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2000년대 등장한 콘텐츠 R&D 정책은 콘텐츠 산업에 다양한 혁신을 창출하며 문화산업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Yang et al., 2017). 정부의 정책 단위로 분류하여 살펴보면, 콘텐츠 R&D는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 R&D에 포함된 분야이며, 콘텐츠 산업과 연관된 연구 개발을 통해 문화산업 혁신 및 경쟁력 강화를 이끄는 정책지원 분야이다(김요영·박진완, 2013). 문화체육관광부(2022)에 따르면 콘텐츠 R&D가 속해있는 문화기술 연구 개발 사업의 예산은 약 570억 원 규모이며, 미리 설정한 중장기 기술로드맵(Technology Road Map) 계획에 따라 매해 기술 수요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선정한 기술의 개발을 지원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박진완, 2016).
다만 콘텐츠 산업은 기술 외에도 다양한 요소 간의 결합으로 혁신이 이루어지는 분야라는 점에서 그동안의 콘텐츠 R&D 정책이 지나치게 기술개발에만 집중하여 지원이 이루어졌다는 지적과 콘텐츠 산업 특성에 맞춰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었다(윤상필·손호성, 2022). 콘텐츠 R&D가 속한 사업명 자체가 문화기술 연구 개발이고, 기술 로드맵에 따라 기술 수요를 조사해 기술을 개발하는 구조 자체가 결국 연구 개발의 대상 자체를 기술로 한정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콘텐츠 산업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통해서 콘텐츠 기획, 제작, 유통 전반에 걸친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이전과 완전히 다른 효과적이고 새로운 서비스, 기법, 시스템 등의 도입으로도 콘텐츠 산업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기술 외에 다른 요소까지로 연구개발의 지원 대상을 확대하자는 요구는 콘텐츠 산업계를 중심으로 지속해서 이루어졌다(구문모·이병민, 2011). 여기에 기술 중심적 R&D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타 부처의 연구 개발 사업과 중복되거나 콘텐츠 산업만의 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점 역시 드러나고 있기도 하다(남기범, 2016; 박진완, 2016). 예를 들어 VR 등 실감 콘텐츠 관련 기술개발 과제들은 기술명만 보았을 때 관련 과제가 어느 부처의 사업에 들어가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OECD 프라스카티 매뉴얼 등 국제사회에서 통용하고 있는 R&D 관련 지침에서도 R&D의 개념과 범위가 점차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인문·사회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어서 콘텐츠 R&D의 적용 범위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기도 하다(박찬욱, 2016).
이러한 흐름 가운데 유럽의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임무지향형 R&D 정책은 콘텐츠 R&D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임무지향형 R&D란 공공적 도전과 연관된 체계적으로 정의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되는 연구 개발 활동을 의미한다(송위진·성지은, 2019). 즉 공공적으로 직면한 주요 난제들로부터 구체적인 임무(mission)를 도출하고, 그 임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들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무지향형 R&D의 결과물은 임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뿐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 콘텐츠 등 인문·사회, 문화·예술을 포괄한 모든 영역이 된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의 R&D 계획을 제시하는 ⟨Horizon 2020⟩에서는 임무 지향적 혁신정책(Mission-oriented Innovation Policy)을 정책 키워드로 표방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제시하였다(European Union, 2021). ⟨Horizon 2020⟩의 전체 예산은 770억 유로인데, 이중 사회적 문제해결(societal challenges) 분야의 예산은 290억 유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하였다(한국산업기술진흥원, 2022).
임무지향형 R&D 접근 방식은 그동안 콘텐츠 R&D에서 한계점으로 지적되어 온 기술개발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 연구개발을 통해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끈다는 점에서 본래 취지에 합당한 정책지원 방향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임무지향형 R&D의 개념을 적용하여 사회문제해결형 R&D라는 사업을 구성하였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2021년 기준으로 205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였다(김지홍 외 3인, 2021). 하지만 사회문제해결형 R&D 역시도 다양한 결과물을 인정하고 있지만, 기술 중심의 결과물이 도출되는 R&D의 기본 틀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으며, 임무 자체를 사회문제해결로 한정하여 콘텐츠의 임무에는 다소 거리가 있게 설계가 된 한계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문화·여가 부분에 제시한 사회문제인 문화소외와 문화 여가 공간 미비라는 문제는 콘텐츠 산업에 적용하기에 적절한 미션이라고 보기 어렵다. 콘텐츠 산업의 임무 자체가 국민 생활의 향상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콘텐츠산업진흥법 제1장, 제1조)으로 가지고 있어서 사회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낮다. 게다가 기존에 수행된 사회문제해결형 R&D의 결과물들이 대부분 기술개발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한계점을 궁극적으로 해결했다고 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콘텐츠산업의 목적과 특성에 맞는 임무지향형 R&D 추진에 관한 연구나 정책적 논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콘텐츠 산업형 임무지향 R&D의 추진 방향성을 탐색적으로 제시하고, 그 근간이 될 수 있는 콘텐츠 산업에 맞는 임무(mission)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혼합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토픽모델링과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콘텐츠 산업의 임무를 도출하고, 도출한 임무를 중심으로 콘텐츠 R&D 정책 발전방안을 제시한다.
II. 이론적 배경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과학기술의 발전이 경제와 사회분야 전반에 걸쳐 큰 영향력을 가져온다는 가정이 공고히 자리하게 되었다(송위진·성지은, 2019). 하지만 그 기대와 달리 현실에서 과학기술이 꼭 경제발전과 사회문제 해결을 가져오지는 못하자 다양한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과거 과학기술을 중점으로 다루던 것에서 산업 중심의 혁신정책으로 전환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수행되지 않는 과학(undone science)의 비판을 의식하여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 혁신정책으로서의 과학기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다(이영석, 2017).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정책이 다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이다(송위진 2017). 이러한 흐름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라기보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제3세대 혁신정책(Smits et al., 2010; Schot & Steinmueller, 2018)으로 일컫는 커다란 패러다임 전환의 움직임이다. 사회문제해결형 R&D는 임무지향적 혁신정책(Mission Oriented Innovation Policy)의 일부로 이해되기도 하는데, 최근 EU의 임무지향적 혁신정책은 유엔이 도출한 지속가능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달성을 핵심 임무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커다란 도전(grand challenge)과 하위 임무(mission)를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혁신성장을 위한 기회를 찾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배치되지 않고 동시에 충족하려는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Mazzucato, 2018).
그에 비해 임무지향적 혁신정책과 사회문제 해결형 정책은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접근 방식에 확연한 차이점이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비록 최근에 임무지향적 혁신정책이 조금 다른 방식을 취하기는 하지만 기존에도 있었던 방식이고 아직도 여전히 관료와 전문가 중심의 하향식(top-down)의 접근이라면, 사회문제해결형 정책은 다제 간의 접근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유도하는 상향식(bottom-up) 방식의 차이라는 점이다(Khulmann and Rip, 2018). 애초에 막대한 국가 예산이 R&D에 투입되는 정당성은 기술개발은 시장 실패 영역이고, 개별 기업이나 단체가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소위, 난제(難堤) 해결에 목적이 있다. 기존 미국의 달 탐사 계획, 불치병에 대한 백신 개발 같은 사항은 국가 혹은 전 세계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임무(mission)에 해당할 수 있다. 이처럼 임무지향(mission-oriented) R&D는 국가 및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무’를 설정하고, 이러한 임무의 달성에 R&D 기획과 실행의 모든 초점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그에 비하여 사회문제해결형 정책의 접근방식은 사회적 난제, 즉 임무 지향적 혁신정책에서 다루는 주요 이슈를 다루면서도 일반 국민의 생활에 더 밀접하게 관련된 이슈를 다루는 편이다. 그렇기에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교집합이 있지만, 양측의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존재하는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문제형 R&D에 대한 접근은 건강, 환경, 문화여가 등의 10대 분야에 대한 41개 세부 사회문제 영역을 선정하고, 해당 영역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사회문제해결형 과학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관련된 연구들도 사회문제해결형 R&D 개념을 소개하거나, 기존의 과학기술 R&D와의 차이점을 부각하는 것이 주된 내용들이다.
송위진(2017)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사회문제해결형 과학기술 정책이 도입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과제로 사회문제해결형 과학기술의 특성 이론화, 거버넌스, 혁신 생태계 구성, 다른 혁신과의 연계 등의 4가지 과제를 제시하였다.
최혜정(2021)은 사회문제해결형 국가R&D사업의 사회적 가치 추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2020년 코로나19 감염병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예상 연구성과를 ‘국민’, ‘영리·비영리 조직’, ‘정부’의 세부 대상으로 구분하여, 코로나19 ‘진단’, ‘백신’, ‘치료제’ 연구개발을 완료하면 산출물인 연구성과를 통한 기대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사회적 투자수익률 값이 1 이상의 값을 얻었다고 밝혔다.
박희제·성지은(2019)은 사회문제해결형 R&D사업에 참여한 사회적 경제조직의 사례를 통하여 시민참여가 이루어지기 위한 거버넌스의 조건을 제시하였다. 시민조직이 R&D 사업에 참여하며 겪는 어려움과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회문제해결형 R&D 수행을 위한 학제간, 정부-시민사회 간 협력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그 간 콘텐츠 영역에서 R&D는 주로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을 개발하는 분야에 집중되어 왔다. 하지만 콘텐츠 영역에서 필요한 기술은 최첨단 기술이라기보다는 적정 기술에 가깝고 콘텐츠 제작에 기술은 일부 요소일 뿐 핵심은 인간의 창의력이나 기발한 상상력 등이라는 문제제기는 꾸준히 있어 왔다. 이에 일부 연구들은 R&D의 범위를 기획, 서비스 등 소위 비(非)기술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여왔으나(박찬욱 외, 2016; 양지훈 외, 2022) 기술과 달리 비 기술 영역을 R&D에 포괄할 경우 기존의 제작 지원 사업과 차별화가 어렵고, R&D 성과물을 개발 기업이 독점할 가능성 등 문제점도 제기된다. 다만, 콘텐츠 R&D 에도 임무지향형 R&D 개념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성은 있는데 비록 임무지향형 R&D 역시 여전히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개념이기는 하지만 난제 해결을 위해 기술을 활용하되 가용한 다른 수단까지도 고려하는 접근법이기에 기술을 포함한 포괄적인 접근을 허용할 여지가 있다고 하겠다.
지금까지 콘텐츠 분야에서의 R&D는 주로 문화기술 R&D와 연관되어 있고, 과학기술 R&D 영역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또한 이 분야 선행연구들은 문화기술 범위에 국한된 연구뿐 아니라 범위를 확장하거나 제도를 콘텐츠 산업에 맞게 개선하려는 연구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백승국·권지혁·이주희(2013)는 문화기술 R&D의 성과평가 모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는 기존의 지표가 기술 중심의 성과 지표로 되어 있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문화기술의 특성상 문화적 지표와 척도를 반영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서유화·양동우(2011)는 문화기술 개발지원정책의 기업성과에의 영향을 연구하였다. 이를 위해 117개의 문화기술개발 수혜기업을 표본으로 하여 문화기술(CT) 개발지원 정책과 기업 R&D 성과와의 관계를 실증 분석하여 정책이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김효영·박진완(2013)은 문화콘텐츠 특수성을 반영한 문화기술(CT) 분류체계 연구를 진행하였다. 개선한 분류체계는 콘텐츠의 기획, 생산/제작, 유통, 서비스 등 모든 가치사슬별 기술을 포괄하면서, 중분류 구성에 콘텐츠 산업 특수성을 고려하여 제시되었다. 아울러, 임병인(2020)은 콘텐츠 R&D와 관련된 조세제도 개선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였다. 해당 연구는 제조업, 기술개발 중심으로 구성된 조세특례제도를 콘텐츠 기업 특성에 맞도록 실효성 있는 조세지원 정책을 발굴하고자 하였다. 박찬욱·윤형정·이신복(2016)은 콘텐츠 기획 영역을 기존의 R&D 영역에 포함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콘텐츠 창제작자들에 대한 경험수집방법(experience sampling method)을 통하여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다각도의 분석을 통하여 기술·비기술 영역에서 콘텐츠 기획영역과 관련된 활동들을 식별하였다.
이상에서 보듯이 콘텐츠 R&D 관련 선행연구들은 이 분야의 논의를 다각도에서 다루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과학 분야 R&D 정책이 과학기술, 산업 혁신을 넘어 최근 사회 혁신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논의들은 주로 과학기술, 산업 혁신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의 범주에 머물러 있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콘텐츠 R&D 영역은 별도의 영역이라기보다 과학 정책의 틀 내에서 접근되는 경우가 많아서 기존 논의의 방향을 최근의 흐름인 사회 혁신 측면으로 확대해 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연구자 | 연구 대상 | 주요 내용 | 의의 |
---|---|---|---|
백승국·권지혁·이주희(2013) |
문화기술 R&D의 성과평가 모형에 관한 연구 |
기존의 기술 성과 지표에서 문화적 지표와 척도를 반영하는 방법 제시 |
R&D 제도 개선 |
서유화·양동우(2011) |
문화기술 개발지원정책의 성과 영향 |
117개의 문화기술개발 수혜기업을 표본으로 문화기술(CT) 개발지원 정책과 기업 R&D 성과와의 관계를 실증분석 |
R&D 성과 분석 |
김효영·박진완(2013) |
문화콘텐츠 특수성을 반영한 문화기술(CT) 분류체계 연구 |
문화콘텐츠 경쟁력 강화 및 미래형 융합콘텐츠 기술 지원을 위한 필수 요소인 문화기술의 분류체계를 제안 |
R&D 제도 개선 |
임병인(2020) |
R&D 조세 확대 방안 논의 |
제조 및 기술 분야와 다른 콘텐츠 산업 특성에 맞는 조세 확대 방안 제시 |
R&D 제도 개선 |
박찬욱·윤현정·이신복(2016) |
콘텐츠 기획 영역을 R&D에 포함 |
기술·비기술 영역에서 콘텐츠 기획영역과 관련된 활동들을 식별 |
R&D 범위 확장 |
III. 연구 방법론
본 연구는 혼합연구방법론(mixed-methods)을 적용하였다. 혼합연구방법론은 두 개 이상의 방법론을 통합 또는 결합해, 현상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폭을 확장하는 연구방법론이다(Venkatesh et al., 2013). 다시 말해, 혼합연구방법론은 연구에서 한 가지 방법론만을 사용할 때의 한계를 보완하고, 결과의 타당성을 높인다(Tashakkori & Teddlie, 2008) 그리하여 본 연구에서는 혼합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LDA 토픽모델링과 인터뷰를 동시에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의 프로세스는 [그림 1]과 같다. 첫 번째 LDA 토픽모델링 연구 방법 과정에서는 웹 크롤링 기법을 통하여 ‘콘텐츠 산업’의 키워드로 검색되는 관련 기사 제목과 본문 내용을 추출한다. 추출한 문서 기반으로 LDA 토픽 모델링을 이용하여 분석 결과를 도출한다. 두 번째로 인터뷰 연구 방법 과정에서는 콘텐츠 R&D 관련 전문가를 섭외하여 심층 인터뷰를 통해 주요 요인을 검토한다. 또한, 전문가로부터 콘텐츠 산업 관련 R&D 임무에 관한 의견을 청취한다. 마지막으로 토픽모델링과 인터뷰 두 가지 방법을 통해 도출된 결과들을 통합한 후, 이를 토대로 콘텐츠 산업 미션과 콘텐츠 산업 R&D 활성화 방안을 제안한다.
첫 번째 연구 방법으로, 본 연구는 Latent Dirichlet Allocation (LDA) 토픽모델링 방법을 활용하였다. LDA 토픽 모델링은 여러 문서 안에 있는 단어들이 군집이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이 단어들이 각각의 군집에 할당하는 텍스트 마이닝 방법이다(Blei, 2012).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LDA 토픽 모델링은 현상과 관련된 문서를 요약해주고 주요 요인을 도출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이소현 외, 2019; 우유란 외, 2020). 단 LDA 토픽모델링은 군집 개수 지정에 따라 연구 결과가 달라진다는 문제점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적의 토픽 개수를 정하는 지표인 혼잡도(perplexity) 점수와 일관성(coherence) 점수를 사용하였다 (Khalifa et al., 2013). 혼잡도 점수는 LDA 토픽 모델링의 결과가 수집된 문서 내용을 반영했는지 파악하고, 값이 작을수록 좋은 결과이다. 반면, 일관성 점수는 결과가 일관성이 있는지를 평가하며, 값이 클수록 좋은 결과이다. 일반적으로 혼잡도 점수와 일관성 점수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점을 최적의 군집 수로 선정한다(Khalifa et al, 2013).
LDA 토픽모델링 연구 절차는 다음과 같다. 1단계로 웹 크롤링을 통해 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온라인 문서(예: 뉴스, 웹 문서)를 수집하였다. 수집 방법은 웹 크롤링 전문 서비스인 텍스톰(TEXTOM)과 종합일간지, 경제지, 지역일간지, 방송사 등을 포함한 기사 DB를 가지고 있는 빅카인즈를 활용하였다. 검색 키워드는 ‘콘텐츠’, ‘콘텐츠 산업’로 선정하였다. 수집 결과, 총 15,271건(뉴스 기사 8,446건, 웹 문서 6,825건)을 수집하였으며, 2022년 2월 18일부터 8월 18일 사이에 작성된 온라인 문서를 대상으로 하였다. 수집 시 문서의 제목, 문서 내용, 날짜, URL 등을 본 연구의 데이터로 사용하였다.
2단계에서는 수집된 데이터를 한글 전처리를 진행하였다. 수집된 데이터를 문장 단위로 구분하고 유의미한 해석을 위해 명사 형태소만 추출하였다. 또한 중복된 문장은 제거하고 의미가 부족한 1글자 단어 또는 주제어인 ‘콘텐츠’는 불용어 처리했다. 3단계에서는 정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LDA 토픽 모델링 분석을 실행하였다. 군집의 수를 2개부터 10개까지 선정하여 각 군집 수별 응집도와 일관성 점수를 측정하였다. 이후 최적의 군집 수를 바탕으로 각 단어가 어떤 토픽에 속하는지 개연성 확률(probability)로 검토하였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토픽 명을 도출하기 위해 3명의 전문가(콘텐츠 분야 전문가 2명, IS 연구자 1명)를 섭외해, 각 단어와 관련된 문장 등을 검토해 토픽 명을 도출했다.
두 번째 연구 방법인 전문가 심층인터뷰에서는 R&D 사업 경험이 있거나,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 업계 전문가들과 콘텐츠 R&D 연구 경험이 있는 학계 및 연구계 전문가 총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in-depth interview)를 진행하였다. 대표적 질적 조사 방법 중 하나인 전문가 심층 인터뷰는 조사 대상자의 관점에서 주제에 대해서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대표적 조사방법론이다(Samer, 2017). 콘텐츠 산업 관련 주요 임무를 밝히는 것이 연구의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콘텐츠 산업의 특성을 알면서도 R&D 지원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동시에 높은 전문가들을 선정하였다.
전문가 심층 인터뷰의 수행 절차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 인터뷰 준비 단계, ② 인터뷰 실행 단계, ③ 인터뷰 이후 단계로 나뉜다(Jochen and Grit, 2009). 먼저, 인터뷰 준비 단계에서는 콘텐츠 R&D 관련 기본 내용과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기존 문헌들을 수집 및 고찰하고, 연구 목적에 맞춰 질문 문항을 구성하였다. 또한 전문가 심층 인터뷰 결과에 대한 체계성을 높이기 위해 대상자를 콘텐츠 R&D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높은 전문가 그룹을 산업계, 학계, 연구계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그 대상자 명단을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설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전문가들을 나열하고, 전화 및 이메일을 통해 섭외하였으며, 참석 의사를 밝힌 대상자들에게 미리 질문지를 배포하고, 사전 전화로 인터뷰 조사의 전반적 목표와 취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다음으로 인터뷰 실행 단계에서는 인터뷰 진행자가 인터뷰 진행 관련 사전 설명하고, 기록과 녹음에 대한 동의서를 받은 후, 각각 3명 이하의 다면 또는 일대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각 인터뷰는 60분 내외로 진행되었으며, 모두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각 전문가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 반구조화(semi-structure) 인터뷰 방식을 취했다(Boyce and Neale, 2006).
마지막으로 인터뷰 이후 단계에서는 녹음과 기록을 진행한 내용 중 주제와 목적에 부합하는 내용만을 분류하는 과정을 가졌으며, 연구자 편견을 미리 방지하고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진 외 전문가들에게 교차검증(cross validation)을 거쳤다. 이후 전문가 심층 인터뷰 최종 결과들을 정리 및 해석하여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IV. 분석 결과
LDA 토픽 모델링 분석에 앞서 응집도와 일관성 점수를 계산하였다. 그 결과, 군집의 개수가 4개에서 5개로 변할 때, 혼잡도 점수(−6.02)가 급격히 감소하며, 일관성 점수(0.51)도 높아지는 것을 찾아냈다. 이에 최적의 군집 개수를 5개로 정하고, <표 2>와 같은 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추출된 군집은 ‘공감과 위로’, ‘소통’, ‘확장된 현실’, ‘정보 전달’, ‘육성 산업’이다.
첫 번째 군집은 ‘공감과 위로’로 공감, 이해, 힐링 콘텐츠, 감정, 치유 단어가 도출되었다. 이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통해 현실 속에서 공감받고 이해를 콘텐츠를 통해서 받을 수 있다고 인식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우영우의 이야기를 다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콘텐츠1)을 통해 시청자는 힐링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군집은 ‘소통’으로 생각, 이미지, 인식, 가치, 긍정 단어가 추출되었다. 이 군집은 소비자가 콘텐츠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다고 인식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같은 콘텐츠를 보는 시청자 또는 독자들끼리 자기 생각을 나누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군집은 ‘확장된 현실’로 실감, 확장, 환경, 실제, 현실 단어가 도출되었다. 콘텐츠를 통해 현실에서 확장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매개체라고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실제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콘텐츠를 통해 실감 나게 경험할 수 있는 VR과 AR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확장된 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
네 번째 군집은 ‘정보 전달’이다. 체험, 교육, 활용, 정보, 학습이라는 단어를 통해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교육적인 매개체로 인식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즉 소비자는 콘텐츠 소비를 통해 학습적인 내용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마지막 군집은 ‘육성 산업’으로 성장, 발전, 투자, 개발, 육성 단어가 추출되었다. 이는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국가와 산회가 투자하고 육성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콘텐츠 산업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발전 가능성 큰 산업 중 하나이다.
심층 인터뷰의 결과를 정리한 결과가 <표 4>이다.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통해서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임무로 ① 공감과 감동, ② 경험의 확장 및 간접 체험, ③ 즐거움 및 주위환기, ④ 소통 및 사회화, ⑤ 인식개선 및 홍보, ⑥ 지식전달, 이렇게 6가지를 도출하였다.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도출한 콘텐츠의 임무로는 첫째, 공감과 감동이 선정되었다. 콘텐츠 제작자의 의도와 메시지가 전달되어 콘텐츠 소비자가 공감을 얻고, 이를 통해 감정에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는 행동의 동기를 만들어 삶의 영향을 미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경험의 확장과 간접 체험이었다. 이는 현실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다양한 세계를 간접 경험하도록 만들고, 이를 통해 경험의 확장이 이루어지는 콘텐츠의 기능이 강조된 임무이다. 특히 기술이 진보할수록 현실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수단들이 늘어나고 있다. 셋째로, 선정된 콘텐츠 산업의 임무는 즐거움과 주위환기이다. 콘텐츠 산업의 본원적인 기능과 관계된 임무로, 일상 가운데의 무료함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콘텐츠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즐거움 제공하여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로는, 소통과 사회화가 임무로 도출되었다. 콘텐츠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 등 여론을 살필 수 있으며, 개인 간의 소통 수단이 되어 의사소통의 기능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사회화를 강화하기까지 한다. 다섯 번째, 인식 개선 및 홍보는 콘텐츠 특성상 그 어떤 수단보다도 거부감 없이 인식 개선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내용상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되었을 때 홍보나 브랜딩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는 것과 연관된 임무이다. 마지막으로, 지식 전달은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정보나 기존의 지식을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것과 연관된 임무이다.
앞서 분석 과정에서는 콘텐츠형 임무지향 R&D 추진을 위한 탐색적 과정으로 콘텐츠 산업의 임무를 파악하고자 토픽 모델링 분석(Study 1)2) 과 전문가 심층인터뷰 조사(Study 2)를 하였다. 그 결과, 일부는 유사하거나 같은 임무가 도출되었고 일부는 다른 임무가 도출되었다. 이들을 종합하여 최종적 임무를 밝히기 위해 두 방법의 결과를 기반으로 메타추론 통합과정을 진행하였다(Tashakkori & Teddlie, 2008). 분석 결과, 종합을 통해 최종적으로 도출한 콘텐츠 산업의 임무는 공감과 감동, 소통, 경험의 확장, 정보 전달, 인식 개선, 이렇게 6개이며 그 종합 도출 과정과 결과를 구조도로 표현하면 아래의 [그림 2]와 같다.
V.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콘텐츠 산업에 최적화된 임무지향형 R&D를 추진하기 위해서 그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임무(mission)를 탐색적으로 도출하는 것과 도출한 임무를 중심으로 콘텐츠 R&D 활성화 정책 방안에 대해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후자인 정책 방안 제시에 대해서는 콘텐츠 산업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기술에만 편중되었던 R&D 정책의 한계에서 벗어나 서비스 R&D, 데이터 R&D 등 콘텐츠 혁신을 효과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을 통해 콘텐츠 R&D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도출한 임무에 따라 그 정책 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첫 번째와 두 번째 임무로 도출한 공감과 감동, 그리고 소통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소비자들이 어떠한 수요를 가지고 있고, 어떠한 포인트에서 공감이나 감동 유발되며, 소통이 강화될 수 있는지 충분한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데이터 R&D와 시장조사 R&D의 추진이 요구된다. 전 세계 권역별 지역별 선호 콘텐츠 종류와 시장 현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되고 파악되어야 효과적인 콘텐츠 제작이 이루어질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소수 대형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을 흡수하고, 데이터를 독점하는 구조가 발생하면서 콘텐츠의 정보 비대칭성도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데이터를 다양하게 수집 및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부분까지 다각적 차원에서의 콘텐츠 데이터 R&D의 집중적 지원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혁신 창출에 효과적인 접근이 된다. 다음으로 경험의 확장이라는 임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한 실재감을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체감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적인 서비스 R&D가 필요하다. 혁신적인 실감 콘텐츠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실감 기술 개발 못지않게 그 기술을 연계하고 상용화하는 지점인 관련 서비스의 개발이 중요하다. 따라서 실감 콘텐츠 제작, 유통, 소비 플랫폼이나 그 과정에서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할 수 있는 서비스 R&D가 요구된다. 또한,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미러월드, 가상 세계 등 메타버스는 그 특징에 따라 유형을 분류할 수 있는데(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 2007), 유형별로 효과적인 서비스들이 발생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관련 새로운 서비스 R&D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넷째 임무인 정보 전달은 더 효과적으로 정보 전달이 이루어질 방안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특히 서비스 관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어떠한 유통경로와 방식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최적화된 서비스의 전환을 위해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을 시도하는 R&D가 혁신 유도의 좋은 수단이 된다. 마지막으로 인식 개선에 관련해서는 인식 변화가 필요한 대상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콘텐츠 원천 조사 R&D나 콘텐츠 기획 R&D를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해당 주제와 소재에 대해서 취재하고 심층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의 지원을 통해 해당 주제의 특성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고, 높은 수준의 고증을 통해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임무를 수행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학술적, 정책적 시사점을 가진다. 먼저, 콘텐츠 R&D에 대한 연구는 기존에도 다양하게 진행되었으나(구문모·이병민, 2011; 김효영·박진완, 2013; 박찬욱 외, 2016), 기술 중심의 기존 개념과 범위에서 확장한 콘텐츠 R&D의 정책 범위를 제시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임무지향형 R&D의 개념을 적용한 범위의 확장을 시도했으며 콘텐츠 R&D에 특화된 임무를 도출하는 과정은 향후 특정 분야의 임무지향형 R&D 추진에서 문헌적 확장에 이바지한다.
한편, 연구 방법론에서도 기존의 연구에서는 대부분 문헌 검토나 일부 자료에 의존했었던 반면, 본 연구는 토픽 모델링과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동시에 진행하고 종합하는 혼합연구방법론을 활용했다. 온라인의 정량적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는 양적 분석과 전문가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반영하여 결과를 도출하는 질적 분석을 혼합하여, 양적 분석과 질적 분석 각각에서 발생하는 한계점을 보완하여 다각적인 시점에서의 결과를 도출하였다(O’Halloran et al., 2018). 이는 콘텐츠 R&D가 임무지향형 R&D라는 새로운 관점의 정책을 시도하는 시점에서 탐색적 연구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시사점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시사점으로는 그간 콘텐츠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기술 중심적 R&D 지원을 추진하고 있었던 콘텐츠 R&D 정책에 있어서(구문모·이병민, 2011; 양지훈 외, 2022) 인문·사회·서비스를 포괄하는 새로운 정책 접근을 제시한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타 부처의 기술개발 R&D과 중복 가능성이 높고 콘텐츠 R&D만의 정체성이 부족했던 고질적 문제점(남기범, 2016; 박진완, 2016)을 극복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콘텐츠 산업의 임무지향형 R&D의 시도와 적용이 미비한 상황에서 탐색적 성격으로 진행한 연구이다. 이러한 초기적 연구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연구의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전문가 심층 인터뷰의 수가 제한적이었다. 콘텐츠 R&D 관련 산·학·연 전문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콘텐츠 산업의 다양한 특성을 담고 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다양한 장르의 인터뷰가 요구된다. 특히 콘텐츠 산업은 콘텐츠 산업 통계 분류에 따라 11개의 장르가 분류될 수 있으며, 장르별 특성이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장르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필요가 있으며, 여기에 더해 콘텐츠 R&D 지원사업의 수행 경험이 있거나 R&D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는 전문가는 물론, 빅데이터 해석 전문가를 대상으로 인터뷰 대상을 확대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본 연구는 콘텐츠 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임무를 도출하는 탐색적 연구로, 다양한 콘텐츠 장르를 포괄하여 임무를 설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콘텐츠 장르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한계점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음악, 영화, 웹툰 등 한 가지 장르에 집중하여 세부 장르에 집중된 임무를 도출할 것을 제안한다. 세 번째 연구의 한계점은 토픽 모델링 분석에서 연구자들의 주관적 판단 개입과 검색 키워드의 단순성에 관한 내용이다. 먼저 토픽 모델링 과정에서 데이터를 수집 및 정리하고, 이를 5개의 분류로 키워드를 정리하여 콘텐츠 R&D의 임무를 선정하였다. 이 분류 과정에서 연구자의 주관성이 개입될 수 있다는 문제가 토픽 모델링 방법론에서 태생적으로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본 연구에서는 연구진 외에 3명의 외부 전문가를 섭외하여 별도로 분류작업을 진행하여 합의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주관성의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데이터 수집 시 ‘콘텐츠 산업’이라는 단순한 키워드를 활용하여 크롤링을 진행하였는데, 너무 일반적인 단어여서 더 명확한 자료의 수집을 위해서는 콘텐츠 R&D에 적합한 구체적 키워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토픽모델링과 전문가 인터뷰 결과를 통해 도출한 키워드의 이론적 배경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못했다. 이는 본 연구의 탐색적 연구 성격을 반영하여 도출한 결과물을 그대로 연구결과에 반영할 수는 있으나, 연구의 체계성이나 이론적 기여를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관련 이론적 배경과 연계한 미션의 발굴이 요구되어진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더 정교하고 체계적인 콘텐츠 R&D의 임무 설정을 위해 업계 설문조사 등을 통해 더 다양한 접근의 키워드 도출과 모델링 검증이 요구된다. 또한 콘텐츠 R&D에 있어서 장르별 특성이 각각 다르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르별 구분을 통한 임무 도출에 대해 고찰해보는 것도 향후 연구로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