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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본을 통해 본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 연구: 내러티브 질적연구 방법론을 중심으로

김진아1, 김인설2,
Jin-A Kim1, InSul Kim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광주광역시청소년삶디자인센터 선임
2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부교수
1Atelier, Gwangju Youth Creative Hub
2Associate Professor, Chonnam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Associate Professor, Chonnam National University E-mail: insul.kim@gmail.com

* 이 연구는 전남대학교 석사학위논문인 「예술가의 지속가능한 작품활동을 위한 사회자본으로서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 연구」(2016)를 재구성 · 보완한 논문이다. 연구결과의 일부 내용은 제41회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개최된 STP&A(Social Theory, Politics and the Arts)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으며, 대학원생 최우수논문발표상을 수상한 바 있음을 미리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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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Jun 10, 2020; Revised: Jul 20, 2020; Accepted: Jul 29, 2020

Published Online: Aug 31, 2020

국문초록

예술가의 작업 환경에 주요한 경쟁력을 제공해 온 후원가는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주체와 동기, 주고받는 상호 혜택의 요소를 달리해 왔다. 이에 따라 예술가-후원가 사이의 관계형성 방식도 점차 수평적 관계로 변화해 왔다. 이 연구는 변화하는 예술가 후원 양상을 국가나 기업에 의한 제도적 차원의 후원이 아닌, 지역에서 활동 중인 한 퍼포먼스아트 예술가의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한 독특한 사례를 통해 민간차원의 예술가 후원 양상을 분석했다. 분석의 틀로 사회자본 이론을 사용했으며, 내러티브 질적연구 방법론을 적용하여 사례를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후원가(N=42)와 국외 후원가(N=75)를 대상으로 참여관찰, 심층인터뷰, 기록자료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중심 연구질문은 ‘사회자본을 통해 분석된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와 이들의 지원이 예술가의 지속가능한 작품활동에 주는 학술적, 실무적, 정책적 시사점은 무엇인가?’’로 이에 대한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민간차원에서 일어난 해외진출을 위한 후원은 개인 예술가의 인적네트워크와 이를 통해 형성된 신뢰관계와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예술가의 사회자본 축적에 있어 예술가 개인의 주체적인 성향과 SNS의 발달 및 활용이 주요하게 기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추가적으로 퍼포먼스아트가 가진 기동적 특성 또한 예술가와 후원가들을 결속하는 사회자본 형성에 주요한 기여요인으로 드러났다. 셋째, 예술가-후원가 간 형성된 사회자본에 따라 내재된 자원과 발현되는 혜택에서 서로 차이점을 보였다. 종합하자면, 현대적 후원가의 개념은 실물의 작품과 금전의 교환이 바탕이 된 ‘유형의 계약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무형의 협약 관계’로 분석되었다. 이 연구는 후원가 연구를 통하여 열악한 창작 환경에 있는 예술가들에게 지속가능한 작품활동을 위한 실무적, 학술적, 정책적인 시사점을 제공하는 데 있다.

Abstract

The traditional aspect of patrons offering competitive support to artists and the relationship between artists and patrons based on contracts have recently shifted. This research focuses on how performance artist Gim, who actively works overseas, created a human sponsorship network at the individual level instead of relying on governmental subsidies as most modern Korean artists do. We used social capital theory as an analytical framework and applied qualitative research methods—participant observation, in-depth interview and online published documents such as newspaper articles, blogs, and personal online postings in SNS—to collect the data. We included artist Gim, his patrons (n=42), and foreign patrons (n=75) as research participants. As a result, artist Gim’s international activities were significantly related to the extension of his human networks and gatekeepers. Secondly, the contingency factor amplifying his social capital was his active and independent tendency of using SNS and maneuvering features of performing arts. Thirdly, the types of social capital that Gim built with his patrons were (1) bridging social capital, (2) bridged-bonding social capital, (3) bonding social capital, and (4) bonded-bridging social capital, which showed differences in the aspect of exchange. Lastly, the modern concept of patrons has extended to people who are friends and acquaintances; this means that the motive of sponsorship is not to seek economic profit but compassion and sharing his artistic view, including supporting Gim’s talent, guaranteeing artwork opportunities, and emotional support.

Keywords: 후원가; 예술가; 사회자본; 지속가능성; 퍼포먼스아트
Keywords: patrons; artist; social capital; sustainability; performance art

Ⅰ. 서론: 연구배경과 연구목적

정말 여유가 없었습니다. 늘 매일 매일 다음날 담배, 그리고 누군가 초대를 하면, 버스비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컸습니다. (김작가 심층인터뷰, 2007년을 회상하며, 2015.6.29.)1)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14개 분야 5,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예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72.7%가 월평균 수입 100 만원 이하로 나타났다(문화체육관광부, 2018). 50 만원 이하는 27.4%, 수입이 없다는 응답도 28.8%나 되어 예술인이 순수하게 작품활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이미 매우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다. 해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실시한 스로스비와 홀리스터(Throsby & Hollister, 2003)의 연구에 따르면, 호주의 56%의 예술가가 2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7%는 3개의 직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63%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본업인 예술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생계를 위한 노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왜 이토록 열악한 창작 환경 속에 처해 있을까? 다시 말해 “예술가는 왜 가난할까?”

네덜란드의 화가이자 저명한 경제학자 한스 애빙(Hans Abbing, 2002)은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예술가의 ‘열정’을 이야기했다. 낮고 불규칙한 경제적 보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업은 예술상품이 아닌, 예술적 가치 생산을 위한 활동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기꺼이 불안정한 경제생활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저임금을 관성처럼 받아들이고, 경제적 보상보다 작품 활동의 기회를 확보하는 것에 더욱 의의를 두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관용어가 되어버린 ‘가난한 예술가’라는 조어에는 비록 생활은 가난하나 예술에 열정을 쏟는 예술가의 자부심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박영정, 2015).

이밖에도 성공한 소수의 예술가가 전체 수익을 독점하는 승자독식의 구조, 그러나 현실을 외면하듯 늘어나기만 하는 예술가 과잉현상(Abbing, 2002; Throsby & Hollister, 2003; 성기조, 2012), 그리고 예술가 스스로 ‘나는 예술이 아닌 다른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믿는 것(Abbing, 2002), 그래서 낮고 불안정한 수입에 비해 높은 직업 만족도를 갖는 것(Robinson & Montgomery, 2000; Steiner & Schneider, 2013; Throsby & Hollister, 2003)이 예술가가 비록 낮은 수입으로 어려운 삶을 살더라도 작품 활동을 지속하려는 성향을 지닌 이유를 설명해준다. 한스 애빙은 이와 같은 ‘예술 경제의 특수성(Abbing, 2002)’이 예술가의 구조적 빈곤을 낳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불안정한 생활을 감수하고서라도 예술의 길을 선택한 이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의 예술적 가치를 실현하는 통로인 작품활동의 여건을 지속가능하게 유지시키는 것일 것이다.

본 연구의 사례에 중심에 있는 퍼포먼스아트 예술가 김작가 역시 다르지 않다. 비록 하루하루 밥값 조차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예술가로서의 삶 외에 다른 직업인으로서의 삶은 상상할 수 없었다. IMF의 여파로 어쩔 수 없이 경험한 짧은 조직생활을 통해 그는 스스로 “나는 사회 부적응자다(김자가 심층인터뷰, 2015.10.20)”라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작가의 사례는 왜 독특한가? 김작가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매해 조사하는 「공연예술실태조사」에서 제시된 연극, 뮤지컬, 무용, 발레, 양악, 오페라, 국악, 복합장르, 기타 중 복합장르 또는 기타에 속하는 퍼포먼스아트 예술가이다. 순수예술 중에서도 변두리 장르에 속해 있으면서 생계를 위한 직업을 병행하지 않는 전업예술가로서 삶을 산다. 그는 학력이나 외국어 구사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며, 국가나 기업의 후원을 받지도 않는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김작가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는 가난한 중년의 비주류 장르에 종사하는 전업예술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9년 동안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30개국 44도시에서 작품을 발표하였다. ‘활발한 해외활동의 원동력이 개인의 자본이나 국가나 기업의 후원이 아니었다면 도대체 무엇이 원동력이었는가’라는 질문은 이 연구의 시발점이었다.

물론 열악한 창작 환경과 빈곤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창작활동을 지속하는 전업 예술가들은 많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자신이 가진 사회자본에 주목하여 국내와 해외의 후원가들과 협력하여 나름의 자구책을 개발하고, 자신만의 지속가능한 작품활동의 노하우를 민간차원에서 발전시킨 사례는 학술적으로 연구된 바가 드물다. 실제로 국내연구의 경우, 후원 및 모금활동에 관련된 연구는 간헐적으로 존재하나(구문모·이현숙, 2012; 윤정국, 2012), 이에 대한 후원가 연구는 그 수가 많지 않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예술계가 ‘멈춤 상태’인 현재 상황에서, 비주류 장르의 예술가 및 단체에 대한 민간차원의 후원가 연구는 정책연구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더욱 장려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연구의 연구질문은 ‘사회자본을 통해 분석된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와 이들의 지원이 예술가의 지속가능한 작품활동에 주는 학술적, 실무적, 정책적 시사점은 무엇인가?’로 발전되었다.

본 연구는 퍼포먼스아트 예술가인 김작가가 그의 친구, 동료 및 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의 예술 활동을 지속시키는가를 사회자본 이론으로 분석하여 오늘날의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를 새롭게 의미화하고, 그 역할을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예술가의 열악한 사회·경제적 위치에 더해 퍼포먼스아트의 비주류적 특성이 종래의 예술가-후원가 관계를 넘어 새로운 후원 관계의 사례로서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다음 장에서는 본 연구가 다루는 사례의 주요한 배경 중 하나인 퍼포먼스아트와 후원가의 개념을 우선 소개하고,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를 구조적으로 의미화 할 수 있는 분석틀로 사회자본 이론을 검토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퍼포먼스아트와 후원가 그리고 사회자본이론

1. 퍼포먼스 아트(Performance Arts)

퍼포먼스(performance)는 ‘실행’을 뜻한다. 이 단어에 아트(arts)를 붙였을 때, 예술의 관념성을 ‘몸’을 통해 실행시키는 예술장르가 된다(김인환, 2008). 국내에선 퍼포먼스아트를 지칭하는 용어들로 바디아트, 라이브아트, 신체예술, 신체미술, 실험예술, 행위예술, 행위미술 등 다양한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아직까지 하나의 용어로 정확히 합의된 바는 없다. 그러나 ‘행위예술’ 또는 ‘행위미술’ 이라는 용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는 경향이다. 이들 외에도 이전에는 ‘해프닝’, ‘이벤트’ 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고, ‘행동미술’, ‘인터미디어’, ‘플럭서스(fluxus)’란 용어도 존재했다(이경모 외, 2002). 본 연구에서는 용어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퍼포먼스아트’라는 용어를 연구 전반에 걸쳐 사용했다.

서구에서 역시 퍼포먼스아트에 대한 합의된 개념과 정의가 부재한 것은 마찬가지이다(Goldberg, 1998; Wheeler, 2003). 작가들마다 작업에 대한 서로 다른 특징과 개성 또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작업을 구별하기 원하고, 따라서 작가마다 자신의 작업에 대한 나름의 기술과 설명을 통해 각각의 정의를 가지고 있다(Clunn, 2010; Goldberg, 1998). 그러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퍼포먼스아트 개념에 대한 합의점은 ‘실제(real)’라는 것이다. 물감이나 점토가 아닌 작가의 ‘실제 몸(real bodies)’으로써, 연기가 아닌 ‘실제의 행동(real action)’으로써 그리고 이것을 ‘실시간(in real time)’으로 이루어낸다는 것이 공연예술(performing arts)의 틈새장르인 퍼포먼스아트의 기본적인 개념이다(Clunn, 2010; Clunn & Haustein, 2013).

‘실제 몸’, ‘실제의 행동’,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퍼포먼스아트의 특성은 ‘일회성,’ ‘관객 참여,’ ‘우연성,’ ‘즉흥성,’ ‘현장성’이다. ‘일회성’의 경우, 퍼포먼스아트의 ‘순간적’ 특성을 말하는데, 시간 속에서 일어나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볼 수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소장하거나 보존할 수 없고, 상품으로써 작품이 남지 않는다. 이런 점이 퍼포먼스아트의 매력과 가치를 더하는 중요 특성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퍼포먼스아트를 전업으로 하는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자본화시키기 힘들다는 어려움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퍼포먼스아트에 대한 경영학적 또는 정책학적 접근은 매우 드물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0년 이후 퍼포먼스아트를 주제어로 제시한 논문은 약 200여개가 검색되었으나, 저작권 분쟁사례를 소개한 이현정(2018)의 연구를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퍼포먼스아트의 관념과 창작과정, 그리고 작품 해석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예술의 다양성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퍼포먼스아트와 예술가에 대한 학술적 관심과 주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2. 후원가 (Patrons)

작품활동을 통해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회 구조 속에서 ‘예술가-후원가’의 사회적 관계형성은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지탱해준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가와 미켈란젤로와 같은 거장들의 관계가 그러하였고, 근대의 모네, 르누아르, 피사로, 드가와 같은 인상파 화가와 폴 뒤랑-뤼엘(Paul Durand-Ruel, 1831-1922) 같은 콜렉터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다카시나 슈지, 2003). 그러나 이 시대의 후원가(patron)는 예술가의 작품제작과 유통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자신의 목적에 맞는 예술품들을 예술가들에게 의뢰했기 때문에 거의 주문자(orderer)의 개념과 동일하다.

근현대의 후원주체의 변화양상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콜렉터’의 등장이다. 콜렉터는 개인의 부와 경제력을 최대한 활용해 예술에 대한 심미적인 안목과 애정을 갖고, 예술가를 발굴하고 예술작품을 수집한다(정영숙, 2007). 그러나 예술 작품의 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금전적 가치 또한 고려하는데, 산업혁명 이후 예술의 자본적 가치가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예술 후원이 돈을 벌기 위한 투자의 한 방법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Robertson, 2005). 예를 들면 대표적인 영국의 콜렉터 찰스 사치(Charles Saatchi)는 비록 예술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과 심미안으로 젊은 무명작가들 그리고 불공정하게 저평가된 중견 작가들을 후원했지만,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구입한 후 적정 시기에 되팔아 큰 이익을 남기는 등 투자적인 작품 구매를 통해 재산을 모으고 영국 현대미술계를 독점했다(정영숙, 2007).

앞서 언급했듯이, 예술가와 콜렉터를 비롯한 미술관, 공공 기관, 기업, 일반 수집가 등 소장가들과 매개하는 역할을 한 것은 화상(art dealer)과 화랑이었다. 20세기부터 본격화된 화상은 예술가를 소장자들과 연결해주는 중개자 역할로서, 화랑은 소장자와 예술가의 중계지 역할로서 예술가를 지원했다. 전통적인 후원가가 경제적 안정을 책임지는 대신 자신의 목적에 맞는 작품들을 요청한 반면, 화상은 일체의 작품제작에 관여하지 않음으로써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완성된 작품에 대한 판매 권리만을 가졌다(송남실, 1994). 즉 종래의 후원가인 주문자(orderer)의 개념에서, 근현대의 후원가-예술가 관계는 작가의 자율적인 작품세계를 보호하는 지원(support)적 관계로 전환된 것이다.

21세기에 와서는 예술가와 기업 그리고 예술가와 국가와의 관계가 예술가의 창작 여건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소위 메세나로 알려진 기업의 직·간접 예술지원 활동과 예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부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늘어남에 따라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확장되었다.

경제적 가치에 있어 미술작품은 소장자 즉 후원가에게 판매되었을 시 재산으로서의 가치를 갖게 되는 물질화가 이루어지는데, 물질화가 불가능한 무형의 공연예술 장르는 후원가를 형성하는데 더욱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국가는 상업체계에서 배제되는 예술가, 예를 들면 비주류 공연예술 종사자들을 위해 스스로가 후원가의 역할을 자처하여 이들을 위한 사회 · 경제적 혜택을 지원해 왔다(Lynton, 1980). 지금까지 정부차원의 예술인 복지, 기업의 메세나를 주제로 한 후원 연구는 있어왔지만, 자발적으로 구축된 민간영역의 후원양상을 연구한 사례는 드물다. 이 연구에서는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지원금 형식의 후원이 아닌, 민간영역에서 자발적으로 구축된 후원가들을 중심으로 비주류 공연예술 중 퍼포먼스아트 예술가와 그를 지원하는 후원가의 사례를 통해 현대적 후원가의 특징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3. 사회자본 (Social Capital)

제3의 자본이라고도 불리는 사회자본은 본질적으로 인간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사회자본 개념은 학자마다 다양하게 설명되고 있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물 · 인적 자본과 마찬가지로 개인들 간의 만남과 교류로 만들어진 사회적 연결망(social networks) 또는 사회적 연대감(social ties)을 통해 생산된 결과물이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Lin & Huang, 2005; Putnam, 2000, 정승헌 역; 김인설, 2013). 이것을 사회자본 이론에서 ‘관계에 내재된 자원(embedded resources)’이라 부른다. ‘관계’에 내재된 자원이기 때문에 축적을 위해서는 사람간의 만남과 교류가 있어야 한다. 또한 관계를 활용하고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교류와 만남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한데, 그렇지 않고 방치한다면 사회자본의 가치는 얼마든지 상실될 수 있다(Bryk & Schneider, 2003).

이러한 사회자본 형성의 상황적 요인(contingency factor)은 구성원의 개인적 성향이나 공동체가 속한 사회문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Burt, 2000). 상황적 요인은 만남과 교류의 질(interaction quality), 사회자본의 활용방식을 상이하게 만들며, 이는 상호이해와 신뢰감 형성, 호혜관계 형성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사회자본 이론을 바탕으로 연구자가 구성한 사회자본 형성과 활용 모델은 〈그림 1〉과 같다. 상황적 요인이 중요한 이유는 개인을 중심으로 분석했을 때 개인 단독으로 사회자본을 형성할 수 없고, 이를 활용하는데도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사회자본이 제대로 활용되려면 상황적 요인을 필두로 [그림 1]과 같이 다양한 사회적 연결망이 구축되어야 한다(오욱환, 2013; 이동원 외,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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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사회자본 형성과 활용 출처: 사회자본 이론을 바탕으로 연구자 재구성(Burt, 2000; ; Uphoff, 2000; Putnam, 2000; Lin, 2001; Cohen & Prusak, 2001; de Jansaz & Forret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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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회자본의 중요한 요소인 사회적 연결망 즉,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상호 신뢰를 통해 관계를 맺는 것이다. 굴드너(Gouldner, 1960)에 의하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맺었을 때, 자신이 이용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없이 상대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기꺼이 제공하고 제공 받을 수 있다. 즉, 사회자본의 핵심적인 혜택인 자원의 교환 즉, 상호 호혜관계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했을 때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네트워크 연결 또한 증진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내재된 자원의 유용성을 향상시키며, 자원의 안정성(stability), 지속성(continuity), 내구성(durability)을 다져준다(Newton, 1997; Baker, 2000; Lin, 2008).

위와 같이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사회자본의 유용성을 연구했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자본이 그러하듯 사회자본도 그 자체에 도덕적이거나 순기능적인 속성을 담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오욱환, 2013). 사회자본도 물·인적 자본과 마찬가지로 활용 용도와 목적에 따라 개인과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김인설, 2013). 이러한 예는 지역이기주의, 학벌주의, 연고주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현된다. 즉, 네트워크가 사람들 간 연결망을 의미하는 만큼 어떤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 것인가에 따라 자원의 내용도 달라진다. 네트워크의 자원은 네트워크의 특성(예: 개방적·폐쇄적, 수직적·수평적, 동질적·이질적, 결속적·교량적)에 따라 내재된 자원의 양과 질이 증감되고 특성도 달라진다(Lin, 2002; 박희봉, 2009; 박혜원·문형구, 2009).

네트워크 특성은 집단 내부와 집단 외부 간 소통과 교류의 연결고리가 되는 게이트 키퍼(gate keeper)에 의해서도 결정되는데, 게이트 키퍼는 연결되지 않은 개인 및 집단을 연결해 정보의 교환을 매개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드는 중심점 역할을 맡고 있다. 구체적으로 게이트 키퍼는 외부관계에서 획득된 정보 혹은 자원 등을 상황에 맞게 집단이나 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케이트 키퍼는 새로운 네트워크와의 매개역할을 수행한다(Bavelas,1948; Burt, 2009; Fredericks & Durland,2005; 박혜원·문형구, 2007). 게이트 키퍼의 역할에서 주목할 점은 그 또한 그가 속한 사회와 문화, 경제적 상황과 같은 ‘상황적 요인’에 입각하여 네트워크를 중개한다는 것이다(Burt, 2000). 따라서 구조적 공백이 많고, 그 공백을 메우는 적극적인 게이트 키퍼가 확실히 존재하는 네트워크 구성원들은 그렇지 않은 개인 및 집단보다 더욱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자신의 네트워크의 범위를 빠르게 확장시킬 수 있다(Burt, 2000, 2009; Pretty & Ward, 2001; Lin, 2001).

본 연구의 분석틀인 사회자본이론 중 네트워크 연결망과 게이트키퍼는 후원자 유형분석의 주요한 핵심요소이다. 퍼포먼스아트 예술가인 김작가를 중심으로 그를 후원하는 네트워크가 게이트 키퍼를 통해 확장되었으며, 다수의 해외공연과 페스티벌 참여를 가능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게이트키퍼가 누구였는가에 따라 형성된 연결망의 내재된 자원과 특징이 달라졌으며, 이에 따른 후원가의 유형과 지원의 성격이 차별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Ⅲ. 연구방법론과 연구방법

1. 네러티브 질적 연구방법론과 분석틀

내러티브는 ‘개인이 살아온 이야기’ 또는 ‘인간의 경험’들로 구성된다(Creswell, 2014; Clandinin & Connelly, 2000). 내러티브 연구의 절차는 ‘단일한 개인(single individual)’을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단일한 개인은 내러티브가 분석되는 사람을 일컬으며, 이 사람은 위대한 특성을 가진 개인일 수도, 평범한 사람일 수도 있다. 시시한 인생일 수도 있고, 위대한 인생일 수도 있으며, 험난한 인생일 수도 있다(Creswell, 2015). 다만, 이들의 삶에 있어서 연구적 의미나 가치를 연구자가 포착해 내야 하며, 주요 연구참여자로 선정된 개인은 자신의 정보를 연구자에게 적극적인 공유하고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내러티브 연구에 있어 중요한 점은 분석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이야기들의 의미를 협의하는 과정이다(Creswell & Miller, 2000; Creswell, 2015). 마지막으로 이야기 안에는 줄거리를 극적으로 바꾸게 한 특별한 일화(epiphany)가 있을 수 있다. 그 사건에는 개인적이고 사회적이며 역사적인 맥락에 대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

내러티브 연구는 이러한 특성에 따라 때로는 생애사 연구로 한정되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특정한 개인이 어떻게 사회적 자원을 활용하여 힘과 지위를 갖게 되었는지 등을 조명하기 위하여 역사학 이외에도 인류학, 사회학, 교육학 등에서도 빈번하게 사용되는 질적 연구방법론이다(Czarniawska, 2004). 내러티브 연구는 한 사람의 생애와 중요한 일화에 중점을 두기에, 이를 통한 연구결과를 일반화시키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질적연구의 목적은 일반화(generalization)가 아닌, 사례의 본질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독자의 자발적 판단에 따라 현장의 사례에 적용 가능한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의 도출을 목적으로 한다는 데 있다.

본 연구는 김작가라는 한 개인의 인생 전반의 내러티브를 다루었다기보다는, 예술가로서 후원가들과 관계를 형성하며, 지속적인 작품활동을 하게 된 접점들의 일화들을 중심으로 자료가 수집되었다. 퍼포먼스아트 예술가로서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그의 인생을 관찰하고, 예술가로서 친구, 동료, 지인들과 맺고 있는 인간관계가 지속적인 작품활동에 끼친 영향을 ‘사회자본’이라는 분석적 틀을 사용해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 안에서 예술가의 지속가능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현대적 후원가와의 관계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유의미하며 전이가능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노력하였다.

2. 연구 참여자와 연구방법

본 연구는 김작가를 중심으로 스노우볼링(snowballing)방법을 통해 연구참여자를 선정했으며, 총 연구참여자의 수는 김작가를 포함하여 118명이다. 연구방법으로 김작가, 국내후원가(N=42), 국외 후원가(N=75)를 대상으로 참여관찰, 심층인터뷰, 기록자료 분석을 실시하였다. 스노우볼링 방법의 시작점으로 김작가가 추천한 국내 지인 6명을 우선 심층면접 대상자로 선정한 후, 이들과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국적의 국외 지인 9명을 추천받아 서면면접을 실시하였다. 또한 다양한 자료, 예를 들면 기사와 같은 텍스트 자료, 김작가와 그의 지인 및 동료가 작성한 페이스북 게시글과 사진들, 김작가가 제공한 비디오 자료, 연구자가 작성한 현장노트 등을 통해 관찰의 대상이 된 국내·외 관찰 대상자는 각각 36명과 66명이다. 연구자료 수집은 2015년부터 약 1년 간 진행되었다.

참여관찰을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연구자는 김작가가 운영하는 비영리 예술 단체 Global Making Art Network에서 자원봉사자로 지원하여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김작가의 해외활동 준비를 위한 서류 작업과 소품 세팅 및 정리, 실연 시간 체크, 워크샵 보조 진행을 도왔다. 연구자의 꾸준한 현장 참여는 김작가와 그의 친구, 동료, 지인과의 라포와 신뢰감을 형성했으며, 연구자로 하여금 비공식 인터뷰 기회를 수시로 제공하여 김작가 사례를 사회자본을 통해 해석하고 후원자의 개념과 연결시키는 심층적 자료를 제공했다.

이러한 참여관찰 과정 안에서 김작가와 연구자는 수차례의 공식 및 비공식 인터뷰가 실행되었다. 김작가의 국내 후원가의 경우 공식 및 비공식 인터뷰를 통해 관계형성의 결정적 계기와 신뢰구축 과정, 후원의 이유 등을 중심으로 질문하였다. 국외 인터뷰 대상자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중심으로 이메일과 SNS 채팅을 통해 서면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자료수집기간은 2015년 5월부터 약 1년간 지속되었다. 기록분석을 위해 본 연구에서 수집한 자료는 김작가의 작품활동 내용이 보도된 (1)온라인 뉴스기사, (2)홈페이지 게시물, (3)SNS 게시물 그리고 (4)국외참여자가 제공한 다큐멘터리 비디오이다. 이러한 기록 분석을 통해 연구자는 우선적으로 김작가가 예술가로서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김작가의 환경과 그의 생각에 대해 국내외 후원가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는 지를 주요하게 관찰하였다. 인터뷰, 참여관찰, 기록물의 분석 결과는 성원검증을 통해 구술로 확인과정을 거쳤으며, 이를 통해 연구결과의 신뢰성(trustworthiness)을 획득하고자 노력하였다.

Ⅳ. 연구결과: 사회자본을 통해 분석한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

1. 작품활동을 위한 후원가 형성과 상황적 요인

사회자본은 사람 간의 ‘만남과 교류’로부터 형성이 시작된다. 본 논문에서 분석하고자 하는 김작가의 작품활동 인적네트워크 역시 우연 또는 목적을 가진 만남과 교류로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에 연구자는 내러티브의 시작으로 김작가와 후원가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새로운 첫 만남을 가졌는지에 집중하여 1차 분석을 진행하였다. 1차 분석의 바탕이 된 자료는 기록 자료이다. 이를 위해, 김작가의 해외 활동 관련 기사 65개와 김작가 홈페이지 게시물 25개를 비교·분석하였다. 재구성된 자료는 연구참여자와의 점검을 통해 자료의 신뢰성을 더하였고, 참여관찰과 심층인터뷰를 통해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누락된 정보를 보완하는 과정을 추가적으로 거쳤다.

자료를 통해 분석된 김작가의 후원가들의 국적은 그의 해외진출 영역과 상호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였다. 일본과 중국에서 시작된 작품활동을 매개로 다국적의 사람들과의 새로운 만남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그림 2]). 이러한 과정에서 눈에 띄는 패턴은 김작가의 해외활동 횟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활동범위 또한 대륙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작품활동의 증가는 사회자본의 축적과 활용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추후 심층적으로 언급될 김작가의 해외활동 전략에서 그는 꾸준히 축적해온 사회자본을 방치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용해 왔다고 소회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네트워크 연결망을 주관하는 게이트키퍼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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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김작가 해외활동 영역과 해외 인적네트워크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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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적인 인적네트워크의 확장과 유지는 김작가와 해외 예술가들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었다는 것에 멈추지 않고, 다른 국가에서 작품발표를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게이트 키퍼(gate keeper) 즉, 적극적인 후원자의 역할로서의 이양을 가져왔다. 이러한 게이트 키퍼의 교두보 역할을 사회자본이론에 대입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획득하는 직무적 후원(career sponsorship)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직무적 후원은 신뢰를 기반으로 했을 때라야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김작가는 무엇 때문에 이들의 신뢰 즉, 사회자본을 얻을 수 있었을까? 분석결과, 이는 다음에서 다룰 김작가의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성향, SNS 기술의 발달과 활용, 퍼포먼스 아트가 갖는 특징 중 하나인 기동력에 근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 사회자본 확장의 요인
1) 예술가의 적극적 · 주체적 성향

김작가의 사회자본 형성과 확장의 첫 번째 요인은 그의 ‘적극이고 주체적인 성향’이다. 김작가는 해외활동이 확장되는 시기를 전후로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활용하는 태도에 있어 초기의 진입시기와 뚜렷한 차이를 보여준다. 초기에 그가 보여주는 해외 진출 방법은 현지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초대 받는 것’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해외진출이 확장되는 시기인 2012년부터 초대 받는 것만이 아닌 역으로 해외에서 만난 예술가들을 ‘초대하는 사람’이 되어 해외 동료 및 지인들의 한국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한다.

김작가는 나의 작업을 보여줄 수 있는 광주의 대규모 퍼포먼스아트 페스티벌에 나를 초대했다. 한국에 처음 방문하는 것이었으며,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감독이자 큐레이터로써 김작가는 나에게 아주 좋은 작업 조건을 제공해 주었다. (국외5 인터뷰, 2015.09.28.)

김작가가 나를 초청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는 아주 진지했고, 나의 (한국)도착을 위해 적절한 이벤트를 마련해 주었다 […] 그는 큐레이터, 감독, 친구, 형제로써 환상적인 역할을 해주었다. (국외7 심층인터뷰, 2015.09.23.)

김작가가 해외의 퍼포먼스아트 작가들과 관련 지인들에게 한국에서의 활동 활로를 제공한 동기는 그동안 자신의 해외 활동을 도와준 세계 각국의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표시(2015.09.28. 김작가 심층인터뷰)”에 있었다. 즉, 도움을 받은 상대에 대해 사회자본의 중요한 하위요소인 ‘호혜(reciprocity)’를 제공한 것이다. 김작가는 비록 상대가 자신에게 대가성 없는 무상의 호의를 제공했지만 지속되는 교류와 만남 속에 상호간의 책임의식을 느낀 것으로 진술하였다. 상대에 대한 적극적 호혜의 태도는 그와 교류하는 해외 동료 및 지인들 사이의 상호 이해와 신뢰 그리고 결속감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보은 페스티벌이거든요. 아시아, 유럽, 북미에서 제가 투어를 할 때, 저를 받아주고 저를 위해 판을 연결해준 친구들에 대한 또 다른 의미에서 보은이죠. 그 친구들이 또 좋은 작가이기 때문에 이것은 보기에 나쁘지 않은 보은이다. 그래서 내년 국제 행사를 진행을 하고.(김작가 심층인터뷰, 2015.09.06)

2) SNS 기술의 발달과 활용

김작가의 인적네트워크 형성의 두 번째 상황적 요인은 온라인 기술, 특히 SNS의 발달과 활용이다. 김작가가 해외 활동을 시작했던 2007년은 국내 · 외적으로 아직 SNS가 널리 활용되기 전이다. 따라서 해외에서 만난 지인들과 이메일을 통해 교류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국가마다 상이한 서버 사용과 이로 인한 기술적인 문제로 원활한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2008년에 들어와 김작가가 SNS, 그중에서도 Facebook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해소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제일 처음 했을 때, 이건 나를 위해 만들어진 거구나. (김작가 심층인터뷰, 2015.09.06)

김작가와 나는 이곳, 나의 나라(필리핀)에서 담당하고 있는 이벤트와 그의 아트 프로젝트에 대해 이따금씩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우리가 차후에 페이스북을 통해 연결되기 전까지 김작가의 이전 메일 서버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은 당시 어려운 일이었다. (국외3 심층인터뷰, 2015.09.28.)

Facebook은 김작가가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해외 활동을 추진하는 데 크게 네 가지 면에서 이득을 제공했다. 첫째, 정보 공유 측면이다. 김작가는 친구를 맺은 세계 다양한 국적의 친구·동료·지인들을 통해 해외의 퍼포먼스아트 페스티벌 관련 정보와 방문 가능한 갤러리, 해외 레지던시에 대한 정보를 공유 받았다. 뿐만 아니라 페스티벌 초청과 레지던시 제안, 그리고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통의 경로로 모두 페이스북 메신저를 활용했다. 둘째, 인적네트워크(후원가) 확장 측면이다. 페이스북은 ‘친구신청’과 ‘수락’ 클릭만으로 친구 맺기가 가능하다. 또한 게시된 글과 사진으로 계정을 가진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 수 있으며, 친구의 친구 목록을 이용하면 전혀 몰랐거나 안면만 있었던 사람들과도 친구가 되기 쉬웠다. 따라서 김작가는 전혀 알지 못했던 해외의 퍼포먼스예술가, 큐레이터 및 오거나이저들과도 페이스북의 소통을 통해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내가 그의 페이스북에서 그의 생각과 느낌들을 읽을 때면 나는 그가 왜 그렇게 느끼고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해 종종 이해를 할 수가 있었다. 우리 둘 모두 스스로의 이상적인 유토피아와 집합적 문화 그리고 사회적인 생활 사이에 간극으로부터 기인하는 존재론적인 고통 같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나 나는 생각한다. (국외8 심층인터뷰, 2015.10.08.)

셋째, 마케팅적 측면이다. 김작가는 자신을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활로가 필요했다. 기존의 언론사 위주의 마케팅 방법은 국제적 에이전시 도움 없이 해외에 진출하는 독립 예술가에게 유효한 방법이 아니었다. 자구적 노력에 의한 해외 진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페이스북은 퍼포먼스아트 예술가로서의 김작가를 알리고, 작품을 해외 시장에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즉, 페이스북은 김작가에게 국제적 에이전시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써 활용이 가능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순 마케팅을 넘어 연대감과 결속력 형성에 기여했다. 참여관찰 기간 동안 김작가는 하루 평균 2-3개, 많게는 7개까지의 게시물을 올렸는데, 주된 내용은 자신의 작품활동과 일상의 이야기 그리고 예술에 대한 철학과 고민에 대한 것이었다. 이는 김작가의 해외 친구·동료·지인들로 하여금 그의 예술적 활동뿐 아니라, 일상의 모습까지 멀리서도 공유가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작가의 국내외 지인들은 김작가가 나와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인지, 예술에 대한 철학이 공유 가능한지, 협업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게 하였다. 더불어 김작가의 포스팅에 댓글을 통해서 자신들의 작품세계와 예술에 대한 생각, 그리고 고민을 수시로 나눈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문화적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예술가로서 서로의 철학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앞서 언급한 게이트키퍼 즉, 후원가의 등장을 가져왔다.

우리는 퍼포먼스예술가 Johannes Deimling을 통해 서로 알게 되었고, 한동안 온라인으로만 연락을 주고받으며 예술과 예술 이벤트 그리고 삶에 대한 정보 및 생각들을 공유하다 2014년, 노르웨이에서 드디어 첫 만남을 가졌다.

(국외7 심층인터뷰, 2015.10.08)

3) 퍼포먼스아트만이 갖는 장르적 특성: 기동성

김작가 인적네트워크 형성의 세 번째 상황적 요인은 퍼포먼스아트의 거시적 특성에 기인한다. 문헌고찰에서 살핀 바와 같이 지금까지 퍼포먼스아트의 특성으로 주목돼온 것은 관객 참여와 우연성, 즉흥성, 일회성, 현장성이다. 이와 같은 특성들은 작품이 실연되는 과정 중에만 나타나는, 다시 말하면 거시적이기 보다는 미시적 특성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김작가 사례를 통해 퍼포먼스아트 예술가가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실제 작품으로서 해외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거시적 특징인 ‘기동성’에 주목하였다.

퍼포먼스아트의 기동성은 첫째, 장소와 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작품활동의 용이함과 둘째, 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의 최소화를 의미한다. 이 두 가지는 모두 퍼포먼스아트의 기본적인 표현 매체가 작가의 ‘몸’이라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 회화나 조각과 같이 발표를 위해 작품을 옮길 필요가 없고, 이 때문에 타 장르의 예술가들에 비해 해외 진출에 대한 비용 부담이 적다. 이러한 두 가지 측면에서의 퍼포먼스아트의 기동적 특성은 김작가로 하여금 해외 후원가들과의 온라인상의 간접적인 소통을 실제의 만남과 교류로 이어지게 하는 동력을 갖게 했으며, 현지에서 만나 실제 일과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감과 결속감을 쌓을 수 있었다.

내가 김작가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국제 브루클린 퍼포먼스아트 페스티벌에서였다. […]

이후 김작가는 인도네시아에서 레지던시를 했고, 김작가와 반둥에 몇몇 예술가들은 함께 콜라보 작업을 했다. 우리는 이것을 거리 게릴라 퍼포먼스아트라고 불렀다.(국외6 심층인터뷰, 2015.10.03.)

3. 후원가 유형에 따른 내재된 자원
1) 국내 후원가 유형과 사회자본

국내 후원가 또한 앞서 소개한 사회자본의 확장요인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독특한 점은 국내후원가의 경우, 직업군에 따라 후원가 유형이 분류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결속감을 보여주는 직업군은 대학교수와 재단 직원 그리고 문화예술위원회와 같은 공립문화예술기관과 관련한 직업군의 사람들이었다. 반면 사립미술관의 큐레이터 또는 극장 관계자와는 상대적으로 높은 결속감을 보여주었으며, 이 외에도 영화와 다큐, 사진과 같은 영상매체 종사자, 프리랜서와 사업가, 대학생 등의 직업군과는 비교적 높은 결속감을 보여주었다. 대학교수를 비롯한 공립문화예술기관의 직원들과 김작가와의 결속감이 낮은 이유는 사회자본 이론에서 말하는 연대감(tie)이 수평적이기보다는 수직적으로 형성되었으며, 동질적이기 보다는 이질적 집단이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림 3]에 제시된 김작가의 국내 후원가들에 대한 맵핑(mapping)은 김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에 대한 협력과 결속감의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리커트 척도 1에서 10사이에서 평점결과를 토대로 이들을 1차 분류한 후, 2차로 유형분석을 통해 의미를 도출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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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국내 후원가 유형별 사회자본 혜택 분석 ●:예술가, ■:공공기관(교수, 재단, 위원회), ★: 사립기관(미술관, 극장), ▲: 영상매체(사진, 다큐, 영화), ◆: 대학생, ✚: 프리랜서 및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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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에 따라 유형이 분류되는 국내 후원가들은 각각의 유형별로 내재한 자원도 상이했다. 먼저 대학교수와 재단 및 위원회 직원들이 속해 있는 [그림 3]의 2사분면과 3사분면에 속하는 국내후원가 유형은 각각 해외 활동의 기회 제공 혜택과 경제적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자본의 혜택 중 하나인 유용한 정보의 흐름과 개인의 능력을 보증 받는 사회적 신임(social credential) 혜택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 유형의 후원가들로부터 김작가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아 새로운 인맥을 형성하였으며, 예술가로서 인정받는 공모사업 당선 또는 재단이나 공립미술관과의 전시 등을 통한 연계적이며 경제적인 성과를 획득하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늘 제게 중요한 계기점을 마련해준 분입니다. 1997년 첫 번째 평면 개인전을 추천해 주셨고, 이후 2002년 부산비엔날레 퍼포먼스 특별전 큐레이터를 맡으셔 제게 다시금 퍼포먼스에 있어 의욕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주신 분입니다. […] 교수님의 추천으로 IMF로 인해 우환이 최고조에 오를 때, 일본 니파프 추천과 초대를 먼저 받았습니다. (김작가 심층인터뷰, 2015.06.29.)

4사분면(마케팅)에 속한 후원자 그룹은 다양한 직업군이 속해 있는 만큼 김작가에게 다각화된 혜택을 제공했다. 예를 들면 페스티벌과 프로그램의 운영진으로서 함께 활동한다거나, 항공권 예약에 도움을 주는 혜택이 있었다. 또한 3대륙 아트 투어와 같은 김작가의 프로젝트 실행에 대한 행정적 도움을 준다거나, 김작가에게 퍼포먼스아트를 실연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주는 후원자도 있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점은 김작가가 해외 활동을 위해 마련해야 하는 포트폴리오 관리적 측면 즉, 마케팅적 측면의 혜택이었다. 실물의 작품이 남아있지 않고 한 번의 실연으로 휘발되어 버리는 퍼포먼스아트의 특성상 사진이나 영상을 통한 작품 기록은 김작가의 이력을 관리하고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작가들은 기록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생님 포트폴리오 관리하려고 요구하실 때가 있거든요. 그 소스를 거의 다 드려요. […] 저 작가한테도 이게 필요하다는 건 이해를 하니까 […] 계속 자기 포트폴리오를 (페이스북에) 올리거나, 글 쓰거나 하는 것들이 이게 국내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해주지 않는 거니까. 없고. (국내3 심층인터뷰, 2015.09.08.)

1사분면에 속한 ‘정신적 건강과 안위’를 제공하는 후원가 유형은 비록 가장 적은 수지만 김작가가 예술가로서의 지속적인 작품활동을 궁극적으로 가능하게 했으며, 대외적인 활동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김작가가 전업예술가로서 사회적 · 경제적으로 괴로운 상태에 처해 있을 때, 실질적인 경제적 도움뿐만 아니라, 정신적·심리적인 안녕을 제공했다. 이는 주변인의 도움을 통해 개인으로서의 가치를 확고히 하여 스스로의 자존감을 유지하며, 정신적 건강을 영위하는 사회자본의 강화(reinforcement) 혜택이라고 볼 수 있다.

절망적이죠. 자기는 항상 너무 이렇게 표현하고 싶고, 무언가가 하고 싶은데 그것을 할 수 없는그 현실적인 게 답답하고 힘들고 좌절스러워서 처음에 만났을 때 죽음을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저한테. […]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 때 김작가는 충분히 보석 같은 사람인데 왜 이런 사람이 이렇게 슬픈 상태에 있을까. (국내1 심층인터뷰, 2015.09.06.)

그것을 펼칠만한 부분들이 없었죠. 그리고 제가 활동할만한 부분도 없었고. 그래서 많이 지쳐버린 상태였죠. […] 철저하게 실패하고. 타인들과 접촉하는 게 두려울 정도로. 근데 그때 혜성같이 나타난 국내1이 계셔서 또, 모든 면에서 서포트를 해주시니까.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는데 2008년도부터. 물감을 살 비용이 없는 거예요. […] 큰 돈은 아니지만, 정말 저한테는 중요한. 마치 막힘 속에서 창문 같은 느낌이었죠. 정말 고맙고. 선생님을 만나면서, 날개가 달린 것 같은. 처음으로 이렇게 뭐죠. 지지를 해주고, 또 그전에는 사실 안 그랬죠. (김작가 심층인터뷰, 2015.09.06.)

2) 국외 후원가 유형과 사회자본

국외 후원가의 유형별 사회자본을 분석하자면 국내는 이질적인 네트워크 특성으로 후원가마다 소유하고 있는 자원이 다양했던 반면 국외는 대다수가 퍼포먼스아트 예술가로서 동질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따라서 구성원 간 소유한 자원의 종류가 비슷하였으며 이는 상호 교환하는 사회자본 혜택이 혼재되는 경향으로 드러났다.

결속감 형성의 과정에 있어서도 국내와의 차이를 보였다. 후원자의 사회경제적 위치 그리고 수직 또는 수평의 연대에 의해 유형이 나뉘었던 국내후원자 집단과 달리 국외 후원가 집단은 대다수가 퍼포먼스아트 예술가, 퍼포먼스아트 페스티벌 관계자 또는 타 장르 예술가로서 관계의 시작부터 수평적 연대를 중심으로 관계가 발전되어 왔다. 따라서 국외 후원가와의 결속감은 관계 구조나 의사소통 구조보다 상호 간 교류의 질이 얼마나 높은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협력이 있었느냐에 의해 후원의 양상이 다르게 전개됐다.

국내 후원가만큼 경계가 뚜렷하지 않지만 국외 후원가들 또한 느슨한 형태로 분류가 가능하다([그림 4]). 먼저 1사분면과 2사분면의 국외 후원가들은 김작가에게 해외 활동의 기회를 제공한 특징이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적네트워크 연결을 통한 해외 활동 기회는 사회자본 혜택 중 유용한 정보 제공과 개인의 능력을 보증 받는 사회적 신임(social credential)으로 해석된다. 추가적으로, 김작가는 1사분면과 4사분면의 후원가들에게는 사회자본의 강한 결속감과 이에 대한 혜택을 통해 정신적 건강과 안위를 제공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작가는 이들과 나누는 예술에 대한 공동의 가치와 상호 이해를 기반으로 퍼포먼스아트 예술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정신적 · 심리적인 안위감에 대해 강조했다. 이는 김작가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후원가들도 마찬가지였다. 눈에 띄는 점은 김작가와 후원가 사이의 언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예술’이라는 공동의 가치 공유를 통한 예술가 사이의 비언어적 소통이 연대감 형성에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점이다.

언어의 장벽은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예술이라는 공용어로써 서로의 활동에 대해 잘 이해했다. 나는 협력에 대해 열린 마음과 수용, 퍼포먼스아트에 대한 유사한 생각들 그리고 확실한 긍정적 에너지를 느꼈다. 김작가와 나 사이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직관 그리고 진실함이다. (국외5 심층인터뷰, 201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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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국외 후원가 유형별 사회자본 혜택 분석 ●:예술가, ★: 사립기관(미술관, 극장), ▲: 영상매체(사진, 다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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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회자본 이론을 통해 본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 그들의 의미와 그 역할

연구의 결과, 사회자본 이론을 적용해 재구성된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의 의미와 역할은 총 4개의 차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이들은 (1)후원의 주체, (2)후원의 동기, (3)후원의 방법, (4)예술가-후원가 관계로 설명된다.

후원 주체의 확장이란 예술가의 친구, 지인 그리고 동료 등 예술가와 사회 · 경제적 위치가 유사한 사람들이 적극 포함됨을 뜻한다. 중세 르네상스 시대와 근현대의 예술 후원 주체는 왕이나 귀족 또는 재력의 콜렉터나 화상(art dealer)과 같이 예술가와 사회 · 경제적 위치가 이질적인 사람들로 한정 됐다. 그러나 오늘날의 후원가 개념은 권력자나 재력가뿐만 아니라, 미술을 일상적으로 향유하고자 하는 일반의 사람들, 예술가 가까이에서 서로의 성장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응원하는 주변의 지인들, 그리고 서로 상부상조하는 동료 예술가들로까지 후원가의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로 작품 활동하는데 지켜 봐주고 독려해 주고 집중하다 보니까 계속 서로 발전되고 관계는 가면 갈수록 더 필요하게 되고요. 그래서 더 떼어지지 않는 관계가 되고. 특별한 것 같아요.

(국내1 심층인터뷰, 2015.09.06)

둘째, 후원의 목적과 동기 측면이다. 오늘날의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는 어느 시기보다 예술의 독립적인 가치를 중요시한다. 종래의 예술후원 목적은 작품의 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종교적 신앙심의 표현, 이익의 사회 환원과 같은 공리적 가치와 작품 소유를 통해 남에게 보여지는 과시적 가치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한 상품으로써의 금전적 가치 측면이 부각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후원가는 예술 자체에 대한 순수한 취향이 기반이 되어 감상의 즐거움, 예술에 대한 애호 그리고 예술적 지향과 가치, 공유하는 공감대와 같은 예술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사고하는 고민의 지점이 비슷해요. 예를 들면, 보통 예술에 재료들이 있거든요. 예술에 쓰이는 창작의 재료들이 있는데, 여기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이 톱니의 역할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이 또 중요하다는 생각을 저도 하는데, 톱니에 대한 고민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게 중요한 이유가 그래야 일상적인 소재들을 찾아서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가 있거든요. […] 풀어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런 것들에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국내3 심층인터뷰, 2015.09.08.)

셋째, 후원의 방법적 측면이다. 오늘날의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는 예술가 후원방법을 다양화, 다각화 시켰으며, 직접적 후원을 넘어 간접적 후원을 아우른다. 종래의 예술 후원 방식이 예술가의 생계를 보장하는 경제적 후원 즉, 금전적인 후원이 주를 이뤘다면 오늘날의 후원가는 소유한 지식과 능력 또는 기술을 후원하는 프로보노(pro-bono)적인 재능후원과 더불어 감정적 지지를 제공하는 심리적, 정신적 후원으로 예술가의 지속적인 작품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었다.

그때 정○○(국내7) 선생님이라고 일본어 통역도 하시고 항공권 예약도 하시는데, 너무 저렴하게 좋은 코스로 예약을 다 잡아주고, 티켓값이 며칠 후에 오를 것 같다 하면은 자기 돈으로 우선 끊어주고. 안 하면은 없어져 버리니까. 그렇게 다시 갚고. 그니까 주변에서, 내 지인들도 이렇게 도와주고.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거고. 서로가 좋은 관계들이 있으면 서로가 돕고 돕는 것이 참 중요하다. (국내1 심층 인터뷰, 2015.09.08.)

넷째, 예술가-후원가 관계형성 측면이다. 오늘날의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는 예술가와 상호후원을 전제로 한 ‘무형의 협력 관계’를 맺는다. 종래의 예술가-후원가 관계는 실물의 작품과 경제적 혜택 교환에 기인한 ‘유형의 계약관계’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후원가는 공유하는 규범 속에서 상호 신뢰와 호혜를 전제로 하는 ‘무형의 계약관계’를 형성한다. 더 나아가 일방적이 아닌 서로 후원을 주고받는 ‘쌍방향적 후원관계’이며, 계약적이고 구속적 관계가 아닌 서로 후원의 여건이 조성되었을 때 후원하는 ‘느슨한(loose) 관계’이자 ‘임시적인(provisional) 관계’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수직적이기보다 친구, 지인, 그리고 동료들과 맺은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다각화된 후원이 다양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오늘날의 예술가-후원가 관계에 있어 ‘수평적 관계형성’의 비중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재(퍼포먼스아트)가 쉽게 다른 사람들하고도 소통할 수 있는 소재구나 해서 다큐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일단 퍼포먼스 자체가 휘발성이 있고 하는 것들이 있고, 일단 김작가 선생님이 가난한데 계속한다는 인간적인 부분에서 캐릭터가 다큐멘터리적으로도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서 하는 거죠. (국내3 심층인터뷰, 2015.09.08)

Ⅴ. 결론과 시사점

예술가의 작업 환경에 주요한 경쟁력을 제공해 온 후원가는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주체와 동기, 주고받는 상호혜택 측면을 달리했으며 이에 따라 예술가-후원가 사이의 관계 형성 방식도 변화해 왔다. 이에 본 연구는 실물 작품의 부재로 소유와 거래가 불가능한 특성을 가진 현대 미술 즉, 퍼포먼스아트에 종사하며 활발한 해외 활동을 하고 있는 퍼포먼스예술가인 김작가의 사례를 분석하여 오늘날의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를 새롭게 의미화하고 그 역할을 밝히고자 했다. 사회 ·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과 퍼포먼스아트의 장르적 특수성이 종래의 예술가-후원가 관계를 넘어 새로운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를 이해하는데 유의미한 사례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열악한 창작 환경에 있는 예술가의 지속가능한 작품 활동에 줄 수 있는 시사점을 밝히는 데 있다.

본 연구는 독립 예술가들에게 줄 수 있는 실무적인 시사점을 총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기존의 수직관계의 후원체계뿐만 아니라, 주변의 친구, 지인 그리고 동료들과의 수평적 관계 속의 협력도 후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작가는 무엇보다 친구, 지인, 동료들 간의 후원 관계를 중요시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의 작품활동 기회와 창작 환경을 개선시켜 나갔다. 둘째, 예술가의 적극적 · 주체적 태도의 필요성이다. 김작가는 ‘초대 받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실연하고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직접 ‘제안’하고 이에 도움을 준 동료 예술가 및 후원가들에게 적극적인 호혜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작품활동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나갔다. 셋째, SNS 플랫폼과 온라인 기술의 적극적 활용의 필요하다. 김작가는 이메일과 페이스북을 통해 기존의 후원가들과 정보를 교환했을 뿐만 아니라 예술에 대해 토론하며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예술 이벤트를 기획했다. 온라인상의 꾸준한 교류는 기존의 후원가들과의 신뢰 관계를 강화시켰고, 미래 면대면 교류를 통해 실제 일을 함께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넷째, 온라인상의 2차적인 교류를 1차적 현장 교류로 발전시킬 필요성이다. 김작가는 퍼포먼스아트라는 예술장르가 가진 특수성 즉, ‘기동력’을 발휘해 온라인상의 간접 교류를 면대면의 직접 교류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자구적으로 해왔다. 다섯째, 공공기관과의 협력적 관계 형성이다. 김작가가 해외진출을 확장할 수 있었던 촉매는 공공기관의 보조금이었다. 정책을 통해 마련된 공공기관의 재정적 지원이 없었다면 자구적 노력만으로는 활발한 해외 작품활동이나 해외 후원가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실무적 시사점은 예술가의 자구적인 노력에만 제한되어 있다. 예술가의 노력을 보다 극대화시켜 예술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적 차원의 시사점 또한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가 도출한 세 가지 정책적 시사점은 첫째, 예술가의 기업가 정신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다. 위에서 제시한 실무적 시사점에서 가장 필요한 예술가의 역량은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예술세계뿐만 아니라 예술세계 밖의 환경에도 적응하고 반응하며 기회를 잡기 위해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은둔하고 자신을 알아봐 주길 기다리는 예술가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예술을 알리고, 후원가들과의 교류를 만들어 나가는 예술가로 변모하기 위해 기업가 정신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예술가들에게 필요하다.

둘째, 배양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게 하는 단계적이면서도 전략적 정책의 설계와 지원이다. 이는 정부가 해외진출이 필요한 예술가들을 지원할 시 단순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이들의 ‘만남’을 어떻게 가치 있고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진출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루트의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놓는다던지, 국내에서 다양한 해외 예술가들이 모여 교류하는 활동의 장을 주기적으로 기획하여 이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만남’을 주선했다면 이후 만남을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전략적 지원 또한 필요하다. 셋째, 제도권의 문화예술 단체 및 기관은 예술가와 수평적 의사소통을 하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김작가는 국내 후원가 유형 분류에서 공립 문화예술기관의 사람들과 낮은 결속감을 보였으며 이는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의사소통 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예술가와 협력하며 상호 상생해야 하는 제도권의 실무자들에게 예술가와의 소통에 있어 존중과 배려, 공감과 이해의 필요성에 대한 시사점을 준다.

본 연구는 두 가지 측면의 학문적 시사점을 갖는다. 전통적으로 알려진 후원가들의 후원 양상과 후원 방법에 대한 연구는 다수 존재하나 현대적 개념의 후원가를 재해석한 연구는 미미하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자본이론을 적용하여 현대적 후원가 의미를 제시하고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이는 후원에 대한 기존 예술계의 제도적 관행과 형식을 거부하거나 부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후원에 대한 범위를 확대하고 신장시키는 데 일조하기 위함이다. 두 번째로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자주 다루어지지 못했던 비주류 예술장르인 퍼포먼스아트의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 점은 양날의 검이기도 한데, 퍼포먼스아트라는 특수성이 사례의 시사점을 축소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현대적 후원가의 개념을 재구성하고, 이에 대한 의미형성 과정을 도출했다는 점, 심층적인 관찰과 기록을 통한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후원가의 유형과 사회자본이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분석한 점 등은 나름의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를 계기로 향후 더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의 후원가 연구가 이루어져, 열악한 환경의 예술가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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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1) 본 연구의 사례는 김○○라는 한 퍼포먼스아트 예술가를 중심으로 행해졌다. 사실 연구참여자는 자신의 실명이 개방되는 것을 포함하여 연구 전반에 참여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였으나, 연구윤리강령에 따라 실명을 논문에 기재하지 않기로 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가명이나 코드 대신 ‘김작가’로 지칭되길 바라는 아티스트 김○○의 의견을 따라 위와 같이 표기했음을 미리 밝힌다. 아울러, 연구과정에 있어 김작가의 적극적인 협력과 관심에 연구자로서 깊은 감사와 애정을 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