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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향유와 이용자 복지 확대를 위한 정책방안 연구

이기현 1 , *
Kee Hyun Lee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전문위원
1Senior Research Fellow, Korea Creative Content Agency
*Corresponding author : Senior Research Fellow, Korea Creative Content Agency sozin@kocca.kr

© Copyright 2019 Korea Culture & Tourism Institute.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an 02, 2019; Revised: Mar 07, 2019; Accepted: Mar 26, 2019

Published Online: May 31, 2019

국문초록

이 연구는 콘텐츠에 대한 기존의 산업적 접근시각을 넘어서서 콘텐츠 향유와 이용자 복지의 확대를 위한 정책적 방안을 탐구하고 있다. 콘텐츠는 경제적 재화이기 이전에 사회문화적 가치를 지니며, 동시에 콘텐츠 이용자들은 문화적 권리로서 콘텐츠를 향유할 권리를 지닌다. 이러한 이용자 중심의 시각에서 콘텐츠 향유가 중요한 이유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콘텐츠의 생태계가 진화하며 시장에서의 구매력과 생산력의 근원으로서 이용자의 위상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이용자 복지는 이용자들의 창의적 능력을 배양하여 자율적인 문화적 실천이 활성화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는 콘텐츠 생태계의 발전적 진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사항이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기존 정책사례에 대한 검토를 통해 향후 콘텐츠 향유 확대를 위한 미래 정책 방안으로서 콘텐츠 이용 능력의 향상, 콘텐츠 이용 만족도의 제고, 콘텐츠 이용 환경의 개선 등을 논의하고 있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policy measures that can be implemented to enhance content enjoyment and user welfare, as a way of moving beyond the current industrial approach to content. To the extent that content involves socio-cultural values, before it is considered as a product, content users retain a right to enjoy contents that is a cultural right. The content ecosystem is evolving as the media environment changes, which means that the user’s status as a source of purchasing power and productivity in the market is changing, and the content enjoyment is becoming more indispensable from a user-oriented viewpoint. Sustainable user welfare aims to activate autonomous cultural practices by cultivating users’ creative abilities, and is also an essential issue for the development of the content industry. In this paper, we review examples of content policies adopted around the world and suggest policy directions for expanding content enjoyment in the future, such as reinforcing content usage ability, increasing content usage satisfaction, and improving content usage environment.

Keywords: 콘텐츠 향유; 이용자 복지; 문화복지; 문화적 권리; 콘텐츠 접근성
Keywords: content enjoyment; user welfare; cultural welfare; cultural right; content accessibility

Ⅰ. 들어가며

최근 프랑스 언론사 르몽드(Le Monde)지가 주관하여 문화축제의 하나로 개최된 한 세미나가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1) ‘현대사회에서 미술관(또는 박물관)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는가’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미술관이 지니고 있는 기존의 기능, 즉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하여 전시하고,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많은 대중의 관심을 끌며, 새로운 전시 콘셉트를 기획하는 등의 기존 역할을 넘어서 오늘날 새롭게 요구되는 미션을 간략히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미술관은, 국민들이 단순한 관람자가 아닌 능동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 지역사회에 더욱 개방적인 공간인 동시에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하고,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여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짤막하지만 위의 언급에서 드러나는 문화와 문화 활동, 문화적 참여에 대한 시각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제 문화의 관객이나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 참여자이며 때로는 생산주체가 될 수 있는 시대로 이미 접어들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러한 추세의 변화에는 더욱더 가속도가 붙고 있다. 고급문화와 저급 문화의 구분이 없어진 지 이미 오래고, 문화상품도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 재화와 마찬가지로 유통·소비되면서, 장 미셸 바스키아(J. M. Basquiat)나 키스 해링(K. Haring)의 작품을 인터넷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문화는 단순한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직접적인 공감과 체험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일방적인 대중매체를 통한 집단적 소비에서 벗어나, 매우 개인화된 소비 양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문화가 전문 작가와 예술가들이 생산하는 작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을 통해 경험하고 공유하는 ‘내용물’ 모두가 문화적 산물이 되는 시대이며, 유튜브(Youtube)나 각종 MCN(Multi Channel Network)의 발전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화의 생산과 소비 방식의 변화는 문화연구나 미디어연구 분야에서 이미 오래된 연구 주제이며, 적어도 지난 10여 년간 많은 토론과 논의가 있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영역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콘텐츠 향유와 이용자 복지라는 주제를 결합하여, 정부 정책의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이슈들을 검토해보기로 한다. 우선 첫째, 정책의 관점에서 그동안 산업적 시각에서만 이해되어온 콘텐츠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논의, 둘째, 문화적 권리로서 콘텐츠 향유의 문제, 셋째,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른 이용자 복지의 필요성, 마지막으로 넷째, 이상의 세부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해외정책사례들에 대한 검토를 거쳐 콘텐츠 향유와 이용자 복지 확대를 위한 정책 방안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2)

Ⅱ. 콘텐츠산업의 문화적 함의

현대의 다양한 콘텐츠는 미디어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한편으로는 문화상품으로서,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생활의 내용물로서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콘텐츠는 인간의 역사 속에 언제나 존재해온 것이지만, 다양한 미디어의 확산과 함께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기능과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상적 공간이란 우리들이 콘텐츠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현장이며, 다양한 체험과 의미생산이 이루어지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콘텐츠의 기능을 생각해볼 때, 콘텐츠가 문화산업의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고, 문화와 소비자본주의 사이의 공생관계가 맺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문화 역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와 콘텐츠는 지식기반 사회에 진입한 여러 국가에서 자연스럽게 정책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역시 부와 고용창출의 잠재력을 지닌 콘텐츠산업의 육성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인간의 창조성에 기반한 콘텐츠산업은 문화의 탈국경화와 신자유주의의 확산 속에서 기존 산업구조를 탈피하여 제4차 산업으로 진입하는 데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실제로 콘텐츠산업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 효과와 파급력은 매우 크며, 이 점이 우리가 콘텐츠산업을 더욱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콘텐츠가 아무리 경제와 산업 성장에 기여하는 역할이 크다 해도, 산업적 논리만으로 콘텐츠를 이해하거나 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콘텐츠의 본질적 가치와 다양성을 간과하는 결과를 낳는다. 콘텐츠산업이 아무리 긍정적인 경제효과와 외부효과를 지닌다고 해서,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를 기반으로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담보할 수 있다는 논리는 앞뒤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현재 국내의 콘텐츠에 관한 정책 담론에서는 ‘산업’이라는 이름 아래 시장성, 상업성, 대중성, 부가가치 창출, 고용 창출, 한류와 글로벌 진출 등 경제적 논리가 지배적이다. 고부가가치를 지닌 콘텐츠산업이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인식되면서, 콘텐츠를 둘러싼 대부분의 정책적 논의가 경제적이고 산업적인 논리 위에서만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비슷한 맥락에서 문화가 산업적 맥락 아래에서 문화적 진보를 이루어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산업의 일부로서 기능하는지에 대한 우려(Zukin, 1991)나,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문화예술에 산업적 가치를 덧씌운 창조산업이 사실상 인간의 창조성과 지적재산의 착취에 기반한 산업이라는 비판(Garnham, 2005), 그리고 문화 정책의 하나로서 경제정책과 경제정책의 하나로서 문화 정책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Throsby, 2009) 등 다양한 견해가 나오기도 한다.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수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현재 상황에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간과되는 것은 콘텐츠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 즉 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다. 콘텐츠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지니는 의미와 역할이 너무 실질적이고 직접적이다. 가령 플루서(Flusser)는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란 필연적으로 유한한 인간의 삶이 갖는 무의미함과 고독을 잊게 함으로써 인생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들려는 의도적인 것이며, 이 의도는 코드화된 세계나 상징들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Flusser, 1996). 이 코드화된 세계와 상징들은 일상 속에서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삶의 과정을 이루며, 공동체 내에서 인간의 집단적 의도와 노력은 문화의 생산과 유통, 축적과 전승으로 이어진다. 문화가 상징적 재화의 생산과 소비활동을 의미한다면 언어를 비롯한 다양한 기호나 상징매체는 그 수단이 되며, 따라서 문화는 공동체의 고유한 의사소통 수단, 집단적 감수성과 실천적 역사를 배제하고는 이해될 수 없다(이기현, 2003).

콘텐츠는 “상징과 기호로 구성되는 의미작용(signification)이 시공간적 축적과 전달을 통해 생산되고 공유되는 의미구성물”(한국콘텐츠진흥원, 2012a: 3)이거나, “매스미디어 및 관련된 미디어 활동을 통해 유포되는 인간을 위해 조직화된 메시지”(OECD, 2007), 또는 이를 종합하여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물 및 메시지 등 인간의 창의적 산물로서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가지는 것’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현대의 다양한 콘텐츠는 기존의 문화적 생산물을 토대로 재생산되고 발전한 것이다. 콘텐츠는 과거의 문화적 유산과 현재의 가치지향이 결합하면서 발전하는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산물이며, 콘텐츠를 창작하고 이용한다는 것은 ‘지금 여기’에서 의미체계를 시공간적으로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정신적·창의적 결과물인 콘텐츠에는 역사적으로 축적·계승·변화되어온 의미체계와 가치체계는 물론이고 당대의 특수한 상징과 기호, 가치와 의미, 그리고 구성원이 속한 특정 문화의 정체성과 구성원들 자신의 정체성 등 여러 층위의 다양한 문화적 가치가 발생론적으로 혼재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내가 아닌 다른 존재와 소통하고 메시지를 공유하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관계적 욕구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2a).

그동안 문화적 재화나 문화예술이 지니는 문화적 가치(cultural value)에 대한 연구는 축적되어 왔으나, 학자들 간의 공통된 개념이나 정의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사회학, 철학, 문학비평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문화적 가치의 개념이 보다 확장되고, 문화의 미학적 측면과 사회·정치학적 측면이 구분되면서 국내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3) 문화는 본질적으로 다양한 가치들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대상의 아름다움과 조화 등을 통해 사람들의 창조성과 감수성을 발달시키는 미학적(aesthetic) 가치,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 종교 등 인간 보편적인 내적 활동이 담긴 정신적(spiritual) 가치, 공동체 의식과 사회 정체성, 연대감 등이 반영된 사회적(social) 가치, 당대의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는 역사적(historic) 가치, 의미를 저장하고 전달하며 타문화 및 타인과의 차이를 확인하는 상징적(symbolic) 가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Throsby, 2001). 이처럼 서로 다른 기능과 역할 및 영향력을 갖는 문화적 가치들이 하나의 문화적 재화나 콘텐츠에 응집되어 있는 것이다.

문화적 가치는 접근 시각에 따라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고 사회적·정치적 맥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각 사회에 따라 그 가치는 다를 수 있고 또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수도 있다(이윤경, 2011). 마찬가지로 콘텐츠에 내재된 문화적 가치의 특성도 복합적이고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언젠가부터 우리가 콘텐츠의 내용적이고 질적인 측면을 간과하거나 사회적 소통의 핵심 요소로 콘텐츠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정책의 관점에서 볼 때 문화와 콘텐츠를 경제발전이나 산업육성과 관련시켜 산업자본화하려는 경향은 매우 우려스럽다. 콘텐츠가 지니는 문화적 가치는 사실상 매우 본원적인 것이며 여타의 다른 가치에 우선한다.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분리해 이해하든 또는 둘을 결합하든, 산업·경제적 가치 창출이 콘텐츠의 이 본원적인 문화적 가치를 모태로 하여 가능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문화적 가치 또는 미학적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상품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문화적 관습이나 신념, 언어와 상징의 축적물들이 지니는 문화적이고 미학적인 가치가 언제나 시장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며, 결과적으로 경제적 가치로 환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문화적 가치는 시장의 가치를 포괄하며 넘어서기 때문에 경제적 평가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콘텐츠에 다양한 문화적 가치가 내재되어 있다는 점은 곧 콘텐츠가 일종의 본질적 가치를 가진 가치재(merit goods)임을 의미한다. 가치재는 그것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얻는 편익으로서 사용가치나 시장가치로 이해하기 이전에,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인식, 즉 그것의 ‘비사용적 가치’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요컨대 콘텐츠는 경제학이나 경영학의 관점만으로 포괄할 수 없는, 사회문화적 시각에서 정책연구의 대상으로서 정당한 지위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Ⅲ. 콘텐츠 향유와 문화적 권리

문화나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평가는 시대나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각 국가의 정책적 접근 시각과 방향 역시 달라진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초기의 문화 정책은 이용자의 관점에서 주로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잔여적·시혜적 복지정책의 하나로 시행되었으나, 최근에는 시민들의 문화적 역량을 높이고 문화 다양성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는 복지 개념 자체의 변화로도 볼 수 있는데,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하던 복지국가의 개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잠재력과 창의성의 개발을 극대화하려는 복지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추세를 말해준다(Robson, 1976). 다시 말하면, 일회성의 물질적 혹은 재정적 지원에 중점을 두던 복지정책은 정신적이고 문화적인 영역으로까지 확장하여 국민의 미적 감수성과 창의력 개발, 자발적 생산과 향유 기회의 확대를 위해 국민 스스로 생산적이고 능동적인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적 방향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세계가 지식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인간의 창의성과 혁신성이 강조되면서 개개인의 문화적 삶이 중요해지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문화복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정부의 다양한 문화 정책을 통해 문화 향수 기회의 확대와 국민의 문화적 감수성 함양을 지향해온 것은 사실이다. 이미 19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부터 국민의 문화 향수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노태우 정부에서 문화복지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었다. 미흡하나마 1980년대에는 세대간·계층간·지역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문화향수권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시작된 시기였다. 1990년대 들어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문화적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영삼 정부는 문화복지를 문화 정책의 핵심 정책으로 인식하고 문화권 확대의 하나로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이어 김대중 정부에서는 문화 정책에 있어 산업적 측면이 강조되었고, 노무현 정부 이후에는 문화의 산업적 가치에 대한 강조와 더불어, 문화적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협의의 문화복지 관련 시책들이 시행된 바 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국정과제의 정책적 우선순위에 따라 문화복지와 관련된 정책들이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린 것이 사실이다. 이번 정부에서는 콘텐츠분야에서의 공정상생, 혁신성장, 공유확산 등으로 중장기 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시장에서의 제도정비와 지역균형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4)

그동안 정부의 문화복지 정책의 기본 틀을 들여다보면, 주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의 성격이 강하고, 콘텐츠 이용의 양적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참여와 체험이 문화 향수 기회의 확대로 치환되면서, 문화 활동의 일상화로는 이어지지 못해왔다(김세훈·조현성, 2008). 게다가 최근까지 콘텐츠의 산업적·경제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 활동이나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와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증진시키는 문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고와 경험으로서 ‘문화 활동’이 생산과 소비의 대상으로서 문화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로 환원되어 자본화되고, 문화가 문화 인프라로, ‘실천’이 ‘콘텐츠’로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도 여전히 유효하다(김예란·신현준·전규찬, 2005). 특히 최근의 4차 산업에 대한 담론에서도 인간의 지적 특성인 상상력과 창조성이라는 개념이 여전히 기술산업적이고 경제적인 논리를 위해 활용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콘텐츠라는 재화가 경제학에서 다뤄온 기존의 일반 재화와 다르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 상품은 사유재와 공공재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 혼합재(mixed commodity)다. 콘텐츠는 소비를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사유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방송 프로그램과 같이 소비에 있어 비배제적이고 비경합적인 성격, 즉 공공재적 특징을 갖기도 한다(유원희, 2010). 이와 더불어 앞서 살펴본 것처럼 콘텐츠가 인간의 상상력과 자아실현, 소통과 삶의 질 문제와 관련되는 문화적 가치를 지니는 가치재라는 점에서도 일반적 재화와 구분된다. 특히 콘텐츠의 문화적 가치는 그 자체로 공동체의 집단적 정체성을 함축하기도 하며, 공통의 행동이나 경험, 집단 내에서 공유되는 상징 등을 통해 구현되기도 한다(Hutter, 1996).

국민들이 콘텐츠에 접근하고 향유할 수 있는 권리는 이미 기본권으로서 문화적 권리 안에 내포되어 있다. 문화 정책 및 문화복지는 모든 국민이 문화권을 가진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교육, 지식, 문화 등에 대한 접근 및 참여를 보장하는 권리인 문화적 권리(cultural right), 즉 문화권은 대부분 국가가 헌법 규정에 시민권 및 기본권으로 포함시키고 있다.5) 다시 말해 문화권은 한 국가의 시민으로서 마땅히 누릴 수 있는 권리인 동시에 인간답게 살기 위해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인 것이다. 이처럼 오랜 기간 동안의 논의를 거쳐 확립된 문화권의 개념이 전통적인 문화예술 영역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정당한 문화적 산물로서 콘텐츠에도 확대 적용되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제 문화적 권리를 좀 더 적극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문화권이란 국가가 문화복지를 통해 국민들의 문화생활을 확대하고 그 여건을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 자신의 잠재능력과 창의성을 발현시키고 자신을 능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까지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문화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문화적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고(정철현, 2004), 문화시민은 문화적 의식수준과 향유능력을 고루 갖춘 사람을 의미한다(이홍재, 2006). 진정한 문화국가란 “문화의 자율성 보장을 핵심으로 하면서 문화영역에 있어서 건전한 문화육성과 실질적인 문화향유권의 실현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국가”(김수갑, 2004: 186)이며, 진정한 문화복지는 “심적이고 내적인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문화감수성을 함양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정책 역시 그런 문화감수성을 어떻게 함양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정갑영, 2007: 13). 이처럼 문화복지의 핵심은 이념적 차원에서의 권리와 접근을 보장하는 수준을 넘어 실천적 차원의 권리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문화복지 또는 이용자 복지 정책에서는 개개인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문화적 담론에 접근하고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와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디어와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은 곧 사회격차로 이어진다. 또한 콘텐츠 유통이 첨단기술과 매체에 크게 의존하게 됨으로써 유료 콘텐츠의 증가는 경제적 비용부담의 증가로 이어진다. 콘텐츠 향유란 사람들이 단순히 콘텐츠를 이용하고 체험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양한 층위의 문화를 접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석, 공유 또는 저항하고, 다양한 방식의 해독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실천을 통해 이루어지는 창의적인 콘텐츠 이용을 의미한다. 이는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전반에 걸쳐 이루어지는 실천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이며,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공유하는 참여적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6)

일반적으로 대중매체를 비롯한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고 소비되는 콘텐츠는 문화의 매우 표피적인 일부분에 불과하다(이기현, 2003). 아무리 다양한 콘텐츠가 미디어를 통해 생산되고 유통된다고 해도, 이들은 문화적 삶의 실질적인 양태와 층위를 포괄하는 문화의 총제적인 의미를 대변할 수 없다. 이는 문화복지가 단순히 향수 기회의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적 실천을 통해 개개인이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공유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문화에 접근하고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는 ‘문화의 민주화’ 단계를 넘어서서, 다양한 문화의 차이와 공존을 인정하는 ‘문화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고민과 노력이 앞으로는 더욱 요구될 것이다.7) 콘텐츠 상품은 시장의 자본 논리에 따라 유통·소비되는 지극히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재화라는 점에서 문화의 표준화와 획일화의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 치열한 시장경쟁에서의 성공과 성과만을 중시하며, 국경을 초월한 다국적 기업이나 대기업의 자본투자 대상으로서 콘텐츠의 시장적 가치에만 주목할 경우, 자유분방한 문화적 실천을 토대로 하는 콘텐츠산업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공적 서비스와 제도라 할지라도 그것들이 해결해줄 수 없는 개인적 영역의 개별성과 다양성의 차이가 존재한다(이동연, 2005). 그러므로 문화적 권리는 이러한 다양성과 개별성을 인정하고 보호하면서, 구성원 스스로 개인적 영역에서 콘텐츠 향유를 통해 자유롭게 의미를 생산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결국 차이와 다양성, 자유와 자발성, 실천 및 참여, 일상성 및 일상문화는 문화복지와 문화적 권리의 담론을 구성하는 핵심 개념이 된다. 다양한 가치와 취향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개개인이 문화와 콘텐츠를 자유롭게 향유하면서 다양한 하위문화 및 대안문화를 역동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정책적으로 권장하고 지원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문화가 아래로부터 형성됨으로써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문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문화복지의 범위를 콘텐츠 이용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콘텐츠 향유의 문제를 이용자 복지의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콘텐츠 이용의 객관적 물질적 조건뿐 아니라 콘텐츠 수용의 질적 차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면서, 그동안 기존 정책이 간과하거나 등한시해온 콘텐츠 향유의 실질적 확산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Ⅳ.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이용자 복지

콘텐츠 향유의 중요성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콘텐츠를 둘러싼 생산·소비·유통 환경, 즉 콘텐츠산업의 생태계가 변화하면서 콘텐츠 소비와 이용 패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의의 콘텐츠 생태계란 콘텐츠 그 자체와 콘텐츠의 생산요소(기획, 스토리, 기술, 투자 등), 유통구조(PND, Platform-Network-Device) 및 이용과정과 이용자의 경험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2b). 이러한 생태계 구성요소들의 결합은 매우 유동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각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태계가 작동하며 진화하게 된다.

특히 소셜미디어(SNS)의 확산은 콘텐츠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가 생산·유통·소비되는 생애주기 과정에서 이용자 사이에 담론이 형성되고 공유되는 것은 콘텐츠의 재화적·문화적 가치의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양한 담론의 생산과 확산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콘텐츠와 정보는 매우 빠르고 쉽게 전달되며, 시간적·공간적 경계를 넘어 동시에 대량으로 확산되는 특징을 지닌다. 소셜미디어의 특징을 크게 참여, 개방, 대화, 커뮤니티, 연결 등으로 이해한다면, 이러한 특징들은 모두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한 이용자들의 일상적이고 능동적인 수요와 욕구가 크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한국정보화진흥원, 2011). 사회적 네트워크의 확산과 개인화된 다양한 소셜미디어는 이용자들의 참여를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새로운 콘텐츠 경험에 적극적인 이용자들은 경제적 비용을 감내하면서도 양방향적 관계에 기반한 그들만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용자를 소비자 혹은 수용자의 측면에서 바라보던 시각은 현재의 이러한 미디어환경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최근의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는 기존 방식처럼 몇몇 특정한 지점에 도달되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콘텐츠를 선택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장소, 사람, 미디어 및 플랫폼 사이를 이동한다(Manovich, 2008). 그리고 이용자들은 자신이 스스로 생산한 콘텐츠를 유통시키면서 생산-유통-소비가 결합된 중층적 프로슈머로서의 위상을 지니기도 한다(이재현, 2012). 이용자들은 이제 콘텐츠의 소비 영역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생산적 관계를 맺으면서 콘텐츠 생태계의 전 과정에 걸쳐 개입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이용자들의 취향과 판단에 따른 ‘선택’은 콘텐츠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다양한 채널과 미디어의 등장으로 특정 미디어에 대한 충성도는 낮아지는 반면, 이용자들의 콘텐츠에 대한 선택 행위는 점차 콘텐츠의 질과 내용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상품으로서 콘텐츠 소유와 획득보다는 콘텐츠를 ‘경험’하는 경험의 질과 향유의 정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Poster, 2004). 앞으로 소셜 콘텐츠, 이용자 창작 콘텐츠, 맞춤형 콘텐츠 등이 늘어나면서 이용자 간 상호작용의 경험에 기반한 콘텐츠의 효용과 가치는 더욱 증대될 것이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2b).

지난 정부 시절 미래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창조사회론이 대두되면서 그동안 주로 콘텐츠산업과 창조산업 내에서 논의되어오던 창조성에 대한 논의가 전사회적으로 확산되던 경험을 한 바 있다. 현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창조경제나 창조산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사장되어버린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상황 변화가 창의성(창조성) 자체에 대한 논의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 오히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논의 속에도 기존의 창조산업과 관련된 논의가 대부분 용해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의미하는 창의성은 한때 예술가나 소수의 사람들만이 가진 특별하고 탁월한 능력이나 정신 과정이라고 이해되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잠재한 정신적인 속성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창의성은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어떤 탁월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급변하는 사회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앞에서 사회구성원들이 어떻게 변화에 적응하고, 어떻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하는 능력의 문제와도 밀접히 관련된다.

그런데 이 창의성이란 오랜 시간 의식적인 훈련을 통해 만들어지며, 특정한 언어와 관습과 상징을 내면화해야 가능한 것이며(Saywer, 2006), 개인적 성격과 능력에 의해서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환경에 영향을 받으면서 발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을 기반으로 국가의 문화적 역량강화를 목표로 하는 문화 정책과 문화복지의 지평을 확대하여, 구성원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정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관심사와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창의성과 함께 문화적 감수성 역시 일반인의 문화 향유의 차원을 넘어서서 다양한 분야에 걸친 노동자, 정책입안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와 계층에 요구되는 문화적 역량이 된다(김예란·신현준·전규찬, 2005).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단지 문화예술과 콘텐츠 향유를 통해서만 발현되거나 획득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창의성은 일상적이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스스로 체득해 나가는 것이며, 여기서 문화는 창의성을 배양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된다. 창의적 능력이란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면서 탐색과 반성, 사유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발현하는 것을 말한다. 콘텐츠는 문화의 첨병으로서 다양한 가치와 견해와 감수성이 서로 교환되고 공유되는 환경을 조성하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생산자와 이용자들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문화가 생산적으로 진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 콘텐츠와 이용자의 관계가 양방향·수평적·다원적인 복합구조를 형성하면서 정책적 패러다임도 점차 이용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맥락도 다양해지고, 이들의 욕구와 이용 동기 역시 세분화·구체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이용자의 이용행태, 콘텐츠의 이용과 충족, 이용 방식과 동기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콘텐츠산업의 핵심은 서비스 산업이고, 서비스 산업은 최종적으로 이용자를 지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이제까지 콘텐츠산업 정책이 과도하게 공급자 중심의 재정지원 사업에 치중되어왔다는 지적은 타당하면서 다른 한편 문제해결의 실마리도 제공해준다.

이용자들 스스로 콘텐츠를 선택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자신의 능력과 상황에 따라 콘텐츠를 선별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이수영·박은희, 2002). 그러나 현대 이용자들이 누리고 있는 기술적 능동성이나 미디어 선택의 자유가 자동적으로 문화적 소비의 다양성과 선택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김예란·신현준·전규찬, 2005). 선택성과 취향이라는 것은 콘텐츠에 대한 경제적 지불 능력을 떠나 사실상 오랜 시간 계발되고 축적되어야 하는 일종의 ‘콘텐츠 이용 능력’이기도 하다. 문화적 이용 행위의 변화는 정보기기의 확산처럼 단기간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서우석·김정은, 2010), 문화적 실천 행위에서의 변화는 누적적이며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아비투스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Bourdieu, 1979).

현대의 문화적 격차란 곧 정보 격차, 미디어 격차, 콘텐츠 활용 격차 등을 의미하며 이는 곧 사회적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글로벌화된 세계 경제 안에서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성, 문화적 실천 행위 능력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에서 문화적 격차의 해결문제는 정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다.8) 탈국경화로 요약되는 새로운 문화적 조건은 주체의 창의성에 기반한 개인의 자율적 삶의 가능성을 높여줄 수도 있으나, 동시에 문화적 조건을 활용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집단에게는 새로운 형태의 박탈과 소외의 위험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김예란·신현준·전규찬, 2005).

앙드레 고르(A. Gorz)는 현대의 기술혁신과 관련해 경제적인 것보다 문화와 사회활동에 더 커다란 중요성이 부여되는 ‘문화사회(Kulturegesellschaft)’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현대의 기술 발전은 의미가 없으며, 늘어난 자유시간이 개인의 자유로운 자아실현을 위해 사용되지 않는다면 기술 혁신에 의한 노동시간 절약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고 보았다(Gorz, 1988). 인간의 자아실현은 창의적 활동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창의성의 제고를 위해서는 자유로운 향유, 참여, 실천, 활동, 생산이 일상 속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질 수 있는 환경이 요구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콘텐츠는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문화 형성에 있어 적극적인 기능을 하며, 콘텐츠 향유는 사회 공동체 속에서 개인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를 실천하는 과정이 된다. 콘텐츠 이용자와 콘텐츠 향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책적 관심은 문화의 본질적 가치가 콘텐츠 상품으로 치환되는 것을 막고, 문화의 공공적 가치가 콘텐츠 소비의 자유나 기회의 평등에 근거한 경쟁 체제로 환원되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이동연, 2005). 문화복지나 이용자 복지는 근본적으로 소비적이 아니라 생산적 지향점을 갖는다.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노동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삶에서 안식과 의미를 갖도록 해줄 것이다(정갑영, 1996). 더 나아가 미래의 문화복지를 위해서는 노동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생산적 복지의 차원을 넘어서서, 국민 스스로 창의적 실천을 통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창의적 이용자 복지의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디어기술의 환경 변화와 창의성의 재발견이라는 현대적 상황에서도 콘텐츠의 기본 속성은 크게 변하지 않으며, 기획과 창작이라는 문화적 행위, 즉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또한 콘텐츠 이용 환경이 더욱 편리해지고 콘텐츠의 종류나 유통경로가 다양해지는 현실에서 이용자들의 콘텐츠 이용과 향유 방식에도 변화가 오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이용자 복지란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자율적 선택성을 확대하는 정책적 지향점을 지닌다. 이용자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창의적 주체로서, 파편적이거나 피동적인 형태의 문화적 소비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일상화된 문화적 실천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서우석·김정은, 2010), 콘텐츠 이용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기존 연구에 대한 검토를 토대로 콘텐츠 향유를 이용자 복지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문제에 집중하기로 한다. 정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콘텐츠 향유에 대한 선행 연구는 매우 드물지만, 그중에서 「콘텐츠향유 격차 해소를 위한 지수개발 연구」(한국콘텐츠진흥원, 2010)에서는 콘텐츠향유 지표를 개발하기 위해 비교적 정밀한 조작적 개념정의를 통해 콘텐츠 향유의 5가지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표 1> 참조). 즉, 콘텐츠 향유 기반, 향유 참여, 향유 결과, 향유 장애, 향유 실태로 나누어 지표개발의 기본 틀을 제시하고 있다. 지표 개발의 목적으로 열거된 세부 항목들을 이용자복지의 관점에서 모두 포함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또 그럴 필요도 없어 보인다. 이 지표 체계의 내용을 토대로 정책개발을 위한 정책의 범주를 필자 나름대로 재구성해 본다면, 콘텐츠 이용능력 향상, 이용만족도 제고, 이용환경 개선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표로 제시하면 <표 2>와 같다. 이와 관련하여, 콘텐츠의 이용은 이용자의 자율적 영역이기 때문에 정책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정책의 개입이 문화적 가치의 자발적 생성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타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 이용, 특히 만족도 제고와 관련한 정책과제의 개발에는 매우 신중한 자세가 요구되며, 개인의 자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콘텐츠 이용의 질적 수준을 제고할 수 있는 간접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위 세 가지 정책범주에 대해서는 마지막 장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한다.

표 1. 콘텐츠 향유 지표의 범주
영역별 지표 정의 범주
콘텐츠
향유 기반 지표
특정 콘텐츠(예: 출판, 방송, 영화, 음악, 게임, 공연 등)를 이용하거나 참여하기 위해 이용자가 감당할 수 있는 경제력, 여가시간, 접근방법, 콘텐츠 관련 지식수준의 양적 정도 경제력
여가시간
접근방법
관련지식 수준
콘텐츠
향유 참여 지표
특정 콘텐츠(예: 출판, 방송, 영화, 음악, 게임, 공연 등)를 이용하거나 참여하기 위해 이용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자발성, 상호작용성, 몰입성, 자기목적성의 양적 정도 자발성
상호작용성
몰입성
자기목적성
콘텐츠
향유 결과 지표
특정 콘텐츠(예: 출판, 방송, 영화, 음악, 게임, 공연 등)를 이용하거나 참여하여 느끼는 이용자의 이성적 인식, 심리적 만족감, 정서적 감동, 경제적 혜택의 양적 정도 이성적 인식도
심리적 만족도
정서적 감동
경제적 혜택
콘텐츠
향유 장애 지표
특정 콘텐츠(예: 출판, 방송, 영화, 음악, 게임, 공연 등)를 이용하거나 참여하는 데 저해되는 이용자의 인간관계, 심리적·정서적·경제적 장애 정도 인간관계 장애
심리적 장애
정서적 장애
경제적 장애
콘텐츠
향유 실태 지표
특정 콘텐츠(예: 출판, 방송, 영화, 음악, 게임, 공연 등)를 이용하거나 참여하기 위해 이용자가 실제로 소비하는 이용시간, 지출비용, 참여 및 등록 횟수, 구입횟수의 양적 정도 이용시간
지출비용
참여 및 등록횟수
구입횟수

자료: 한국콘텐츠진흥원(2010), 「콘텐츠 향유 격차 해소를 위한 지수 개발 연구」, 69쪽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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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콘텐츠 향유와 이용자복지의 정책 영역 개념도
콘텐츠 향유 구성요소 콘텐츠 향유 지표 정책 영역
경제력 콘텐츠
향유 기반 지표
jcp-33-1-103-g1 이용능력 향상
관련 지식
주체성 콘텐츠
향유 참여 지표
참여
상호작용
몰입
자의성
즐거움 콘텐츠
향유 결과 지표
jcp-33-1-103-g1 이용만족도 제고
욕구충족
긍정적 정서
접근성 콘텐츠
향유 장애 지표
jcp-33-1-103-g1 이용환경 개선
- 콘텐츠
향유 실태 지표

자료: 이기현·우형진(2011), 「콘텐츠의 문화적 향유 확대방안 연구」, 16쪽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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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결론: 정책사례 및 시사점

해외 각국의 콘텐츠산업 정책은 그들의 역사와 정치적 맥락에 따라 편차를 보이나, 콘텐츠의 사회적·문화적·경제적 가치들을 복합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콘텐츠 강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콘텐츠산업의 경제적 성과나 산업적 가치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콘텐츠산업이 지니는 다양한 외부효과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문화복지와 이용자 복지 차원의 정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는 콘텐츠 접근성을 위한 인프라/환경 구축 및 확대, 콘텐츠 리터러시 교육 및 콘텐츠 소외 대상 지원, 콘텐츠 공공서비스 확대, 지속적인 창의성과 재능의 계발 지원, 문화 다양성 추구 등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시행하고 있다. 각 정책사례들의 세부 내용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시행된다기보다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서 여러 사항이 연계되어 추진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콘텐츠 향유 및 이용자 관련한 정책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시사점을 살펴보기로 한다.9)

표 3. 콘텐츠 이용자 복지 관련 해외 정책 사례
분야 정책 사례
접근성 확대 및 강화 ‘디지털 브리튼(영)’ ‘디지털 프랑스(프)’ ‘프록시마 모바일(프)’
‘u-Japan(일)’ ‘디지털콘텐츠 진흥전략(일)’
리터러시 교육 및 소외계층 지원 ‘그린 페이퍼(EU)’ ‘디지털 브리튼’ ‘디지털 프랑스’
‘시간의 문(프)’
공공서비스 확대 ‘디지털브리튼’ ‘문화포털사이트 제작(프)’ ‘프록시마 모바일’ ‘디지털 아카이브(일)’
창의성 계발 및 교육 ‘크리에이티브 브리튼(영)’ ‘그린페이퍼(EU)’
문화 다양성 추구 ‘그린페이퍼(EU)’ ‘빅 소사이어티(영)’

자료: 이기현·우형진(2011) 158-170쪽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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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콘텐츠 접근성 강화를 위한 환경/인프라 구축은 디지털 미디어의 일상화와 산업적 지형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접근 및 이용의 확대를 위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디지털 브리튼(Digital Britain, 2009)’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디지털 공공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화에 발맞춘 새로운 공공서비스 시스템의 개혁을 통해 모든 국민이 디지털 공공 콘텐츠를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인터넷망을 비롯한 디지털 정보인프라의 정비를 위한 ‘디지털 프랑스(2008)’와 모바일폰을 통해 공공포털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록시마 모바일(Proxima Mobile, 2009)’ 프로젝트를 시행함으로써 네트워크 및 콘텐츠에 대한 모든 국민의 물리적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u-Japan’과 ‘디지털콘텐츠 진흥전략(2006)’ 등에서 이용자 친화적 콘텐츠 이용 환경을 정비하고, 모든 국민이 저렴하고 질 높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미디어 기술과 환경을 적극 활용해 콘텐츠의 이용 및 유통의 촉진을 지원한다.

콘텐츠 리터러시 및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정책은 대부분의 국가가 시행하고 있으며, 접근성 확대와 함께 연계되어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또 미디어환경이 급변하고 국민들의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EU의 ‘그린 페이퍼(Green Paper, 2010)’처럼 생애적 관점에서의 교육과 디지털 문맹을 퇴치하기 위한 리터러시 교육이 강조된다. ‘디지털 브리튼’은 인터넷 활용법을 제공하고 디지털 소외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사항을 두고 있으며, ‘디지털 프랑스’ 역시 노년층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이용 장비나 교육 지원 수단을 강구하여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시간의 문(Les Portes du Temps, 2005)’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문화생활에 소외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향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통합 효과는 물론 문화 정체성 함양을 도모하고 있다.

콘텐츠의 공공서비스 확대 역시 디지털 및 네트워크 인프라 확대에 기반하여 문화복지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디지털브리튼’, 프랑스의 ‘문화포털사이트 제작’ 프로젝트와 ‘프록시마 모바일’, 일본의 ‘디지털 아카이브’ 사업 등은 주로 기존의 문화유산이나 공공콘텐츠를 네트워크에 유통시켜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모든 국민이 이용 및 활용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콘텐츠 서비스 확대는 소외계층을 포함한 국민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유·무형의 문화자산 및 문화 원형을 가치 있게 활용하기 위한 정책이기도 하다.

창의성과 재능의 지속적 계발을 지원하는 정책은 대표적으로 ‘크리에이티브 브리튼(Creative Britain, 2008)’에서 찾아볼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브리튼’에 담긴 전략은 창조산업의 경제적 성과, 특히 고용에 대한 기대가 크게 반영된 정책이기는 하나, 개인의 창조성(creativity), 기술(skill), 재능(talent)에 기반한 지식재산을 개발하여 개인의 잠재력과 능력을 확장하고, 문화적 감수성 및 향유 능력을 향상시켜 적극적인 문화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EU 역시 ‘그린페이퍼’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장치를 통해 생애적 관점에서 창의성의 근본이 되는 개개인의 잠재력 향상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창조산업이 여러 분야에 걸친 창의적인 인재들의 참여와 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분야 간의 경계를 허물면서 융합의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EU는 유럽 문화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문화’와 ‘창조산업’의 영역에 내포되어 있는 다양한 의미를 도출하여, 회원국 간 대화와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지역 공동체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문화 다양성 추구와 지역 및 소수 집단 문화의 보존 문제는 정책적으로 중요한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영국의 ‘빅 소사이어티(Big Society)’의 경우 지자체와 민간, 지역 사회가 적극적으로 창조산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문화 역량과 조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이러한 지원은 각 지역문화의 고유한 정체성과 다양성을 보존함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창의적인 외부 인력의 유입이 적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사회의 자체 역량과 능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자생적이고 내생적인 지역발전이 가능하도록 도모하고 있다.

해외 각국의 정책 사례에 대한 검토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문화복지의 차원에서 콘텐츠 향유 정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이용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정서와 수용능력을 축적하고, 일상 속에서 콘텐츠 이용을 통해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와 의미를 자율적으로 실현하면서, 나아가 국가 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있다. 이러한 정책의 목표와 지향점을 명확히 하고 국내 상황에 적합한 정책들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의 과제가 될 것이다. 여기서는 창의적 문화 구현을 위한 핵심적 과제로서 콘텐츠 향유와 관련하여 향후 정책의 몇 가지 주요 방향과 영역을 제시하는 것으로 결론을 대신하기로 한다.

우선 콘텐츠 향유와 이용자 복지 정책은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용자들의 사회적·문화적 능력과 잠재역량을 끌어내고 향상시켜 이용자가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향유하도록 돕는 ‘이용능력 향상’이다. 이를 위해선 콘텐츠를 포함한 문화 예술 전반에 대한 기초 소양 교육과 리터러시 강화 등이 필요하며, 이용자들의 고유한 상황에 맞는 단계적이고 생애적 관점의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가진 다양한 창의적 능력을 개발하고 이들이 지니고 있는 잠재적인 콘텐츠 구매력 및 생산력을 동시에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콘텐츠 향유 활동의 참여를 통한 긍정적인 정서와 만족감 등 콘텐츠 향유의 결과, 즉 콘텐츠의 ‘이용만족도 제고’를 통해 이용자들의 향유 활동을 심화시키고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콘텐츠 향유에 대한 만족도란 개별 이용자에 따라 차이가 심한 주관적 영역에 속하는 요소지만, 다른 한편으로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 그리고 콘텐츠 이용 방식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기획, 제작, 이용 전 단계에 걸쳐 공통적으로 관련되는 중요한 영역이다. 다시 말해 이용만족도 제고를 위해서는 이용자의 콘텐츠 향유 능력 향상 등을 통해 ‘향유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과 동시에 시장 혹은 사회에 유통되는 콘텐츠 ‘공급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또한 이용자들의 취향, 기호와 이용 행태가 점차 세분화되고 개인화됨에 따라, 콘텐츠 생태계 전 단계에 걸쳐 다양한 선호에 부합하는 콘텐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향유하는 데 있어 사회적·물리적으로 장애가 되는 요소를 제거하고 콘텐츠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는 과제가 필요하다. 이용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은 이용자가 각기 처한 환경과 맥락을 고려해 사회적·물리적 장애뿐 아니라 심리적·정서적 장애 요인들까지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용환경 개선’은 정책적으로 중요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으나, 사실상 콘텐츠 이용능력과 이용만족도를 포괄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많은 토론과 후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세부과제(안)를 제시하면 다음 <표 4>와 같다. 이용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세부정책으로서 향유교육과 제작교육의 병행이 필요하고, 콘텐츠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지원사업들을 구상해볼 수가 있다. 이용만족도 제고 영역에서는 콘텐츠의 품질 제고를 위한 평가제도 도입 및 수요조사를 통한 데이터 축적, 그리고 향유 문화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들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용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콘텐츠 이용 기회와 공간의 확대 및 공공 콘텐츠의 활성화와 함께 이용자 보호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 필요할 것이다. 세부 과제들의 경우 앞으로 구체적인 정책과제의 개발 단계에서 관련 현황조사 및 전문가조사 등을 거쳐 내용을 심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표 4. 콘텐츠 향유 및 이용자 복지 정책의 영역별 세부과제(안)
정책 영역 세부 정책 세부과제 개요
이용능력 향상 콘텐츠 향유 교육 확대 - 일반인, 초등/중등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행
- 노년층, 장애인 등 소외계층 대상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행
- 콘텐츠 전문 강사(지도사) 양성
- 정규교육 과정에 콘텐츠 이용 프로그램 반영
콘텐츠 리터러시 강화 - 실버 콘텐츠 센터, 커뮤니티 콘텐츠 센터 설치 운영
- 콘텐츠 문화교육원, 콘텐츠 교육방송 설립
콘텐츠 제작교육 지원 - 청소년 기획 창작 프로그램 운영, 청소년 콘텐츠 축제 개최
- 일반인 대상 음악, 출판, 게임 등 콘텐츠 제작 교육
이용만족도 제고 콘텐츠 평가 및 등급 시스템 도입 - 평가시스템을 통한 이용 가이드라인 제공
- 콘텐츠 등급 시스템을 통한 질적 관리 체계화
- 이용자 전문 패널단 운영 지원
콘텐츠 품질 제고와 향유 문화 활성화 - 일반인/청소년 창작콘텐츠 공모전 개최
- 콘텐츠 팬덤 문화 활성화 지원
콘텐츠 이용 관련
수요 조사 및
빅데이터 구축
- 이용활성화를 위한 검색 기능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 장르별·기능별·지역별 맞춤형 수요조사 실시 지원
- 콘텐츠향유 실태 및 통계조사 실시 및 데이터 축적
이용환경 개선 콘텐츠 체험 및
이용 공간 확대
- 콘텐츠 관련 사업 지역화 및 계충화
-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시행
- 콘텐츠 기반 문화축제 활성화, 콘텐츠 박물관 건립
공공 콘텐츠 활성화 - 종합편성 채널 및 SNS 등을 활용한 공공콘텐츠 제공 확대
- 사회문화예술 등 공공콘텐츠 연계 콘텐츠 문화사업 추진
이용자 보호 정책 강화 - 콘텐츠 이용자 보호 및 분쟁 해결, 저작권 관리체계, 인증제도 등 종합적인 정책 방안 마련

자료: 이기현·우형진(2011), 「콘텐츠의 문화적 향유 확대방안 연구」에서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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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논의들을 통해 주목해야 할 점은, 우선 해외 각국의 정책에서는 이용자의 콘텐츠 향유 및 향유 능력 확대, 이용자 환경에 중점을 두고, 다양성의 확대와 고유성의 보존을 동시에 지향하면서 더욱 장기적이고 인본주의적 안목으로 콘텐츠산업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두 가지 차원, 즉 문화복지 차원과 산업적 차원 모두에서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문화복지 차원에서 콘텐츠 정책은 국민들의 문화에 대한 수용능력과 이해를 향상시켜 만족스러운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창의적 능력을 발휘하여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콘텐츠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창의적 생산 주체와 수준 높은 소비 계층을 육성하고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콘텐츠 리터러시와 접근성 확대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동안의 국내 콘텐츠산업 정책을 평가하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산업정책으로서 그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진흥에 몰두된 나머지 정책적으로 편향된 측면이 있어 왔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10) 이 글에서 논의하고 있는 콘텐츠 향유와 이용자 복지정책은 적어도 정책의 영역에서는 새로운 발상에 의한 새로운 시도에 해당한다. 정책의 시행을 위해 예산과 인력 등 정책자원을 확보하는 일은 아직 요원하지만, 그보다 우선적으로 이러한 정책적 지향과 문제의식이 관련 법제에 명확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유일하게 콘텐츠산업진흥법에 ‘이용자의 권익보호’(제5장)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이용자 보호지침과 이용피해실태조사 사업만이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며, 예산 수준도 연간 6천만 원 안팎에 머문다. 이 외에 문화산업진흥기본법에는 유명무실한 소비자 보호 조항(제30조 4)이 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사업으로 열거된 내용(제31조) 중에는 ‘공공문화콘텐츠의 보존·유통·이용촉진’과 ‘게임 역기능 해소 및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 외에는 관련 사업이 전무한 수준이다. 문화예술분야의 경우 문화예술진흥법(제3장 문화예술복지의 증진 제11조-제15조)에 문화향유의 기본 취지가 반영되어, 문화교육 및 소외계층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콘텐츠분야에서 콘텐츠 향유 또는 이용자 복지와 관련된 사업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11)

최근 발표된 문화 분야 법제 정비를 위한 연구12)는, 콘텐츠 분야의 법제 개선 방안으로 콘텐츠산업진흥법과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통합, 문화산업 및 콘텐츠 관련 용어 정의와 범주 재정립, 문화산업 지역분권 촉진을 위한 법체계 구축, 공정 환경 조성을 위한 법체계 강화 등 콘텐츠 관련 법제의 중요한 현안 사항들을 잘 정리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도 아직까지는 콘텐츠의 사회문화적 가치의 인식이나 콘텐츠 향유 및 이용자 복지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반영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이 보고서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처럼, 콘텐츠산업진흥법과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통합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충분히 재검토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는 콘텐츠산업을 한국형 창의문화산업으로 재정립하고 장기적인 진흥정책과 함께 향유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 한국형 창의문화산업은 기존 문화산업이나 콘텐츠산업을 포괄하면서 영국의 창조산업, 프랑스의 문화산업, 미국의 저작권산업이나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과도 구분되는 우리의 실정에 맞는 고유한 산업으로 재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콘텐츠산업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 산업적 가치를 넘어서는 문화의 미래적 잠재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문화예술과 콘텐츠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도 필요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콘텐츠산업 정책은 기존의 산업 범위를 확장하여 문화예술, 공연, 대중문화, 미디어 등을 포괄하는 새로운 산업개념을 재정의하면서, 문화적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정책으로 재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콘텐츠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재인식하고 이용자 중심의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하면서 정부차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과제를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Footnotes

1) Le Monde Festival, 5-7, Oct. 2018, <A quoi sert un musée>, https://www.lemonde.fr/festival/

2) 지난 20여 년간 학술적 차원에서 많은 관련 학회가 설립되고, 다양한 연구자들이 콘텐츠의 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축적·심화시켜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정책적 담론에서는 여전히 산업주의적 시각과 접근이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산업의 정책 담론에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이 논문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후속 연구에서는 구체적인 정책개발과 관련하여 예산과 인력을 포함한 정책자원의 배분 문제와 특히 이러한 정책개발의 근거로서 관계 법령의 개편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법제 연구는 구체적인 정책개발을 담보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국내외 법제에 대한 치밀한 비교연구가 필수적일 것이다. 이 논문은 이러한 후속 작업에 앞서 정책의 기본 방향설정에 대한 시론적 연구에 한정하기로 한다. 국내 콘텐츠산업의 정책목표 재설정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한국콘텐츠진흥원(2017, 53-60)을 참조할 것.

3) 가령 부르디외(P. Bourdieu)의 장 이론, 문화자본 및 아비투스 등의 개념이 국내에 도입되고 논의되어온 역사를 보면 그 하나의 맥을 발견할 수 있다. 부르디외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와 관련해서는 이상길(2018), 문화자본론에 대한 최근 논의에 대해서는 김수정·최샛별(2018)을 참조할 것.

4) 문화체육관광부(2017), 「콘텐츠산업 중장기 정책비전」 및 문화체육관광부(2018), 「문화비전 2030,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체육관광부 외 관계부처 합동(2018), 「콘텐츠산업 경쟁력강화 핵심전략」을 참조할 것. 특히 가장 최근의 「콘텐츠산업 경쟁력강화 핵심전략」에서는 3대 핵심전략과 8개의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하나로서 ‘콘텐츠 수요 창출 및 지역콘텐츠생태계 구축’이라는 정책과제의 세부 추진과제로서 ‘참여형 인프라의 지역 확산으로 향유기회 확대’를 제시하고 있다. 콘텐츠 향유가 구체적인 정책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아직도 내용적으로 ‘문화콘텐츠 누림터’ 설치와 ‘시청자미디어센터’ 확대 정도로 전체적인 비중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5) 세계인권선언 제27조(1948)에는 “모든 사람은 공동체의 문화생활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예술을 감상하며, 과학의 진보와 그 혜택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회의(1968)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인권으로서의 문화권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헌법 역시 문화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1987년 개정 헌법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한다”는 전문과 함께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지니며(제22조 1항),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제10조)고 명시하여,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활동은 물론 “문화적 생활”에 있어서도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제11조 1항)을 명확히 하고 있다.

6) 콘텐츠 향유(content enjoyment)의 개념은 아직 국내에서 학술적인 개념으로 정립된 용어가 아니며. 해외에서도 그 용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히 ‘콘텐츠 이용’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콘텐츠의 수용과정(단순 노출에서 복합적인 의미해독, 반응과 환류의 단계까지)을 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용어의 일반적 사용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학술적 논의와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콘텐츠 향유의 정책적 함의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현실이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2010, 17-54)에 의하면, 콘텐츠 향유를 ‘포괄적 즐거움을 획득하기 위해 자발적인 참여와 상호작용 행위를 통해 긍정적인 정서를 지속하거나 강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향유를 구성하는 요인으로 ‘긍정적 정서’, ‘지속성’, ‘즐거움 추구’, ‘접근성’, ‘상호작용성’, ‘자의성’, ‘경제력’, ‘관련지식’, ‘참여’, ‘몰입’, ‘자기목적적 경험’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마지막 장에서 다시 다루기로 한다.

7) 문화 민주화와 문화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그동안 문화 정책이나 문화사회학 분야에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별도의 개념적 논의는 불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한 최근 논의로서 공공성의 개념정의와 연계하여 언급한 김규원·지금종·염신규·양혜원(2018)과 문화매개의 관점에서 논술한 지영호·민지은(2015)을 참조할 것.

8) 2016년 3월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Department for Culture, Media & Sport)가 발간한 문화 정책 백서 「The Culture White Paper」에서 강조하고 있는 ‘모두를 위한 문화(Culture for All)’라는 모토도 1차적으로는 유색인종이나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문화예술활동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문화의 다양성 확대라는 목표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문화콘텐츠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9) 해외 정책사례에 대한 더 상세한 논의는 「디지털융합시대 콘텐츠산업 미래정책 연구」(이기현 외, 2010) 및 「콘텐츠의 문화적 향유 확대 방안 연구」(이기현·우형진, 2011)를 참고할 것.

10) 한국콘텐츠진흥원(2017), 「콘텐츠산업 재정정책의 진단과 개선방안」에서는, 지난 20년 가까이 국내 콘텐츠산업 정책이 경제적 목표에 편향되어 온 문제를 지적하며, 이러한 편향성은 결과적으로 정책의 정당성과 성과지표의 타당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향후 정책목표의 재설정을 위해 콘텐츠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며, 현재 이러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결정적 순간’이 도래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11) 문화체육관광부(2019), 「2019년 업무계획: 사람이 있는 문화, 함께 행복한 문화국가」.

12)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8), 「문화 분야 법제 정비를 위한 기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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