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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가상공간(cyberspace)을 활용한 신규 공연예술 지원사업에 대한 탐색적 연구*

한하경1, 김인설2,*
HaKyung Han1, InSul Kim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하경_한국문화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 전남대학교 문화학과 박사수료/주저자
2김인설_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부교수
1Ph.D. Candidate, Senior Researcher, Korea Culture Technology Institute
2Associate Professor, Chonnam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Associate Professor, Chonnam National University E-mail: insul.kim@gmail.com

* 이 논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CT기반 조성(R&D)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발주하여 2016년에 발간된 ╓디지털 공간을 활용한 공연예술 활성화 방안 연구╜(박순보 외, 2016) 중 전문가 초점집단면접을 중심으로 재구성하여 제44회 STP&A(Social Theory, Politics and the Arts) 국제학술대회(18.11)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보완한 연구결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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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Feb 07, 2020; Revised: Mar 26, 2020; Accepted: Apr 07, 2020

Published Online: Apr 30, 2020

국문초록

4차 산업혁명의 등장에 따라 새로운 사회적 변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가 예술생태계 전반에 미칠 영향은 언제나 중요한 화두로 주목되어 왔다. 본 연구는 실감형 미디어 기술(VR·AR·MR)과 예술의 접목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급격히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지원정책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정부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연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이를 활성화하고자 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예술지원정책의 방향성과 주요 요소들을 탐색적으로 밝히고, 이에 대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는데 있다. 자료의 수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신규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털 가상공간을 활용한 공연예술지원사업을 시작한 2016년을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연구방법은 공연현장 전문가, ICT 공연융합 분야 전문가, 관련 지원사업 담당자와의 초점집단면접(FGI)을 통해 이루어졌다. 연구의 분석틀로는 미래예측 기법 중 하나인 제롬 글렌(Jerome C. Glenn, 1972)의 미래바퀴 기법(Futures Wheel)을 적용하여 자료 분석과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연구결과, 공연예술가들에게 실감형 기술의 도입은 다양한 환경적 장애로 인해 여전히 높은 심리적·물질적 기회비용이 작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더해, 예술과 기술 간 물리적인 결합이 아닌 진정한 융복합적 결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책사업의 철학적 정립과 함께 개념의 합의가 필요하고, 예술가와 과학기술자 사이의 소통을 도울 수 있는 전문 매개인력의 활용이 우선 해결과제로 도출되었다.

Abstract

A new social transformation is expected with the emergence of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and the effect of such changes on the arts ecosystem has always been an important issue. This study is based on the realization of the problem that while social interest in applying immersive media technologies (i.e., VR, AR, and MR) in the performing and visual arts is rising, along with a corresponding increase in government funding, the amount of research on the topic is limite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suggest some useful directions, core elements, and policy implications when the government is interested in supporting performing arts organizations that are willing to use such technology in their creative work. The data collection was conducted in 2016, when the Arts Council Korea started a performing arts support project using the digital virtual space as a part of their new support policy to prepare for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The study was conducted using a focus group interview (FGI) with performance specialists, technicians in ICT, and performance and policy administrators. The Futures Wheel, the future prediction method designed by Jerome C. Glenn (1972), was applied as the analytical framework of this study.

The results show that performing artists feel uncomfortable about adopting cyberspace and digital technologies in their work because of the high psychological and material opportunity costs. In addition, for the true convergence of digital technology and the arts, the most important issue is embedded in establishing the fundamental philosophy of the policy from the perspective of the arts, reaching mutual understanding on the core terms of the policy, and recruiting professionals who can mediate between artists and technicians.

Keywords: 4차 산업혁명; 디지털 가상공간; 공연예술; 융복합; 예술지원정책
Keywords: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cyberspace; performing arts; convergence; arts policy

Ⅰ. 서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가상 및 증강현실(Virtual and Augmented Reality),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의 약진은 디지털 연결망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했고, 이를 반영한 정책과 산업의 변화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1년 독일 하노버 박람회에서 ‘인더스트리 4.0(Industrie 4.0)’으로 처음 소개되었다. 이후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드 슈밥(Klaus Schwab)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하는 일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류 자체를 바꿀 것”이라고 선언하며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MIT대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인 브린욜프슨과 맥아피(Brunjolfsson & Mcafee, 2014)는 그들의 저서 ‘제2의 기계시대(The Second Machine Age)’에서 인간과 기계의 공생에 더해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한 경제적 분열을 예견하였는데, 이러한 주장은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과도 일맥상통한다. 여전히 학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실체와 영향력에 대한 논쟁이 분분하나, 인간과 기계의 협업과 이에 대한 파급력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기술혁신을 뛰어넘어 인류의 문화 정체성과 생활양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이다(정종은, 2018). 이러한 변화는 기술을 이해하고 소유한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 양극화 현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농후한데, 이는 “기술혁신은 사회혁신과 결합했을 때 진정한 잠재성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Buhr, 2015: 10).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제조공정의 혁신에서 나아가 인간 노동의 형태 및 가치에 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기존 사회가 가지고 있는 혁신성과 창발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적 변혁과 거대한 차이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예술생태계 전반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사의 흐름을 볼 때, 예술은 메시지를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해 기술과 매체의 발전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예술(arts)의 어원이 기술과 관련된 ‘숙련된 솜씨’를 의미하는 라틴어 ars(아르스)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볼 때, 예술은 기술과 항상 함께 발전되어 왔다. 특히, 산업혁명 시대 이후 예술가들은 기술을 활용하는데 있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심혜련, 2006). 시각예술의 경우, 비디오아트에서 미디어아트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수용이 활성화되어 왔으며,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첨단 기술에 기반을 둔 영상예술 및 무대의 한계를 초월한 새로운 예술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양현미, 2012). 이러한 양상은 과학기술과 예술의 실험적 융합과 담론을 넘어서,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김세훈, 2013). 이러한 맥락에서, 기술과 예술의 융합으로 인해 제도적 분류체계 내 위치시키기 모호한 새로운 장르의 정의와 개념을 정립하고, 정책현장에서 예상되는 창작과 향유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변화와 문제들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예술계 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요 기술에 대한 높은 수요와 더불어 변화하는 예술환경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의 요구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 문화예술 분야 종사자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3.7%가 창작활동에 4차 산업혁명 주요기술을 활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이 중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에 가장 높은 적용 의사(63.2%)를 보였다(박순보 외, 2018).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의 역할과 기능을 묻는 질문에서는 미래 창작환경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기술과 이에 대한 활용역량 강화, 협력 네트워크 플랫폼 구축 등이 확인됐다.

문화기술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정책의 확대 이면에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예술에 도입하여 예술상품으로서의 시장성과 자생력을 획득하는 방법론으로서 어느 정도 기대가 존재한다. 대중의 저조한 문화예술관람 의향(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16)과 더딘 성장속도를 보이는 예술시장의 확대규모(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7)를 위한 해법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술시장의 새로운 변모와 전략은 매력적이다. 예시로, 가상성(virtuality)과 가상공간(cyberspace)을 구축하는 VR기술을 활용한 공연에 대한 연구들은 국내에도 다수 존재한다(주현식, 2014; 백영주, 2015; 한정수, 2016). 하지만 기존의 연구들은 특정 공연작품에서 사용된 기술과 이를 적용한 시사점을 사례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즉, 가상공간의 개념과 기술을 접목하는데 있어 구체적으로 필요한 공연예술지원의 정책방향과 지원요소, 그리고 공연예술계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사안을 정책적으로 다루는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한국 공연예술 분야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예술지원정책의 방향성과 목표 설정에 있어 무엇을 우선적으로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지를 밝히는 것을 연구목적으로 상정하였다. 연구질문은 ‘디지털 가상공간의 개념과 기술을 적용하여 공연예술 활성화를 도모하는 지원정책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수혜자의 요건과 지향해야 할 사업목표는 무엇이고, 이를 위해 우선 해결되어야 할 장애물은 무엇인가?’ 이다. 이 연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발주한 ╓디지털 공간을 활용한 공연예술 활성화 방안 연구╜(박순보 외, 2016)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를 일부 활용하여 재구성하였다. 자료의 수집은 공연현장 전문가, ICT 공연융합 분야 전문가, 관련 지원사업 담당자와의 심층면접을 통해 이루어졌다.

자료의 분석을 위해 사용된 분석틀은 미래학자인 제롬 글렌(Jerome C. Glenn)이 제시한 미래바퀴 기법(Futures Wheel)을 적용하였다. 이 기법은 미래에 다가올 중심 동향과 이것이 미치는 1차, 2차, 3차 영향과 그 결과를 한 눈에 가시화해주는 미래연구 방법론 중 하나이다. 종이와 연필, 미래예측 경험을 가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이면 그릴 수 있는 단순한 기법이지만, 동시에 미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알려져 있다. 주로 정책입안자들이 앞으로 다가올 잠재적인 문제점을 미리 알고,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시해주는 방법이다(박영숙, 2008).

본 논문은 이러한 미래바퀴 기법을 적용해 공연예술 현장 전문가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집·분석하여 예술지원 정책결정과정에 실용적 제언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되었다. 아직은 정책연구의 일환으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실감형 미디어 기술과 공연예술분야의 접목을 주제로 미래 공연예술의 방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본 논문의 차별성이 있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예술지원정책이 추구해야 할 새로운 관점과 방향성에도 일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Ⅱ. 정책 변화와 이론적 배경

1. 4차 산업혁명과 문화정책의 변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6년 전략목표 중 하나로 “예술 수요를 이끄는 우수 예술 창조”를 제시하였고, 이 추진방향 중 하나인 “기초예술 시장 및 유통 활성화에 기여하는 사업 강화”를 위해 ‘기초예술 사이버 공간개척지원 사업’을 신설하였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6: 12-14). 이 사업은 침체된 기초예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비전 모델의 제시가 필요하다는 진단 아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신규 지원사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차원의 참여형 인터랙티브 기초예술 창작 모형을 개발하여 예술시장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구체적으로 사업 첫 해인 2016년에는 공연예술분야 전문 자문단 구성 및 ‘2016년 공연예술 창작확장 프로젝트 피칭데이 및 사업설명회’를 진행하였고, 신규 사업 기본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디지털 공간을 활용한 공연예술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시행하였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2017년에는 ‘가상공간을 활용한 창작모형 개발 지원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이어서 2018년에는 가상공간을 활용한 ‘4IR 공연예술 컨퍼런스(4IR Performing Arts Conference)’를 개최하여 공연예술에 디지털 가상공간을 활용·적용한 시대별 사례, 동시대 공연예술 및 예술가에게 주는 함의 등을 모색하였다. 특히 2018년부터는 사업명에 가상공간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디지털 기술 및 온라인·모바일 공간활용 공연예술 Art & Digital Technology 지원사업’을 공모하였다. 이어 2019년에는 제2회 ‘4IR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지원사업 쇼케이스 시연 및 가상공간 기반 공연예술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였고, 이후 ‘공연예술 온라인확산 지원사업’으로 사업명이 개편되어 전년 대비 10배 증액된 예산인 25억 원의 규모로 정책을 확대, 발전 중에 있다. 이 일환으로 2020년 2월 ‘Art & Digital Tech 컨퍼런스 & 쇼케이스’에서는 예술 분야에 진입한 AI와 디지털 시대의 연극 등을 주제로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미래 예술을 조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가지는 의미를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정책 발전과정에 내재되어 온 양면성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문화정책은 표면적으로는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국가 차원에서 보호하고 지원하는 유럽의 예술지원정책과 유사성을 띠지만, 정책입안 및 예산지원 부문에 있어 사업목표 설정 시 시장경제의 논리를 지향하는 미국식 지원형태를 보이고 있다(김인설·신혜선·이흥재, 2016). 이처럼 예술의 수월성과 시장 경쟁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 기조를 현 정부의 문화정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2018년 발표된 ‘문화비전 2030’의 8대 정책의제에서 정부정책과 문예위 지원정책에 대한 논의에서도 확인된다. 예시로, 문화비전 2030의 여섯 번째 정책의제인 ‘문화자원의 융합적 역량 강화’는 시장경제 논리 강화를 뒷받침하며, 문예위 신규 지원정책으로 기초예술과 가상공간의 융합을 통해 공연예술의 유통 활성화를 꾀한다는 부분에서도 유사한 점이 확인된다.

더하여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서를 살펴보면, 편성방향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조항이 “실감형 콘텐츠 산업 육성 및 국공립 문화예술기관 대상 체험공간 조성을 통한 체험기회 확대”이다(문화체육관광부, 2020: 1). 구체적으로 가상 및 증강현실(VR·AR), 홀로그램 등 실감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을 2019년 261억 원에서 974억 원으로 끌어올렸는데, 이 중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한 곳을 케이팝(K-POP) 공연장으로 보수하는 데에만 171억 원이 편성됐다. 이에 반해, 전국 국공립 문화예술기관 대상 체험공간 조성을 위한 예산은 200억 원이 책정되었다. 이렇듯 지원정책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경제적 논리 안에서 예산이 배정되고 투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류 안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업 중 눈여겨 볼만한 사업이 바로 앞서 언급한 기초예술 사이버 공간개척지원 사업이다. 우선 이 사업은 예술 장르 중심 지원방식이 아닌 ‘디지털 가상공간’이란 개념을 내세워 새로운 창작 및 관객의 체험과 참여방식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가상공간 관련 기술을 공연예술에 접목하여 침체되어 있는 순수공연예술 분야의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장르 중심일 수 있겠다. 그러나 기존의 연극, 뮤지컬, 오페라, 음악, 무용 등으로 분류하던 체계에 비해서는 상당히 탈장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지원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연예술 분야의 첨단기술 지원정책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할 방향성과 추후 해결할 과제에 대해 수행된 연구는 투입된 국민의 세금과 정책규모에 비해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전술한 신규 정책사업의 핵심용어 중 하나인 ‘가상공간’이라는 개념은 계보와 논의가 불충분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2. 가상공간과 예술

가상공간이라는 용어는 윌리업 깁슨(William F. Gibson)이 1984년에 발표한 소설, ╓뉴로맨서(Neuromancer)╜에서 처음 등장했다. 깁슨은 가상공간(cyberspace)이란 “인류가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들의 메모리로부터 추출된 데이터를 그래픽으로 표현한 것. 상상을 뛰어넘는 복잡성. 인간의 정신이라는 비공간에 펼쳐진 빛나는 선들과 별자리처럼 빛나는 데이터의 무리”라고 정의하며, 컴퓨터와 통신망을 기반으로 복수의 시각화된 데이터가 표현된 상태를 가리켰다(1989: 128).

이어서 마이클 하임(Michael Heim, 1993: 134)은 ╓가상현실의 철학(The Metaphysics of Virtual Reality)╜에서 “가상공간은 가상의 실제들이 짜여지는 광범위한 전자망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고 하며, 이 중 가상공간의 한 현상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궁극적으로 기술이 아닌 예술의 영역, 나아가 최상의 예술 영역에 놓여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더해 마거렛 버트하임(Margaret Wertheim, 1999)은 노드를 중심으로 팽창하고 있는 가상공간이 마치 우주와 같은 팽창기를 거치고 있으며, 무에서 시작해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토’로서 가상공간의 급격한 확장성에 주목하였다. 또한 가상공간은 정보공간으로 한정되지 않고, 사회적 상호교류와 의사소통의 용도를 가짐에 주목하며, 타자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정신세계’로서 가상공간의 특성을 제시하였다.

한편 미술사학자 올리버 그라우(Oliver Grau, 2003)는 ╓가상예술(Virtual Arts)╜에서 디지털예술의 일환으로서 가상예술의 함의를 좀 더 심층적으로 고찰하였다. 그라우는 가상예술에서의 새로운 관객 참여방식이 관객주도의 향유방식을 이끌어 낼 수 있으나, 그 이면에서는 관객이 프로그래밍 된 가상의 데이터 공간 안에 오히려 종속되고 단순한 행위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스티브 딕슨(Steve Dixon, 2007)은 공연분야와 관련하여, 진보된 가상현실(VR) 극장과 공연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예술단체의 노력을 주장하였다. 그는 피터 바이벨(Peter Weibel), 마거렛 버트하임 등의 주장을 근거로 들며, 실험적인 디지털 공연을 통해 새로운 영역 확장을 모색하는 공연분야에 기술, 과정, 신체, 물체, 공간이 변형된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연예술의 존재론이 등장했다고 보았다(Dixon, 2007). 가상공간은 무대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공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에서도 가상공간과 기술이 공연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가 일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 몇 가지 예시로, 디지털 기술의 적용으로 기존 무대공간의 확장을 통한 물리적 한계의 극복과 관객의 잠재적 위상 강화를 다룬 연구(주현식, 2014)와 가상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공연형태인 ‘이머시브 연극(immersive theater)’과 이에 따른 결과로 연극의 공간적 범위의 확장 및 작품과의 새로운 소통구조가 생성될 것으로 예측한 연구(백영주, 2015)가 있다. 또한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확장한 실험적인 영국의 연극 연출가인 케이티 미첼(Karie Mitchell)의 연출 스타일과 새롭게 제시된 장르인 라이브 시네마 공연(Live Cinema Performance)에 대한 연구도 있다(한정수, 2016). 종합하자면 국내의 경우, 미학적 관점에서보다는 매체 기술의 발전과 함께 관객의 참여와 상호관계성에 주목한 사례연구들이 주로 행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가상공간의 예술 분야 적용은 새로운 예술 형식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고, 공연분야에 있어서는 기존 무대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라우의 주장처럼 컴퓨터 기반 네트워크로 구성된 가상공간은 정해진 알고리즘에 의해 철저히 종속되어 인간의 상상력 구현 방식에 제약을 걸 수도 있으며, 전통적인 무대가 제공해 왔던 독특한 미적체험의 상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즉, 가상현실의 기술은 예술창작과 관람에 있어 언제나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만을 주는 것이 아닌 미묘한 줄타기의 선상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현실이란 개념에 ‘디지털 기술’을 드러낸다면, 미메시스(mimesis)란 관점에서 가상현실은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구조적이며 지속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공연예술분야에서 행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역설적 특징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술로 인해 진화될 공연예술의 미래를 나름대로 재단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3. 미래바퀴 기법(Futures Wheel)

미래바퀴 기법은 미래예측 기법 중 하나로 미국의 대표 미래학자인 제롬 글렌(Jerome Glenn)에 의해 1971년에 개발된 이후 새로운 버전으로 진화하며 현재까지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일종의 의사결정을 위한 분석도구 중 하나다. 미래바퀴 기법(Futures Wheel)은 환경스캐닝 기법(Environmental Scanning), 트렌드 영향분석기법(Trend Impact Analysis), 리얼타임 델파이 기법(Real Time Delphi), 이머징이슈 분석(Emerging Issue Analysis), 텍스트마이닝(Text Mining), 시나리오 기법(Scenarios), 상호영향분석법(Cross-Impact Analysis), 국가미래지수 기법(SOFI, State of the Futures Index)과 같은 미래전략 도출 방법 중 하나로 특히 미래사회 트렌드 분석에 있어 빈번히 사용되어 왔다.

미래바퀴 기법 분석 결과 도식을 보면, 중요하거나 확실성이 높은 동향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주요 동향의 함의를 단계적으로 시각화해 나가기 때문에 마인드 맵핑(mind mapping)과 그 형태가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단계별 인과관계를 중요시하지 않는 마인드 맵핑과는 달리, [그림 1]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특정 기술이나 사회 이슈를 중심으로 그룹 별 전문가들의 토론과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1차, 2차, 3차의 파급효과와 영향을 파악하여 이를 바퀴 모형에 구조화하는 방식에 차별점이 있다(Glenn, 2009). 특히 이 방법은 사회 이슈에 있어서 정치, 경제, 법제, 산업, 심리, 문화 등 다양한 영역과의 상호 작용적인 관점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 피드백의 순환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더해 누구나 결과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용이하고 쉽게 표현된다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Heinonen & Ruotsalainen, 2013; Lauttamäki,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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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미래바퀴 기법 기본 구조 (Bengsto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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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래바퀴 기법은 중심 주제를 중심으로 파생되거나 확장되는 영향을 짚어내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그 내용이 매우 단순해지거나 모호해지기 쉽고, 이러한 확장이 진행되면서 파생된 다른 요인과 영향들이 서로 상반되거나 모순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Lauttamäki, 2014). 다양한 요인과 영향의 관계를 면밀히 검증하지 않고 성급히 각 단계를 확장할 경우, 잘못된 인과관계와 요소들이 뒤섞일 위험 또한 존재한다(Saleh et al., 2008).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바퀴 기법은 사회적 변화에 대해 해당 분야 전문가들만이 제공할 수 있는 직관적 지식을 구조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도식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신규 정책방향의 예측과 설계에 매우 유용한 기법이다.

미래바퀴기법이 지닌 직관성과 구조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은 환경, 관광, 부동산, 기술 변화, 교육 등 다양한 범주 안에서 활용되고 있으며(Bengston, 2015; Benckendorff, 2008; Freed & McLaughlin, 2011; Toivonen & Viitanen, 2016; Potu˚cˇek, 2005), 국내의 경우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기적으로 발간하는 문화예술트렌드 연구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양혜원·김혜인, 2012).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미래바퀴 기법은 디지털 가상공간 기술을 활용한 신규 공연예술 사업이 미래 공연예술계에 미칠 영향과 이에 따른 정책적 함의를 진단하는데 유용한 분석도구일 것으로 판단되었다.

Ⅲ. 연구방법

1. 연구의 설계

이 연구는 질적연구방법 중 초점집단면접(FGI)을 연구방법으로 사용하여,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가(n=4), 공연예술 관련 ICT 기술 융합 전문가(n=3), 정책관계자(n=3) 등 핵심 이해관계자 총 10명을 대상으로 2016년 12월에 자료수집이 진행되었다. 비록 2020년 현재, 자료수집의 시점은 3년이 지났지만, 자료의 수집과정에서 연구자로서 느낀 문제의식과 연구질문의 재구성, 그리고 분석을 통해 도출한 시사점들을 응축하는 과정은 자료수집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정책 및 학술현장에서 무차별적으로 쓰이는 이상 현상이 잦아들고 난 후, 지난 자료를 면밀히 재검토하고 이를 현 상황에 다시 대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FGI 기반 수집 자료의 분석을 위해 사용된 분석틀은 앞서 제시한 미래바퀴 기법(Futures Wheel)이다. 미래바퀴 기법을 통한 자료의 수집과 분류과정은 일반적으로 4단계로 구성된다([그림 2]). 우선 준비 단계에서는 변화를 예측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다양한 관점, 지식, 경험, 연령으로 구성된 4명에서 6명의 전문가로 참가자를 구성하는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동일한 규모의 여러 차원의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여 진행하는 것이 의례적이다(Heinonen & Ruotsalainen, 2013). 이를 기반으로, 1단계에서는 가장 중요성이 높은 1차적 예측 결과를 도출한다. 이 결과는 아주 낮은 가능성이 있는 결과에도 열려 있어야 하며,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결과 모두를 파악해야만 한다. 1차 결과의 발생 건수는 단순한 변화일 경우 5개, 광범위하고 복잡한 변화일 경우 15개에서 20개까지 다양하게 도출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1차 결과 다음에는 어떤 일이 생길지를 생각하며 각 1차 결과에 대한 2차 결과를 도출한다. 이러한 과정이 통상 3단계까지 가는데, 최종적으로 가능한 직간접 및 긍정 또는 부정적인 결과가 최종적으로 드러난다(Bengsto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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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미래바퀴 기법 과정을 적용한 본 연구의 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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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에서는 우선 각 전문가들이 ‘가상공간을 활용한 신규 공연예술 지원사업’에 대한 주제와 관련하여 생각하고 있는 견해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VR·AR 장비의 가격 하향화와 관련 콘텐츠 개발 활성화, 5G 서비스의 상용화에 따른 일반대중 대상 보급 확산 가속화(김해석, 2018; 임상우·서경원, 2018; 윤현영, 2019; 이자연, 2019)가 공연예술계의 창작동향에 미치게 될 영향을 각자의 관점에서 어떻게 파악하는지를 주요하게 다루었다. 특히 본 연구를 통해 파악하고자 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여 공연예술 분야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예술지원사업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수혜자의 요건, 지향해야 할 사업목표, 해결되어야 할 주요한 장애물을 주요 기준으로 FGI 결과를 분석하고자 하였고, 2, 3단계에서는 앞선 단계에서 파급된 결론을 분석하였다.

2. 연구참여자의 선정과 연구방법

FGI 참여자는 공연예술 현장에서 평균 13년 이상 경험을 보유한 ‘공연예술 분야 전문가’ 4명, ICT와 공연의 융복합 관련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는 ‘ICT·공연융합’ 전문가 3명, 신규 지원사업을 기획한 ‘문예위 담당자 및 관계자’ 3명으로 총 10명을 대상으로 구성하였다. 연구의 목적을 고려하여, 국내 공연예술계의 현황과 신규 지원사업의 배경과 관련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을 선정하여 균형 있는 시각과 객관화된 현장 자료를 수집하고자 노력하였다.

표 1. 연구참여자 분류체계 (N=10)
그룹 구분 경력 (년) 코드
1 공연예술 공연기획·연출 31 A가1
공연기획·연출 17 A가2
영상 20 A나1
미디어아트/공연 7 A나2
2 ICT·공연융합 디지털 퍼포먼스 20 B나1
영상 16 B나2
미디어아트/공연·전시 10 A나3
3 지원기관 공연사업 기획·지원 6 C가1
공연사업 기획·지원 4 C가2
정책연구·기획 1 C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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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참여자 그룹1과 그룹2는 첨단 ICT기술을 공연, 퍼포먼스, 전시 등에 접목시켜 활동해 온 전문가들로 해당분야에서 평균 17년 이상 경력을 가진 자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미디어아트, 공연, 전시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 IT 기술을 접목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공연계에서 나름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온 전문가들로 의도적 표집기법을 사용하여 섭외되었다. 연구참여자 그룹3은 지원기관의 핵심담당자로 신규 지원사업 기획 및 정책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구성하였다.

인터뷰는 2016년 12월 한 달 동안 각 그룹별로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자료 수집과 분석과정에 있어 연구의 신뢰성(trustworthiness) 확보를 위하여 인터뷰 시 참여자들의 주요 진술내용을 연구자의 언어로 재구성하여 이를 재확인하였고, 추후 작성된 녹취록은 참여자들에게 다시 전달되어 2차 확증과정을 거치는 성원검증기법(member check)을 사용하였다. 연구의 객관성 및 타당성 확보를 위해 총 3회의 인터뷰 시 2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여하였으며, 인터뷰 이후에는 현장노트와 녹취록 검토를 기반으로 연구자 간 인터뷰 내용에 대한 교차분석을 시행하였다.

미래바퀴 기법이 가진 한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석의 단위를 참여자 그룹별로 구분하여 수집된 자료를 미래바퀴 모형에 입각하여 우선 구조화하였다. 다음 작업으로, 앞서 도출된 그룹별 도식을 통해 공통된 의견 또는 각 분야에서만 차별화된 의견들을 선별하여 세 개의 그룹을 통합한 미래바퀴 모형을 2명의 연구자가 교차분석하였다. 최종적으로 연구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제공한 신규 사업 수혜자의 요건과 방향성을 도출하고, 각 분야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을 통해 극복할 장애물과 개선방안을 유기적으로 구조화하였다.

Ⅳ. 분석결과

아래의 그림은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미래바퀴 모형에 대입하여 도식화한 것으로, 변화의 동인인 기술발전의 동향에 따른 수혜자 요건의 변화, 지향하여야 할 신규 사업의 방향성과 목표, 해결해야할 주요 장애물을 각 단계별로 구조화하여 완성하였다. 수혜자의 요건, 사업 목표, 장애물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각 요목별로 구분하여 기술하였다.

1. 정책 수혜자

가상공간을 활용한 공연예술지원사업은 예술과 기술 분야 간 협력이 요구되므로, 기존 예술지원 사업과는 달리 예술가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요 수혜자는 ① 신규 플랫폼과 기술에 관심이 있는 예술가, ② 신규 플랫폼과 기술에 관심이 있는 기술자, ③ 예술분야와 기술분야를 유기적으로 매개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도출되었다. 이 중 예술가 부문의 경우, 기성 예술계에 진입이 어려운 신진 예술가들의 참여기회 확대와 이들이 견인할 수 있는 예술적 실험에 대한 담보의 중요성이 함께 강조되었다. 신진들의 진입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신진예술가에게 특화된 평가기준의 마련 및 구체적인 방향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전문가 컨설팅, 워크숍, 세미나 등 조력 프로그램의 꾸준한 운영과 관계 형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배소현, 백지홍,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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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미래바퀴 기법 분석틀을 활용한 FGI 분석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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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원래 작업하시던 분들도 계시지만 새롭게 이 분야를 인지하고 참여하는 분이 생겨서 그룹이 확대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고요. (C가1)

예술가들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가상공간에 대한 정의, 범위 내에서 무엇이든지 만들어보는 워크숍, 쇼케이스 등의 꼭지를 만들어 운영하여, 예술가가 생각하는 가상공간을 자연스럽게 도출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그게 더욱 중요하지 않나). (B나1)

예술가 그리고 기술전문가와 별개로, 가상공간을 활용한 지원사업에 있어 주요한 수혜자로 주목된 집단은 원활한 협업을 위한 전문 매개인력의 참여였다. 양 분야 간 협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상호 분야 간 이해의 부족과 소통의 어려움이며, 공연예술과 기술 양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원활한 소통을 돕는 전문 매개인력의 부재가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 지원기관에서는 주요 수혜자로 예술과 기술 분야 참여자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었으나, 이 두 집단의 협업을 이끌 매개인력에 대해 깊은 고민이나 통찰이 부족한 점도 함께 거론되었다.

공연예술 안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했을 때 이를 실현하는 것을 도와주는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공학자가 아닌 예술가 중에 기술을 잘 다루는 사람, 혹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이러한 조력자가 될 수 있겠지요. (B나1)

예술가와 기술자는 대화가 잘 안 됩니다. 공연연출가가 ‘표현해 주세요’라고 하면, 홀로그램 기술자는 ‘그거 안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나와요. […] 기술과 콘텐츠가 융합할 때는 프로듀서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져야 하나의 공처럼 움직인다는 걸 알게 되면서 양쪽의 커뮤니케이션이 참 중요하구나 생각했죠. (A가2)

기술개발자와 아티스트들을 […] 같이 묶어갈 수 있는 (문화)기획자들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R&D의 개념을 다시 정의했으면 합니다. (A나3)

하지만 게임 및 K-콘텐츠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예술지원사업의 예산으로 전문매개인력의 확충은 커녕 기술개발자들의 적극적 참여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이준, 2019).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예산편성에 있어 대안적으로 정책성과를 위시하기 위한 소액다건 지원이 아닌 최소한 실험적인 성격이 짙은 이러한 신규 사업만큼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체계의 질적 관리에 대한 강구도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2. 지향할 사업목표
1) 새로운 양식의 예술창작 지원 필요

참여 전문가들은 새로운 양식의 예술창작 지원의 필요성 인식과 이에 대한 담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실천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는데 공통된 목소리를 내었다. 이는 예술적 표현방식의 다양화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도 기대되었다. 지원기관인 문예위 또한 예술적 표현방식의 다양성을 최우선 순위 사업목표로 상정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지향점이 공연예술인과 과학 기술인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소구되어지는 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콘텐츠 분야에서 행해져 온 기술개발 지원사업 외에 기초예술분야에서도 선도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려는 기관의 의지와 바람이 있었어요. (C가1)

여기(기초예술분야) 오면 (산업계 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해야 해요. 사람들은 그럼 거기 나오는 효과가 대단한지 아닌지를 상황 판단하기 시작해요.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시도했는지 아닌지가 중요하고,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적용시켰는지를 계속 연구해 나가야 합니다. (A나2)

2) 예술 중심적 지원사업 철학 수립 필요

앞서 제시한 새로운 예술양식에 대하여, 다수의 공연예술분야 전문가들은 사업방향의 철학과 구체적인 개념정립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작품 기획단계에서부터 기술이 주도하거나, 작품 전면에 기술만 부각될 경우 예술작품 본연의 메시지와 감동이 오히려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2019년 10월에 발표된 본 지원사업의 ‘아트 앤 테크 매칭 챌린지(Art&Tech Matching Challenge)’ 최종결과 심사평에서도 잘 드러난다. 심사위원들은 32개 지원팀 중 최종 10개 팀을 선정하였는데,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예술적 의도와 메시지, 예술적 완성도와 미학에 관한 부문이 기술 융합 시도에 비해 부차적으로 제시된 것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9. 11. 10).

반면, 앞서 9월에 공고된 사업공모요강(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9b)에서는 AI, 5G 기술,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전면에 제시하고 있어 기존 콘텐츠 및 기술 분야의 융합기술개발 지원사업과의 차별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술과 기술 두 마리의 토끼를 쫓다가 오히려 사업의 방향성이 모호해질 수도 있으므로, 이 점에 있어 예술 중심적 사고에 기반한 사업의 정체성 및 방향성 정의를 심도 있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기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예술을 위한 기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A나2)

(VR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하는 다면서사는) 한 프레임으로 고정되어 있었던 정면에 보이는 무대, 다른 배우의 반응들, 동선들 이런 것들이 다르게 표현될 수 있게끔 하는 문제들이죠. [,,,.] 내러티브의 연관성인 거죠. 기술적인 게 아니라. (A나1)

3) 지속성 및 실험성 있는 지원정책 필요

전문가 집단은 신규 사업의 경우 지속성 있는 정책 수립과 지원을 통해서 사업 체계를 확립하고 발전 역량을 쌓아가야 하는 부분에 대한 추후 노력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초기의 반짝 지원 이후 일몰되는 경우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즉, 지원성과의 성공 및 실패 여부를 떠나서 실험적인 시도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는 지원방향의 수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입을 모았다. 단기성과를 평가하기보다는 충분한 지원사업 기간과 예산의 확보, 실험적인 시도에 대한 평가기준 강화, 산출과정 및 성과에 대한 아카이빙, 공유, 홍보 등을 통해 가상공간을 활용한 공연예술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 및 문화 조성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지속적이고 실험적인 정책 지원이 이어질 때, 사업체계가 확립되는 동시에 발전역량을 쌓아갈 수 있으며, 나아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공연예술 분야의 차별화된 경쟁우위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정책을 수립할 때 전문가 집단, 공연예술에 관계된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 스크립터, 음악, 조명, 무대, 영상 제작하는 모든 파트들이 함께 미팅을 하면서 여러 차례 토론을 하고, 어떤 효과와 어떤 기대치를 가지고 구성할지,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고 해야만 어느 정도 효과가 나올 수 있는데, 항상 너무 단발성으로 끝나버려요. 그러다보니 결과물은 언제나 기대에 못 미치구요. (A가1)

4) 새로운 관객 체험 제공 및 참여 증진 필요

참여 전문가와 기관 담당자 중 대다수의 참여자가 디지털 가상공간을 통해 관객에게 새로운 공연 체험을 제공하고, 공연 작품 참여 기회를 증진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나타냈다. 공연에 기술이 유기적으로 적용되었을 때 현장의 역동성 강화를 통해 새롭고 놀라운 것을 원하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으며(유지윤, 2016), 다양한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관객의 공연 참여를 가능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관객의 공연 참여 확대 추세는 자기 주관적이고 주도적인 것을 선호하는 동시대 관객들의 성향에서 기인한 결과로도 볼 수도 있는데, 가상공간을 활용한 공연 장르 중 하나인 ‘이머시브 씨어터(immersive theater)’가 최근 들어 국내 공연계의 주요 장르로 자리 잡고 있는 현상이 이를 대표적으로 나타내준다.(서울문화재단, 2018) 다만 이처럼 관객의 새로운 체험 및 참여를 증진하려면 막연한 기대보다는 관객의 실질적인 수요파악이 선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극 중 가상공간을 활용한 배우와 관객 간 상호작용을 돕는 새로운 표현기법에 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파악되었다.

물리적인 무대를 가상공간에 집어넣으려는 시도가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가상공간을 활용한 공연예술의 경우 가상공간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새로운 표현을 계속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B나1)

3. 해결할 장애물
1) 예술·기술 간 유기적인 협력과 종합적 시각의 부족

해외에 비해 한국의 상황은 예술과 기술 분야 간 유기적인 연계 및 협력에 기반한 공연예술 작품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에 더해 기술의 발전과 플랫폼의 다양화로 공연예술에 최신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스토리와 예술성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화려하고 관중을 압도하는 기술 중심의 융복합 공연 제작 환경도 함께 거론되었다. 이로 인해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공연의 질이 오히려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기술을 어떻게 스토리에 녹여낼 수 있을지, 어떻게 순간 이입과 판타지를 창출해내게 할 것인지가 중요할 텐데요… 기술 적용이 너무 노출되다 보니 그런 게 다 깨지는 것 같습니다. (A가1)

공연예술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VR이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방법으로 들어와야 하는 거지, 그런 이해가 전무한 상태에서 기술을 어떻게 적용시키고 돋보이게 할 것인지만 보게 되면 문제가 되겠죠. (A가1)

전술된 장애요소의 기반은 이질적인 두 분야 간 소통과 이해의 부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상대 분야에 대해 부족한 이해에서 비롯된 시각차가 유기적인 협업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기술 분야에서 공연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단편적으로 공연에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지양되어야 할 점으로 부각되었다.

기술과 예술을 중계할 수 있는 시각과 자세가 재편되었으면 합니다. 기술이 예술과 접목시켜야하는 여러 가지 방향성들이 효과가 아닌 기술을 바라보는 태도나 활용할 수 있는 문화적인 입장들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A나3)

이러한 양상의 이면에는 예술인력과 기술인력 간의 이해 증진을 돕는 교육의 부재도 주요한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를 위해, ① 참여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기술 교육과 ② 기술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 제작 과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해, 예술과 기술을 매개하는 전문인력의 양성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에는 완전한 공학자와 예술가를 묶어 놓으려고 하니 서로 간극이 너무 큰 것 같아요. 서로의 차이, 간극을 줄일 수 있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합니다. (B나1)

더 디테일한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는 거죠. 자기 것만 하면 안 되고, 서로를 이해하고 특성을 알고, 그걸 활용할 수 있는 경지에까지 가야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거죠. 기술개발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함과 동시에, 연출이나 조명, 무대기술 같은 공연 관계자들도 기술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고 서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A가1)

2) 합의된 가상공간 용어 정의 부재

자료의 분석 과정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테마 중 하나는 ‘디지털 가상공간’이란 용어의 개념과 적용 범위의 모호함, 그리고 이에 대한 예술과 기술 양 분야 전문가 간 상이한 견해 차이였다. 예술분야의 전문가들은 가상공간을 물리적인 무대공간을 포함하여 예술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공간의 총체로 이해하고 있었으나, 기술 분야의 경우 물리적인 무대공간을 제외한 기술을 통해 가상으로 구현된 디지털 공간으로 정의하였다. 핵심 용어에 대한 개념 정의는 명확한 지원사업의 방향 및 정체성 수립에 있어서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정책사업의 키워드에 대한 정의가 부재하거나 합의되지 않는 경우, 융합적인 접근 대신 각 분야 간 견해 차이에 따른 혼선 및 불필요한 갈등으로 오히려 비싼 기회비용을 치러야 한다. 일례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1990년대 미국에서는 VR 기기의 사용 여부에 상관없이 몰입감 있는 연출을 통해 경외감을 일으킨 공연 작품에 VR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그 결과 공연분야 내에서 가상현실 개념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켰다(Dixon, 2007). 이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열린 숙의를 통한 핵심 개념의 정의는 재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티스트들에게 무대는 가상의 공간이고, 가상공간이란 물질적이고 건축적인 무대, 극장을 확장하는 개념입니다. 이 점에서 혼동이 있는 것 같아요. (A나3)

(가장 먼저) 디지털 공간에 대한 개념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활용을 통해서 공간을 풍성하게 하는 것이 디지털 공간이라 생각해요. (C가3)

3) 폐쇄적인 접근 방식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공연분야로만 한정된 기존의 전문가 의견수렴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 수렴 및 열린 방향의 모색 없이 기존의 지원방식과 차별화된 방향성 도출 및 성과 창출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디지털 가상공간을 활용한 공연예술과 같이 예술과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주제에 대한 자문범위를 공연예술 분야로 한정할 경우, 대내외적 예술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나가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는 의견으로 분석된다.

다양성을 좀 많이 열어둔 다음에 뭔가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한 분야 전문가만 모아놓고 판단하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오픈해서요. 나쁜 이야기도 많이 듣겠지만, 그 과정들이 쌓이고 넘친 후에 아까 말씀하신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의) ‘템페스트’ 같은 공연 콘텐츠도 나오게 되는 거거든요. (A나2)

4) 고비용 부담에 따른 차선책 선택

기술이 적용된 공연 성과물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반면, 이 기대를 실현하기 어려운 적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대안으로 유사한 연출 효과를 내는 저가 기술(low tech)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따라 기술과 융합은 했다고 했으나, 이에 대한 기대성과 대비, 공연 작품의 질은 오히려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공연 시연에 있어 여러 장비나 기술적 불안정성 때문에 극도로 고도화된 기술의 적용은 꺼리는 부분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시작하려던 계획은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항상 부차적인 안을 선택하려고 해요. 그럼 결국 퀄리티는 당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 (A나2)

공연예술은 라이브로 진행되는데요, 너무 발달된 (첨단)기술은 불안정한 상태이기에 (공연에) 잘 맞지 않아서 실제 (기술적 난이도가) 낮은 기술일지라도 안정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요. (C가3)

Ⅴ. 연구의 함의와 시사점

본 연구에서는 공연예술 관련 분야 전문가 10명의 FGI 결과에 미래 정책방향 예측에 유용한 미래바퀴 기법을 분석틀로 적용하여, 가상공간을 주제로 한 신규 예술·기술 융복합 지원사업에 대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전망과 예측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적용해 공연예술 분야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예술지원 사업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혜자의 요건 및 지향해야 할 사업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해결할 주요 장애물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연구의 배경이 된 문예위의 신규정책 사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우리나라 현실에서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공연예술 분야의 활성화를 추구해 나가는데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미래의 제약과 해법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함의를 통해 제시된 해법은 전문적인 매개인력 양성교육, 용어의 정의 도출과 합의, 전문 인력풀 확대, 예산확보와 기개발된 CT기술의 연계활용으로 축약된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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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신규 지원사업의 주요 수혜자와 사업목표 및 극복할 장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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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분석을 통해 연구자로서 특히 정책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부분은 공연계에 새롭게 등장한 융복합적 용어들, 예로 디지털 가상현실 또는 가상공간, 실감형 미디어 기술, 문화기술, 융합형 미디어 아트, CT융합 공연기술 등 새로운 용어의 범람과 이에 대한 합의의 부재였다. 예술과 기술 분야 간 주요 용어에 대한 이해가 상이한 상황에서 두 분야의 융합을 장려하는 정책사업은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새로운 정책사업의 성과는 정책설계가 지향하는 목표와 이에 대한 현장 간 소통이 얼마나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행해지는 가에 기인한다. 특히 두 개 이상의 상이한 분야에 융합이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용어사용의 혼선은 상당한 부분에 있어 예측이 가능하다. 영국의 경우, 융복합예술 지원사업인 Digital R&D Fund for the Arts(2012-2015)의 확장을 위해 용어사전(Glossary)을 제작하여 예술계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혼선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한 바 있다(Bull, 2020. 02. 01). 한국도 우리 기술 환경과 예술 환경을 고려한 용어의 개념정립과 현장과의 합의과정을 밟아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정책사업을 실행하는 기관차원에서도 추가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지원 사업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새로운 기술의 도입 이전에 용어의 합의된 개념 정립과 함께 이를 기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나 관련 기타 공공기관의 예술 중심적 지원사업 철학의 수립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외에도 소수 의견이기는 하지만 공연예술 분야로 한정된 폐쇄적인 접근 방식을 지양하고 참여 인력풀의 외연을 관련 타 분야로 확장하는 공연예술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며,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는 비단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한국의 공연예술지원정책은 직간접적으로 유통의 개선과 시장의 활성화를 목표로 해왔다. 그러나 기술을 통해 공연이 가진 시장성의 제약만을 극복하려는 맹목적인 노력은 연구참여자들의 증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기대이하의 성과 또는 예술성의 평가절하를 초래하기도 한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혀온 시각예술분야와 달리, 높은 제작비의 투입과 강도 높은 공동 작업이 요구되는 공연분야의 특성으로 인해 실험적인 시도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여 결국 전통적인 방식의 공연무대를 고수하는 경향이 지배적인 우리나라 공연예술계의 시각과 태도 또한 극복해야 할 문제로 제시된 바 있다(장지영, 2018).

이러한 경우, 추가 예산 확보는 물론 기개발된 문화기술 성과의 연계·활용이 일부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더하여 가상공간 기술을 활용하여 경제적 가치뿐 만이 아닌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지점에 대해 예술계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톨스토이의 1897년 저서인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예술의 본질은 대안적 언어로 작품을 통해 감정을 소통하고 전달하는데 기인한다고 주장하였다. 작금과 같이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상황에 어쩌면 더욱 필요한 부분은 타자의 입장에 대한 공감과 이해, 그리고 위로일 것이다. 따라서 이를 구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요구되는지를 파악하는 정책결정과정에 있어서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의 발전 단계를 거칠 때 진정성을 획득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문화예술 대상 문화기술 R&D 성과의 활용성을 재고하려면 기개발된 문화기술 성과와 공연예술 분야 간 상호 연계·활용방안의 구체적인 모색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예술산업 융복합 첨단 기술 개발을 지향하는 기존 문화기술 R&D 체계를 ① 문화예술 첨단화 기술 R&D와 ② 문화예술인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기술을 개발하는 첨단예술 확산기술 R&D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정책적 제언(조현성, 2013)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예술과 기술 분야 간 융합에 대한 시대적 요청이 높아짐에 따라 융합예술에 대한 열린 자세를 지향할 필요도 있지만, 통시적으로 창발성을 발휘해온 예술 본연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기술에 주도권을 넘기지 않고 예술 중심의 융합예술을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김성호, 2012)과도 일부 맥락을 같이 한다. 또한 역발상적으로 극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상공간의 구현이 아닌, 감상자의 자택이나 개인적 공간에서 관람이 가능한 범용성 있는 스트리밍 기술이나 다양한 방식의 구현 기술개발보급도 주요한 화두 중 하나일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부분들이 실현되려면, 결국에는 전문 매개인력의 양성과 이들을 위한 교육으로 귀결된다. 너무나 뻔한 함의이기는 하나, 교육을 통한 전문인력의 양성은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지혜롭게 접근되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문화정책을 통해 양성한 수많은 소위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 정도에서 그치는 일종의 보여주기식 요식행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던 점도 사실이다. 예술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예술·기술 매개인력 양성을 위해 우리는 어떤 교육모델을 참고할 수 있을까? 고등교육기관을 매개로 융합적이고 실험적인 교육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교의 디스쿨(d.school)의 모델을 고민해 볼 수 있다. 디스쿨은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을 도입하여 이전에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던 혁신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급진적 협력(radical collaboration)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디스쿨은 디자인 전공의 학생들이 중심이 된 단과대학일 거라 자칫 오해할 수 있으나, 정식 학부나 학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스탠포드 대학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는 일종의 자율학습 프로그램이다. 디스쿨의 소속의 학생이 되려면 자신이 왜 이러한 교육이 필요한지 에세이를 쓴 후 교수진의 승인을 통해 비로소 허가를 받을 수 있으며, 경쟁률 또한 상당히 높다. 이곳에는 경영학과, 화학과, 물리학과, 예술학과, 미디어학과, 법학과, 공학과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함께 같은 문제를 바라보고 협업하여 문제의 해결방식을 고안하고 실험한다. 스탠포드의 이러한 디스쿨 모델에 착안하여 다양한 실험과 융합적 사고가 가능한 교육과정을 우선은 고등교육기관을 매개로 정부, 예술단체, 민간 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기술과 예술의 융복합 매개전문인력 또는 매개지식을 가진 예술가와 기술개발자들의 양성은 지역 대학과의 과감한 연계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색될 필요가 있다.

이 논문은 연구 참여자를 그룹별로 삼각화하여 주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담고자 했으나, 질적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참여자의 수를 충분히 확보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풍부하게 담아내지 못한 점은 연구의 한계로 판단된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발전의 현장을 고려할 때, 자료의 수집이 근래에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연구의 결과가 가지는 유효함이 상당 부분 절하될 수 있다고 사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의 당시의 논의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현재를 돌아볼 때, 우리의 예술현장에 여전히 동일한 장애와 고민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이에 대한 논의를 지속할 당위를 제공한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시대를 앞서 사회적 이슈를 선도해 온 예술의 정체성을 상기하며, 예술과 기술 간 물리적인 결합이 아닌, 진정한 화학적 융합이 가능한 지원체계 수립은 현 문화정책의 주요한 화두 중 하나이다. 이를 위해서 예술 중심적 시각을 바탕으로 예술과 기술의 융합에 기반한 새롭고 실험적인 공연예술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과 관심을 통해 신규 지원정책의 미래 역량을 끌어올리고, 차세대 공연예술의 기초 토대를 확보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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