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해 경제적 여유를 가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2004년 이후 주 40시간 근무제의 단계적 도입으로 인해 근로시간이 감소하여 시간적 여유도 동시에 가지게 되었다.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생김에 따라 여가에 관한 관심은 지속해서 증대되었고, 여가활동의 유형 및 방식도 점차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대다수 국민이 주로 TV 시청, 산책, 가벼운 운동과 같이 시간 및 비용 소모가 적은 여가활동을 주로 했다면, 2000년대 들어 문화예술 활동, 여행 등과 같이 시간 및 비용 소모가 상대적으로 큰 여가활동을 하는 국민이 점차 증가하게 되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라는 신종 감염병이 대유행하였고,1) 이에 대한 대응으로 각국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생활 속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 등과 같은 다양한 근로 방식이 우리 사회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특히 여가활동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즉, 체육·문화시설의 이용객 제한 또는 강제 폐쇄 등으로 인해 여가활동에 대한 제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편, 재택근무, 코로나19 격리 등으로 인해 국민의 평균 여가시간은 도리어 소폭 증가하였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여가활동 양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연구의 대상 및 국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자 혼자서 또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을 하고(Roberts, 2020; Sivan, 2020), 온라인을 활용한 여가활동을 주로 하며(Anderson, 2020; Sivan, 2020; 김은혜, 2021), 실내보다는 캠핑과 같이 야외에서 하는 여가활동을 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eeuwen, 2020; 사혜지·한지훈, 2021). 즉, 코로나19 이후 사교적 여가활동, 문화예술관람 활동 등 특정 유형의 여가활동 시간은 줄어드는 대신, 온라인 동영상 시청, 캠핑 등과 같은 다른 유형의 여가활동 시간은 늘어나는 방식으로 여가활동 양상의 변화가 이뤄졌다. 이러한 여가활동 양상의 변화는 여가 유형별 활동 시간과 여가만족도 및 주관적 행복도 간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크다.2) 그러나 기존의 연구들은 코로나19 이후 여가 유형별 활동 시간의 변화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코로나19 이후 여가 유형별 활동 시간이 여가만족도 및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
이에 본 연구는 「국민여가활동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코로나19 이후 8개 여가 유형별 활동 시간이 여가만족도 및 행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2019년과 2021년 자료 분석 결과를 비교하여,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유형별 여가활동 시간과 여가만족도 및 행복 간 관계의 변화가 있는지를 검토한다. 이러한 연구는 여가활동과 여가만족도 및 행복 간 관계 모형을 검증한다는 차원에서 이론적 의의가 있다. 특히 단년도 조사 결과가 아닌 코로나19 발생 전후인 2019년과 2020년 2개년도 조사결과를 비교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이후의 결과만을 분석하고 있는 기존연구와 차별성을 가진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여가행태 변화를 고려한 여가 정책 방향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책적 함의가 있다.
Ⅱ. 이론적 배경
비록 사전적 의미의 여가는 “일이 없어 남는 시간”을 의미하지만(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학문적으로는 “시간으로서의 여가, 활동으로서의 여가, 의식으로서의 여가”로 구분할 수 있다(허중욱·김흥렬, 2016: 229). 여가활동은 활동으로서의 여가에 초점을 맞춰, “개인이 생존노동 외에 자신의 자유 가치를 향유하기 위하여 행하는 자유 선택적 활동”으로 정의된다(허중욱·김흥렬, 2016: 229). 그리고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여가활동 내 다양한 인간활동이 포함될 수 있다. 즉, 휴식을 포함해 스포츠 또는 문화예술을 관람하는 행위까지, 노동행위를 제외한 모든 활동이 거의 다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여가활동이 포함하는 범위가 매우 넓어 기존의 많은 연구는 여가활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유형화하고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Stebbins(2001)는 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 일상적 여가(casual leisure), 프로젝트형 여가(project-based leisure) 등 세 가지로, Kleiber 외(1986)는 TV 보기 등과 같은 한가로운 여가(relaxed leisure)와 스포츠활동이나 게임과 같은 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 등 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Shin & You(2013)는 적극적 여가 참여, 소극적 여가 참여, 사회적 여가 참여로 구분한 바 있다. 또한 10년 이상 문화관광부 주관으로 국내 여가활동의 양상을 조사하고 있는 「국민여가활동조사」의 경우 문화예술관람활동, 문화예술참여활동, 스포츠관람활동, 스포츠참여활동, 관광활동, 취미오락활동, 휴식활동, 사회 및 기타 활동 등 8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위와 같이 여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될 수 있으나, 기존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여가활동 유형에 따라 여가의 긍정적 효과(여가의 만족도, 행복감, 스트레스 감소 등)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같은 시간을 여가활동에 투입하더라도 어떤 유형의 여가활동을 하였는지에 따라 여가만족도, 행복과 같은 여가활동의 긍정적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유형의 여가활동이 여가만족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고, 심지어 특정 유형의 여가활동은 도리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된 바 있다. 이러한 여가유형에 따른 긍정적 또는 부정적 효과의 차이는 많은 연구자에 의해서 제시된 바 있는데, 예로 Csikszentmihalyi & Hunter(2003) 및 Holder 외(2009)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동적인 여가 활동은 웰빙과 부(−)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반면, 적극적인 여가 활동은 웰빙과 밀접한 정(+)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Passmore(2003)는 여가활동을 활동적 여가, 사회적 여가, 시간소모적 여가로 구분하고, 여가활동 유형별로 자기효능감과 정신건강 등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혔다.
국내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김애련·한내창(1997)은 노인의 여가활동유형을 교양활동, 집안일, 가족중심활동, 정서활동, 취미활동, 관람·청취, 종교활동, 휴식, 어울려 놀기, 부업 등 10개로 분류하고, 이 중 가족중심활동, 취미활동, 종교활동만이 생애 만족도에 유의미한 정(+)의 효과를 가진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박영숙(2000)은 대학생의 여가활동 유형(사교·취미활동, 스포츠·야외활동, 문화·대중매체활동)별 참여 정도 중 스포츠·야외활동, 문화·대중매체활동의 참여 정도만 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이봉진·홍상욱(2012)은 노인들의 여가활동이 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토하였는데, 여가활동 유형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다르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황혜선·이윤석(2021)은 노인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가활동 유형에 따라 여가만족도가 달라짐을 보였다. 전문희·박재진(2013)은 여가활동을 스포츠, 취미교양, 오락, 관람, 사교 등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여가 만족도는 교육적, 신체적, 사교적, 환경적, 심리적 등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분석한 결과, 여가활동유형 중 사교유형만이 여가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2년 이상 유행 중인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여가활동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 코로나19 발발 초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나타난 여가활동 변화양상을 분석한 연구들은 국가에 따라 그리고 거리두기 강도에 따라 다양한 결과들을 보고하고 있다. 국외 연구를 살펴보면, 우선 Leeuwen(2020)은 네덜란드 사람의 여가활동 변화를 분석하였는데, 코로나19 이전과 달리 사람들이 집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는 여가활동이 증가하였고, 하이킹, 달리기, 사이클링과 같은 야외여가활동이 증가하였음을 보고하였다. Anderson(2020)은 미국에서 초기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많지 않아 일상적인 여가활동을 계속해서 진행하였고, 그 결과 강력한 거리두기로 이어지게 되었고, 이후 FaceTime 데이트3), 가상 파티, 비디오 게임 등 온라인을 활용한 여가활동이 증가하였음을 보고하였다. 한편, Liu 외(2021)는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해 미국에서 모든 유형의 여가활동 참여가 감소하였고, 특히 사회활동이 가장 크게 줄었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Roberts(2020)는 영국에서 강력한 폐쇄조치(lockdown)로 인해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이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TV 시청, DVD 관람, 독서와 같이 가정 내에서 하는 여가활동에 쓰고 있음을 보고하였다. Jacobsen 외(2020)는 노르웨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경폐쇄로 휴가여행을 포기해야 했고, 그 결과 이전과 달리 가정 내 또는 집 근처에서 여가를 즐길 수밖에 없었고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집 근처에서 보내는 여가 방식을 발견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정리하면 Sivan(2020)이 제시한 바와 같이, 가정에서 보내는 여가의 증가와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및 게임과 같은 인터넷을 활용한 여가활동의 증가가 세계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위와 유사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우선 김은혜(2021)는 청소년의 여가활동 변화를 분석하여, 게임, 인터넷, 동영상, VOD 시청이 증가하였음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신체활동의 경우에도 농구, 배구와 같은 종목의 경우 거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산책 및 걷기, 헬스, 줄넘기, 맨손 스트레칭 체조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는 것을 보였다. 한편 주진영 외(2021)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여가활동 유형의 변화가 우울감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였고, 그 결과 코로나19 이전에 주요 여가활동이 운동이었다가 코로나19 이후 오락활동으로 바뀐 청년의 우울감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을 밝혔다. 사혜지·한지훈(2021)은 활동참여를 억제하거나 만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정의되는 여가제약이라는 개념을 활용하여 코로나19 발병 전과 후의 여가제약(내재적 제약, 대인적 제약, 구조적 제약)을 비교한 뒤, 실제로 코로나19가 여가제약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사혜지 외(2021)는 주요 여가활동이 코로나19 이전 신체적 활동에서 코로나19 이후 자연적/야외 활동으로 변화하였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여가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된 것과 비례해 여가활동에 관한 연구도 크게 증가하였기에, 이에 대한 모든 연구결과를 검토하는 것은 실효성이 낮다. 이에 본 연구는 「국민여가활동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만을 검토한 결과를 제시한다. 우선 김유선(2011)은 2010년 조사결과와 「2010년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주40시간 근무제 이후 주요 여가활동이 휴식 등 소극적 활동에서 스포츠, 관광 등 적극적 활동으로 변했을 뿐만 아니라, 여가만족도 및 주관적 행복 수준도 증가했음을 보고하였다. 박민정·윤소영(2013)은 2012년 조사결과를 활용하여 주40시간 근무제 시행 여부에 따라 여가시간, 여가비용, 여가공간, 여가만족감, 행복수준의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였고, 그 결과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근로자 집단에서는 여가시간이 여가만족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대신 경제적인 문제가 주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근로자의 행복 수준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높음을 제시하였다.
서리나·오치옥(2016)은 2012년 조사결과를 활용하여 여가에 대한 시간 투자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성별, 연령, 학력 등과 같은 개인특성과 월평균가구소득, 평일 여가시간 및 휴일 여가시간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곽재현·홍경완(2017)은 2014년 조사결과를 활용하여 여가시간, 소득수준, 행복지수 간 관계를 분석하여 소득증가가 여가비용에는 정(+)의 영향을 주는 반면, 여가시간에는 부(−)의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히고, 실제 소득의 증가가 여가만족 및 궁극적으로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김선미 외(2019)는 2018년 조사결과를 활용하여 1인 가구의 경우 여가태도가 여가만족도를 매개하여 행복에 영향을 미침을 보고하였다. 김덕주(2020)는 2019년 조사결과를 활용하여, 노년층(60세 이상)의 경우 시간적 여유가 있고, 가구소득이 높으며, 대도시에 거주할수록 여가활용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보였다. 최순화(2021)는 2020년 조사결과를 토대로 K-평균 군집분석을 활용하여, 여가 시장을 4개의 하위시장(억압형 여가집단, 소외형 여가집단, 향유형 여가집단, 소극형 여가집단)으로 분류하고 각 시장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신아름·김석호(2021)는 2018년 조사자료를 활용하여 한국인의 여가활동 유형을 분류하고, 이러한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밝혔다. 윤나래·이윤석(2022)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5회의 조사결과를 활용하여 2012년부터 2019년까지의 교육수준과 연령의 조절효과를 분석하여 두 개 변수에 따른 문화예술행사 참여 격차가 완화되고 있음을 보였다. 한편, 박주영 외(2022)는 국민여가활동조사,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국민생활체육조사 등 3개 조사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이후 여가생활의 변화를 분석하였고, 그 결과 문화예술활동의 경우 직접관람보다는 매체를 활용한 관람 활동이 증가하였으며, 체육활동의 경우 자가시설을 활용하는 비율이 증가하였음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많은 시민이 여가정책의 중요성을 더 크게 인식하고 있음을 밝혔다.4)
Ⅲ. 연구 설계
본 연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매년 발간하는 「국민여가활동조사」자료를 활용하여 분석을 수행한다. 동 조사는 “다양하고 변화되는 국내 여가환경변화에 따라 국민의 여가수요에 미치는 활동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공식적인 조사이다(문화체육관광부, 2019). 동 조사에서 여가란 “일하고 남은 시간에서 생리적 필수시간(취침, 식사시간)을 제외한 자유시간”을 의미한다(문화체육관광부, 2021b:3). 조사 대상은 만 15세 이상 남녀 10,000명이며, 조사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이다(문화체육관광부, 2019). 시간적 범위는 조사가 수행된 직전년도의 8월 1일에서 조사 수행년도의 7월 31일까지이다(문화체육관광부, 2019). 즉, 2019년도 자료의 경우 응답의 시간적 범위는 2018년 8월 1일에서 2019년 7월 31일까지이다. 조사기간은 매년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9월부터 10월까지 약 두 달이고, 조사방법은 조사원의 가구방문을 통한 1:1 면접조사방식으로 진행된다(문화체육관광부, 2019). 조사의 목표 모집단은 전국 만15세 이상 인구 전체이며, 표본 추출 방식은 대규모 사회조사에서 주로 활용되는 다단계층화집락추출로 진행된다.
국민여가활동조사는 전국 단위 정부 공식 통계조사이며, 대면 면접조사라는 측면에서 대표성과 신뢰성이 충분히 담보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본 연구의 목적 중 하나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여가활동의 변화양상을 분석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조사의 시간적 범위가 매년 8월부터 1년간이라는 점은 자료의 한계가 될 수 있다. 즉, 2020년 조사의 시간적 범위가 2019년 8월 1일부터 2020년 7월 31일까지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시점은 2020년 3월 22일부터라는 점에서 2020년 자료는 코로나19 전후 구분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2020년 자료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자료와 이후인 2021년 자료를 같이 활용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양상을 살펴보는 데 큰 무리는 없으리라 판단된다.
2019년도부터 2021년도까지 3년간 이뤄진 조사결과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다음의 <표 1>과 같다.
자료: 문화체육관광부(2019:27; 2020:27; 2021:27).
구체적인 분석방법을 기술하기에 앞서 데이터 특성에 따른 분석방법을 간략히 설명한다. 본 연구의 표본 데이터는 복합표본설계(complex sample design) 중 하나인 다단계층화집락추출(stratified multi-stage cluster sampling) 방식으로 추출되었다. 구체적으로 “지역별 및 동/읍면부별, 집락별로 층화한 후 1,000개 조사구를 계통추출하고, 각 조사구에서 10가구를 추출하여 총 10,000가구”를 표본으로 삼았다(문화체육관광부, 2021a: 20). 이러한 방식은 표본의 모집단 대표성 확보를 위해 계층 및 집락에 따른 가중치(weight)를 부여하여 자료가 산출된다. 따라서 분석 시 가중치를 고려하지 않으면 표본 설계, 무응답, 추출률 등으로 인해 추정 결과에 편향(bias)이 발생한다.5) 이와 관련하여 많은 연구에서 가중치를 고려치 않고 주어진 단순임의추출 방식에 활용되는 통계분석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학계에서 지적되고 있다(정진은, 2012; 김연표, 2016).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 연구는 SPSS 통계패키지에서 제공하는 복합표본분석 방법을 활용한다.
본 연구는 여가유형별 활동시간이 여가만족도 및 주관적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인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여가만족도를 매개하여 주관적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다. 즉,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8개 여가유형(문화예술관람활동, 문화예술참여활동, 스포츠관람활동, 스포츠참여활동, 관광활동, 취미오락활동, 휴식활동, 사회 및 기타 활동)6)별 활동시간이고, 매개변수는 여가만족도, 종속변수는 주관적 행복도이다. 그리고 여가유형별 활동시간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여가만족도 및 주관적 행복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본 연구는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가진 변수들을 통제변수로 설정한다. 이에 더하여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여가활동에 사용하는 비용과 누구와 함께 여가를 즐겼는지에 대한 동반자별 여가시간 변수를 포함하였다. 이를 요약하여 모형으로 제시하면 [그림 1]과 같다.
분석에 활용되는 변수를 각각 살펴보면, 우선 독립변수인 8개 여가유형의 일별 활동시간은 국민여가활동조사에서 직접적으로 제공하고 있지 않다. 동 조사에서는 지난 1년 간 가장 많이 참여한 여가활동을 1순위부터 5순위까지 조사하고, 각 순위별 여가활동별 빈도 및 1회 당 소요시간을 조사한다(문화체육관광부, 2021b). 여가활동별 빈도는 “① 매일, ② 일주일에 몇 번, 매일은 아님, ② 한 달에 2~3번, ③ 한 달에 1번, ④ 몇 달에 1번” 중 선택하는 객관식 질문으로 구성된다(문화체육관광부, 2021b: 4). 이러한 자료의 특성상 일별 활동시간의 추정에 있어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질 수 있다. 우선 모든 유형의 여가활동이 아니라 1순위부터 5순위까지의 여가활동 빈도 및 시간만 알 수 있다는 점이다.7) 그리고 각 빈도에 대한 질문문항이 선택형 질문문항으로 1년에 몇 번 하였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자료의 한계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평균값을 활용하여 변수를 만들었다. 먼저 명확한 항목인 ‘매일’은 연간 365회, ‘한 달에 1번’은 연간 12회로 설정하였다. ‘일주일에 몇 번’은 그 의미상 한주에 2~6회이므로 평균인 4회, 즉 연간 208회로 설정하였다. 동일한 방식으로 ‘한 달에 2~3번’은 한 달 평균 2.5회로 보고 연간 30회, ‘몇 달에 한번’은 ‘한 달에 1번’보다는 적고 연간 1번보다는 많아야 하기에 평균 값을 구하면 연간 3.5회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8개 유형의 일별 여가활동 시간은 각 유형별로 ‘(연간 여가활동 빈도 × 1회 평균 활동시간)/365(일)’로 계산하였다.8) 이러한 계산방식은 다소 자의적일 수 있지만, 그 분포를 살펴보면 기하급수적인 지수분포와 같이 나타남으로써 등간척도가 아닌 설문문항의 실질적인 의미를 더 잘 반영한다고 판단한다.
종속변수는 주관적 행복도로 10점 척도로 측정되었고, 매개변수는 여가생활 만족도이며 7점 척도로 측정되었다. 통제변수로는 일반적인 인구통계학적 요인인 성별, 연령, 학력, 소득, 직업 등을 포함하였다.9) 이상의 변수구성을 종합하여 제시하면 다음 <표 2>와 같다.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는 평균차이분석과 다중회귀분석을 활용한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코로나19 전후 한국 국민의 여가활동에 변화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2019년(조사대상기간: 18.08~19.07), 2020년(19.08~20.07), 2021년(20.08~21.07) 3개년의 평일평균 여가시간, 휴일평균 여가시간, 8개 여가유형별 활동시간 평균을 비교 분석한다. 추가로 본 연구의 종속변수인 여가만족도, 주관적 행복도의 평균 차이도 분석한다. 이어서 8개 여가유형별 활동시간이 여가생활 만족도를 매개하여 주관적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3단계 매개효과 분석을 실시한다(Baron & Kenny, 1986). 다만, 이 분석에서는 2019년과 2021년 데이터만을 비교한다. 2020년의 경우 그 기간 중간에 코로나19가 발생한 과도기적 성격을 가지기에 해석의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3단계 매개효과 분석의 각 단계별 절차를 살펴보면 1단계는 독립변수의 종속변수에 대한 회귀분석, 2단계는 독립변수의 매개변수에 대한 회귀분석, 3단계는 독립변수와 매개변수 모두의 종속변수에 대한 회귀분석이다(배병렬, 2015). 매개변수를 포함했을 때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에 주는 영향력인 직접효과가 없다면 이는 완전매개라 볼 수 있다. 또한 동일한 직접효과가 줄어든다면 간접매개, 반대로 증가한다면 억제효과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배병렬, 2015). 다음으로 3단계 매개효과 분석은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직접적으로 검증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Sobel-test를 수행한다(배병렬, 2015). 마지막으로, 코로나19를 전후하여 독립변수의 매개변수 및 종속변수에 대한 영향력이 달라졌는지, 즉, 각 독립변수의 회귀계수가 년도별로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절효과 분석을 수행하였다. 조절효과 분석은 년도를 조절변수로 두고 상호작용 변수를 생성하여 그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IV. 분석 결과
코로나19를 전후하여 한국 국민의 여가활동의 변화양상을 살펴보면, <표 3>과 같다.10) 먼저 평일 평균 실제 여가시간은 2019년 3.5시간에서 20년 3.66시간, 21년 3.84시간으로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연도별 시간 차이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일 평균 실제 여가시간의 경우에도 2019년 5.41시간, 20년 5.61시간, 21년 5.8시간으로 증가하였고, 연도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정부가 실시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에 따른 노동시간 감소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절대적 여가시간은 증가를 하였지만, 실제 국민들이 기대하는 여가시간과의 차이인 상대적 여가시간을 살펴보면, 년도별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유형별 활동시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각 유형별로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특징적인 결과만을 살펴보면, 첫째, 8개 유형 중 휴식활동만이 년도별로 뚜렷하게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즉, 2019년 약 794시간에서 20년 약 936시간, 21년 약 1,007시간으로 21% 가량 증가하였다. 이는 다른 유형의 여가활동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해 제약을 받았지만, 휴식, TV보기, 모바일 컨텐츠 시청과 가정 내 여가활동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는 여가활동임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해 격리조치를 당한 사람이 거의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이기 때문에 증가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취미오락의 경우 2019년 397.75시간, 2020년 451.00시간, 2021년 412.28시간으로 2020년에 증가하였다가 2021년에 다시 소폭 감소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 신종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강력한 격리조치 등으로 인해 게임, 독서와 같은 실내 여가활동이 큰폭으로 증가하였으나, 백신 개발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로의 전환이 이뤄지기 시작하고, 야외 여가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 관광은 2019년 26.48시간, 2020년 35.70시간, 2021년 28.48시간으로 취미오락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에 비해 2020년에 도리어 관광시간이 증가하였는데, 이는 2019년 이전부터 꾸준히 증가해온 추세가 이어져 온 결과로, 2020년 자료의 특성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해석된다. 즉, 2020년 자료의 경우 2019년 8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6개월 간의 여가활동시간이 포함되어 있어 2019년 하반기 관광활동 시간 증가의 영향 때문일 수 있다. 또는 코로나19 이후 유행한 캠핑(국내여행)의 증가로 인한 결과일 수도 있다.
매개변수와 종속변수로 활용될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의 경우를 살펴보면 여가만족은 2019년 4.62, 2020년 4.50, 2021년 4.44로 코로나19 이후 유의하게 감소함을 볼 수 있다. 전반적인 여가시간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가만족이 감소한 것은 주요 여가활동 유형이 바뀌어서 또는 실업에 의한 비자발적 여가시간 증가가 여가만족을 감소시켜서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 반면 주관적 행복도의 경우에는 2019년 6.98, 2020년 7.01, 2021년 6.97이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주관적 행복도의 경우 여가만족 뿐만 아니라 소득, 건강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표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8개 여가유형 중 문화예술관람, 문화예술참여, 스포츠참여, 사회 및 기타 활동 등 4개 유형의 활동시간이 여가만족 및 주관적 행복도 모두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1) 반면, 휴식활동은 여가만족 및 주관적 행복도 모두에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TV보기, 모바일컨텐츠 보기, 낮잠, 산책 등 다소 정적인 활동들은 그 활동시간이 증가할수록 오히려 만족도와 행복도를 낮추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13) 유형별 활동시간이 여가만족을 매개하여 주관적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토하기 위해 매개효과 분석을 하였고 그 결과, 스포츠참여, 사회 및 기타 활동은 완전매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문화예술관람, 문화예술참여, 휴식활동은 부분매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관람이나 취미·오락활동은 여가만족 및 주관적 행복도 모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해 매개효과 역시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관광활동은 여가만족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주관적 행복도에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회귀분석 단계 (종속변수) | 1단계(여가만족) | 2단계(주관적 행복도) | 3단계(주관적 행복도) | 매개효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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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a | t값 | beta | t값 | beta | t값 | ||||
독립변수 | 문화예술관람 시간12) | 0.301*** | 4.630 | 0.382*** | 4.538 | 0.219*** | 3.615 | ○(부분) | |
문화예술참여 시간 | 0.173*** | 3.243 | 0.261*** | 4.043 | 0.167*** | 3.115 | ○(부분) | ||
스포츠관람 시간 | 0.009 | 0.246 | 0.019 | 0.464 | 0.014 | 0.362 | × | ||
스포츠참여 시간 | 0.211*** | 8.076 | 0.128*** | 4.036 | 0.014 | 0.527 | ○(완전) | ||
관광활동 시간 | 0.041 | 1.772 | 0.105** | 2.510 | 0.083** | 2.476 | × | ||
취미·오락활동 시간 | 0.011 | 0.938 | −0.007 | −0.492 | −0.013 | −0.984 | × | ||
휴식활동 시간 | −0.019** | −2.021 | −0.035*** | −3.053 | −0.024*** | −2.588 | ○(부분) | ||
사회및기타 활동 시간 | 0.064*** | 4.074 | 0.042** | 2.203 | 0.008 | 0.442 | ○(완전) | ||
통제변수 | 성별 | 여 | −0.048 | −1.460 | 0.105*** | 2.673 | 0.131*** | 3.790 | × |
남 | 기준변수 | ||||||||
연령 | 0.005*** | 4.427 | −0.003** | −2.321 | −0.005*** | −4.922 | - | ||
학력 | 초졸이하 | −0.317*** | −5.286 | −0.735*** | −9.190 | −0.564*** | −8.043 | - | |
중졸 | −0.213*** | −3.727 | −0.327*** | −4.937 | −0.211*** | −3.662 | - | ||
고졸 | −0.162*** | −4.538 | −0.253*** | −6.088 | −0.166*** | −4.370 | - | ||
대졸 이상 | 기준변수 | ||||||||
직업 | 상시근로자 | −0.241*** | −4.974 | −0.121** | −2.212 | 0.009 | 0.188 | - | |
일시근로자 | −0.334*** | −5.077 | −0.276*** | −3.737 | −0.095 | −1.475 | - | ||
자영업자 | −0.504*** | −9.976 | −0.262*** | −4.364 | 0.011 | 0.211 | - | ||
무급가족종사자 | −0.596*** | −6.019 | −0.010 | −0.100 | 0.312*** | 3.141 | - | ||
무직/기타 | 기준변수 | ||||||||
소득 | 0.035*** | 2.777 | 0.059*** | 4.166 | 0.040*** | 3.139 | - | ||
매개변수 | 여가만족 | 0.542*** | 33.138 | - | |||||
Wald F값 | 17.789*** | 23.335*** | 87.233*** | - | |||||
R2(ΔR2) | 0.047 | 0.061 | 0.263(Δ0.202) | - |
코로나19 이후인 2021년도 분석결과(<표 5>)를 살펴보면 우선, 2019년도 결과와 달리 문화예술관람 및 참여 시간이 여가만족 및 주관적 행복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으나, 문화예술관람 시간의 경우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의 상대성에 기인하는 결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2021년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에 따라 문화예술 관람 및 참여 시간이 2019년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전체 여가시간 내에서 문화예술 관련 활동시간의 비중이 축소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문화예술 관련 활동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던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활동시간의 비중이 더 크게 줄었다. 그 결과 코로나 이전에 만족할 수준으로 문화예술 관련 활동을 하던 사람이 코로나 이후에도 활동을 하긴 하지만 불만족스럽기 때문에 오히려 음(−)의 영향력으로 나타난 것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만족에는 만족할 수준의 시간 동안 활동을 즐기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문화예술 관련 활동 시 코로나19에 걸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 및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활동시 제약 사항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둘째, 스포츠활동 중 관람시간은 2019년과 마찬가지로 여가만족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나, 주관적 행복도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매개효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참여시간은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 모두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2019년과 달리 부분매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4)
셋째, 관광활동은 2019년과 달리, 여가만족에만 영향을 미치고 주관적 행복도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매개효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과 2021년 관광활동 시간의 차이는 크게 없었으나 해외 대신 국내여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점, 거리두기로 인한 불편, 코로나19 감염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넷째, 2019년에 여가만족 및 주관적 행복도 모두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취미·오락활동 시간이 2021년에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 모두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완전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이후 취미·오락활동 시간의 증가가 여가만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 만족감이 그대로 주관적 행복도로 이어지는 경로가 새롭게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다른 유형의 여가활동이 제약되는 대신 개인적인 취미·오락활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고, 그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취미·오락활동이 등장 또는 보급되어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15)
다섯째, 휴식활동은 2019년과 마찬가지로 여가만족 및 주관적 행복도에 모두 유의한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매개효과의 경우 2019년(부분매개)과 달리 2021년에는 완전매개효과가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사회 및 기타 활동은 2019년과 마찬가지로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0.05)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매개효과의 경우에도 2019년과 마찬가지로, 완전매개 효과가 나타났다.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 여가유형별 활동시간이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력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 <표 6>과 같다. 우선, 8개 여가유형별 활동시간이 여가만족에 미치는 영향력 차이를 분석한 결과(1단계), 문화예술관람과 휴식활동만이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관람이 여가만족에 미치는 정(+)의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할 정도로 줄었고, 휴식활동이 여가만족에 미치는 부(−)의 영향이 더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8개 여가유형별 활동시간이 주관적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력 차이를 분석한 결과(2단계), 문화예술관람, 문화예술참여, 스포츠참여, 취미·오락활동 등 4개 유형의 활동시간의 영향력이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여가만족을 포함한 모형에서는(3단계) 8개 여가유형 중 문화예술관람, 문화예술참여, 관광활동, 휴식활동 등 4개 유형의 활동시간이 주관적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2019년과 2021년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에 여가유형별 활동시간이 여가만족 및 주관적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V. 결론
본 연구는 코로나19를 전후하여 한국인들의 유형별 여가활동 시간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유형별 여가활동 시간이 여가만족도 및 주관적 행복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였다. 우선, 2019년에서 2021년까지 3년간 여가시간은 지속해서 증가하였다. 8개 여가유형별 활동시간을 비교하면 문화예술관람, 문화예술참여, 스포츠관람, 스포츠참여, 사회 및 기타 등 6개 유형은 감소한 반면, 취미오락과 휴식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식 시간은 연간 794시간에서 1,007시간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여가활동 시간의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2021년 1월부터 중소기업까지 확장 적용된 주52시간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여가만족도는 3년간 지속해서 감소하여 여가시간의 증가가 여가만족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가만족은 단순히 여가시간 증가보다는 어떠한 여가활동을 즐기는지, 늘어나는 여가시간보다 근로를 통한 소득증대를 더 선호하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주관적 행복도의 경우에는 일관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여가만족이 주관적 행복도와 정(+)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기존 연구결과에 비추어 보았을 때 코로나19 전후로 여가만족이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관적 행복도가 비슷하다는 것은 본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다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고, 이는 향후 연구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전(2019년)과 코로나19 이후(2021년)의 8개 여가유형별 여가만족도 및 주관적 행복도에 대한 영향력 차이를 살펴보면 8개 유형 중 문화예술관람, 문화예술참여, 스포츠참여, 취미·오락활동, 휴식활동 등 5개 유형에서 영향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전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던 문화예술관람 및 참여활동이 이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점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는 여가만족이나 주관적 행복도에 문화예술활동 시간 자체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개인의 주관적 기대 시간과 실제 시간 간 격차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즉, 한 개인이 주관적으로 충분히 문화예술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경우 다른 사람에 비해 절대적 활동시간이 많더라도 도리어 여가만족이나 주관적 행복도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점은 취미·오락활동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지만, 코로나19 이후인 2021년에는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 모두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력을 주었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유형의 여가활동이 제약되는 상황에서 이전보다 더 다양한 취미·오락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어 여가활동의 선택 폭이 넓어져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고, 이는 향후 연구에서 수행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한계는 첫째 여가활동별 정확한 소비시간을 다루지 못하였다는 점, 둘째 변수의 선정과 분석모형의 정교함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 셋째 여가활동 유형과 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대상 집단이 세분화되지 못했다는 점, 넷째 코로나19 전후의 분석기간이 각 1년으로 짧아 장기적인 결과를 제시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첫 번째 한계는 설문조사의 근본적인 문제점이자 본 연구의 목적 달성에 큰 문제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두 번째 한계는 향후 연구에서 변수를 세분화 및 다변화할 필요가 있으며, 분석모형 역시 비선형모형 적용하여 정교함을 높이는 시도가 요구된다. 세 번째와 네 번째 한계는 원자료가 보완되면 향후 연구에서 추가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코로나19 전후 국민 전체의 여가활동 변화를 비교하였으며, 여가유형별 시간 변수를 새롭게 구성하여 활동시간의 증감 및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에 대한 영향력을 도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분석결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 및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면, 첫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여가시간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가만족도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한 정책방향성을 설정해야 한다. 즉, 여가활동정책 수립 시 단순히 여가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여가만족과 주관적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실행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한국 국민들은 여가시간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휴식활동만이 큰 비중을 차지하여 아직 다양한 여가를 즐기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일시적 영향일 수 있으나 향후 증가하는 여가시간을 휴식활동이 아닌 다양한 여가를 즐기수 있도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특히 휴식 대신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활동시간이 크게 감소하지 않은 취미·오락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 및 지원하고, 코로나19 유행시기가 종료된 이후에는 스포츠참여, 사회 및 기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코로나19 이전에 중요한 영향변수였던 문화예술관람 시간 및 문화예술참여 시간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뒤 문화예술관람 및 문화예술참여 활성화를 통해 여가만족 및 행복도 향상을 노리는 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