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Cultural Policy
Korea Culture & Tourism Institute
Article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지원정책에 대한 정책수요와 제도적 개선과제에 관한 연구

나보리1, 이슬기2,
Bori Na1, Seulki Lee2,
한국행정연구원 초청연구위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후연구원
Visiting Research Fellow, Korea Institute of Public Administration
Postdoctoral Researcher, 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Corresponding Author : Postdoctoral Researcher, 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E-mail: (lsk9246@naver.com)

© Copyright 2023 Korea Culture & Tourism Institute .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n 09, 2023; Revised: Jun 21, 2023; Accepted: Jul 25, 2023

Published Online: Jul 31, 2023

국문초록

본 연구는 코로나19 여파로 피해를 입은 공연예술 생태계를 지원하기 일환으로 도입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지원정책의 제도적 개선과제를 도출할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째, ‘가치사슬 관점에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작업방식은 오프라인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가?’, 둘째, ‘오프라인 제작방식과 달리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 작업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정책 수요는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지원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은 무엇이 있고, 그들 사이에 우선적으로 다루어야할 과제는 무엇인가?’. 이에 답하기 위해 공연예술 현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델파이 조사를 수행하고 결과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화 과정에서 예술 생태계 내 작업 방식, 특히 협업 방식은 종전보다도 ‘창작-제작’, ‘제작-유통’단계 행위자간 협업 빈도가 빈번해졌다.

다음으로 오프라인 제작 방식과 달리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작업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정책 수요를 필요성과 시급성을 기준으로 도출한 결과, 온라인 예술 콘텐츠 플랫폼 구축 및 시스템 고도화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예술노동에 대한 합리적 보상체계 마련’, ‘온라인 콘텐츠 제작비를 고려한 지원규모 현실화’가 뒤를 이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공연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과제의 우선순위를 정책ㆍ입법 영역을 종합해 도출한 결과, ‘중장기 발전방안 구축’,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법적 개념(예술, 예술인 등) 확립 및 지원 근거 마련’이 1ㆍ2순위를 차지하였는데, 이는 중장기적 혹은 거시적 관점의 담론이 요구되는 제도적 개선과제가 가장 우선적으로 모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identify the challenges in institutionalizing online performing arts content support policies that have been introduced to support the performing arts ecosystem affected by the COVID-19 pandemic. To this end, this study asked three questions: “How does online performing arts content production differ from offline production from a value chain perspective?” “What additional policy demands are arising from online performing arts content production as opposed to offline production?” And “What are the institutional improvements to support online performing arts content, and what are the priority issues among them?” To answer these questions, we conducted a Delphi survey among experts in the performing arts and analyzed the results.

The results showed that in the process of online performing arts contentification, working methods within the arts ecosystem, especially collaboration methods, have become more frequent than before, with more frequent collaboration between actors in the creation–production and production–distribution stages.

Next, we identified additional policy demands arising from the process of working on online performing arts content as opposed to offline production methods, based on needs and urgency. We found that the most significant demand was for the establishment of an online arts content platform and system advancement, followed by the establishment of a reasonable compensation system for artistic labor and the realization of a support scale that considers the cost of online content production.

Finally, when the priorities of institutional improvement tasks to revitalize online performance content were derived by combining policy and legislation areas, “establishing a long-term development plan” and “establishing legal concepts (art, artists, etc.) suitable for the digital era and forming a basis for support” were ranked first and second, respectively, suggesting that institutional improvement tasks that require discourse from a long-term or macro perspective should be explored first.

Keywords: 공연예술; 온라인 콘텐츠; 정책수요; 가치사슬; 델파이
Keywords: performing arts; online content; policy demand; value chain; delphi

Ⅰ. 서론

그동안 공연예술에서는 현장성을 중시해 왔다. 한편,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예술의 온라인 진출이 가속화하였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면서 공연시설 운영에 제약이 생기자 그 대안으로 온라인 예술 콘텐츠 지원사업이 도입ㆍ확대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공연장 및 공연예술단체의 공연 영상화 지원’, ‘공연콘텐츠 유통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구축 및 확대’ 등 전면적 비대면 예술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정책이 학계와 예술 생태계에서의 충분한 논의 없이 급작스럽게 진행됨에 따라 예술 생태계 내 다양한 주체들의 선호 및 역량에 대한 고려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먼저, 공연예술 분야에서 온라인 콘텐츠 제작의 여러 어려움이 보고되고 있는데(양혜원 외, 2020), 개인 수준에서 예술인 사이의 디지털 기기 확보 및 기술 활용 역량에 따라 지원사업 수혜의 자격요건 충족 부담이 제기된다(금현섭ㆍ외, 2022). 또, 공공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유통 여건이 열악한 민간 영역의 경우, 지원사업 수혜 여부에 따라 이들 사이의 인프라 및 재원 격차가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금현섭 외, 2022). 이렇게 공연예술현장에서 기술 활용이 아직 낯선 상황은 예술의 온라인 향유 및 콘텐츠 지원정책 설계에 고려할 점이 많은 현실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공연예술 생태계 내 수요에 맞춰 정책적 지원이 구성되어야 할 근거가 된다.

그뿐 아니라 정부의 온라인 공연예술 지원정책의 목표가 현장 공연예술의 활성화 기제이자 보완재 구축에 있는지, 아니면 ‘온라인 공연예술’이라는 또 다른 창작 장르 개척(대체재)에 있는지 모호하다는 지적 역시 제기할 수 있다. 만일 그간 정부에서 산업화 관점 하에 콘텐츠 분야를 지원·육성해 온 것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에도 유사한 접근을 취한다고 해도, 현장성이 강조되는 공연예술 활성화와 새로운 창작 장르의 개척을 동시에 진행시 양자에 대한 정책지원은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한편, 이러한 우려와 별개로 온라인에서의 공연예술 향유나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 예상되며,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예술활동에 대한 정부 지원도 꾸준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보다 효과적인 지원정책 설계·집행을 위한 고려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공연예술 생태계 내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화에 대한 정책수요 파악 및 이에 대응하는 정책 방향 설정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를 제작하는 작업방식이 종전의 대면 공연 작업방식과 어떠한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지, 특히 작업 단계별 혹은 단계 간 연계에 있어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의 공연예술 지원정책과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지원정책 사이에 어떠한 차별성을 갖고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으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작업방식의 특성을 고려할 때, 새롭게 혹은 강화된 정책수요가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는 창작자, 제작자, 기획자 등 공연예술 생태계 내 주요 행위자들이 온라인 공연예술 작품을 생산(창작)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정책지원 수단을 파악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정책수단이 모색된다면 현장 수요를 반영해 보다 체감도 높은 지원정책 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을 설계·집행하는데 있어 물적·인적 자원이 항상 제한적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보다 현실적인 정책 대안 제시는 정책수단 간의 우선순위를 설정해 점진적 지원에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본 연구는 델파이 방법론을 활용하여 공연예술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주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작업방식의 특성 및 이에 기반한 정책수요, 그리고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과제를 도출해 향후 정부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Ⅱ. 선행연구 및 이론적 배경

1.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의 개념

콘텐츠산업진흥법(법률 제18782호, 2022. 1. 18. 일부개정) 제2조1항에 따르면 ‘콘텐츠는 부호, 문자, 도형, 색채, 음성, 음향, 이미지 및 영상 등(이들의 복합체를 포함)의 자료 또는 정보’를 말한다.1) 디지털화 여부를 기준으로 콘텐츠를 구분하면 아날로그 콘텐츠와 디지털 콘텐츠로 나눌 수 있는데(손경한·박진아, 2009), 인터넷, 모바일 등의 매체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접근 가능한 디지털화된 콘텐츠를 온라인 콘텐츠로 일컫는다(금현섭 외, 2022).

콘텐츠는 원천 자료의 성향과 자료의 조합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공연예술을 재료로 하여 공연예술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공연예술(performing art)은 실연자와 관객이 같은 시간과 공간(주로 무대)을 공유하면서 그 자리에서 작품의 실체를 만들어가는 모든 형태의 예술이다(금현섭 외, 2022). 장르로서 공연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는 공연법(법률 제18855호, 2022.5.3. 일부개정) 제2조1항에 따르면 ‘“공연”이란 음악·무용·연극·뮤지컬·연예·국악·곡예 등 예술적 관람물을 실연에 의하여 공중에게 관람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때 공연예술 콘텐츠가 디지털화되어 온라인에서 유통된다면,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논의들을 고려하여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를 ‘공중의 관람을 위해 무대에서 실연한 예술적 표현을 디지털화를 통해 온라인 매체로 접근할 수 있도록 제작한 콘텐츠’로 정의하고자 한다.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는 중계방식과 상영방식에 따라 구분해 볼 수 있는데(김규진·나윤빈, 2020; 금현섭 외, 2022), 생방송 중계와 녹화물 편집본 중계, 그리고 오프라인 극장 상영과 미디어 플랫폼 상영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라고 하면 기록, 보관을 목적으로 제작한 영상이나 온라인 상영을 전제로 제작한 실황 영상을 들 수 있지만, 그 외에도 공연 현장 영상, 리허설 영상, 공연 하이라이트 편집영상, 비하인드 영상 등 기획 여하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이러한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의 관람은 주로 영상 저작물을 유료 송출하거나 배포하는 방법에 따라 스트리밍과 다운로드하여 저장한 영상을 재생하는 두 종류(백선혜 외, 2020)로서 관람자가 선호하는 온라인 매체를 선택하여 이루어진다.

2.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에 대한 지원정책
1) 정책적 지원의 배경

시각예술분야에서 아카이브를 필두로 온라인 전시 등을 진행하며, 기록과 활용을 목적으로 한 시각예술 작업들의 온라인 콘텐츠를 많이 생산해 왔던 것과 비교하여, 공연예술에서의 콘텐츠는 홍보영상이나 공연실황(이관영 외, 2022)을 제작하여 보관하는 등 공연을 보조하거나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관점에서의 접근을 해왔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는 공연예술 장르 특성상 현장성이 중요하게 여겨져 왔고, 그간 현장감에 높은 가치를 부여해왔기 때문에 타 산업이나 장르에 대비하여 디지털 접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오지 않았다(김성태 외, 2021). 정부도 이런 흐름을 벗어나지 않았는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전통공연을 기반으로 한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을 2000년대부터 수행해 오면서 기록과 보존에 집중하였고, 여타 예술작품들의 온라인 아카이브화 사업들에서도 기록과 보존, 연구를 목표로 해 왔다.

물론 전 세계적 경제침체와 기술발달로 인해 공연예술분야에서도 콘텐츠화를 통한 시장 형성이 시도되어 왔다. 2006년 시작한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The Met Live in HD, 2009년부터 운영한 영국 국립극장의 NT Live, 2013년부터 한국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한 SAC on Screen 등 작품에 대한 기록, 보관용 영상뿐 아니라, 매체를 통해 감상할 공연영상을 제작하여 제공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자 속출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가 더해져 현장공연이 어렵게 되자 유료 온라인 공연, 영상송출용 공연의 제작이 본격화되었다. 온라인 영역에서의 공연예술활동을 통해 관람자와 소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났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공연예술에 대한 온라인 콘텐츠 형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2) 정책들의 내용과 특징

2020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외교부 합동으로 ‘코로나 일상 속 비대면 예술 지원방안’을 제시하면서 정부 차원의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에 대한 정책지원이 본격화되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문화예술분야 중 공연예술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판단하고, 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함께 공연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며, 비대면을 통한 공연,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유통구조의 형성을 시도하였다(관계부처 합동, 2020). 이러한 시도로서 온라인 콘텐츠의 제작, 공연 영상화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정책들이 시행되었다. 특히 2022.5.3. 공연법의 개정으로 온라인 공연예술의 장려와 지원이 명시되었으며, 2) 각 공공기관에서 온라인 공연예술과 관련한 공모사업들도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① 온라인 콘텐츠의 제작 지원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은 2020년 광역문화재단이 주관하여 시작한 사업으로, 2021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수행 중이다. 온라인 예술콘텐츠 제작 지원을 통해 온라인에서의 예술 창작역량을 강화하고, 확산지원을 통해 선순환적 온라인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3) 코로나로 인한 공연장 및 전시장 휴관이 많았던 2020년에는 총 122억 원, 2021년부터는 매년 약 40억 원을 들여 기초예술분야 전 장르에 걸쳐 예술인, 예술단체 및 기업의 온라인 예술활동 상황과 목적에 따라 콘텐츠 창작(진입/성장) 약 130여건, 확산 서비스(매개/수익) 약 10건에 대해 각 건당 사업경비를 1천~7천만 원까지 다양한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사업을 통해 다양한 장르에서의 온라인 예술콘텐츠 제작과 확산 활성화, 플랫폼의 예술서비스 개발을 촉진한다.

② 공연 영상화 지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에서 잠재적 관람객에 대한 공연 접근성 확보를 위해 공연의 영상화를 지원하는 사업들이 생겨났다. 공연 영상화를 지원하는 사업의 주관 및 운영주체는 다양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영상제작지원사업), 예술의전당(영상화 사업), 국립국악원(국악 아티스트 랩) 등 국가단위 기관부터 서울시(공연회생업프로젝트), 광역 및 기초 문화재단 등 지자체 단위,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콘텐츠 음원·영상제작지원), 오아라이브(공연예술영상화지원),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공연의 영상화 지원사업) 등 민간에서도 예술가와 예술단체에 대한 공연 영상화 지원 사업을 추진하였다. 자체 공연을 영상화하여 공유하는 국립극장(가장 가까운 국립극장), 국립극단(온라인극장) 등의 사업들도 늘어났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영상제작지원사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새롭게 부각하고 있는 문화예술플랫폼을 통해 공연영상을 유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2021년에는 최근 5개년간 올해의 신작,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작 중 재공연 혹은 무관중 공연이 가능한 10건에 대해 총 1억 2천만 원을 지원하여 공연실황영상을 제작하였다.4)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유사한 사업으로 ‘아르코 온라인 극장’도 진행하는데, 20편 내외의 공연실황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아르코 온라인 극장’을 통해 상영하고, 아카이브로 남긴다. 참여 개인 및 단체에게는 촬영한 공연실황, 사전 홍보, 하이라이트의 파일을 제공한다.

3)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지원의 예상 성과

앞서 지원사업들과 관련하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아르코 온라인 극장’이라는 공연영상 플랫폼을 만들고,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을 통해서는 상용하는 공연영상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며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의 유통, 소비의 순환을 고려하고 있었다. 즉, 사업적 관점에서 온라인에서 유통될 공연예술 콘텐츠에 대해 가치사슬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로 예술분야의 활동이 거의 멈추었을 때 국가 차원에서 시작한 지원정책은 공공기관 및 민간에서도 유사한 지원을 수행하도록 하는 낙수 효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지원들을 통해 온라인에서의 송출을 염두에 둔 공연들이 탄생하였고, 다양한 공연과 시도들이 영상으로 남았으며, 여러 영상 플랫폼들이 개발되어 공연예술 활동의 확장에 기여하였다.

3. 비판적 논의
1)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에 대한 충분한 수요 파악의 부족

긍정적인 측면들에도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에 대한 지원에 여러 이슈들이 존재한다. 공연예술을 온라인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콘텐츠화하는 과정에 대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지만, 잠재 관람자들이 공연예술을 온라인에서 관람하고 싶은지, 어떤 매체와 플랫폼을 선호하는지 등 기본적 수요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공연 영상의 양적 확장에 집중하였다는 인상이 강하다. 이는 대부분의 정책이 코로나19 이후 급하게 생성되고 지원이 이루어진 데 기인하는데, 특히 공연예술 관련한 지원사업의 목표가 모호한 상태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이관영 외, 2022).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의 문화예술향유에 집중한 나머지 충분한 고려 및 중장기적 태도가 부족했다는 평가로도 이어진다(금현섭 외, 2022; 이관영 외, 2022). 실제로 현재는 지원을 통해 제작한 공연영상을 정부 플랫폼에 업로드하여 제공하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해당 플랫폼에 대한 관람자의 인지도, 만족도 및 관람 행태에 대한 분석까지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금현섭 외, 2022).

한편, 공연예술의 현장성이 콘텐츠와 향유 방식을 한정해야 하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충분한 논의 없이 산업적 접근이 이루어져서, 공연예술에 대해서는 현장/대면 관람에 대한 인식이 강하고, 공연예술의 관람 기반이 튼튼하지 못할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실제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제작 자체에 부정적 의견도 적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가장 우려한 지점은 콘텐츠의 현장성 부족과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관람자가 현장 공연 관람자로 유입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김성태 외, 2021; 양혜원 외, 2020). 공연장르에 익숙하지 않았던 이들이 특히 공연장에서 유료로 공연을 관람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백선혜 외, 2020).

당초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예술 지원은 뉴딜의 일환으로서 문화예술향유가 저조해질 것을 고려하여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원정책을 통해 온라인에서의 예술향유 활성화를 유도한 것일 수도 있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정부의 예술 정책 기조에서 빠지지 않았던 것은 예술가의 창작활동 지원과 문화의 산업화 및 육성이었다(2000-2023, 문화체육관광부 업무계획 참조). 특히 문화산업 분야의 방향성을 ‘국가주도 민간추수’에서 ‘민간자율 국가지원’으로 변환하고자 노력해 왔지만, 이를 달성하는 것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김명수·김자영, 2018), 정부는 예술가의 불안정한 생계와 예술적 수월성을 고려하면서도 예술의 공급과 수요 사이에는 이를 이어주는 유통을 지원하는 등 산업적 관점을 갖고 예술 가치사슬 각 단계에 대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하여 예술활동의 활성화를 도모해 왔다. 그러다보니 가치사슬 내 행위자들 간의 상호작용보다 정부의 영향이 크게 나타나, 문화 영역 가치사슬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거버넌스 주도체로서 정부의 역할이 꾸준히 중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생겼다. 그리고 이 과정은 충분한 논의를 거칠 시간을 갖지 않고 급하게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은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를 마치 공공서비스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공급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에 가깝다.

하지만 정부의 영향력으로 인해 ‘온라인’에서의 향유를 전제로 하는 공연예술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도 가능한 상황이다. 온라인 예술과 현장 예술의 차이가 꾸준히 지적되어 오고 있는 것은(김덕은, 2020), 공연예술의 현장감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이는 발터 벤야민이 주장한 직접 원본을 만나서 경험하는 아우라에 가치를 두는 관점과 관련이 있다. 현장감은 공연예술영상에서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우며, 이 점 때문에 공연예술을 원천으로 하는 콘텐츠를 공연예술과는 다른 장르로 인식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에 공연예술의 현장성과 온라인에서의 공연 경험에 대해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다른 예술장르로서 접근하자는 의견과 가능한 현장감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적, 기획적 노력을 하자는 의견(이지훈, 2021)이 공존한다. 그러나 온라인/비대면 콘텐츠와 관련한 어려움에 대한 설문에서 예술가들은 제작비용 조달(44%), 장비조달(38.2%), 전문인력(32.8%) 등 제작시의 난점을 가장 많이 꼽았는데(양혜원 외, 2020), 이는 지금까지 공연예술은 영상화에 기술과 노력, 자원을 많이 배분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리터러시가 부족하거나, 자원의 조달이 어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원확보가 가능한 예술단체나 공공기관과 그렇지 않은 예술단체들과 격차를 만들 수도 있다.

2)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에 대한 가치사슬 프레임의 적용

그간 산업 측면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획부터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전(全) 단계에 대한 논의에 가치사슬(value chain)을 활용한 연구가 이어져 왔다. 가치사슬은 어떤 제품 또는 서비스의 기획-생산-유통 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이용 후 처리되기까지의 모든 활동 범위를 의미한다(Kaplinsky & Morris, 2001; 이유선, 2021 재인용). 가치사슬을 활용한 분석은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활동들을 단계별로 구분하여 지도화함으로써 각 단계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개별 활동이 갖는 경쟁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생산자(공급자), 중개자, 유통자, 소비자, 관련 기관(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상호작용하는 생태계를 이해하고자 할 때 가치사슬 분석이 효과적인 분석틀로 널리 활용되어 왔다(금현섭 외, 2022).

이러한 접근은 문화산업과 예술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닌데, 특히 예술 분야에 비해 일찍 산업화가 진행된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주로 가치사슬 접근 방식을 따른 연구들이 이루어져왔다. 콘텐츠를 산업의 측면에서 육성하고자 하는 관점에서 대체로 문화콘텐츠산업 진흥 정책에 대한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으며, 가치사슬에 따른 지원단계에 대해 정책방향을 제시해 왔다(김규찬, 2012; 최진호·권호영, 2018 재인용). 한편, 정부의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 지원 사업 역시 창작과 확산 부문으로 구분하여 지원하고 있는데. 이 역시 가치사슬 접근 방식을 유지하는 관점이라 볼 수 있다.

EU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가치사슬을 크게 콘텐츠, 패키징, 배포로 구분하였으며(EU, 2002), 예술의 산업화 관점에서 가치사슬별 정책 대상을 기획/창작(예술가, 예술단체, 기획자, 창작기관 등), 제작(제작사, 예술단체, 제작기관 등), 유통(공연장, 미술관 등), 소비(관람객, 소비자)로 구분했으며(구문모, 2017), 산업화 단계에 들어서지 않은 예술가 개인 또는 소규모 단체의 예술활동에 초점을 맞춰 기획, 창작, 제작의 세 영역을 통합하여 창작 및 제작의 단계로 포괄해 살펴보기도 하였다(이유선 외, 2021). 그밖에도 예술 생태계에서의 활동을 가치사슬을 활용해 기획(소재 공급자), 창작(작가, 연주자 등 장르별 창작자), 제작(극단, 무용단 등 예술단체), 유통(미술관, 극장 등), 소비/향유(관객)의 5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하기도 하였다(정종은, 2014).

이러한 연구들과 제안들은 가치사슬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진 단계로 연계된 모습을 가지고 있을 것을 전제하고 있다. 공연예술 콘텐츠에 대해서는 온라인 유통 방안(박상순, 2022), 공연예술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 방안(송은아, 2020) 등을 살펴보며 유통과 소비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맥락에서 공연예술콘텐츠의 적극적 구성 및 지원활동 자체가 수 년 이내의 일로 논의가 많지 않지만, 대체로 공연예술에 대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유통, 향유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국립문화예술기관을 대상으로 온라인 콘텐츠의 생산·유통·활용 플랫폼 구조의 변화를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비교함으로써 살펴보며 환경변화에 따른 가치사슬별 운영의 변화를 고려해 보기도 했다(김면·노수경, 2021). 또한 문화산업적 관점에 기반한 가치사슬별로 온라인 예술 콘텐츠의 운용에 대해 접근해 왔다(김면·노수경, 2021).

그러나 현재 정책에서 고려하고 있는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의 가치사슬이 파이프라인처럼 이어져온 모습이 아니라 온라인이라는 향유 매체의 특성과 연계하여 오히려 단계가 네트워크를 이루며 수평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사슬의 단계별 상호작용이 긴밀해지고 다방향적 진행이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방식의 활용이 많아지고 있다(UNESCO,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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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디지털 기술로 인한 문화 가치 사슬의 전환(UNESCO, 2017: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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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사슬 내 행위자들은 영향력 수준에 따라 위계를 형성하며 일방적 진행단계를 보여왔지만 최근 들어 가치사슬의 거버넌스에서 위계가 줄어들고 공급자와 구매자의 힘의 불균형이 완화되는 경향성이 포착되었다(구지영, 2022). 행위자들이 참여하는 산업 차원의 단계에서 보더라도, 실제로 공연예술콘텐츠가 기존 공연장에서의 제작유통 환경을 벗어나고 있으며, 창작자, 향유, 유통구조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평가이다(허난영, 2016). 그렇다면 문화 영역 가치사슬의 개별 수직구조가 수평구조로 전환되고 네트워크식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치사슬의 구조는 현재의 산업적 관점에 따른 지원 프레임에서 반영하고 있지 않은 데, 그 예로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가 경제적으로 성업하기를 바라며 산업의 관점에서 가치사슬적 접근을 시도하면서도, 시장의 형성과 소비자를 만들어내는 유료서비스 확장에 대해서 중장기적 접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정책사업이 현장에서 제작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순환을 고려하고 있지만, 소비와 관련한 정책지원이 제작만큼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아왔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은 지원을 통해 구축한 콘텐츠를 공공 온라인 플랫폼에 업로드하여 무료 공개하는데, 창작자와 제작자의 수익 창출에 대해서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금현섭 외, 2022).

그간 국내외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 향유의 성공사례들(영국 국립극장의 NT live, 한국 예술의전당의 SAC on Screen)은 긴 시간 국가자원의 지원과 기획을 통해 이루어진 성과이지만 이를 짧은 시간에 유사한 수준으로 달성하고자 하니 어려움이 따른다. 예산을 들이는 만큼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의 가치사슬이 현실에서 어떤 모양으로 연계되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제기된다.

4. 연구가설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와 관련한 논의들의 바탕에는 어떤 수요가 존재하는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공연예술의 콘텐츠화이고 이에 대한 지원인지, 그리고 특히 현재 상황에서 어떤 정책수단이 필요하며 어떤 지점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들이 녹아 있지만, 그간 충분한 논의는 부족했다. 환경변화에 따른 정책 대응과 함께 공연예술의 온라인 향유에 대한 학계 논의도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연예술콘텐츠 자체에 대한 논의와 수요, 지원의 목적에 대한 질문이 적극적으로 제기되어야 한다. 정책적 지원이 당면 과제의 해결과 항상 문제가 되는 국민의 예술 향유를 위해 이루어져 오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정책내용은 정책대상자와 관련 행위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이나 방법들을 간과해 왔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까지와 같이 산업관점의 가치사슬에서 제작에 힘쓸 시 자연히 유통도, 소비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공급자적 지원 방식이 현재 상황을 반영하는 적절한 방식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를 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여기에서 가치사슬의 모습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어떤 형식의 네트워크와 플랫폼이 형성되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제기된다. 창작과 제작, 유통과 소비가 구분되기보다는 함께 진행된다면, 각 사슬의 관계가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의 시급성과 필요성의 구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형성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시장은 금방 사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점점 발전해 나갈 가능성도 있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의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지원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공연예술의 온라인 콘텐츠화 과정에서 수요, 목적, 도움이 필요한 단계에 대한 논의들은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의 수요와 활용의 근본 문제와 거버넌스의 주요 행위자로서 정부의 역할을 돌아보도록 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이는 앞으로의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의 향방을 나누게 될 것이므로 집중적으로 판단해 볼 필요성이 크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제작과 활용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얼마나 지원 보완되어야 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

연구문제 1. 가치사슬 단계간 상호작용 측면에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작업 방식은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가?

연구문제 2.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에 대한 정책적 수요는 무엇일까?

연구문제 3.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지원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Ⅲ. 연구설계

1. 자료수집
1) 델파이(Delphi) 기법

델파이 기법은 1940년대 미국 RAND 연구소에서 최초로 개발된 조사방법으로, 정책결정이나 사업기획을 위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특히, 내용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거나 일정한 합의점에 달하지 못한 내용에 대해 수차례에 걸친 전문가들의 의견조사를 통해 합의된 내용을 얻는 방법으로 이는 대면방식의 그룹 활동과 구별된다.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콘텐츠산업 지원정책 방향 탐색(최진호, 권호영, 2018) 등에서 델파이 방법을 활용해 왔는데, 본 연구에서도 공연예술의 온라인 콘텐츠화를 산업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으므로 제작과 유통, 소비 단계에서의 정부역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델파이 방법을 이용하고자 한다.

2) 자료수집 대상

델파이 조사를 통해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제작·유통 지원사업의 한계 또는 문제점을 묻고, 제도 개선 수요를 파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델파이 조사 대상자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제작·유통의 경험이 있는 현장 전문가 또는 문화정책에 대한 식견이 높은 학계·실무진 등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2022.9-2022.11 사이 총 3차례 조사를 수행하였으며, 회차별로 목적과 내용에 있어 차이를 두었다. 공연예술의 다양한 장르적 성향을 고려하고자 공연예술 콘텐츠 제작 혹은 유통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무용과 연극 분야의 기획, 창작, 비평 등을 정책적 제안과 응답의 전문성을 더하고자 정책 전문가를 포함하였고, 무용, 연극 등의 공연 영상을 주로 제작해온 영상 전문가에게도 질문을 하였다. 무용과 연극 이외에도 음악, 뮤지컬, 혼합장르 등 여러 분야에서 공연예술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나, 본 연구에서는 특히 현장감을 강조해 오며 정책사업에 민감하게 반응한 무용과 연극 분야의 전문가를 선정하였다. 대상자의 특성은 <표 1>과 같다.

표 1. 델파이 조사 대상자
응답자 직업/소속 경력 기간
A 기획자/예술단체 5년
B 연구자/연구원 12년
C 창작·기획자/영상 관련 업체대표 9년
D 창작·기획자/국제협회회장 25년
E 창작자/예술단체 15년
F 창작자/프리랜서 10년
G 변호사/법무법인 14년
H 창작자/예술단체 8년
I 극작가/프리랜서 7년
J 연구자/대학 2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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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사내용 및 절차

1차 조사 목적은 온라인 예술 콘텐츠 제작·유통을 둘러싼 전반적인 차원에서 기초의견을 취합하는 데 있어, 이에 적합한 개방형 설문을 설계하였으며, 법·정책적 현황에 관한 참고자료를 첨부한 뒤 현 제도적 접근의 한계와 온라인 콘텐츠 작업이 가져온 공연예술 생태계의 변화를 가치사슬 단계별로 질문하였다. 2차 조사의 경우, 기초의견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제작·유통 지원사업의 주요 한계 및 제도적 개선과제를 도출한 뒤, 각각의 사안에 대해 심각성과 시급성을 묻는 폐쇄형 설문을 설계하여 진행하였다. 3차 조사의 경우, 온라인 예술 콘텐츠 지원을 위한 법·정책적 개선과제의 우선순위를 도출하기 위해 상·하위수준 내의 요소별 쌍대비교 문항을 설계하여 진행하였다.

표 2. 델파이 조사 절차별 목적 및 내용
조사 목적 조사내용
1차 기초의견 조사 개방형 설문
2차 1차 의견 수렴 폐쇄형 설문(심각성, 시급성)
3차 최종 의견 수렴 쌍대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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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문제와 분석방법

본 연구는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작업 방식, 제작 과정에서의 정책 수요, 지원을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도출하고 심각성-시급성 분석을 통한 사안별 정책문제로서의 중요도를 파악해 보고자 하였다. 델파이 2차 조사에서 각 사안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측정하였고, 이를 토대로 사안별로 응답자들의 심각성과 시급성의 평균값을 계산하여 사안 간 상대적 위치를 도식화함으로써 정책문제로서의 중요도를 파악했다. 델파이 2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집단의 의견 수렴을 위해 AHP 방법론5)을 활용하여 사안 간 상대적 중요도를 가중치로 산출하여 제도적(입법·정책) 개선과제의 우선순위를 도출하였다. 연구문제와 그에 따른 자료 조사, 분석방법은 <표 3>과 내용과 같다.

표 3. 연구문제와 연구방법
연구문제 조사방식 분석방법
가치사슬 단계간 상호작용 측면에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작업 방식은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는가? 2차 델파이 (폐쇄형 설문) 빈도분석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에 대한 정책적 수요는 무엇일까? IPA 분석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지원을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3차 델파이 (쌍대비교) AHP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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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연구결과

1. 디지털 전환 이후 공연예술 생태계와 정책 수요 변화
1) 디지털 전환 이후 공연예술 생태계 변화: 가치사슬 단계간 연계성 강화

무대 중심의 공연이 온라인 콘텐츠 제작·유통·상영 등과 같이 디지털화라는 전환 국면을 맞으면서 종전과 달리 공연예술 생태계에서 작업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겨났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현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제작 방식과 비교할 때, 온라인 예술 콘텐츠 작업 과정에서 ① 특별히 협업 빈도가 더욱 잦아진 단계 유형의 조합이 무엇인지, ② 향후 행위자간의 연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단계 유형의 조합이 무엇인지’ 묻고 1·2순위 응답 빈도의 합산 비중을 산출해 디지털 전환 흐름 이후 공연예술 생태계 내 변화의 구체적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온라인 제작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협업 빈도가 잦아진 유형은 ‘창작-제작(35%)’, ‘제작-유통(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향유)-제작(0%)’, ‘창작-유통(5%)’ 단계 간 협업 빈도 변화에 대해서는 현장 전문가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예술가들이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를 구현하는 방식이 유통 채널을 오프라인(무대)에서 온라인으로 변환하는 물리적 전환에 그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특히, 오프라인 공연을 그대로 녹화하거나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영상을 송출하는 것이 온라인 콘텐츠의 주요 활용 방식이라는 조사 결과(양혜원 외, 2020)가 이를 뒷받침한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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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디지털 전환 이후 공연 예술계 내 가치사슬 단계간 협업 변화(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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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향후 생태계 내 행위자간 연계성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가치사슬 단계 유형으로 ‘제작-유통(40%)’이 가장 높은 응답 비중을 차지하였고, 나머지 ‘창작-제작’, ‘유통-소비(향유)’, ‘소비(향유)-창작’, ‘창작-유통’은 15% 응답 비중을 보였다. 한편 ‘소비(향유)-제작’ 간의 행위자간 연계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현장 전문가는 없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보완하여 연구될 필요가 있지만,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가 소비자의 선호 및 소비 형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선행연구의 지적을 현장 전문가 인식을 통해서도 확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 디지털 전환 이후 정책 수요 변화: 추가 지원이 필요한 가치사슬 단계 유형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디지털 전환 흐름이 공연예술 생태계에도 유입되면서 작업과정에서 가치사슬 단계간 연계성이 강화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앞으로도 행위자간 연계성 강화는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본 연구는 가치사슬 단계별로 이루어지던 이전의 분절적 작업 방식과 달리 단계 구분을 넘어선 행위자간 협업 방식이 확산되는 변화 속에서 정부가 시급하게 추가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는 가치사슬 단계 유형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조사 결과, ‘제작-유통(30%)’ 과 ‘창작-제작(25%)’에 대한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는 응답비중이 가장 컸다([그림 3]). 이는 앞서 공연예술의 온라인 콘텐츠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치사슬단계 간 협업 방식의 변화 양상과 조응한다. 다만, 눈여겨 볼 점은 ‘소비(향유)-제작’단계 간 연계 부문에 대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작지만 존재했다는 점이다. 이는 공연예술생태계 내 행위자간 협업 방식의 변화에 있어서는 고려되지 않고 있지만, 정책 차원에서 다뤄질 필요가 있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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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디지털 전환 이후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한 영역(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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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온라인 예술콘텐츠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앞서 온라인 공연예술콘텐츠 작업의 경우, 가치사슬 단계간 연계성이 강화된다는 특징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제작과 유통단계의 협업 빈도가 강화되었으며 향후에도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현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무엇이 있을까? 본 연구는 연구질문 2에 해당하는 정책 수요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공연예술 생태계 내의 변화와 변화가 일으키는 현상을 구체적으로 포착하기 위해 온라인 예술콘텐츠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개방형 설문으로 진행된 1차 델파이 조사 당시 제기된 문제점을 토대로 2차 델파이에서는 각 문제점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재차 물어 현재 온라인 예술콘텐츠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의 상대적 비교를 시도하였다. 이는 오프라인 공연작품 작업 과정과 달리 특별히 더 문제가 되거나 새롭게 문제로 대두되는 사안들의 그 경중을 비교함으로써 온라인 공연예술 지원의 새로운 정책 수요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1차 델파이 조사결과, 총 18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었는데, 이 문제점들은 다시 제작, 유통, 소비 단계별로 각각 6개, 7개, 5개로 구분된다. 2차 델파이 조사에서는 5점 척도를 활용해 각 문제점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측정하였고, 심각성과 시급성의 평균을 기준으로 사분면을 분할하였다. 또, 이들 사분면에 각 문제점의 좌표를 찍어 문제간의 상대 비교를 진행하였다.

분석결과, 문제의 심각성과 문제해결의 시급성 수준 모두 평균 이상인 1사분면에는 제작과 유통단계에서 제기되는 문제점들이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작업 방식의 경우, 제작과 유통단계 내 행위자들 간의 협업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협업 과정이 원활하기 보다는 여러 어려움이 산재해 있음을 암시한다. 동시에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점들과 문제점 사이의 우선순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이라는 유통 채널의 전환이 가져오는 구체적인 문제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그림 4], <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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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IPA 분석: 온라인 공연콘텐츠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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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온라인 공연콘텐츠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단계 우선 순위 문제점 심각성 시급성
제작 1 홍보 및 마케팅의 한계 4.5 4.4
3 저작권이 누구에게 어디까지 귀속되는지 불분명 4.2 4.5
6 수익배분 구조에 대한 기준이 불분명 4.2 4.1
8 작품의 무단복제 4.0 3.9
9 예술가들의 기술 이해 부족 4.0 3.6
14 예술작품의 콘텐츠화 범위 설정 불분명 3.5 3.6
유통 2 적절한 플랫폼 부족으로 작품 노출이 어려움 4.5 4.4
4 저작권 귀속 비율 기준 불분명 4.2 4.3
5 작품의 불법복제·유통과 관련해 저작권 침해 4.1 4.2
7 수익 발생 시 이해관계자 범위의 설정 불분명 4.2 4.1
11 온라인 공연에 대한 참여 의사가 다를 경우의 사례비 문제 3.7 3.7
12 흥미 위주 콘텐츠만 인기를 끌 경우 예술콘텐츠의 결핍 심화 가능성 3.8 3.5
18 온라인 작품 발표시 창작자의 의도 훼손 가능성 3.6 3.4
소비 10 예술의 현장성, 아우라에 대한 몰이해 및 공연예술 장르 본질 이해 부족 3.8 3.7
13 반복 유통에 따른 작품 제작 참여자들의 사례비 문제 3.5 3.7
15 온라인 작품 감상에 많은 에너지 요구(무겁고, 지루) 3.8 3.3
16 오프라인에서의 공연이 사람을 모일 수 있게 함 3.3 3.7
17 작품의 무분별한 소진 3.4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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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온라인 공연콘텐츠에 대한 ‘1.홍보 및 마케팅의 한계(4.5, 4.4)’, ‘2. 적절한 플랫폼 부족으로 인한 작품 노출의 어려움(4.5, 4.4)’은 동일한 좌표에 자리 잡아 현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이자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3순위~8순위까지 저작권 범위 및 귀속 비율 문제, 수익 배분 문제가 제작·유통 단계에서 제기되었고, 이들 역시 1사분면에 자리해 현장에서는 심각한 문제이자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소비 단계와 관련된 문제점들은 모두 평균 이하의 심각성과 시급성 수준으로 3사분면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기된 주요 문제는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가 현장성과 아우라를 특징으로 하는 대면 공연예술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에서 기인하는 우려와 한계들이었으며, 온라인 공연콘텐츠가 확산·재생산되는 과정에서 제작 참여자들의 사례비 문제 등이 포함되었다. 또, 예술작품의 콘텐츠화 범위 설정이 불분명하다는 문제제기는 2020년 예술가 대상 설문에서 온라인 예술프로젝트 경험하지 않은 예술가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예술작업을 온라인이나 비대면 콘텐츠로 만드는데 적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는 응답이 44%로 높게 나타난 것(양혜원 외, 2020)과 맥락을 같이 한다.

마지막으로 4사분면에 단독으로 위치한 문제점도 있었는데, 제작단계에서 발생하는 예술가들의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이 바로 그것이다. 이 문제의 심각성은 평균 수준을 상회하지만 정책으로 해결해야 하는 대상으로서의 시급성은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3. 온라인 예술콘텐츠 지원정책에 대한 정책 수요

앞서 디지털 전환이라는 환경 변화로 인해 온라인 공연콘텐츠 작업이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공연예술 생태계의 변화와 이전과 달라진 작업 방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았다면, 여기서는 온라인 공연콘텐츠 지원정책에 대한 정책 수요를 살펴보고자 한다([그림 5], <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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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IPA 분석: 온라인 공연콘텐츠 지원정책에 대한 정책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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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온라인 공연콘텐츠 지원정책에 대한 정책 수요
정책 수요 필요성 시급성
1 온라인 예술 콘텐츠 플랫폼 구축 및 시스템 고도화 4.5 4.2
2 예술노동에 대한 합리적 보상 체계 마련(저작권, 초상권 보장 등) 4.3 4.2
3 온라인 콘텐츠 제작비 고려한 지원 규모 현실화 4.2 4.1
4 온라인 콘텐츠 유통 및 홍보 전문 인력 양성 4.1 4.2
5 협업을 위한 전문가(촬영감독, 제작자, 창작자, 실연가 등) 네트워킹 지원 3.8 4.1
6 중소규모 민간예술단체에 대한 정책 접근성 제고 4.1 3.8
7 새로운 기술 활용 역량 함양을 위한 예술인 성장 지원 4.0 3.8
8 지원정책의 접근성 및 형평성 제고 3.7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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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성과 시급성 모두 평균 수준을 상회해 우선적으로 다뤄져야할 필요가 있는 정책 수요로는 ‘온라인 예술 콘텐츠 플랫폼 구축 및 시스템 고도화(4.5, 4.2)’, ‘예술노동에 대한 합리적 보상체계 마련(4.3, 4.2)’, ‘온라인 콘텐츠 제작비 고려한 지원 규모 현실화(4.2, 4.1)’가 제기되었다.6)

한편, 필요성보다는 상대적으로 시급하게 검토되어야 하는 정책 수단으로 ‘협업을 위한 전문가 간 네트워킹 지원(3.8, 4.1)’이 도출되었는데, 이는 앞서 오프라인 공연 작업방식에 비해 가치사슬 내 사슬 간의 상호 협업 빈도가 활발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협업의 기회 마련 혹은 보다 나은 협업을 위한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지원이 정책적으로 뒷받침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필요성과 시급성 모두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정책 수단으로는 ‘새로운 기술 활용 역량 함양을 위한 예술인 성장 지원(4.0, 3.8)’, ‘지원정책의 접근성 및 형평성 제고(3.7, 3.8)’가 꼽혔다.

마지막으로 필요성은 평균 수준이지만, 시급성에 대한 판단이 갈린 정책 수요가 있었는데, 바로 ‘온라인 콘텐츠 유통 및 홍보 전문 인력 양성(4.1, 4.2)’과 ‘중소규모 민간예술단체에 대한 정책 접근성 제고(4.1, 3.8)’였다. 전자의 경우 시급하게 다뤄져야할 사안으로, 후자의 경우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안으로 평가되었다.

4. 온라인 공연콘텐츠 지원에 있어 제도적 개선과제: AHP 분석 결과

일반적으로 제도적 개선은 두 가지 차원에서 고려될 수 있는데, 하나는 관련법에 대한 제·개정 즉, 입법 영역의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부 사업 수준에서 지원 방식 변화 등 정책 영역의 개선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온라인 공연콘텐츠 활성화 방안을 위한 제도적 개선과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제도적 개선과제별 중요도 및 우선순위를 종합한 결과, 상위수준에서 정책 영역(0.453)이 입법 영역(0.334)의 개선보다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6>).

표 6. (상위수준) 제도적 개선 영역의 상대적 중요도
상위수준 기준항목 중요도* 우선순위
제도 정책 영역 0.453 1
입법 영역 0.334 2

응답자의 상대적 중요도를 가중평균하여 도출함(이하 중요도 도출방식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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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책 영역에서 개선과제 우선순위

온라인 공연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정책 영역의 개선과제 간 상대적 중요도는 ‘중장기 발전방안 구축(0.254)’ → ‘다년간 지원(0.207)’ → ‘전반적 교육 지원(0.174)’ → ‘전반적 제작 지원(0.139)’ → ‘전반적 유통 지원(0.133)’ 순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중장기 발전방안 구축의 필요성과 다년간 지원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점은 단기 혹은 단타성 현행 온라인 공연콘텐츠 지원 방식과 달리 긴 호흡의 지원정책이 모색할 필요를 제기한다(<표 7>).

표 7. (하위수준) 정책 영역의 개선과제 간 상대적 중요도
개선과제 중요도 순위
중장기 발전방안 구축 0.254 1
다년간 지원 0.207 2
전반적 교육 지원(전문인력 교육양성, 컨설턴트 지원, 기획자 양성, 예술가 성장 시스템 구축 등) 0.174 3
전반적인 제작 지원(비용, 공간, 시설, 장비) 0.139 4
전반적인 유통 지원(플랫폼 구축, 홍보, 축제 등) 0.13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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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입법 영역에서 개선과제 우선순위

입법 영역에서 제기된 개선과제들 중 상대적 중요도를 비교한 결과(표 8),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법적 개념 확립 및 지원 근거 마련(0.318)’ → ‘저작권 분쟁 예방을 위한 계약서 내용 및 조건 구체화(0.218)’ → ‘제작자·창작자에 대한 법적 조호 강화(0.191)’ →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방·도용 등에 관한 법규 설정(0.152)’ 순으로 나타났다(<표 8>).

표 8. (하위수준) 입법 영역의 개선과제 간 상대적 중요도
개선과제 중요도 순위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법적 개념(예술, 예술인 등) 확립 및 지원 근거 마련 0.318 1
저작권 분쟁 예방을 위한 계약서 내용 및 조건 구체화 0.218 2
제작자·창작자에 대한 법적 보호 강화 0.191 3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방·도용 등에 관한 법규 설정 0.15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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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도적 개선과제 우선순위 종합

상위수준의 중요도 가중치를 고려해 하위수준 개선과제의 종합 순위를 도출한 결과, ‘중장기 발전방안 구축(0.115)’ →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법적 개념(예술, 예술인 등) 확립 및 지원 근거 마련(0.106)’ → ‘다년간 지원(0.094)’ → ‘전반적 교육지원(0.079)’ → ‘저작권 분쟁 예방을 위한 계약서 내용 및 조건 구체화(0.073)’ → ‘제작자·창작자에 대한 법적 보호 강화(0.064)’ → ‘전반적 제작 지원(0.063)’ → ‘전반적 유통 지원(0.060)’ →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방·도용 등에 관한 법규 설정(0.051)’ 순으로 나타났다(<표 9>).

표 9. 중요도 종합 분석 결과
(상위수준) 구분 (하위수준) 개선과제 종합
중요도 순위
정책 중장기 발전방안 구축 0.115 1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법적 개념(예술, 예술인 등) 확립 및 지원 근거 마련 0.106 2
정책 다년간 지원 0.094 3
정책 전반적 교육 지원(전문인력 교육양성, 컨설턴트 지원, 기획자 양성, 예술가 성장 시스템 구축 등) 0.079 4
저작권 분쟁 예방을 위한 계약서 내용 및 조건 구체화 0.073 5
제작자·창작자에 대한 법적 보호 강화 0.064 6
정책 전반적인 제작 지원(비용, 공간, 시설, 장비) 0.063 7
정책 전반적인 유통 지원(플랫폼 구축, 홍보, 축제 등) 0.060 8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방·도용 등에 관한 법규 설정 0.05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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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결론

본 연구는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의 제작과 활용 관련한 수요와 함께, 콘텐츠화 과정에서 정부가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 델파이 방법론을 활용하여 예술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보았다. 델파이 분석결과를 통해 아래와 같은 시사점이 도출되었다.

먼저,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화 과정에서 예술 생태계 내 협업 빈도는 종전보다도 ‘창작-제작’, ‘제작-유통’단계 행위자 사이에 빈번해졌다. 특히, 제작과 유통 단계의 행위자간 연계성은 향후에도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해당 단계 간 연계성 강화와 더불어 이들 단계에 대한 정부의 추가적 지원이 다른 단계보다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응답 결과는 다음 두 가지를 시사한다. 하나는 가치사슬 단계가 각기 단절된 단계가 아니고 상호 연계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또 다른 하나는 해당 단계 간 연계에 있어서 공연 및 공연 영상화에 필요한 자원 확보가 어렵고, 이에 대한 활로를 열어주는 주체로서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오프라인 제작 방식과 달리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작업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정책 수요를 필요성과 시급성을 기준으로 도출한 결과, ‘온라인 예술 콘텐츠 플랫폼 구축 및 시스템 고도화’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예술노동에 대한 합리적 보상체계 마련’, ‘온라인 콘텐츠 제작비를 고려한 지원규모 현실화’가 뒤를 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예술지원정책에 대한 새로운 수요라기보다 기존 정책에 대한 예술 생태계 내의 정책 효능감(혹은 체감도)이 낮은 상태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앙정부 및 지자체 수준에서 이미 추진되고 있는 온라인 예술 플랫폼 구축·지원 사업 및 예술계 합리적 보상을 위한 표준계약서 가이드라인 공표 등의 효과성을 점검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공연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과제의 우선순위를 정책·입법 영역을 종합해 도출한 결과, 중장기적 혹은 거시적 관점의 담론이 요구되는 제도적 개선과제가 가장 우선적으로 모색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 발전방안 구축’,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법적 개념(예술, 예술인 등) 확립 및 지원 근거 마련’이 1·2순위를 차지한 응답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가 공연예술 생태계에 미친 피해에 대한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급하게 수행되었던 지원 사업의 실효성 등 한계를 지적하는 동시에 향후 접근 방식에 있어서는 장기적·거시적 관점에서 점진적 정책 설계·집행을 추진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는 상기의 분석결과와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한계 역시 내포하고 있다. 먼저, 2022년도 하반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제한들이 풀리면서 온라인 공연예술의 수요가 감소하고 현장 공연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코로나19를 맞이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온라인 공연예술의 수요 변화를 고려하여 앞으로의 정책순위를 제시했지만, 데이터를 통한 면밀한 분석까지 수행하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공연예술의 콘텐츠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또 다른 주체인 기술전문가에 대한 응답을 충분히 수집하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다. 또, 공연예술 생태계 내의 문화소비자(향유자) 집단의 의견을 포괄하지 못했다. 추후 연구에서 기술전문가 및 문화소비자(향유자) 집단을 조사대상에 포함하는 등 보완이 필요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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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법 제4조의3(온라인 공연예술의 지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온라인 공연예술을 장려하기 위하여 예산의 범위에서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 [본조신설 2022. 5. 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페이지(최종접속일 2023.7.6.)

https://artson.arko.or.kr/artson/content/217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 결과 페이지(최종접속일 2023.7.6.)

https://www.arko.or.kr/board/view/4014?bid=463&page=&cid=1804021&sf_icon_category=cw00000020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는 다기준 의사결정 방식(multi-criteria decision making approach)으로서, 특정 사안과 연관된 대안 혹은 문항을 쌍대 비교하여 평가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임정재 외, 2021). 이 방법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선순위 추정 및 의사결정을 위해 사용되는데, 방법론적 장점은 항목간 상대적 중요도를 가중치로 산출할 수 있다는 점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해 적은 양의 표본으로도 신뢰성 있고 전문성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최민철, 2020; 임정재 외, 2021 재인용).

정책 수요에 대해서 공연예술 장르별 의견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공연예술 내에도 연극, 뮤지컬, 서양음악, 국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장르별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에 대한 접근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이러한 다양한 장르의 모든 현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폭넓은 의견 수렴을 이루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공연예술은 장르 간 융합을 적극적으로 시도해 오고 있으며, 또한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 무용, 연극, 영상 전문가 등이 1차 델파이에서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가 예술계 내부에서만 공유되는 현실과 공연예술 콘텐츠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거대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상황을 꼬집고 있으며, 이를 고려할 때 온라인 공연예술 콘텐츠 플랫폼의 체계화 및 전문화가 정책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의견은 장르 구분을 넘어선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