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현대의 도시는 급속한 발전을 통해 다양한 도시의 모습을 가져왔다.1) 이 중에 ‘문화도시’는 도시의 문화적 부분에 초점을 맞춰 그 기능과 활동의 강화를 추구하는 도시라 할 수 있다. 문화도시는 그동안의 지역개발방식에 대한 한계를 ‘문화’로 해결하고 실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지역개발방식의 주류라 할 수 있는 거점개발방식, 도시재개발/재건축은 거점으로 모든 인구, 자원을 집중하게 만들었고, 해당 지역의 맥락과 특성을 무시한 개발만을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이러한 방식은 환경파괴, 양극화, 지역공동체 소멸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가장 난제인 지방소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세계의 많은 나라는 그동안 개발해온 방식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지속가능성을 위해 다양한 논의를2) 진행해 왔다. 여기서 문화도시는 하나의 지역개발과 지역혁신 방식으로 등장하였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문화적 도시재생의 한 축으로서(조명래, 2011), 창조도시 중 하나로서, 또한 국가유산 보전과 문화적 통합에 초점을 맞춘 도시로서(김민선, 2024) 다양한 의미와 실제 성과 목표가 내포되었다. 이에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을 통해 문화도시를 추진하였다. 그리고 2023년에는 소위, ‘문화도시 2.0’의 계획을 발표하면서 문화로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도시를 육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2023; 구자호, 2024).
이렇듯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도시는 법으로 명시되고 수행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지역발전과 지역혁신을 이루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다양한 도시를 대상으로 수행되었는데, 향후 보다 더 건설적인 문화도시의 추진 및 목적 달성을 위해선 과연 문화도시의 실제 효과가 무엇인지, 어떤 효과가 나타났는지, 앞선 목적을 어떻게 이루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진단할 노력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정책은 통상적으로 ‘바람직한 상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침으로 다양한 대상의 변화와 파급효과를 일으킨다(이혁우, 2012; 정정길 외, 2018). 문화도시도 마찬가지로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창조력 강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바람직한 상태를 이루고자 사업이 수행되는 해당 지역의 다양한 대상(지역주민, 지역단체 등)에 변화와 파급효과를 야기하고 있다. 기존 선행연구는 이러한 문화도시의 효과를 다양한 요인으로 다루어왔다(이지현·류승환, 2022; 노수경, 2022; 채경진 외, 2024; 한찬희, 2024). 전체적인 관점에서 실태조사를 통한 지역의 문화역량 변화나 지역사회의 사회적 효과를 검증하기도 했으며, 지정 전후의 방문객 유입효과(노수경, 2022; 채경진 외, 2024; 한찬희, 2024) 및 다양한 변수(도시매력성, 장소정체성, 도시브랜드)와의 관계를 다루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거시적·총체적 효과에 집중된 경향이 크고, 실제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효과를 다루는 모습은 미미하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는 지방소멸의 문제를 크게 겪으면서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요점은 왜 해당 지역에 정주하는지 혹은 왜 정주하지 않고 떠나는지에 대한 것으로 예를 들어, 사회적 자본이 정주의사에 미치는 영향(최재국·문국경, 2021), 지역별 청년의 정주인식에 대한 연구(김민주 외, 2023; 주재홍·장항성, 2025) 등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정주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지방소멸의 원인 중 하나인 순유출로 인한 인구의 사회적 감소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주인식에는 도시의 주거환경, 일자리, 안전,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결국 도시가 지닌 기능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문화도시도 하나의 도시이자 지역발전의 방식이라면, 궁극적으로 해당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야할 것이다. 즉, 해당 지역에 대한 문화향유를 증진시킴으로서 지역에 대한 지역애착감, 사회자본 등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을 높이거나 개선할 수 있는 구조적 관계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과 한계를 바탕으로 문화도시의 효과를 검증 및 진단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실제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효과로서 정주인식을 중심으로 문화적 요인의 효과를 파악해 보고자 한다. 즉, 문화도시에 내포된 성과이자 하나의 도구로서 문화향유가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며, 보다 다각적으로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다양한 심리적·사회적 효과(사회자본, 지역애착도, 행복감)를 함께 활용한다.
이를 위해 연구는 춘천 문화도시의 ‘도시가 살롱’ 사례를 바탕으로 실증 분석을 실시한다. 춘천시는 2020년에 2차 문화도시(예비 포함)로 지정되어 ‘도시가 살롱’이라는 사업을 4년째 추진해오고 있고, 도시가 살롱은 전국에 지정된 문화도시로 확산되고 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채경진 외, 2024). 이에 ‘도시가 살롱’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문화향유가 정주인식에 미치는 영향과 각 요인 간의 효과 및 관계에 대해 실증 분석한다는 것은 문화도시의 공간 커뮤니티, 지역주민 참여 프로그램 등이 해당 지역 주민의 사회적·심리적 요소와 함께 정주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실제적 의미와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II.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검토
문화도시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의 문화도시는 문화적 역사가 풍부하거나, 학문·예술 등의 문화적 활동이 활발한 도시를 말한다(정지은, 2022). 문화도시는 1970년대 전지구적인 탈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문화를 통해 도시문제(환경파괴 등)를 해결하고 새로운 발전방안을 찾고자 하는 전략에서 태동되었다. 이러한 문화도시의 대표적인 이론적 근간은 「창조도시(The Creative City)」(Landry, 2000)와 「신창조 계급(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Florida, 2002)를 꼽을 수 있다.3) 그렇지만, 문화도시는 창조도시와 상대적으로 보다 지역의 역사문화자원, 지역 정체성 등이 더 강조하는 특성이 있다(김효정 외, 2004; 오동훈·오근상, 2016; 정지은, 2022).
문화도시는 궁극적으로 지역의 역사문화자원, 문화예술 등을 통한 정체성 확립,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의 문화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도 지향한다. 그리고 그 대상이 도시이자 지역이기에 초기 우리나라의 문화도시도 마을만들기 사업, 문화마을조성 등으로서 소규모 범위에서 관련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관계부처별, 지자체별 중복적·파편적으로 추진해옴에 따라 점차 예산 낭비와 함께 일회성·단발성의 사업이 되는 경향이 강해져 정부는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제15조에 문화도시를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서 보다 종합적·통합적인 문화도시 정책의 발판을 마련하였다(이지현·류승완, 2022). 이러한 근거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부터 법정 문화도시를 지정해 현재까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도시는 선정된 해당 도시의 역사, 환경 및 강조하는 문화적 가치 등에 따라 목적에 약간씩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앞선 계획과 함께 실제 2022년 문화도시의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목적을 5가지로 정리한 채경진 외(2024)의 내용을 통해 <표 1>과 같이 살펴볼 수 있다.
단계 | 추진 전략 | 사업의 목적 및 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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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인프라 조성 단계) | 문화자치 기반 조성 | → | |
주민참여 및 거버넌스 구축 | |||
지역발전 기틀 마련 | |||
2단계 (성과 창출 및 확산 단계) | 지역문화자치 확대 | ||
누구나 누리는 문화 | |||
협력네트워크로 동반성장 | |||
도시경쟁력 강화 | |||
문화균형발전 선도 |
자료: 문화체육관광부(2023); 채경진 외(2024)에서 재구성.
1단계는 문화도시의 기틀을 다지는 시기로 목적은 대부분 문화자치 및 문화거버넌스 구축, 지역주민 참여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대체로 조례 제정, 비전 및 전략수립 등이며, 민간공간 및 유휴 공간 활용, 문화거점 조성 등으로 구성된다. 2단계는 1단계의 기틀을 활용해 지역 내 사람, 자원, 가치 등을 창출, 공유, 연계, 융·복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실제 목적도 문화 및 지역자원의 창조적 연계, 지역문제 해결, 타 사업과의 융·복합, 자생력 및 지속가능성을 확산하는 모습을 띠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로컬콘텐츠 개발, 도시브랜딩 및 장소성 강화사업 등과 공동체 형성, 지역 생태환경보호 등이 있다(채경진 외, 2024).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의 특색에 따라 다양하게 수행되고 있으나, 통상적인 행태가 하나 보인다. 바로 해당 지역의 공간을 활용해 지역주민을 참여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문화도시의 수행 무대이자 대상이 지역과 지역주민이고, 기본 목적은 지역의 역사자원, 예술문화자원과 연계한 문화창조력 강화 등이기에 이를 보다 쉽게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지역 내 산재한 공간을 가지고 주민을 대상으로 프로그램(교육 등)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문화도시 속에는 기본적으로 문화가 도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내재되어 있다. 특히, 지역문화자원의 적극 활용과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강조하기에 그 영향은 지역 내 주민, 단체 등과 함께 외부 관광객 등의 유입, 타 지역 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도 2021년부터 문화도시에 대한 효과를 검증·진단하기 위해 성과평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성과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문화도시에 대한 효과를 파악하는 연구도 수행되었다(오동훈·오근상, 2016; 서우석·조광호, 2019; 노수경, 2022; 채경진 외, 2024). 그리고 2023년도의 정부는 문화도시 2.0을 강조하면서 그동안의 성과지표 체계를 효과 중심의 지표로 강화하기도 하였다. <표 2>는 이러한 점을 종합해 앞선 문화도시의 목적에 따른 다양한 효과를 정리하였다.
목적 | 사회적ㆍ심리적 | 경제적 | 문화적 |
---|---|---|---|
① 문화자치 및 문화거버넌스 구축 | |||
② 지역주민 문화 참여환경 조성 | |||
③ 문화ㆍ지역자원 창조적 연계 | |||
④ 문화를 통한 지역문제 해결 | |||
⑤ 타 사업 연계 및 융ㆍ복합 추진 |
자료: 채경진 외(2024) 수정.
춘천4) 문화도시는 2020년도에 예비 문화도시로 지정된 후 2021년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우수 문화도시(2022), 최우수 문화도시(2023)로 선정되어 문화도시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김기창 외, 2024). 2020년도 예비 문화도시로 선정된 춘천은 크게 3개의 분야에서 20개 사업을 구성하였고, 전환실험(시민이 바꾸는 지역실험, 도시가 살롱 등)과 관계실험(학교 밖 창의예술교육, 삶을 응원하는 인생공방·전환가게 등)을 필두로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예비 문화도시의 주된 목적은 개인의 삶의 전환을 중심으로 전환문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실질적 행위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영역 및 주체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후 법정 문화도시로서 춘천 문화도시는 ‘시민이 낭만 이웃으로, 전환문화도시 춘천’이라는 비전 아래 문화생태계 조성과 공연예술축제 특성화를 추진해 왔다(춘천문화재단, 2024). 이 중 춘천 문화도시의 특징은 ‘문화 안전망’을 강조한다. 또한, ‘내가 있는 장소 어디서든 10분 내에 문화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모든 계층이 어디서든지 참여할 수 있는 동네 단위의 문화예술교육을 추진함으로서 문화적 기반과 문화향유 여건을 개선해 주민통합을 이뤘다는 점에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김기창 외, 2024).
이러한 높은 평가에는 예비 문화도시부터 꾸준히 수행된 ‘도시가 살롱’ 사업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도시가 살롱의 주요 목적과 지향점은 동네 작은 공간이 가진 장소성을 바탕으로 해당 공간의 주인장 취향, 관심사가 담긴 커뮤니티를 통해 동네에서 이웃을 소소하게 만나 삶을 전환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을 지향한다(춘천문화재단, 2024). 초기 도시가 살롱은 2020년 당시에 25개의 공간으로 시작해 2022년 75개까지 확대되었다가 2023년 50여 개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오히려 참여자 수는 2020년 346명에서 2022년 3,882명, 2023년 5,122명으로 크게 증가해 안정세를 찾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가 살롱’에 대해 ‘제3의 공간’(Oldenburg, 1989)의 특성(접근성, 편의성, 평등성 등)을 활용해 분석·평가한 김기창 외(2024)의 연구도 존재한다. 이를 바탕으로 <표 3>과 같이 ‘도시가 살롱’ 및 춘천 문화도시의 효과와 개선점을 정리하여 살펴볼 수 있다.
구분 | 내용 | 특징 |
---|---|---|
효과 | 문화접근성 향상 | |
공간의 문화적 재생 강화 | ||
심리적 안정감 | ||
도시이미지/정체성 강화 | ||
지역균형발전 | ||
도시의 문화적 지속가능성 | ||
개선점 | 포용적 접근 강화 필요 | |
시설의 통합적 개선 | ||
다양성 확대를 위한 전략 필요 | ||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유지방안 | ||
디지털 전환 대응 필요 |
자료: 춘천문화재단(2023; 2024), 김기창 외(2024) 수정.
결국 도시가 살롱의 효과는 지역커뮤니티에 공간 주인장의 취향과 관심사를 입힌 문화 및 사회적 가치가 모두 포함된 복합적 활동으로써 사회자본의 형성 및 제고와 함께 실제 지역주민 한명 한명이 문화를 접하고 향유할 기회를 만드는 효과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문화향유와 사회자본 간의 관계가 녹아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단순한 예술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사람 간의 관계와 공간을 기반으로 삶 속에서 소소한 행위나 행동을 같이 향유하고 나눔으로서 문화공동체 및 지역공동체로서 확장, 전환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도시가 살롱의 문화향유는 다르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다루는 예술활동(공연, 전시 등)이자 문화시설에 방문해야 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르다. 실제 도시가 살롱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산책을 같이 한다거나 정원을 가꾸고, 늘 마주치는 공간에서 커피를 마신다거나 간단한 것을 만드는 등 보다 동네에서 친근하고 수월하게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도시가 살롱, 2023). 이러한 문화향유는 가까운 삶 속에서 이루어진 소소한 행위나 취향을 서로 공유하고 나누면서 문화를 형성한다거나 혹은 접하면서 점차 그 프로그램과 문화를 좋아하고 재미를 느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화도시는 기본적으로 문화도시 간의 맥락 및 주요사업에서 차이가 있어 각각의 특수성이 강하다. 따라서 그동안 수행된 문화도시에 대한 선행연구는 해당 문화도시 사례를 통해 방향성을 제안하거나 각 문화도시에 따른 도시이미지, 도시브랜딩 등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김현·이현우, 2012; 김선영·이의신, 2019). 이러한 선행연구는 다양하게 구분되지만 본 연구와 연관있는 선행연구는 첫째, 문화도시의 성과 및 효과에 대한 연구(오동훈·오근상, 2016; 서우석·조광호, 2019; 노수경, 2022; 채경진 외, 2024), 둘째, 정주인식 영향요인이나 문화 및 문화향유와 정주인식의 관계를 다룬 연구가 연관된다(이완복, 2014; 장유미 외, 2023).
통상적으로 이러한 연구들은 법·제도적 부분의 규범적·이론적 연구와 설문 및 통계자료를 활용한 실증 분석, 사례연구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대부분 문화도시를 다룬 연구는 하나의 사례(원주, 완주, 춘천 등)를 바탕으로 대상 문화도시 지역 범위 내에 설문조사나 인터뷰를 통해 특이점, 개선점 등을 조명하는 형태로 진행된 경향이 크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문화도시 사업에 대한 문화적·사회적 등의 전반적 효과를 파악한 연구(서우석·조광호, 2019; 노수경, 2022; 채경진 외, 2024)가 있다. 이들의 연구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문화도시 사업 자체가 지향하거나 실제 나타나는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파악한다. 사회적 가치로는 도시재생, 포용적 시민참여, 거버넌스 구축, 과정 중심 지향(서우석·조광호, 2019) 등이 있으며, 개인차원으로는 문화향유, 행복감, 유대감을 지역차원으로는 사회자본을 상정해 사업효과 인식을 검증하기도 하였다(채경진 외, 2024). 아울러, 문화적 가치로는 문화정책, 문화자원, 문화활동, 문화향유를 다루기도 한다(노수경, 2022). 그리고 이러한 성과나 효과를 도시 등의 다양한 개념 및 요인과 연계해 그 관계와 영향력을 파악하는 연구도 존재한다(이지현·류승완, 2022; 곽하율·박현승, 2024). 이러한 연구는 도시브랜드, 브랜드자산 등이 대표적이며 문화도시 요인이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교육, 역사문화자원 활용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대부분 연구결과로 문화도시 요인은 문화도시의 성과나 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제시한다.
다음으로 정주인식에 관한 선행연구이다. 통상적인 정주인식은 정주의사, 계속거주의사 등으로 활용되어 한 지역에 계속 살고 싶은 마음이나 의사로 다룬다. 이에 대한 영향요인은 자연적 요인(이은엽 외, 2022), 의료 및 안전의식(이경영 외, 2018; 이지은·이경은, 2020; 이창관·박선주, 2024), 사회·심리적 요인(이지은·이경은, 2020; 정영아·김윤지, 2021) 등 다양하다. 다만, 연구에 따라 정주인식에 미치는 각 요인의 영향력이 혼재하지만 대체로 사회·심리적 요인에는 사회신뢰, 소속감, 애착, 유대감, 공동체정신 등이 속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또한, 정주인식에 있어 문화나 문화향유 등에 관계를 살펴본 연구도 존재한다(이완복, 2014; 장유미 외, 2023). 이완복(2014)의 경우에는 그동안 지역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정책이 문화 관련 하드웨어와 문화유산 보존 등에만 국한되었다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화예술정책을 제안하고자 일본, 프랑스, 미국 등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장유미 외(2023)는 문화환경이 정주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자 한 지역의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실증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문화환경은 정주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문화환경을 만족하면 정주의도도 긍정적으로 응답하는 것을 파악하였다.
이러한 선행연구는 대체로 문화도시라는 지역 범위의 사업을 다양한 이론과 연계해 효과를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또한, 정주인식에 대해 다양한 영향요인을 다룬다. 앞선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문화도시를 통해 나타난 문화향유 등은 행복감, 정주인식, 유대감, 사회자본, 도시브랜드 자산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시민 거버넌스, 문화민주주의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제시한다. 하지만, 기존 선행연구는 문화도시의 문화적 효과나 사회적 효과 등을 다루고 있지만, 한편으로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며 문화도시의 궁극적인 의미인 지역애착심이나 주민의 정주인식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정주인식의 측면에서는 사회·심리적 요인에 문화적 요소를 내포하지만, 문화도시에 관해 직접적으로 연관된 요인을 크게 다루고 있지는 못하다. 그리고 단편적인 영향관계 등을 검증하고 있으며, 보다 구조적 차원에서의 접근도 미미한 실정이다.
이러한 점에 따라 본 연구는 문화도시 사업에 있어 중요한 효과라고 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한 구조적 관계와 그 영향력을 검증한다. 특히, 선행연구의 의의 및 한계를 바탕으로 문화향유가 정주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면서, 행복감, 지역애착감 및 사회자본이 어떤 구조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는 정주인식의 측면에서 문화적 요인의 영향력에 대한 검증을 시도하는 것이기도 하다. 연구의 바탕이 되는 채경진 외(2024)의 연구는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문화도시 참여유형 등에 따라 연구에서 활용하는 변수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더 나아가 각 변수 간의 인과관계를 살펴본다는 점, 인과관계와 구조 속에 어떤 요인이 매개하는지 등도 살펴본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III. 연구 설계
연구는 춘천 문화도시의 대표적 사업인 ‘도시가 살롱’을 초점으로 문화도시 사업을 통한 문화향유가 정주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살펴보면서, 사회자본, 행복감, 지역애착도와의 구조적 관계를 분석한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이론적 배경에서 검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본 연구의 모형을 제시하면 [그림 2]와 같다.
연구모형의 특징은 문화향유가 정주인식과 함께 다양한 요인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였고, 이 둘 간의 관계에 있어 사회자본, 행복감, 지역애착도와 구조적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이러한 구조적 관계는 단순한 직접효과뿐만 아니라 요인에 따라 그 영향력이 증가하거나, 축소하는 것을 포함한 간접적 효과까지 다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선행연구(황익주, 2002; 조명래, 2011; 박해광, 2018; 서우석·조광호, 2019; 노수경, 2022; 강희정·한현석, 2023; 이재민·윤설민 2024; 채경진 외, 2024)는 어느 지역의 문화도시를 대상으로 하는지, 설문조사의 대상을 누구로 하고, 어떤 요인를 활용할 지에 따라 문화향유의 영향력이 혼재하고 있다. 그렇지만, 문화도시를 통해 나타난 문화향유 등의 요인은 대체로 다양한 종속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러한 다양한 종속변수는 행복감, 정주인식, 유대감, 사회자본, 장소애착심, 도시브랜드뿐만 아니라 이론적 관점에 따라 시민(주민, 청년 등)의 삶의 질, 커뮤니티 웰빙, 도시재생, 협력적 거버넌스, 문화민주주의 등이다. 이러한 점을 배경으로 하여 연구에서도 다음과 같이 가설을 상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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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1. 문화향유는 사회자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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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2. 문화향유는 지역애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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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3. 문화향유는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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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4. 문화향유는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채경진 외(2024)의 연구는 문화도시를 통해 앞선 <표 2>와 같이 다양한 효과가 발생한다고 제시한다. 이 중에서 본 연구는 문화향유와 정주인식에 있어 지역 내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으로 사회자본, 지역애착도, 행복감을 활용하는데, 이러한 요인은 또한 서로 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다음과 같이 가설을 상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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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5. 사회자본은 지역애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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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6. 사회자본은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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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7. 사회자본은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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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8. 지역애착도는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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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9. 지역애착도는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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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10. 행복감은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선 가설은 실증 분석에 있어 효과로 구분한다면, 변수 간 직접효과에 따른 가설이다. 이에 연구모형에 따르면 간접효과로서 매개효과 등의 가설이 존재한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간접효과에 대한 가설은 변수 및 경로에 따라 다양하기에 따로 상정하지는 않고 분석 결과에서 요인 간 효과를 분해하여 살펴볼 때 다룬다. 이러한 직접효과에 대한 가설과 간접효과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영향력을 다각적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립변수는 문화향유를 상정한다. 문화향유를 다룬 기존 선행연구는 이를 독립 및 종속변수로 활용해 연관된 요인과 영향력을 다각적으로 검증한다(최은용, 2014; 조일형 외, 2023; 김경준, 2024; 이재민·윤설민, 2024). 이 중 종속변수로서 문화향유는 문화 관련 정책, 계획에 대한 결과로서 얼마나 해당 정책 등에 따라 문화향유가 높아지는지로 보고 있다(최은용, 2014; 김태형·김미현, 2015; 조일형 외, 2023; 김경준, 2024). 반대로 독립변수인 경우에는 문화향유를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이 바뀌었는지(황익주, 2002), 문화향유의 마케팅 요소가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지지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이재민·윤설민, 2024) 등을 다루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문화향유를 독립변수로 상정한 기존 연구를 배경으로 한다(이재민·윤설민, 2024). 아울러, 문화도시는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 내 주민과 지역 자체에 문화적 활동 기회, 참여 기회를 제고하고 증진시켜 주기에 문화향유가 전제된다. 이렇게 문화도시에 내포된 문화향유는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효과를 유발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다루는 문화향유는 ‘도시가 살롱’의 특성과 맥락을 반영한다. 앞서 이론적 배경에서 살펴본 도시가 살롱의 문화향유는 소소한 행위나 취향을 서로 공유하고 나누면서 문화를 형성한다거나 혹은 접하면서 점차 그 프로그램과 문화를 좋아하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즉, 문화공간과 문화프로그램을 참여하는 것이 두드러지며 참여에 따라 재미와 애착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해 측정 변수의 내용은 임영식·정경은(2007),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2014)의 연구를 바탕으로 총 3개의 문항을 구성하였다.
다음으로 종속변수는 정주인식을 상정한다. 정주인식은 정주의사나 정주의도로 정의되는데, 의미는 ‘거주 지역의 다양한 환경에 대한 심리적 만족 또는 지역애착심을 가지고 계속 살고자 하는 의지’이다(Stokols & Shumaker, 1982; 박해광, 2018; 최재국·문국경, 2021). 이러한 정주인식은 하나의 지역에 한 사람이 자리 잡고 생활을 하며 삶을 영위하는 것이기에 그 시간과 행동 속에 다양한 요인(사회·경제·문화 등)이 영향을 미친다.
정주인식을 다룬 선행연구는 이러한 다양한 요인 및 정부의 정책, 계획 등에 영향을 받는 종속변수로 많이 활용한다(황성호·이희선, 2019; 최재국·문국경, 2021). 즉,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된 정책, 사업, 계획, 활동이 실제 정주인식을 얼마나 높였는지, 정주의사를 개선하였는지 등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불균형한 지역 간의 경제성장과 인구감소의 심화를 넘어 지역소멸의 문제까지 나타남에 따라 지역주민의 정주의사 제고는 지방정부의 생존이 달린 중요한 정책적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최일진·남항우, 2015).
이 중 주목할 연구로 장유미 외(2023), 김재원 외(2024)는 문화환경이 정주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또한 청년의 정주의식 및 이동에 있어 문화적 체험과 문화적 기회가 영향을 미친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문화향유가 정주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변수에 대한 측정 내용은 서울연구원(2006)의 연구를 바탕으로 총 4개의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는 구조적 관계로서 다루고자 하는 매개변수로 사회자본, 지역애착감, 행복감을 활용한다. 먼저, 사회자본은 지역사회 등을 단위로 적용되는 개념이자 변수로 그 하위개념은 신뢰, 네트워크, 호혜성(Putnam, 1993)뿐만 아니라 규범 및 가치의 공유(OECD, 2001), 소통 및 참여(Dinga, 2014), 이타주의 및 관용(Brehm & Rahn, 1997)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자본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연구와 정책 등에 있어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연구에서는 사회자본에 대해 하위개념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기존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이웃과의 네트워크, 신뢰 등을 포괄해 총 5개의 문항으로 측정한다.
다음으로 지역애착감은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고 공동체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지역사회에 대해 개인적 또는 집단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연대감을 의미하거나 특정인 또는 타인과의 관계, 특정 장소 및 지역사회에 대해 갖는 관심을 지칭한다(이수범, 2013; 김주진·나주몽, 2021). 지역애착도도 사회자본과 마찬가지로 지역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에서 주요 변수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구에서는 지역애착도로 채경진(2022)의 연구를 바탕으로 총 3개의 문항으로 측정한다.
끝으로 행복감을 연구에서 활용한다. 행복감은 사회경제적‧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물로 크게 객관적 차원과 주관적 차원으로 구분된다(정보람·전인수, 2017). 대체로 행복감과 유사한 용어는 주관적 안녕, 삶의 질, 삶의 만족, 커뮤니티 웰빙 등으로 다양한 용어로 정의된다. 이러한 행복감에도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소득, 경제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 등도 있으며, 나아가 문화적 여건이나 여가활동 등이 행복을 강화시킨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문화도시에 따른 문화향유도 충분히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며, 지역에서 느낀 행복감은 해당 지역에 대한 정주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한다. 이에 기존 선행연구(임영식·정경은, 2007)를 바탕으로 총 4개의 문항으로 측정한다. 이러한 측정변수의 설정 및 내용은 <표 4>에 정리되어 있다.
잠재변수 | 측정변수 | 원 출처 | |
---|---|---|---|
문화 향유 | ce1 | 공간에서의 프로그램은 재밌다. | 임영식ㆍ정경은(2007), 이재민ㆍ윤설민(2024) |
ce2 | 공간에서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즐겁다. | ||
ce3 | 문화예술을 좋아하게 되었다. | ||
사회 자본 | sc1 | 나는 지역주민들을 잘 알고 있다. | 채경진(2022) |
sc2 | 나는 지역주민들과 자주 만난다. | ||
sc3 | 나는 지역주민들과 대화를 자주 나눈다. | ||
sc4 | 나는 지역주민들과 취미활동을 즐긴다. | ||
sc5 | 나는 지역주민들을 신뢰한다. | ||
지역 애착도 | la1 | 나는 최근 들어 내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 채경진(2022) |
la2 | 나는 최근 들어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이 생겼다. | ||
la3 | 나는 최근 들어 지역 사회의 일원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 ||
행복감 | ha1 | 나는 요즘 행복하다. | 임영식ㆍ정경은(2007) |
ha2 | 요즘 내 삶에 만족한다. | ||
ha3 | 요즘 기분이 좋다. | ||
ha4 | 요즘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생각한다. | 서울연구원(2006) | |
정주 인식 | sa1 | 나는 우리 지역이 살기 좋다고 생각한다. | |
sa2 | 나는 지역에 사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 | ||
sa3 | 나는 이 지역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 ||
sa4 | 나는 동네 주거환경에 만족한다. |
자료: 채경진 외(2024)에서 일부 수정.
설문은 춘천 문화도시 사업인 ‘도시가 살롱’에 참여경험이 있는 참여자(주민, 공간주인 등) 총 26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2023년 9월 4주~5주 중에 춘천문화재단의 협조를 통해 배포 및 수거했으며, 측정변수에 대한 척도는 리커트 7점 척도(1점: 매우 아니다, 2점: 아니다, 3점: 조금 아니다, 4점: 보통이다, 5점: 조금 그렇다, 6점: 그렇다, 7점: 매우 그렇다)로 조사되었다(채경진 외, 2024). 이러한 설문은 260부 전부 수거하였으며 불성실하거나 결측치가 있는 설문이 없어 모두 분석에 활용하였다. 이렇게 수거된 설문지에 대해 문화향유가 정주인식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사회자본, 행복감, 지역애착도 등에 대한 구조적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요인분석과 요인 간 상관분석을 진행하였으며, 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하였다. 그리고 분석을 위한 통계프로그램으로는 IBM사의 SPSS 22.0, AMOS 18.0을 사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설문응답자의 특성은 <표 5>와 같다. 특성을 종합하면, 연구의 분석 대상은 참여주민이면서 여성이 대다수이고, 대부분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지면서 주부, 연구직/전문직, 자영업의 직업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춘천에는 거주한 기간은 5년 이내로 짧거나 오히려 20년 이상 되기도 한 특성을 보인다.
IV. 분석결과 및 논의
측정변수에 대한 타당성은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 EFA)과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통해 검증하였다. EFA는 대체로 많이 활용되는 주성분 분석(principle component analysis)을 통한 베리맥스 회전방식(varimax)을 실시하였다. 우선 모든 변수를 투입해 EFA를 실시한 결과 고유값(eigen value: EV)이 1 이상인 5개의 요인이 도출되었고, KMO값(0.8 이상), 요인적재값(factor loading), 공통성(communality: COM) 모두 0.5 이상으로 나타나 타당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탐색적 요인분석의 결과, 요인 1은 문화향유 요인으로 ce1(0.888), ce2(0.910), ce3(0.865)로 구성되었고, 요인 2는 사회자본 요인으로 sc1(0.898), sc2(0.945), sc3(0.938), sc4(0.887), sc5(0.681)로 구성되었다. 요인 3은 지역애착도 요인으로 la1(0.835), la2(0.827), la3(0.830)으로 구성되었고, 요인 4는 행복감 요인으로 ha1(0.872), ha2(0.868), ha3(0.872)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요인 5는 정주인식 요인으로 sa1(0.797), sa2(0.831), sa3(0.790)으로 나타났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종합하면, 제거되는 문항 없이 모두 의도한 요인대로 묶였다고 할 수 있으며, 요인분석 자체도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표 6>은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요인에 대한 요인분석 결과를 나타내준다.
앞선 과정에 의해 잠재요인으로 수렴된 요인을 대상으로 Cronbach’s Alpha(α)값을 이용해 신뢰성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모든 계수값이 0.873 이상으로 나타나 요인에 대한 신뢰성은 확보되었다고 판단 가능하다(<표 7>).
잠재변수 | 문항 수 | Cronbach’s α |
---|---|---|
문화향유 | 3 | .950 |
사회자본 | 5 | .948 |
지역애착도 | 3 | .964 |
행복감 | 3 | .957 |
정주요인 | 3 | .873 |
한편, 상정한 요인에 대한 타당도의 재차 검증을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CFA)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마찬가지로 요인적재값이 모두 0.5 이상이었으며, 평균분산추출지수(average variance extracted: AVE)값과 개념 신뢰도(construct reliability: CR) 역시 기준값을 충족하였다. 종합하면, 타당도 분석에 있어 요인적재값에는 미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탐색적 요인분석의 결과에서처럼 본 연구에서 의도한 5개의 잠재요인으로 수렴되었다고 할 수 있어 연구에서 상정한 요인에 대한 타당도는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표 8>).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연구모형의 모형 적합도는 최대우도법(maximum likelihood estimation)을 적용한 2(카이제곱)/df(자유도)값, 적합도지수(goodness of fit index: GFI), 평균제곱잔차제곱근(root mean-square residual: RMR), 표준적합지수(normed fit index: NFI), 증분적합도(incremental fit index: IFI), 비교적합지수(comparative fit index: CFI) 값을 통해 판단했다(김계수, 2005). 모형 적합도를 살펴본 결과, GFI, RMR값이 수용기준에 약간 미치지 못했으나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지수값이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점, 다른 지수들이 수용기준에 잘 부합하는 점 등을 토대로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다(<표 9>).
적합지수 | X2/df | GFI | RMR | NFI | IFI | CFI | RMSEA |
---|---|---|---|---|---|---|---|
수용기준 | < 3 | >0.9 | p<0.08 | >0.9 | >0.9 | >0.9 | p<0.08 |
연구모형 | 1.727 | 0.896 | 0.100 | 0.954 | 0.980 | 0.980 | 0.063 |
연구모형에 따라 각 요인에 대한 인과관계와 구조적 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구조모형 분석을 실시하였다. <표 10>은 구조모형 분석에 대한 결과를 나타내준다.
분석 결과, 총 10개의 직접효과를 나타내는 가설 중 1개를 제외하고 9개 모두 채택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문화향유는 사회자본, 지역애착도, 행복감, 정주인식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게 나타났다(p<0.05). 사회자본은 지역애착도,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게 나타났다(p<0.01). 다만, 행복감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자본이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상정한 가설 6은 기각되었다. 다음으로 지역애착도는 행복감과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였다(p<0.01). 그리고 행복감도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p<0.01).
이러한 결과에 따라 가설 6만 기각되고 나머지 가설은 모두 채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도시를 통해 나타난 문화향유는 지역주민의 사회자본, 지역애착도, 행복감, 정주인식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행복감, 사회자본, 지역애착도도 모두 문화향유와 정주인식 간에 간접적인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매개효과를 포함한 총 효과(직접효과+간접효과)를 살펴보면, <표 11>과 같다.
종속변수인 정주인식에 대한 총 효과는 문화향유가 0.621로 가장 높은 효과를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지역애착도가 0.301, 사회자본이 0.268, 행복감이 0.214의 크기로 나타났다. 문화향유의 경우 종속변수에 대한 간접효과가 0.264로 나타나, 직접효과뿐 아니라 간접효과 역시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사회자본은 정주인식에 다소 높은 간접효과를 보여 총 효과에서는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난 것이 특징적이다([그림 3]).
V.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춘천 문화도시 사업의 사례를 바탕으로 실증 분석을 통해 문화향유가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아울러, 사회자본, 행복감, 지역애착도에 대한 영향력과 함께 각 요인 간의 구조적 관계도 파악하였다. 결국 이러한 목적은 문화도시의 효과 검증이자 한편으로 정주인식에 대한 문화적 영향력의 검증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 결과, 기존 선행연구(황익주, 2002; 조명래, 2011; 박해광, 2018; 서우석·조광호, 2019; 노수경, 2022; 강희정·한현석, 2023; 이재민·윤설민 2024; 채경진 외, 2024)의 결과와 같이 문화도시 사업은 문화적·사회적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문화향유는 행복감, 사회자본뿐만 아니라 지역애착도 및 정주인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통한 문화도시에 대한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향유는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 요인 간에 사회자본, 행복감, 지역애착도의 간접효과를 떠나 직접적인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문화도시는 기본적으로 한 지역의 문화향유뿐만 아니라 향유의 기회를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주요 대상인 ‘도시가 살롱’은 10분 문화슬세권의 개념을 통해 생활권 단위에서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문화향유를 충족시켰다고 할 수 있다(채경진 외, 2024). 그리고 이러한 문화향유가 실제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는 나아가 지역의 공간 기반의 주민참여 문화프로그램이 해당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으로 문화도시 사업이 가진 파급효과가 주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발견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의 개선과 전환에 있어 보다 문화향유 및 향유 기회 창출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더 필요하다. 지방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주민을 지역에 꾸준히 정주할 수 있게 하는 고민을 문화도시 사업의 구상에 녹일 필요가 있다.
둘째, 정주인식에는 문화향유와 함께 사회자본과 지역애착도, 행복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요인은 간접효과로도 나타났다. 이는 정주인식에 대한 사회적·심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문화적 요인에 대한 영향력이 나타난 것이다.6) 이러한 결과는 지역주민의 정주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선 사회자본, 지역애착감, 행복감을 높일 기제, 문화향유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문화향유 증진의 프로그램에 이웃 간 신뢰나 네트워크를 높일 기제,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방향성 등을 견지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기창 외(2024)가 제시하는 것처럼 일회성 참여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체계적 접근으로 프로그램의 시리즈화, 단계별 심화과정 개발, 참여자 간의 플랫폼 구축 등이 요구된다.
셋째, 사회자본은 행복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완전 매개효과로서 지역애착도를 통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사회의 사회자본만으로는 주민의 행복감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지역애착도를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기존 사회자본과 행복감을 다룬 선행연구(한세희 외, 2010; 박현아 외, 2011; 오미옥·이진향, 2013)와는 다소 다른 결과로 이러한 이유는 요인의 정의, 설문 및 분석 대상, 작용하는 사업의 차이 등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문화도시의 측면에서 행복감을 다루고자 하면, 사회자본에 따른 신뢰, 이웃 간 네트워크 등을 직접적으로 적용하기 보단, 지역애착도나 앞선 문화향유와의 연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결과라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함의를 정리하면, 결국 문화도시는 사회적·문화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고, 이는 주민의 정주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초기에 설정한 문화도시의 목표인 ‘지역주민 문화향유 확대’, ‘지역문화기반 조성 및 역량 강화’에 부합하는 것을 넘어 지역균형개발이나 지방소멸 극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민의 정주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문화도시 사업에서는 지방소멸을 위한 정주인식 개선의 주요한 도구이자 정책으로도 뻗어나갈 방향성 등도 강조되어야 할 것으로도 보인다.
마지막으로 연구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춘천 문화도시 사업에 참여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증 분석임에 따라 타 문화도시나 기초자치단체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즉, 춘천시 지역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결과로 연구 결과의 확대에 있어서는 주의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둘째, 구조모형에 따라 각 요인에 대한 구조적 관계와 직·간접효과를 살펴보고 있으나, 개인의 특성에 따른 영향을 통제하고 있지 못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개인적 특성 등도 통제한 방법(회귀분석 등) 등을 가미하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특정 지역의 특정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향후에는 오히려 사례 연구를 통한 특수성을 조명하거나 광역 또는 몇몇 문화도시에 함께 실증 분석 및 비교하여 설득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넷째, 연구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요인들 간에 보다 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업 이후의 특정 시기의 조사결과를 활용했기에 사업 이전과의 비교가 불가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바탕으로 보다 더 명확하게 영향력을 검증하는 연구가 수행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