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경제․사회의 발전과 함께 문화여가 활동에 대한 지출 여력이 증대되고 집단경험을 창출하는 문화여가 활동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어 왔다. 이에 동반해 사람들의 문화여가 활동 형태도 다양해지고 특정 시설 및 공간에서 경험하는 문화여가 활동도 증대되어 왔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밀집시설 또는 집단적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여가 소비가 크게 위축되었으나 2022년 거리두기 완화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극장영화, 콘서트 등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콘텐츠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했으며1), 2023년 엔데믹 선언이후에는 소비 증가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이승희·이용관, 2023a).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콘텐츠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 이벤트와 여가시설에 사람이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도 커지게 되었다. 또한, 문화여가 소비가 장소와 시설, 활동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일률적인 안전사고의 저감 및 예방만으로 소비자들이 당면한 위험성을 해소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2022년 10월 이태원 일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발생한 압사사고 사례는 불특정 다수가 집중되는 공간의 잠재적 위험성과 이에 대응한 충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된 사건이 아니더라도 다수가 집중되는 문화여가 시설에서 안전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공연관객 위기 대응 및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공연장 사고 발생은 지난 30년간 60% 증가했으며, 무대장치의 추락 및 감전사고, 화재사고, 관객 압박사고 등 다양한 유형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문화체육관광부, 2017). 또한 공연장 관람석에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백민경, 2015), 소비자원의 조사(2015)에 의하면 소비자가 관객석에 부딪히거나 무대소품에 맞아 다치는 사례가 24건(30.0%)으로 가장 많고, 이어 계단이나 바닥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짐’ 23건(28.8%), 공연소품 등에 의해 ‘베이거나 찔림’ 9건(11.3%) 등 주로 관객석에서 발생한 사고이며, 소규모 공연장은 실내공기 오염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밀집도 1위로 안전사고에 관한 위험성이 매우 높으며(1위: 한국(1km2당 516.2명), 2위: 네덜란드(1km2당 419명)), 멀티플렉스 영화관, 전문공연장, 대형 콘서트가 진행되는 경기장 등 다수가 집중되는 시설은 대부분 밀집도가 높은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전반의 안전의식이 낮으며(소방청, 2018), 밀집시설의 규모가 작을수록 관리 주체의 안전에 대한 인식과 주의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왕한진외 2017). 정부는 문화여가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를 위한 법제도를 마련하고 지원·관리하고 있으나2) 가설 공간 등 법제도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거나 시설 및 장비 등 물리적인 안전관리에만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문화여가 활동의 안전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의식과 정책적 사각지대를 반영하듯 문화여가 관련 안전 이슈는 대부분 관련 종사자의 노동환경3) 관점에서만 다루어져 왔다. 문화여가 활동 조사도 안전 관련 항목 없이 공간과 시설의 접근성이나 편의성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문화여가 활동과 개인의 안전고려수준이나 문화여가 시설의 안전 정도를 동시에 측정하는 자료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콘텐츠 관람시설 안전은 시설 운영관리자, 콘텐츠 제작자, 연기자와 스태프, 소비자 등 시설과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협력해야 확보될 수 있다(공연장 안전 매뉴얼 2009). 그럼에도 관람시설의 안전 관리나 교육에 대한 책임과 역할은 대부분 운영관리자와 제작자에 집중되어 논의되고4), 법제도에도 이들에 대한 의무조항만 명시되어 있다.
본 연구는 관람시설에 대한 안전인식이 콘텐츠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문화여가 활성화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개인 특성 및 콘텐츠 소비량과 함께 안전인식수준과 안전고려수준 등 문화여가 활동 전반에 대한 안전관련 내용을 조사한 설문조사를 활용한다. 또한, 다양한 문화여가 활동 유형 중 소비 빈도가 높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빠르게 소비량이 회복되고 있는 극장영화와 콘서트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극장영화는 대부분 극장(영화관)에서 소비되나 콘서트는 규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시설과 공간에서 소비된다는 것을 고려해 관람시설 특성별 콘텐츠 소비량에 영향을 주는 불안전 요인을 파악한다. 관람시설에 따라 개인이 생각하는 불안전 요인이 어떻게 다른지, 그 요인이 콘텐츠 소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정보를 통해 관람시설별 안전성 확보 방향을 도출한다.
안전인식수준은 연구 목적과 대상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신진동외, 2020), 개인이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과 결과에서 얻게 되는 이익 또는 손실에 대한 위험이나 불확실성이 포함된 개념(박현승·허식, 2014; Chen & He, 2003)인 위험지각은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무형의 특징을 지난 경험재 소비에 있어서 위험지각은 개인의 소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Choi & Park, 2021; Laroche, 2004), 관람시설이 매우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개인은 그렇지 않은 개인에 비해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더 큰 위험도를 가지게 되고 이는 콘텐츠 소비를 상대적으로 덜 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여기서의 안전의식수준은 관람시설 운영관리 주체와 행사(콘텐츠 제공) 주체가 제공하는 장소 및 시설에 대해 소비자가 어느 정도 안전하고 생각하는지를 말한다. 실제로 소비자에게 지각된 안전성은 참여와 활동 만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윤정헌, 2018), 장소 또는 시설이 안전할수록 소비자들의 재방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김현식․김주호, 2015)으로 나타난다. 또한, 안전인식수준은 개인의 안전에 대한 태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안전에 대한 태도는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위험에 접했을 때 갖게 되는 개인의 심리적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안전수준에 대한 인지와는 다른 심리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이환성·전주상, 2014; 정익재, 2006). 즉 콘텐츠 소비도 소비자가 관람시설이 안전하고 인식할수록 증가하며, 관람시설의 특성에 따라 소비에 영향을 주는 안전인식수준의 임계치가 다를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서의 안전인식수준은 해당 관람시설이 얼마나 안전한지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정도로 안전에 대한 태도에 따라 인식의식이 차이가 나타날 수 있기에 개인의 안전고려수준도 통제한다.
본 연구의 구성을 보면 Ⅱ장에서는 분석 자료를 소개하고, 기초 분석 결과를 정리한다. Ⅲ장에서는 변수의 특성을 고려한 분석 방법을 설명한다. Ⅳ장에서는 실증분석 결과를 논의하고, Ⅴ장에서는 연구결과를 요약하고 시사점을 제시한다.
Ⅱ. 분석 자료 및 기초 분석
안전과 콘텐츠 소비량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2022년 12월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진행한 <위드 코로나 시대 문화·관광·콘텐츠 분야에 대한 국민인식과 정책방향 설문조사> 결과를 이용한다. 조사는 2020년부터 3개년에 걸쳐 코로나19가 국민의 문화·관광·콘텐츠 향유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고 향후 소비를 전망하기 위한 기초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조사 내용은 ① 문화·예술 분야 향유 현황 및 전망, ② 관광 분야 활동 현황 및 전망, ③ 콘텐츠 분야 소비 현황 및 전망, ④ 미래 사회변화가 문화·관광·콘텐츠 분야에 미칠 영향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2022년 조사는 표본 수(기존 2,000명)를 2,200명으로 증가시켰으며, 당시 사회적 관심도가 커진 안전 이슈를 고려해 문화·관광·콘텐츠 분야 안전에 관한 국민인식을 부가적으로 조사하였다(이승희·이용관, 2023b).
자료는 전국 만20세~만69세 성인 남녀 2,200명을 성별, 연령, 지역 단위로 층화 추출하였기에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징이 일반적인 조사·통계 자료와 유사하게 나타난다. 가구소득 분포를 보면 300만~399만 원이 18%, 700만 원 이상이 17.3%로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600만~699만 원이 8.5%로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직업 분포를 보면 사무직이 31.6%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직업없음은 5%, 학생은 6.2%로 나타났다.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여기서는 다양한 문화여가 활동 유형 중 소비 빈도가 높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빠르게 소비량이 회복되고 있으며, 시설 특성의 차이를 고려할 수 있는 극장영화와 콘서트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자료에서 2022년 연 평균 극장영화 관람 횟수는 3.17회, 콘서트 관람횟수는 0.39회로 나타났다.5) 2022년 20~69세 인구(3,699만 명)와 극장영화 관람객 수(11,281만 명), 대중음악 콘서트 관람객 수(430만 명)를 비교하면, 극장영화는 1인당 3.05회, 콘서트는 0.12회를 관람하는 것으로 나타나 조사표본의 관람횟수가 약간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조사 응답자 표본이 문화관광콘텐츠에 관심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실제 관람자 표본을 보면, 극장영화는 4.16회, 콘서트는 1.72회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2021년 극장영화 3.6회, 음악·연주회 2.3회 관람)보다 극장영화는 약 0.56회 많게, 대중음악 콘서트 관람은 0.58회 적게 나타났다. 2021년에 비해 2022년의 오프라인 콘텐츠 소비는 다소 증가했으며, 사회조사의 음악·연주회는 대중음악 콘서트뿐만 아니라 클래식 공연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사의 평균 관람횟수는 전반적인 실태를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이승희·이용관, 2023a).
극장영화 | 콘서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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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본수 | 관람횟수 | 표준편차 | 표본수 | 관람횟수 | 표준편차 | |
전체응답자 | 2,200 | 3.17 | 3.398 | 2,200 | 0.39 | 0.895 |
실제 관람자 | 1,678 | 4.16 | 3.320 | 501 | 1.72 | 1.115 |
주: 실제 관람자는 `22년 한 해 동안 극장영화 또는 대중음악 콘텐츠를 한번이라도 관람한 자를 의미함.
안전의식수준을 측정하는 변수는 연구 목적과 대상, 범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신진동외, 2020). 콘텐츠 소비에 대한 안전인식수준이 측정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여기서는 통계청의 「사회조사」 안전부문의 측정방식6)을 준용한 문항의 응답결과로 변수를 설정한다. 자료는 개인이 생각하는 분야별 안전인식수준을 “귀하는 우리나라 문화관광콘텐츠 분야의 시설 안전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5점 척도(매우 안전하지 않음=1, 대체로 안전하지 않음=2, 보통=3, 대체로 안전함=4, 매우 안전함=5)로 응답한 값을 제공한다. 극장의 안전인식수준 분포는 1=3.41%, 2=20.45%, 3=45.41%, 4= 27.27%, 5=3.45%로, 콘서트장의 안전인식수준 분포 1=6.32%, 2=28.77%, 3=39.23%, 4= 24.05%, 5=1.64%로 나타났다.
[그림 1]은 관람시설별 안전인식수준에 따른 극장영화와 콘서트 관람횟수를 보여준다. 안전인식수준별 관람횟수별 응답자 수 규모를 의미하는 응답자 분포를 보면 관람횟수가 0에서 가장 많게 나타나며, 관람횟수가 증가할수록 관람자 분포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관람시설이 안전하다고 인식할수록 평균 콘텐츠 관람횟수가 증가하는 경향(극장영화: 1=2.1회, 2=3.2회, 3=3.0회, 4=3.4회, 5=4.7회 / 콘서트: 1=0.38회, 2=0.38회, 3=0.38회, 4=0.42회, 5=0.48회)을 보인다. 실제 관람자 표본에도 동일한 경향을 보이나 이들은 안전의식수준에 따라 콘텐츠 관람횟수가 증가하는 경향(극장영화: 1=3.5회, 2=4.5회, 3=3.9회, 4=4.3회, 5=5.3회 / 콘서트: 1=1.73회, 2=1.73회, 3=1.70회, 4=1.72회, 5=1.81회 )이 다소 약하게 나타난다. 이는 관람시설 안전에 대한 인식수준이 낮을수록 관람 경험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의 관람시설별 안전인식수준은 불안전 원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조사에서는 안전인식수준 중 보통 이하로 응답한 사람에게 해당 장소 및 공간의 불안전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장소 및 공간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각 시설별로 묻고 이에 대해 6가지 불안전 원인(① 시설관리 미흡, ② 안전 매뉴얼 미확보, ③ 건물 및 시설 노후화, ④ 안전전담인력 부족, ⑤ 안전에 대한 경각심 부족, ⑥ 안전에 대한 교육 부족)으로 응답하게 하였다.7) 극장의 안전인식 수준이 안전하다고 응답한 30.73%를 제외하고 보통 이하로 응답한 사람의 6가지 불안전 원인의 분포는 ① 13.32%, ② 8.5%, ③ 8.0%, ④ 9.82%, ⑤ 24.55%, ⑥ 5.09%로 나타났다. 콘서트 공연장의 안전인식수준이 안전하다고 응답한 25.68%를 제외하고 보통 이하로 응답한 사람의 6가지 불안전 원인의 분포는 ① 5.45%, ② 8.23%, ③ 3.77%, ④ 24.05%, ⑤ 24.18%, ⑥ 3.64%로 나타났다.
[그림 2]에서 시설별 불안전 원인에 따른 극장영화와 콘서트 관람횟수를 보여준다. 불안전 원인별, 관람횟수별 응답자 수 규모를 의미하는 응답자 분포를 보면 관람횟수가 0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며, 불안전 요인으로 극장에 대해서는 시설관리 미흡과 안전 경각심 부족의 응답 비중이, 콘서트장에 대해서는 안전전담인력 부족과 안전 경각심 부족의 응답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관람시설별 불안전 원인과 관람횟수를 비교한 결과, 극장영화는 불안전 원인으로 시설관리 미흡과 건물·시설 노후화를 응답한 사람에서, 콘서트는 불안전 원인으로 안전매뉴얼 미확보, 건물·시설 노후화, 안전 경각심 부족을 응답한 사람에서 관람횟수가 적게 나타났다.
끝으로 앞에서 언급했듯이 안전에 대한 태도에 따라 관람시설의 안전인식 수준과 불안전 요인을 판단하는 것이 다를 수 있기에 콘텐츠 소비시 안전고려수준을 주요 통제변수로 활용한다. 콘텐츠 소비시 안전고려수준은 “귀하는 평소 우리나라 문화관광콘텐츠 분야 활동시 안전에 어느 정도 신경을 쓰십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해 5점 척도(매우 신경 쓰는 편임=1, 신경 쓰는 편임=2, 보통=3, 신경 쓰지 않음=4, 전혀 신경 쓰지 않음=5)로 응답하게 하였다. 안전고려수준 분포는 1=11.64%, 2=42.32%, 3=33.14%, 4=10.77%, 5=2.14%로 나타났다. 변수의 분포와 결과 해석의 용이성을 위해 안전고려수준 변수의 응답항목을 역순으로 하고 비중이 적은 신경 안씀 응답을 통합하여 4점 척도 (1=신경 안씀(신경 쓰지 않음+전혀 신경 쓰지 않음), 2=보통, 3=신경 씀(신경 쓰는 편임) 4=매우 신경 씀(매우 신경 쓰는 편임))로 재구성하여 활용한다.
Ⅲ. 분석 방법
시설에 대한 소비자의 안전의식이 콘텐츠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모형은 다음과 같은 선형방정식으로 표현된다.
위 추정식에서 종속변수 Cij는 i 소비자의 j 콘텐츠(극장영화, 콘서트) 관람횟수이다. SLij는 j 콘텐츠 관람시설에 대한 안전인식수준(1=매우 안전하지 않음, 2=대체로 안전하지 않음, 3=보통, 4=대체로 안전함, 5=매우 안전함)을 의미한다. Xi는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징으로 성별, 연령, 거주지역, 가구소득, 직업으로 구성된 설명변수이다. 또한, 개인마다 관람시설에 대한 안전인식수준이 콘텐츠 소비시 안전을 생각하는 태도에 의해 달라질 수 있기에, 개인별 안전에 대한 성향을 통제하는 안전고려수준(SAi : 1=신경 안 씀, 2=보통, 3=신경 씀, 4=매우 신경 씀)을 추가한다. 여기서 계수 β는 j 콘텐츠 관람시설에 대한 안전인식과 콘텐츠 소비량과의 관계를 추정한 것으로 본 연구의 핵심적인 계수이다.
종속변수로 사용하는 콘텐츠 관람횟수는 음수 값을 가질 수 없으며 정규분포를 하지 않고 이산분포하는 가산자료이다. 가산자료 형태를 분석하는 데는 포아송 회귀분석이 가장 널리 사용되지만 이는 평균과 분산이 동일해야 한다는 제약 조건을 가지고 있다. 만약 과대산포 등의 문제가 갖고 있는 자료에 적용할 경우 모형의 적합도가 떨어지고 회귀 계수들이 과잉 유의한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 종속변수로 활용되는 극장영화와 콘서트 관람횟수는 각각 평균은 3.17, 0.39, 분산은 11.54, 0.8로 분산이 평균의 거의 2배 이상 과대산포되어 있는 경향을 보인다. 종속변수에 과대산포가 발생한 경우 이분산성을 허용하여 포아송 모형의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음이항 모형(negative binomial model)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Cameron & Trivedi, 2013; Hoefe & Boveng, 2007).
또한 콘텐츠 장르별로 접근성 등이 크게 달라 관람률이 차이가 나타나는데 특정 콘텐츠는 관람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많아 자료에 0이 과도하게 존재한다. 종속변수로 활용되는 극장영화와 콘서트 관람횟수는 각각 23.73%, 77.23%로 0의 값을 갖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콘텐츠 관람 여부에 대한 개인의 응답이 0인 것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특정 콘텐츠 관람활동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 등으로 인해 관람여부가 0으로 나타나는 경우로 이들은 항상 0의 값을 갖는다. 하지만 특정 기간 동안 관람 경험이 없는 개인은 기간에 따라 관람 여부가 0보다 큰 값을 가질 수 있다. 만약 0의 응답이 특정기간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라면 포아송 모형에서 이론적인 0의 확률모형은 부풀려질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영-과잉 포아송(zero-inflated Poisson) 모형을 활용할 수 있다(Gurmu & Trivedi, 1996).
평균과 분산이 같다는 가정에서 오는 과대산포 문제와 0이 나타날 확률이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질 가능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영-과잉 음이항 모형(zero-inflated negative binomial model)을 이용하게 된다. 영-과잉 음이항 모형은 0이 아닌 값을 반응변수 값으로 갖는 음이항 구성요소와 0을 반응 변수 값으로 갖는 0 구성요소로 이루어진 잠재 혼합 분포를 가정한다(이용관, 2021; Cameron & Trivedi, 2013). 앞에서 다양하게 논의된 분석 모형의 적합도를 판단하기 위해(신혜연·강준성, 2021; Cameron & Trivedi, 2013) 음이항 모형과 영-과잉모형, 영-과잉 음이항 모형의 로그우도비(log likelihood)와 AIC 결과를 확인한 결과, 영-과잉 음이항 모형의 수치가 가장 작게 나타났다. 이에 여기서는 영-과잉 음이항 모형을 가장 우수한 모형으로 판단하고 분석 방법으로 활용하였다.
Ⅳ. 분석 결과
관람시설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콘텐츠 소비량에 미치는 영향을 영-과잉 음이항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극장을 매우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사람에 비해 그렇지 않은 사람의 극장영화 관람횟수가 많게 나타났다. 이는 극장의 안전성이 관람객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설이 안전하다고 인식될수록 재방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과 일치한다. 다만, 대체로 안전하지 않음의 계수추정치가 보통과 대체로 안전함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극장은 유사한 시설 구조와 여건을 가지고 있어 극단치를 제외한 안전의식수준은 극장영화 관람횟수와 유사한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변수들과 극장영화 관람횟수의 관계는 극장영화 관람의 결정요인을 분석한 연구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극장영화 관람횟수는 차이는 없는 반면, 연령이 높을수록 관람횟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거주지역 간의 극장영화 관람횟수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데, 이는 다른 문화여가 시설에 비해 극장은 지역단위로 고르게 분포해 있으며, 민간 상영시설이 없는 지역은 작은 영화관 등 공공영역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구소득이 높은 집단과 농어업직을 제외한 직업이 있는 집단에서 극장영화 관람횟수가 많게 나타났다.
콘서트 관람횟수는 콘서트장을 매우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응답자에게만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부 공연장에서 진행하는 소규모 콘서트를 제외하면 대규모 콘서트는 전용시설(아레나)이 없어 많은 경우 체육시설 등에서 진행되는데다가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모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콘서트 관람 결정시 상대적으로 안전을 더 많이 고려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콘서트 관람횟수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고, 상대적으로 40~50대 연령층에서 적게 나타났다. 서울에 비해 경기도와 기타 시도에 거주하는 소비자의 콘텐츠 관람횟수는 적게 나타나는데 콘서트는 대규모 수요가 밀집된 대도시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지역간 접근성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구소득의 경우 중간층의 콘서트 관람횟수가 적게 나타나는데, 이는 경제적 자원 부족으로 인한 관람 비용이 높은 문화여가 활동 경험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확대 추진되고 있는 저소득층 중심의 문화관람 활동 지원 정책의 성과로 보여진다. 직업과 콘서트 관람횟수가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그동안 관람 비용이 높아 경험하기 어려웠던 장르를 중심으로 경제적 자원에 의한 영향이 감소했다는 것으로 보여준다.
끝으로 안전에 대한 태도에 따라 시설의 안전인식수준이 다를 수 있음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한 변수인 안전고려수준을 보면, 시설의 안전을 어느 정도 신경을 쓰는 사람들의 콘텐츠 관람횟수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극장영화와 콘서트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설 안전을 어느 정도 고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콘텐츠 시설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오프라인 콘텐츠 수요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콘텐츠 소비량이 안전인식수준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수요 증대에 있어 시설의 안전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시설에 따라 사람들의 안전인식 수준에 영향을 주는 불안전 요인이 다르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소비량과 시설의 불안전 요인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표 4>는 콘텐츠 소비량에 영향을 주는 관람시설의 불안전 요인을 영-과잉 음이항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극장의 안전수준을 보통 이하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시설관리가 미흡하거나 건물·시설이 노후화한 경우 극장영화 관람횟수가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의 경우 영화를 전용으로 상시 운영되는 시설로 안전매뉴얼, 전담인력 등이 있다는 측면에서 극장 이용에 있어 불안전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설관리 미흡과 건물 및 시설 노후화에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극장영화 관람횟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 인구통계학적 특징들은 극장영화 관람횟수와 안전인식수준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콘서트의 안전수준을 보통 이하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안전매뉴얼 미확보, 건물·시설 노후화, 안전전담인력 부족, 안전경각심 부족의 경우 콘서트 관람횟수가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콘서트는 특정 기간 운영되는 행사로 상시성이 없으며 전용시설이 부족한데다 대규모 전용콘서트가 없어 경기장 등 다른 공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콘서트는 무대, 장비뿐만 아니라 안전 관련 부분도 임시인력을 많이 활용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시설의 노후화뿐만 아니라 안전메뉴얼 미확보, 안전전담인력 부족 등 상시적인 안전관리 체계 및 자원 부족이 콘서트 관람횟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영화와 달리 시설관리 미흡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도 콘서트를 소비하는 관람시설의 임시성 등의 특성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또한 안전 경각심 부족도 콘서트 관람횟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콘서트장의 불안전 요인을 해소하는데 콘서트 운영·관리자뿐만 아니라 관람자도 안전준수 사항, 이동 동선 등 임시 밀집시설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 제공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콘서트 관람횟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인 인구통계학적 특징들은 콘서트 관람횟수와 안전인식수준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Ⅴ. 결론
문화여가 활동의 증가로 문화여가 장소와 시설에 사람들이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여러 공간에서 문화여가 소비가 이루어짐에 따라 안전사고 발생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안전 관련 내용을 다룬 문화여가 연구는 거의 없으며 그마저도 문화여가 시설과 종사자에 한정되어 있다. 본 연구는 콘텐츠 소비량과 안전 관련 내용을 조사한 설문자료를 활용하고 관람횟수 변수의 특성을 고려한 영-과잉 음이항 모형을 적용하여 관람시설에 대한 소비자의 안전의식이 극장영화 및 콘서트 관람횟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극장영화와 콘서트 관람횟수는 시설의 안전인식수준이 높을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 오프라인 콘텐츠 소비에 있어 시설 안전이 중요한 요소임이 확인되었다. 콘텐츠 소비에 영향을 주는 불안전 요인은 시설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극장은 시설관리가 미흡하거나 건물·시설이 노후화된 경우, 콘서트장은 안전매뉴얼 미확보, 건물·시설 노후화, 안전전담인력과 안전경각심이 부족한 경우 콘텐츠 관람횟수가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이나 상설공연장 등 상시 전문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관람시설은 안전관련 기준에 맞게 인적·물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전용시설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운영되는 시설을 활용하는 경우는 주최 측에서 임시로 안전관련 인적·물적 인프라를 운영하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관심과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콘텐츠 소비에 영향을 주는 불안전 요인 차이는 시설의 특성과 상태뿐만 아니라 관리주체와 관람자의 행태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상의 결과는 콘텐츠 관람시설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킨다는 기본적인 목적과 함께 문화여가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문화여가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 고려는 물리적·비용적 접근성 개선에 집중해 왔음을 고려할 때 보편적인 문화여가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요소로 안전도 주요 고려사항이 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문화여가 시설 안전 관련 정책 자원 배분에 대한 시사점도 제공한다. 전용성과 상시성이 있는 문화여가 시설은 시설 노후화 등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발생하는 불안전 요소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정기·비정기 안전 진단과 시설 보수 등에 대한 지원이 효과적이다. 전용시설이 없어 임시적으로 체육관 등을 빌려 콘텐츠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해당 시설 자체에서 나타나는 불안전 요소와 함께 일회성·단발성 안전체계 구축 및 자원 투입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안전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도록 안전 관련 정보 및 인력 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안전 경각심이 콘서트 관람횟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관람자의 안전의식과 관람 질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관람자들에게 대피 경로, 관람 질서 등 안전에 대한 기본 정보와 행동요령을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본 연구는 지금까지 시설과 종사자 중심으로 진행해 온 안전관련 연구를 소비자 관점으로 확장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만 여기서 사용된 자료는 동일한 응답자의 문화여가 활동과 안전인식에 대한 정보를 유일하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유용하나, 안전인식수준에 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콘텐츠 관람시설의 특성(시설의 구조․규모․위치, 운영․관리자의 특성 등), 관람료와 같은 선호나 소비 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 등을 고려하는 것은 제한된다. 또한 조사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외부 요인이 존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심도 있는 분석을 위해서는 시점별 변화 또는 영향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시계열 자료가 필요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타 문화여가 활동 관련 조사통계들도 매년 일정 표본 추출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나 조사 표본의 변화로 종단분석은 어려운 상황이다. 끝으로, 소비자가 인식하는 관람시설의 안전관련 사항을 다양할 수 있음에도 여기서는 단일 문항으로 응답자의 전반적인 안전인식수준을 측정하였다.
효과적으로 정책 정보를 생산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소비자 조사통계 개선과 함께 조사 대상을 시계열적으로 유지·관리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문화여가 활동에 있어 경제적·시간적 자원, 접근성뿐만 아니라 안전도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문화여가 활동 관련 조사에 안전 관련 항목을 추가하거나 이용 가능한 정보가 생산될 수 있도록 관련 부가조사를 정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업장이나 재난 및 사고 중심으로 연구 개발되어 있는 안전인식을 측정할 수 있는 개념과 범위, 지표 등을 활용하여 문화여가 활동에서 나타날 수 있는 안전관련 사항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화여가 소비가 증대되고 관련 정책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 등 문화여가 활동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을 포함한 자료가 지속적으로 생산되어 효과적인 시장 및 정책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연구가 시도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