다 특히 피해가 큰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양혜원 연구위원은 기존의 다양한 통계분석 결과를 종합한 후, 보다 포괄적이고 설득력 있는 코로나 피해 측정 방안 및 예측치를 제시하면서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양혜원, 2020). 그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코로나로 인한 공연 및 전시 분야 매출액 피해는 각각 822억 원, 665억 원에 달하며, 고용 피해 역시 338억 원에 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러 지자체들은 이와 같은 예술계의 막대한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예술가를 위한 긴급지원금을 투입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였다. 문체부는 2021년 2월 20일과 3월 18일에 예술인에 대한 긴급지원방안을 발표하고, 7월 3일 3차 추경 등을 통해 생계와 일자리 지원을 위한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휴관과 개관이 반복되면서 대면 공연·전시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술 활동 지속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20년 9월 9일 발표된 「비대면 예술 지원 방안」(문화체육관광부, 2020)은 이러한 맥락에서 마련된 대응책이었는바, 국내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매력적인 비대면 예술 콘텐츠가 부족하고, 낮은 온라인 접근성 문제로 유통시장 형성이 미진하며, 예술분야 종사자와 기업의 기술 역량 및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을 헤쳐 나갈 비대면 환경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제시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향후 코로나 상황 및 포스트코로나 환경을 대비하여 비대면 예술을 육성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다음의 네 가지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을 공표하였다: 1. 다양한 실험 지원으로 새로운 예술 성장 유도(창작), 2. 온라인 기반 구축으로 언제 어디서나 만나는 예술(유통), 3. 미래 일자리 및 혁신기업 육성으로 생태계 대응력 강화(일자리), 4. 비대면 예술 향유기반 확대로 예술성장의 토양 마련(향유).
이처럼 코로나 19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대면 및 집합하여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공연예술 유통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한편으로는 예술인과 단체에 대한 피해 보상 차원의 긴급 지원을 확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창작·유통·향유 패러다임의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공연예술 유통 방식 모색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공연예술가 및 공연단체가 창작해내는 동영상/스트리밍 콘텐츠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유통할 수 있는 방식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현재의 위기에 대한 시급한 과제일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예술분야의 4차 산업혁명 대응 및 디지털 컨버전스 촉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와 같은 공연예술 영상화 또는 디지털화 과제는 유통의 혁신과 확대만이 아니라,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고 있는 공연애호가 및 일반 국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와 권리에 부응하는 중요한 정책적 가치를 담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문화체육관광부, 2020). 아직까지는 미흡한 국내 온라인 공연 콘텐츠의 성장은 이처럼 관객들의 소비 차원에서도, 문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치유의 경험을 공연예술을 통해 실험하고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 주요국들은 우리보다 한 발 앞서서 온라인 공연예술 활동 지원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이미 잘 알려진 NT Live(영국)나 The Met: Live in HD(미국) 등의 활동 확대는 물론이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공연 동영상이나 스트리밍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많은 플랫폼들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대표적으로는 Digital Theatre1), Marquee TV2), Broadway HD3)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코로나 기간 동안 많은 공연예술 단체의 동영상 제작 지원이나 공연영상 실황 중계 지원 등이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사례들도 여럿 등장하였는바, 공연영상 제작과 관련해서는 예술의 전당의 SAC on Screen을 필두로 서울예술단이나 EMK뮤지컬컴퍼니 등이 공연예술의 영상화 작업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공연영상 플랫폼과 관련해서는 네이버TV/V Live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프레젠티드 라이브와 C뮤지컬아시아 등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룩한 것으로 파악된다.
본고는 이처럼 코로나 사태의 한 가운데서 부상한 비대면 공연예술 지원 정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공연영상화’ 이슈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공연 제작자들과 공연 관객들은 어떠한 경험을 하고 있는지,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영상 및 공연영상 플랫폼에 대한 어떠한 의견을 가지게 되었는지, 공연영상 서비스를 위한 적정가격 및 공공 플랫폼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는 어떠한 수요를 보이는지 등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려는 목적을 갖는다. 2020년과 2021년을 거치면서 재난 시대가 초래한 비대면 공연 활동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여러 연구 논문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제작자와 관객의 입장에서 구체적인 경험의 현황이나 관련 욕구 및 수요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진행한 연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본고는 공연 제작자 350명과 공연 관객 2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서 공연예술 온라인 콘텐츠의 팽창 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는 물론 다양한 충돌 지점들까지 파악하고자 했다. 특히 ‘공연예술 디지털 컨버전스’라는 커다란 의제 아래서, 공연영상 플랫폼에 대한 경험을 통해서 발현되고 있는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관점의 차이, 장르별 인식의 차이, 미래에 대한 기대와 현실적 한계의 차이 등을 실증적으로 확인하고자 하였으며, 이는 향후 관련 정책의 기획과 실행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고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공연영상화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검토하면서 공연영상(플랫폼) 확대를 둘러싼 주요 이슈를 파악한다. 현재 제작자나 관객의 공연영상 플랫폼 경험을 다루는 연구는 많지 않기 때문에, 공연영상화 트랜드를 둘러싼 복잡한 의견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3장에서는 공연 제작자와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의 개요 및 주요 문항을 설명하고, 4장에서는 각각의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주요 시사점을 도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연구의 결론과 함께 공연예술의 디지털 컨버전스에 관한 간단한 제언을 담고자 한다.
Ⅱ. 공연영상 및 공연영상 플랫폼의 빛과 그림자
전술하였듯이, 공연영상이나 이를 서비스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선행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다. NT Live와 The Met: Live in HD 등의 해외 사례가 화제가 되면서 공연예술 실황영상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연구(허난영, 2016)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을 결합한 공연콘텐츠 활성화 플랫폼에 대한 조사(진승현, 2019) 등이 이루어졌지만, 이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이 시작된 것은 2020년 1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허난영(2016)이 주목하고 있듯이,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공연영상은 “공연예술의 시공간적 경계를 뛰어넘어 예술 창작과 소통의 영역을 확장하여 기존 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 이로 인해 “공연예술은 기술·산업영역과 융합하여 보편적 접근성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문화적 형평성이라는 공공 공연장의 공공적 가치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크게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적어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대면 공연예술 활동의 확대가 국가 정책의 핵심 의제로 자리잡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번 장에서는 코로나 이후 급증하고 있는 공연영상 관련 선행연구들을 중심으로 공연영상 및 관련 플랫폼을 둘러싸고 있는 주요 이슈들을 개괄한다.
먼저 공연영상 플랫폼의 확산이 가져올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주목해 보자(백선혜 외, 2020; 제환정, 2020; 진윤희, 2017). 우선 미학적·예술적 차원에서는 시공간의 확장으로 새로운 공연 창작 및 관람 경험을 가져올 것이며, 이는 공연예술의 ”오래된 정체성“을 뒤흔들면서 경계의 확장 및 혁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존재한다(제환정, 2020). 같은 맥락에서 공연예술의 체계적 기록 및 보존 관리를 가능케 하는 ‘아카이빙’ 기능이 연구자들은 물론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는 자원으로 기능할 수도 있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이와 같은 변화들이 자연스럽게 공연예술의 대중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예술의 사회적 통합 및 치유 기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즉, 디지털 매체의 접근성이나 복제가능성으로 인해 공연영상은 국민 또는 시민의 문화향유 확대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는 계층간 또는 지역간 문화격차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이다(문화체육관광부, 2020).4)
마지막으로는 경제적·산업적 차원에서 “관객개발”과 “수익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존재한다. 공연예술의 대중화가 종국적으로는 영상 콘텐츠 소비자를 현장공연 소비자로 유입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공연시장의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김성경·임성준, 2020). 이 과정에서 양질의 문화예술교육 영상 제작 및 유통을 통해 잠재관객 개발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도출된다. 또한 공연관람 비용의 감소, 장소의 제약 극복, 고정비용 절약 등의 효과를 통해 수익구조가 개선되면 공연예술의 그 유명한 ‘비용질병’(보몰 & 보웬, 2011)도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기대와 함께,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공연영상 플랫폼의 확산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우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첫째, 미학적·예술적 차원에서 충분한 도전과 실험과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역으로 예술성의 훼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공연영상이 “고화질 서비스, 접근성, 편리함, 비용절감의 효과로 극장 공연의 역할과 가치를 위협”하게 되면(제환정, 2020), 공연예술의 현장성과 같은 고유한 특성이 사라지고, 유행에 편승한 영상 클립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현재 공연을 영상화하는 국내 기술의 수준이 매우 미흡하다는 판단과 결합할 때 증폭될 수밖에 없다(박진원·김가은, 2021). 동시간성을 가지는 공연의 호흡과 상호작용성을 영상을 통해서도 오롯이 구현할 수 있을 것인가? 전문 촬영장비, 공간,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연예술 특성에 따른 영상제작 방법”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이다(최성원, 2020).
둘째, 사회적 차원에서 공연영상이 담지한다고 가정되는 “접근성”이 현실 속에서는 오히려 탈각되고 있다는 관점도 무시할 수 없다. PC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송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문화소외계층을 낳을 수 있으며”, 결국 미디어 장비나 디지털 환경의 수준에 따라 “문화향유의 격차 발생”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백선혜 외, 2020: 19). 또한 기기나 환경을 넘어서 “디지털 정보 활용 역량”이 부족한 “장애인, 저소득층, 노인 등 취약계층”은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적 트랜드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접근성과 복제가능성이 악용될 경우, 경제적 효과는커녕 산업적 혼란과 분쟁이 만연할 수 있다는 걱정도 적지 않다. 즉, 공연영상을 불법으로 녹화하고 유포하는 등의 저작권 침해나 고유한 창작 아이디어의 유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김병일, 2020). 뿐만 아니다. “온라인 공연영상화”가 전통적인 무대공연과 전혀 다른 것이라면 기존의 합의나 계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권리 관계를 도출해야할 것이고, 전통적인 무대공연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기존의 합의를 바탕으로 권리 관계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연영상화의 형태와 방식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원작 저작권자, 실연자, 창작자, 영상제작자, 플랫폼 운영자 등을 아우를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이철남, 2020).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지 않는다면, 공연영상화를 통한 수익구조 창출의 효과를 단기간에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코로나 사태와 함께 급부상한 공연영상 및 공연영상 플랫폼을 둘러싼 관점과 의견은 매우 양가적(ambivalent)이다. 현재로서는 전통적인 공연 생태계에 공연영상화라는 새로운 트랜드가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5) 하지만 ‘공연영상 플랫폼’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단순히 감염경로를 물리적으로 차단해야 하기 때문에 강제된 단기적 처방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혁명과 모바일 혁명을 거치며 본격화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정종은, 2018), 사회 제분야가 피할 수 없는 디지털 컨버전스의 물결이 비로소 우리의 예술 생태계에도 밀려든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파악되는 공연영상화의 빛과 그림자는 앞으로 우리가 이 계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열린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아래에서는 국내의 공연제작자와 관객들은 이러한 거대한 물결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으며, 그러한 경험을 통해 어떠한 관심과 욕구, 의견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 진행한 공연예술 이해관계자 설문조사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사업 참여자 리스트에 근거한 임의할당표집을 통해 공연 제작자 350명, 관람객 2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질문지(structured questionnaire)에 기반한 자기기입식 온라인/모바일 조사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조사기간은 2020년 11월 23일(월)에서 12월 1일(화)까지 총 9일간이었다.
구 분 | 사례 수(명) | 비율(%) | |
---|---|---|---|
전 체 | 350 | 100.0 | |
공연영상 제작 경험 | 있음 | 286 | 81.7 |
없음 | 64 | 18.3 | |
공연영상 제작 장르 (경험 있는 경우, 중복선택) | 연극 | 80 | 28.0 |
무용 | 35 | 12.2 | |
오페라 | 11 | 3.8 | |
뮤지컬 | 31 | 10.8 | |
음악 | 125 | 43.7 | |
기타 | 31 | 10.8 |
설문조사에 참여한 공연 제작자(공급자) 350명 중 최근 1년 간 공연영상 제작경험이 있는 경우는 286명(81.7%), 없는 경우는 64명(18.3%)이었으며, 그 중 제작 경험이 있는 제작자의 공연영상 제작 장르는 음악이 43.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연극 28%, 무용 12.2%, 뮤지컬 10.8%, 오페라 3.8%, 기타 10.8% 순이었다.
한편, 설문조사에 참여한 관객(수요자)들은 모두 최근 1년 간 공연영상을 관람한 사람들로 전체 표본 250명 중 여성이 78.4%, 남성이 21.6%를 차지하였다. 그 중 20대가 43.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0대 30.8%, 40대 12%, 10대 6.4%, 60대 1.2% 순이었다. 지역은 서울 52.4%, 인천/경기 32.4%, 대전/세종/충청 5.2%, 부산/울산/경남 3.2%, 광주/전라 2.8%, 대구/경북 2%, 강원/제주 2% 순이었으며, 학력은 대졸이 49.2%로 가장 많았고, 대학원졸 26.8%, 고졸 이하가 24% 순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공연영상 제작 및 관람이 중요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공연영상 플랫폼의 조성 방향에 대한 제작자와 관객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공통 질문 문항을 우선적으로 설계하였다. 어떤 공연영상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지, 해당 플랫폼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하며, 플랫폼에서 자신이 중요한 기능과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공공차원의 공연영상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공통적으로 질문하였다.
이와 함께 제작자와 관객 각각의 욕구를 차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질문들을 설계하였다. 예컨대 제작자에게는 공연영상 판매 금액의 적정 여부를 질문하고, 관객에게는 지불 의향 금액을 질문하는 방식으로 공연영상 관람 가격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각각 확인하였다. 제작자에게는 공연영상화에 있어서 제작 지원이 필요한 부문을 질문하고, 관객에게는 공연영상 구매 시 인플루언서들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질문하는 등 각각의 관심사를 반영한 질문들도 설계하였다. 구체적인 조사 문항은 아래와 같다.
구분 | 조사 내용 |
---|---|
제작자 | 최근 1년간 공연영상 제작 경험 |
공연영상 유통 플랫폼 | |
공공 플랫폼의 필요성 | |
관객 | 최근 1년간 공연영상 관람 경험 |
공연영상 관람 플랫폼 | |
공공 플랫폼의 필요성 |
Ⅳ. 연구 결과 분석
이번 장에서는 앞서 제시한 연구방법에 따라 공연 제작자와 관객들의 공연영상 플랫폼 활용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영상화 사업 및 관련 플랫폼에 대한 활용 실태, 욕구 및 수요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분석한다. 공연 제작자와 관객들의 설문 분석 결과를 순서대로 살펴보고, 주요 이슈별 교차 분석을 통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공연 제작자 설문 응답자 중 최근 1년간 공연영상 제작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286명(81.7%)이었으며, 이들이 제작한 공연영상의 장르는 음악(43.7%), 연극(28.0%), 무용(12.2%), 뮤지컬(10.8%), 오페라(3.8%) 순이었다.
하지만 공연영상 제작 경험이 있는 제작자들 중에서 자신의 공연영상을 유료로 판매한 경험이나 실적이 있는 응답자는 20.6%에 지나지 않았다. 제작 경험이 있어도 유료로 판매한 경험이 없는 제작자의 비율이 무려 79.4%에 달했다.
공연영상의 관람객이 1회(건)당 지불하는 평균 금액을 질문한 결과, ‘무료’ 16.4%, ‘5천원 이상~1만원 미만’ 22.4%, ‘1만원 이상~2만원 미만’ 13.6%, ‘2만원 이상~3만원 미만’ 3.1%, ‘3만원 이상~5만원 미만’ 1.0%, ‘5만원 이상’ 1.4%, 그 외 기타 금액 3.1%, 무응답 38.8%로 각각 응답되었다.
위에서 답변한 공연예술 영상의 기존 판매 가격 적정성에 대해서는 ‘적정하다’는 응답이 51.4%, ‘적정하지 않다’는 응답이 48.6%를 차지하였다. 적정하지 않다고 응답한 경우, 적정 금액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장르별로 의견의 차이가 있었다.
<표 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뮤지컬’의 경우 적정 금액이 3만원대(30.8%)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오페라’의 경우 1만원 미만과 3만원대(각 42.9%)라는 의견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무용’의 경우는 1만원대(44.4%), ‘음악’의 경우도 1만원대(31.0%), ‘연극’의 경우에는 1만원 미만(36.4%)이 가장 많은 응답을 기록했다.
제작한 공연 영상을 유통하는 플랫폼(1순위 기준)을 질문한 결과, ‘유튜브’가 전체 응답자의 74.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네이버’ 11.9%, ‘자체플랫폼’ 3.1%, ‘인터파크’ 2.4%, ‘카카오(다음)’ 1.0%, ‘인스타그램’ 0.7% 이 응답되었다. 1순위와 2순위 답변을 합산하면, 유튜브(88.1%), 네이버(37.8%), 인스타 그램(25.5%), 자체 플랫폼(18.9%) 순이었다. 모든 장르에서 유튜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활용된 플랫폼인 네이버의 활용경험은 ‘오페라’(36.4%), ‘뮤지컬’(19.4%), ‘무용’(14.3%), ‘연극’(12.5%), ‘음악’(7.2%) 순으로 응답되었다.
제작자들이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 기능 및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수료, 이용방법, 관리방법 모두에서 보통이라는 의견이 제일 많았다. 다만 세 항목 중에서는 수수료에 대한 ‘불만족’ 응답(15.7%)이 가장 많았으며, 이용방법에 대한 ‘만족’ 응답(38.8%)이 가장 많았다.
한편,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능 및 서비스를 질문한 결과 ‘이용방법’ 49.3%, ‘관리방법’ 26.2%, ‘수수료’ 16.1%, 기타 8.4%(사용자 수, 기술수준, 홍보 효과, 접근성 등)로 각각 응답되었다. 항목별 만족도와 중요도에 대한 응답결과를 종합하면, 플랫폼 ‘이용방법’의 경우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관리방법’의 경우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보통 수준, ‘수수료’는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낮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연영상 플랫폼 개선에 관한 개방형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바로 홍보의 중요성이었다. 주요 플랫폼에 공연영상을 올려도 홍보하는 것이 어렵고, 해당 플랫폼들이 공연영상만 다루지 않다보니 검색범위가 광범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의식이 높았다. 다수의 사람을 모을 수 있는 공연예술 전문 플랫폼과 홍보채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기존 플랫폼의 경우, 조회 수와 구독자 늘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결국 모든 영상의 방향성이 비슷해지고, 제작한 영상 노출이 알고리즘과 검색으로만 진행되다보니 영상을 만들어도 유통의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주목된다. 이외에도 저작권 문제(근거 없이 저작권문제로 업로드가 제한되거나, 반대로 제작한 영상의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함), 수익화 제도(영상 관람만으로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일부 유료화를 시행할 수 있으나, 이 경우 구독자와 조회수가 현저히 떨어짐) 등이 주요한 개선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이상과 같은 공연영상 제작 및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 제작자들은 공공 차원 영상유통 플랫폼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서 ‘필요’ 69.1%(매우 필요 43.4% + 약간 필요 25.7%), ‘보통’ 20.9%, ‘불필요’ 10.0%(불필요 7.1% + 전혀 불필요 2.9%)로 각각 응답하였다. 공공 플랫폼의 필요성에 대한 점수는 5점 기준 평점으로는 4.00점, 100점 기준 평점으로는 74.9점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공공 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경우, 그 이유(n=242명)를 질문한 결과, ‘다양한 콘텐츠 소개’ 50.8%, ‘양질의 영상 퀄러티 확보’ 33.1%, ‘비싼 수수료’ 9.9%, 기타 6.2%(예술인의 수익 창출, 홍보 및 기록용도 등) 순으로 응답되었다. 장르별로는 오페라(90.9%), 연극(75.0%), 뮤지컬(74.2%), 음악(65.6%), 무용(60.0%) 순으로 공공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그렇다면, 공연 제작자들은 왜 이렇게 공연영상을 유통하기 위한 공공 플랫폼을 갈구하는 것일까? 공연영상 제작 목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제작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개발’ 38.8%, ‘홍보’ 27.6%, ‘기록용’ 21.0%, ‘수익창출’ 9.8%, 기타 2.8%(코로나로 인해 불가피 등)로 각각 응답하였다. 어쩔 수 없는 수세적인 관심이 아니라, 새로운 매체를 탐색하여 공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욕구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장르별 응답에서는 ‘음악’ 분야가 유일하게 ‘홍보’(38.4%)의 목적이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개발’(32.0%) 목적보다 더 많은 응답을 기록하였다.
마지막으로 공연영상화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부문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영상제작’, ‘영상유통’, ‘영상홍보’ 모두 대부분의 응답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부문으로 인정받았다. 먼저 ‘영상제작 지원’에 대해서는 ‘필요’ 하다는 응답이 87.1%(매우 필요 67.1% + 약간 필요 19.9%), ‘영상유통 지원’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86.7%(매우 필요 66.4% + 약간 필요 20.3%), ‘제작된 영상의 홍보마케팅 지원’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88.8%(매우 필요 71.3% + 약간 필요 17.5%)를 차지했다. 아직까지 공연영상의 제작·유통·홍보 모든 부문에서 정부의 지원이 없이는 제대로 양질의 콘텐츠를 관객에게 제공하기 어렵다는 공연 제작자들의 인식을 반증하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제작자의 경우와 달리 공연 관객은 최근 1년간 영상으로 구현된 공연예술을 관람한 적이 있는 응답자들에게만 설문을 진행하였다. 최근 1년간 공연영상을 관람한 전체 250명의 응답자들에게 관람횟수를 질문한 결과, ‘1-2회’ 28.0%, ‘3-5회’ 36.4%, ‘6-10회’ 18.0%, ‘10-19회’ 7.6%, ‘20회 이상’ 10.0%로 각각 응답되었다. 일단 공연영상을 접한 경우, 3-5회 관람 경험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관람경험이 있는 공연영상의 장르(복수응답)를 질문한 결과, ‘연극’ 66.8%, ‘뮤지컬’ 53.2%, ‘음악’ 40.4%, ‘무용’ 35.2%, ‘오페라’ 18.0%, 기타 5.2%(전통공연, 판소리, 서커스, 콘서트 등) 순으로 응답 결과가 나타났다.
공연영상을 관람하는 재생 디바이스(장비)로는 ‘PC’가 45.2%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모바일’ 38.4%, ‘태블릿’ 11.2%, ‘TV’ 4.4% 순으로 응답되었다. 모바일 관람의 비율이 38.4%에 달한다는 사실은 PC 환경과 모바일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작자들이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제작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공연영상 유료 판매와 관련하여 관객들의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250명의 응답자 중 찬성이 87.2%, 반대가 12.8%를 기록하였다. 공연영상 유료정책에 대한 반대는 성별로는 남성(16.7%), 연령별로는 60세 이상(33.3%), 학력별로는 대학원졸(17.9%)이 가장 높았다.
공연영상 유료정책 찬성 이유(n=218명, 복수응답)로는 ‘코로나19 상황에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67.0%,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58.3%, ‘일정상 놓쳤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55.5%, ‘집에서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50.0%, ‘조용한 환경에서 배우나 가수의 공연에 집중할 수 있다’ 16.1%로 각각 응답되었다.
한편, 공연영상 유료정책 반대 이유(n=32명, 복수응답)로는 ‘공연 특유의 현장성을 느낄 수 없다’ 56.3%, ‘공연예술 영상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한다’ 43.8%, ‘영상의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34.4%, ‘공연영상 유료화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다’ 31.3%, ‘동영상 불법 복제 등의 저작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1.9%라는 응답이 확인되었다.
공연영상 유료정책 시행 시 지불 의향 금액(1회 관람 기준)을 질문한 결과 ‘5천원 이상~1만원 미만’ 50.8%, ‘1만원 이상~2만원 미만’ 30.8%, ‘2만원 이상~3만원 미만’ 10.8%, ‘3만원 이상~5만원 미만’ 1.6%, 기타 금액 6.0%(작품 및 콘텐츠에 따라 차등 등)로 각각 응답되었다. 제작자들의 적정 금액에 대한 기대와는 사뭇 다르게 관객들의 지불 의향 금액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이는 현재의 공연영상 퀄리티를 전제로 한 것으로 향후 제작, 유통, 홍보 차원의 혁신이 이루어질 경우 변동이 가능한 금액이라고 판단된다.
공연영상을 주로 관람하는 플랫폼(1순위 기준)으로는 ‘네이버TV’ 45.6%, ‘유튜브’ 45.2%, ‘네이버 V Live’ 6.4%, ‘카카오(다음)’ 0.8%, ‘인터파크’ 0.8%, ‘인스타그램’ 0.4%의 순으로 응답되었다. 1순위와 2순위를 합산하면, ‘유튜브’ 84.8%, ‘네이버TV’ 71.6%, ‘네이버 V Live’ 18.8%, ‘인스타그램’ 11.6%, ‘카카오(다음)’ 6.0%, ‘인터파크’ 2.0%로 나타났다. 기타 응답으로는 ‘넷플릭스’, ‘페이스북’, ‘벅스뮤직’, ‘Vimeo’ 등이 언급되었다.
한편, UI, UX 측면에서 가장 선호하는 플랫폼을 질문한 결과, ‘유튜브(YouTube)’ 45.2%, ‘넷플릭스(Netflix)’ 30.8%, ‘네이버’ 13.2%, ‘왓챠(watcha.com)’ 4.8%, ‘비메오(Vimeo)’ 2.8%, ‘카카오’ 1.6% 순으로 응답되었다.
관객들이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 기능 및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용료, 이용방법, 제공 콘텐츠, 콘텐츠 구성 모두에서 ‘만족’ 의견이 제일 많았다. 제작자들의 경우, 압도적으로 ‘보통’ 의견이 많았던 것과 차이가 나는 지점이다. 네 항목 중 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부터 배열하자면 제공 콘텐츠(66.8%), 콘텐츠 구성(66%), 이용방법(62%), 이용료(59.6%) 순이다.
한편,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능 및 서비스를 질문한 결과, ‘제공 콘텐츠’라는 응답이 53.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이용방법’ 20.0%, ‘이용료’ 13.6%, ‘콘텐츠 구성’ 12.8%의 순으로 응답되었다. 플랫폼의 기능 및 서비스에 있어서, 관객들은 현재 ‘제공 콘텐츠’에 가장 만족을 느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도가 높은 항목으로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연영상 플랫폼의 개선에 관한 질문에 대해 관객들은 공연 영상의 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가장 많이 지적하였다. 대사는 소리가 너무 작은데 음악은 소리가 큰 경우도 있었고, 기록용 영상으로 보여 작품에 몰입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라이브 스트리밍 과정에서 끊김 현상이 많아 공연의 질이 고르지 못함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처럼 제작상의 문제에 더해 홍보의 문제도 개선할 내용으로 꼽혔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공연이 언제 이루어지는지, 어떤 공연이 진행되는지 알아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공연영상 관련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독립적인 플랫폼에 대한 요구가 반복적으로 제시되었다. 또한 자발적 후원에 대해서도 후원 방법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대안으로서 QR코드나 카카오페이 등 소액 후원 서비스 보편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들이 있었다. 여러 카메라를 돌려볼 수 있는 멀티뷰 기능의 필요성, 중간광고가 몰입을 방해하는 것에 대한 개선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상과 같은 공연영상 관람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 관객들은 공공 차원의 영상 유통 플랫폼의 필요성에 대해서 ‘필요' 75.6%(매우 필요 40.4% + 약간 필요 35.2%), ‘보통’ 15.6%, ‘불필요’ 8.8%(불필요 5.6% + 전혀 불필요 3.2%)로 각각 응답하였다. 제작자들의 ‘필요’ 응답(69.1%) 보다 6.5%가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현재 플랫폼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새로운 공공 플랫폼에 대한 기대는 더 높다는 점에서 각별히 주목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새로운 공연영상 플랫폼에서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공연영상 콘텐츠의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관객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공연영상의 형태는 ‘전막공연’ 49.2%, ‘영화’ 24.4%, ‘하이라이트’ 10.8%, ‘뮤직비디오(M/V)’ 10.0%, ‘다큐’ 4.0% 순으로 응답되었다.
공연영상 플랫폼 조성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선호 유형에 대한 정보 외에도 관객들이 현재의 공연영상 관람 시 겪는 어려움과 아쉬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도 매우 중요하다. 관객들은 공연영상 관람 시 가장 아쉬운 점으로 ‘몰입도’(56.4%)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감상 환경의 부재’ 18.4%, ‘배우와의 소통’ 12.8%, ‘동반관람 등 경험향유’ 5.2%, ‘MD구매’ 2.0%, ‘포토존 촬영’ 0.8% 등이 응답되었다.
마지막으로 방송, 신문 등 레거시 미디어의 홍보 비중이 약해지고,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미디어의 홍보 효과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연영상 구매 결정에 인플루언서들의 소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서, 공연영상 관객들은 영향을 받는다 50.0%(매우 영향 20.0% + 약간 영향 30.0%), ‘보통’ 18.0%, ‘영향 없음’ 32.0%(별로 18.8% + 전혀 13.2%)라고 응답하였다. 절반 가량의 관객들이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의 소개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향후 공연영상 플랫폼 조성 과정에 이들을 위한 자리가 빠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상에서 살펴본 공연 제작자와 공연 관객의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주요 항목별로 비교함으로써, 각 주체들의 공연영상 및 공연영상 플랫폼에 대한 욕구와 수요 등을 고찰해 보도록 하자. 먼저 첫 번째 범주인 ‘공연영상 제작 및 관람 경험’에서는 적정 판매 가격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이 주목된다. 제작자들의 경우, 기존 판매가격이 적정하지 않다는 응답이 48.6%를 차지하여 현재의 가격에 대한 불만이 과반수에 육박하는 가운데, 연극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르에서 1만원과 3만원 사이를 적정가격으로 제시하였다. 반면에 관객들은 공연영상 유료 판매에 대해서는 87.2%가 찬성을 하기는 했지만, 과반수 이상이 적정가격을 5천원 이상~1만원 미만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앞으로 공연영상의 질적 제고와 함께 플랫폼을 통한 실제 거래 과정을 거치면서 적정 가격을 산정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한편, 경험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들은 제작자들과 관객 양자 모두 코로나 상황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공연영상’을 대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제작자의 경우, 공연영상 제작경험이 있는 제작자는 전체 응답자의 81.7%에 달했으며, 관객의 경우, 가장 많은 36.4%가 지난 1년간 공연영상을 ‘3-5회’ 관람했다고 밝혔다. 2020년과 2021년의 경험이 공연예술계의 구성원들이 ‘강제적으로’ 비대면 창작과 향유의 문법을 고민하고 학습하는 계기를 제공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공연영상으로 제작된 콘텐츠 중에서 유료 판매 실적을 거둔 경우는 20%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직 일반 관객에게 무료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기존의 강한 현장성으로 인해 유료 콘텐츠 시스템 구축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관객들은 공연영상 콘텐츠 유료 구매에 대다수가 찬성하고 있는바, 선행연구 분석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재난 상황이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 등과 무관하게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공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유료화 찬성 이유로 밝히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와 같은 ‘적극적인’ 공연영상 제작 경험 또는 관람 경험이 향후 오프라인에서의 공연 제작 및 관람 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양자는 어떻게 상호작용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경험과 오프라인 경험은 상호 대립적이거나 배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양자의 동시적인 성장 또는 시너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두 번째 범주인 ‘공연영상 플랫폼에 대한 평가’에서는 제작자와 관람객의 상이한 평가가 더욱 두드러진다. 우선 제작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1순위 기준)’은 압도적으로 유튜브(74.8%)가 높았으며, 이 수치는 2위를 차지한 네이버(11.9%)와 60%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관람객들은 네이버TV나 네이버 V Live를 활용하는 경우(52%)가 유튜브(45.2%)보다 높았다. 공급자들과 수요자들의 선호 불일치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플랫폼 기능 및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역시 제작자들은 수수료(56.6%), 관리방법(55.2%), 이용방법(50.3%) 이라는 세 항목 모두에서 ‘보통’이라는 의견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나, 관객들은 제공 콘텐츠(66.8%), 콘텐츠 구성(66%), 이용방법(62%), 이용료(59.6%)라는 네 항목 모두에서 ‘만족’이라는 의견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였다. 이와 같은 만족도 차이는 현재의 공연영상 플랫폼이 수요자에게 친화적인 만큼 공급자에게 친화적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역으로 공연영상 플랫폼에 수요자들이 익숙해진 만큼 공급자들은 익숙해지지 못한 까닭일 수도 있다. 향후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공연영상 플랫폼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에 관해서 제작자들은 이용방법(49.3%), 관리방법(26.2%), 수수료(18.1%) 순으로 답했으며, 이는 플랫폼 측에서 제작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수료보다는 플랫폼 이용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관객들은 제공 콘텐츠(53.6%), 이용방법(20.0%), 이용료(13.6%), 콘텐츠 구성(12.8%)의 순으로 중요도를 평가하였는바, 이는 관객 만족도 제고를 위한 플랫폼의 우선순위는 양질의 콘텐츠 공급자들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연영상 공공 플랫폼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제작자(69.1%)와 관객(75.6%) 모두 매우 높은 비율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인스타그램 등 여러 민간 플랫폼과 공연 단체들의 자체 플랫폼이 활용되고 있지만, 공공 차원에서 공연영상 전문 플랫폼의 필요성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가 확인된다. 설문지 구성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만난 여러 제작자들은 코로나 상황에서 이루어진 민간 플랫폼 서비스의 확대가, 이용 가격이나 방식에 대한 자신들의 협상력이 낮기 때문에,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불안을 표시한 바 있다. 관객들 역시 현재의 공연영상 플랫폼에 대한 만족감과 별개로 개선 지점에 대한 각양각색의 욕구를 표출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제작자들은 공공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다양한 콘텐츠 소개(50.8%), 양질의 영상 퀄러티(33.1%), (기존 플랫폼의) 비싼 수수료(9.9%) 등에 주목하였으며, 공연영상 제작의 목적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개발(38.8%), 홍보(27.6%), 기록용(21.0%) 등을 꼽았다. 관객들은 공연영상 관람시 아쉬운 점으로 몰입도(56.4%), 감상 환경(18.4%), 배우와의 소통(12.8%), 동반관람 등 경험향유(5.2%)를 꼽았고, 절반가량이 공연영상 구매 시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을 받는다(50%)고 응답했다. 향후 공공 플랫폼이 현실화된다면, 그 설계와 구축 과정에 반영이 필요한 제작자들과 관객들의 욕구 및 수요라고 할 수 있는 지점들이다.
Ⅴ. 맺음말
국내에서 ‘공연영상화’ 의제는 초유의 코로나 사태로 인한 오프라인 유통 위축이란 현상에 대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급격히 확산되었다. “물리적 대면을 생명으로 여겨온 공연계 종사자들은 기술로 매개된 예술을 선보여야 한다는 내외부적 압박감”을 받게 되었고, “이렇다 할 온라인 공연 제작 경험도, 보유 자본도 없는 프리랜서 예술 노동자들과 소규모 민간단체들”은 재난에 대한 공포 속에서 최소한의 생계도 보장받지 못하는 비대면 공연 제작에 뛰어들었다(김아영, 2021). “언택트”, “안방 1열”, “집관” 등의 새로운 유행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사이, 한편에서는 최첨단의 기술로 무장한 초대형 콘서트가 글로벌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소규모 극장과 공연단체들이 소리소문 없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았다.
지금까지 코로나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예술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예술인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과 함께 비대면 예술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왔다. 다시 말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공연예술 안전망과 디지털 기반 확충정책”(백선혜 외, 2020)으로 수렴된다. 후자는 디지털 기반 확충, 디지털 생태계 구축, 디지털 컨버전스 촉진 등 여러 가지 개념과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그 본질은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던 공연예술 창작과 향유의 경험을 이제는 온라인 세계에서도 충분히 구현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지향에 있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 위축’에 대한 단기적이고 수세적인 대응을 넘어,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현대인들의 의사소통 방식 및 미디어 경험 방식의 전환에 발을 맞추어 공연예술을 둘러싼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연결된다.
물론 아직까지 공연영상 및 공연영상 플랫폼의 부상이 기존의 공연예술의 미학적 혁신과 사회적 영향력의 확대, 경제적 가치 창출 기회의 확장이라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오롯이 실현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식으로 공연예술의 고유성과 예술성을 훼손하고, 디지털 자본이 미흡한 취약계층의 소외감을 증폭하는 동시에, 저작권 침해와 계약 분쟁 발생 등으로 공연예술계의 혼란을 초래하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술하였듯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는 우리의 관심과 의지, 실천 및 노력과 무관하게 따로 떨어져 출현하거나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Digital Theatre, Marquee TV, Broadway HD 등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공연영상 플랫폼의 성공 사례나 국내 콘텐츠산업의 디지털 컨버전스 사례 등은 상당한 시간의 인내와 투자가 필요하기는 해도, 이렇게 흘리는 땀방울에 대한 보상은 충분하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은 2000년대 이후로 크게 두 갈래의 길을 거쳐 디지털 컨버전스 과정을 겪었다(정종은, 2021). 대중음악·영화·드라마 시장은 공통적으로 P2P, 웹하드 등의 등장으로 인한 시장 교란(Market disorder) → 갈등 및 시장 위기 → 트러블 슈터(Trouble Shooter)의 등장 → 플랫폼의 영역 확장 → 새로운 시장 형성 → 글로벌 시장의 확대를 경험했다. 한편 웹툰·웹소설·웹드라마 시장의 형성 과정은 사뭇 달랐다. 이 분야에서는 기존 시장에서 활동하지 않았던 외부 창작자(Outside creator)의 등장 → 새로운 시장의 니즈(Needs) → 트러블 슈터(Trouble Shooter)의 등장 → 다양한 플랫폼과 창작자 집단의 등장 → 스타 창작자의 대거 등장 → 글로벌 시장의 확대로 이어지는 디지털 컨버전스 과정이 발현되었다. 두 사례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큰 방향은 일맥상통한다. 최근 <BTS>나 <오징어게임> 등을 통해서 절정에 이른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기존 패러다임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요에 대한 트러블 슈터의 등장과 그들의 자유로운 서식지로서 플랫폼 경제의 확장, 이를 통한 글로벌 시장 확대라는 흐름을 통해서 확보되어온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서 확인한 공연 제작자와 관객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요구 및 욕구는 어쩌면 우리나라 공연산업이, 더 나아가서는 예술계 전체가 바야흐로 이와 같은 ‘플랫폼 경제의 확장’ 및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중요한 걸음을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문제는 ‘트러블 슈터’의 등장이다. 현재 공연영상 및 공연영상 플랫폼에 대한 여러 가지 불만과 문제점, 한계를 직시하고, 진취적이고 야심찬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트러블 슈터들이 출현하지 않고서는 공연예술계의 디지털 컨버전스는 충분히 진전되기 어렵다는 말이다.6)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공연예술 지원 및 진흥 정책은 이러한 방향에 정위되어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본고는 이와 같은 공연예술의 ‘포스트코로나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작자와 관객의 경험과 수요, 욕구 등을 세밀하게 조사하고 살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이는 좁게는 ‘공연영상화 정책’이나 ‘공연영상화 사업’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가 부족한 가운데 실증적인 기초자료를 산출했다는 의미가 있으며, 나아가서는 2015년 시장규모 100조 원을 돌파한 콘텐츠산업에 비해 매년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시장규모 2조 원 돌파를 숙원 과제로 품고 있는 국내 예술시장의 디지털 컨버전스를 위한 시사점을 찾고자 했다는 의미 역시 지닌다. 향후 공연예술 분야의 목소리를 보다 광범위하게 담아내기 위해서는 전체 사례수를 확대한 설문조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장르별 할당 표집을 통해 장르간 심층적 비교 분석을 진행하는 조사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공적인 공연영상 제작 및 공연영상 플랫폼에 대한 다각적인 사례연구 역시 향후 반드시 필요한 후속 과제로 명기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