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ESG는 환경(environmental)의 E, 사회(social)의 S, 지배구조(governance)의 G를 조합한 신조어로, 기업의 비재무적인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최근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 주된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됨으로써 기업은 비재무적 성과에 초점을 두기 시작하였으며, 기업 경영에 ESG를 반영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삼정 경제연구원, 2021). 국제 사회의 ESG 규제 강화와 투자자와 소비자의 ESG 요구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ESG 경영의 강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업 등 기업의 형태나 규모, 업종을 가리지 않고 ESG 경영을 선언하고, 이를 활성화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신공공관리론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의 국가별 ESG 등급 발표에 따라 공공기관에 대한 ESG 경영이 새롭게 주목받는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와 경영정보 공시항목에 ESG 요소들을 추가하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ESG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2021년 8월 30일 경기문화재단은 문화재단으로서는 최초로 ESG 경영을 선포하였고, 2021년 12월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콘텐츠 산업 맞춤형 ESG 가치 발굴과 확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에 관한 연구가 미흡한 상황이므로 본 연구는 문화예술의 특성을 반영한 ESG 경영지표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ESG 경영전략을 명확하게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들은 ESG의 모호한 범위 및 개념과 자사 사업과의 낮은 연관성, 추가 비용 초래, 평가기관마다 각기 다른 평가 방식으로 인해 ESG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상당히 애를 먹고 있음을 확인하였다(전국경제인연합회, 2021b). 이와 같은 의견을 반영해 정부는 2021년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으나, 기업들은 산업의 실정에 맞는 ESG 경영을 위한 자체적인 평가지표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본 연구는 공공문화예술기관이 적정히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의 특성을 반영한 ESG 지표를 도출하여 공공문화예술 분야의 ESG 경영 연구에 기여하고자 한다. 따라서 공공문화예술기관에서 바라보는 ESG 경영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우선 살펴보고, 앞으로 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적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 목적의 달성을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선행연구를 통해서 다른 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ESG 경영 현황과 ESG 경영지표를 수집하여 일차적으로 정리하였다. 그다음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를 구성하여 초점집단토론(FGD)의 방식을 총 2회에 걸쳐 실시함으로써 공공문화예술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지표를 도출하였다. 이후 공공문화예술기관에 재직 중인 전문가를 대상으로 계층적 의사결정 분석(AHP)의 방법을 적용해 각 항목에 대한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본 연구는 공공문화예술기관이 ESG 경영을 통해 문화예술 분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이들 기관에 차별화된 ESG 경영을 위한 기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ESG는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에 초점을 두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달성하기 위한 경영의 3가지 핵심 요소를 뜻한다. 2021년에 발표된 K-ESG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SG는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환경보호, 사회공헌활동, 법과 윤리 준수 등의 ESG 각 영역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경영 활동을 의미한다. ESG의 개념은 2004년 유엔 글로벌 콤팩트 보고서에서 처음 등장하였고, 2006년 투자와 자산 운용에 ESG를 고려하는 책임투자원칙(UN PRI)이 발표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채택되고, 2016년 지속가능성 평가지표인 GRI 표준이 발표되었으며, 2017년 기후 변화에 따른 재무 정보 공개 권고안인 TCFD가 제시되며 ESG에 관한 중요성이 한층 더 강조되었다. 또한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의 2020년도 연례 서한에서 기업의 ESG 역할 강조 메시지로 인해 ESG는 기업에 본격화되었고, 우리나라도 단계적으로 ESG 정보를 포함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자율공시 활성화 및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과정을 거쳐 ESG는 기업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삼정경제연구원(2021)에 따르면, ESG 활동과 기업가치 증대 간에는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형성되어 있고, 투자자와 소비자의 ESG 요구와 국제 사회의 ESG 규제 강화에 근거하여 ESG 경영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기업의 ESG의 중요도는 환경(E)은 6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그다음으로 사회(S) 26.7%, 지배구조(G) 13.3%로 나타났다(전국경제인연합회, 2021a). 이에 기업들은 ESG 전문 평가기관에 평가를 의뢰하고, ESG 정보공개기준에 부합한 경영전략을 수립하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ESG 활동과 성과를 공개하고 있으므로, 이를 기반으로 하여 ESG 경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SG 전문 평가기관의 평가 방식이 서로 달라서 동일한 기업일지라도 1.4단계부터 최대 5단계까지 등급의 격차가 발생하고(전국경제인연합회, 2021a), 김철영(2021)은 신뢰도 측면에서 비판받기도 한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기후 위기와 환경 변화에 따라 환경(E)에 대한 비중이 늘어나면서, 제조업과 에너지 업종은 등급을 낮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또한 강원과 정무권(2020)은 ESG 활동의 신뢰성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성과 점수 간의 편차가 비교적 크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이에 정부는 2021년 K-ESG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의 길잡이 역할을 하였으나, 김재필과 유승권(2021)은 K-ESG 지표는 글로벌 시장에 적용하기 어렵다며 비판을 가한 바 있다. 2022년 대우조선해양은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에 운송업과 제조업의 특성이 반영된 ESG 평가지표를 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산업의 특징 및 운영 방식 등 조직의 목적에 적합한 ESG 경영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2021년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의 71.5%가 ESG와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활동과 성과를 공개하는 보고서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많이 활용되는 상위 4개의 글로벌 ESG 정보공개기준은 GRI, SASB, UN SDGs, TCFD인 것을 확인하였다(ESG 행복경제연구소, 2022).
공공기관에 신공공관리론이 도입되면서 공적 가치의 실현, 넓은 범위의 고객, 수익 극대화가 더욱 비중 있게 고려되었고, 이는 ESG 경영의 강조로 이어졌다(김재필, 유승권, 2021).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2021년 세계 144개국을 대상으로 국가신용등급을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ESG 종합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획득하였으며(기획재정부, 2021), 이는 우리나라에 ESG 발전 방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해석된다(한동숙, 2021). 그러나 경기연구원(2022)의 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도 ESG 경영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인식에 85.5%가 동의(매우 중요하다 34.2%, 중요하다 51.3%) 응답을 했지만, ESG 대응 수준은 대기업이 7점 수준일 때 공공기관은 2점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ESG 경영 준비 수준이 비교적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 수정 보도자료에 의하면, ‘친환경·탄소중립’ 지표의 배점을 확대하였고, 기존의 ‘사회적 가치구현’이란 명칭의 항목을 ‘사회적 책임’으로 변경하였다. 또한 2022년 공공기관의 경영공시도 ‘ESG 경영 분류’의 범주를 따로 분류하였으며, 이는 공공기관의 ESG 경영 도입과 대응이 본격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2022). 공공기관의 운영 유형과 경영실적 평가 분류 기준, 산업의 특성이 서로 다른 기관 4곳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토지주택공사, 국민연금공단, 한국환경공단’을 선정하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비교분석 해본 결과, 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ESG 활동과 항목별 우선순위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연구원(2022)에 의하면, 공공기관에 ESG 도입 시 외부 지원으로 가장 바라는 정책 수단에 관한 질문에 대해 58.6%가 기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ESG 경영평가 관리 지표의 개발과 적용’이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공공기관이 가장 크게 느끼는 애로사항은 ESG에 대한 이해 교육과 관련 안내 자료의 부족(67.1%)이었고, 그다음 기관 성격을 고려한 ESG 경영성과와 평가지표의 개발 및 적용(61.8%)이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 2021b). 따라서 공공기관의 ESG 경영에 대한 점진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해석된다.
공공문화예술기관의 운영 합리화와 효율성 확대를 도모하고, 예술의 특수성과 예술과 사회의 연관성에 주목함에 따라 예술경영이 도입되었으며(김진엽, 2016), 이에 경영성과가 강조되면서 사기업의 사업 전략과 성과 지표가 공공문화예술기관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이정희, 2019). 유진룡과 박양우(1993)는 공공문화예술기관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문화예술 분야의 특수성(예술성)과 공공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목적(공공성), 그리고 효율적 예산 운용(운영 효율성)은 동시에 평가받아야 할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ESG 경영은 공공문화예술기관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고 파악하기 위한 최적화되는 형태로 해석된다(민재형, 김범석, 2019). 장명재(2022)도 ESG와 공공성의 관계성을 주장하며 사회 변화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공문화예술기관에 ESG 경영 도입을 강조했고, 김수환(2022)은 ESG와 문화예술 간의 관계성과 이슈를 확인하며 ESG 경영전략 수립 시 사회공헌에 대한 중요성을 주장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토대로 공공문화예술기관에 ESG 경영의 필요성과 항목에 대한 중요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는 기존에 일반 사기업을 대상으로 한 ESG 평가지표 체계와는 다른 지표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해석된다. 그뿐만 아니라 2021년 기준 공공문화예술기관 124개 중에서, 기초문화재단 16개소와 광역문화재단 10개소만이 ESG 경영을 선포하고 활동 중이다. 경기문화재단은 공공문화예술기관 중에서 최초로 ESG 경영을 선포했으며, 강동문화재단은 사기업과 타 산업 분야와는 다른 문화예술재단만의 ESG 경영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공공문화예술기관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기타공공기관 등의 경영평가에 관한 규정⌟에 따른 ‘경영실적 평가제도’를 통해 경영평가를 받는다(임훈, 2020).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 및 단체 경영평가 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장봉진, 명성준, 2019)에 따르면, 공공문화예술기관의 특성이 경영평가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에 대한 응답은 45%, ‘반영되어 있다’라는 응답은 10%뿐인 것으로 보아, 현재 경영평가 체계 내 문화예술에 대한 고유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해석된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기타 공공기관 및 단체 경영평가가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유사한 형태로 설계되어 있어서 공공문화예술기관의 규모 및 사업의 특성이 고려되지 못한다고 해석되며, 이에, 김미리(2017)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주요 사업의 특성과 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ESG 경영평가 체계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Ⅲ.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공공문화예술기관이 ESG 경영전략 수립과 경영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문화예술의 특성을 반영한 최적의 ESG 경영지표 도출에 목적이 있다. 이에 ESG 측면에서 경영평가 지표를 살펴보고, 각 항목 간의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실증적으로 산출하는 것을 본 연구의 목표로 설정하였다. 다음의 [그림 1]은 본 연구에 적용된 연구 방법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식화하였다.
선행연구 지표는 크게 4개로 분류하여 구성하였는데, 먼저 일반 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ESG 경영평가기관의 지표와 ESG 경영정보 공개기준 지표, 공공기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 ESG 항목, 삼성문화재단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 ESG 항목이 있다.
먼저 일반 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ESG 경영평가기관의 지표는 많이 인용되고 있는 국내의 평가기관 2곳(서스틴베스트, 한국ESG기준원)과 국외의 평가기관 2곳(MSCI, 레피니티브(Refinitiv))을 선정하여, 지표를 검토하였다.
두 번째로 ESG 경영정보 공개기준 5개의 지표를 선정하였다. 공기업과 사기업은 총 7개의 대분류로 구성된 GRI 집중도에서, 공기업은 ‘노동과 사회’에 사기업은 ‘경제와 환경’에 높은 집중도를 보였다(윤지혜, 이종화, 2022). 이처럼 ESG 항목별 중요도가 운영의 방식과 특성에 따라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ESG 평가기관이 기준으로 삼는 국제적 ESG 경영정보 공개기준 지표들도 연구 도구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파악하였다. 금융위원회(2021)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약 130여개 기업은 GRI 표준, TCFD, SASB 기준을 활용하여 자발적으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작성 및 공개하고 있으므로 해당 지표를 선정하였으며, 우리나라의 경영 환경에 적합한 K-ESG 가이드라인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17개 목표도 함께 분석하였다.
또한 ESG 경영정보 공개기준 지표를 각 조직에서 활용되고 실천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여겨, 앞서 살펴본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토지주택공사, 국민연금공단, 한국환경공단까지 총 4개의 공공기관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 ESG 항목도 연구 도구로 사용하였다.
선행연구에서 도출한 지표 항목의 객관적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총 2회의 초점집단토론(FGD: focus group discussion)을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 선정 조건은 최소 10년 이상의 경력으로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전문가로 구성하였다. 또한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시각과 균형 있는 관점을 반영하기 위해서 학계 전문가 1인과 공공기관 재직자 2인, 문화예술 제작 및 기획, 창작 등의 현장 경험자 2인으로 구분해 총 5명의 세부 분야 관련 전문가를 선정했다. 1차 토론은 2022년 10월 3일(월)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이후 1차 항목의 도출 결과에 대한 객관적 타당성을 재차 검토하기 위하여, 2차 FGD 검증을 거쳤다. 2차 토론도 1차 검증과 동일한 전문가로 2022년 10월 10일(월)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였으며, 최종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지표와 조작적 정의를 <표 2>와 같이 도출하였다.
총 2회의 FDG를 통해 도출된 공공문화예술기관의 최종 ESG 경영지표와 기존의 사기업의 ESG 경영평가 지표와의 비교를 통해서, 공공문화예술기관만이 가진 ESG 경영의 차별점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이에 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기관 중에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한국ESG기준원의 ESG 경영지표와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지표를 비교 및 분석하였다.
먼저 환경(E) 부문에서 공공문화예술기관은 모바일 티켓(QR코드), 낮은 조도의
LED 조명을 사용 등 문화예술 시설의 에너지 사용 및 관리와 폐자원을 활용한 작품을 만드는 등의 자원 활용으로 친환경 활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공연장에서 관중이 뛸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모아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을 이용한 친환경 공연장을 조성하는 사례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서,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지표에 ‘문화예술 분야의 친환경 기술 개발 및 활동’을 세부 지표 항목으로 구성하였다.
앞서 소개한 대로 ESG는 이해관계자와의 관계성에 중점을 두는 경영 방식이므로, 사회(S) 부문은 공공문화예술기관과 사기업 사이에 공통점이 많은 항목이다. 하지만 공공문화예술기관에서는 중항목으로 ‘사회공헌’과 ‘지역 간의 문화예술 격차 해소’ 부분도 독립적으로 세부 지표로 구성이 될 정도로 중요하다고 평가받는다. 이는 공공기관의 제일 중요한 목적인 공공성에 대한 근거이며, 문화예술 산업계의 특수성까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G)에서는 기관 운영은 물론 공공성, 예술성, 수익성을 모두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하는 중책이라는 점에서, FGD 과정 중에 전문가들은 이사회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사기업과 공공기관의 이사회 구성과 활동에 대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문화예술기관에 재직 중인 전문가들에게 해당 항목의 우선순위를 파악하여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평가지표 개발연구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의 하나인 계층적 의사결정 방법론인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는 전문가의 주관적인 판단 및 상대적 중요도를 비율로 반영하여 정량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본 연구에서는 목표를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지표로 두고, 중분류를 총 9개로 나눠 다음의 [그림 2]와 같이 AHP 계층화 구조를 만들었다.
설문은 2022년 10월 31일부터 11월 11일까지 진행하였으며, 총 30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남성이 7명, 여성은 23명이었고, 연령대별로는 40대 8명, 30대 16명, 20대 6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평균 경력은 10.5년이며, 기초문화재단 소속(10명), 광역문화재단 소속(11명), 기타 문화예술공공기관 소속(9명)으로 구성하여 특정 집단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였다. 아울러 설문 방법은 직접 면담과 비대면을 병행해 적용하였다.
목적 | 속성 1 | 속성 2 | · | · | 속성 N |
---|---|---|---|---|---|
속성 1 | 1 | w1/w2 | w1/wn | ||
속성 2 | w2/w1 | 1 | |||
· | 1 | ||||
· | 1 | ||||
속성 N | wn/w1 | 1 |
출처 : 박용성(2017).
각 항목 간의 중요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먼저 중항목 내에 있는 세부 항목의 중요도의 합이 100%가 되도록 가중치 의견을 수집하였고, 8개의 중항목 간의 상대적인 가중치를 구하기 위해 쌍대비교를 수행하였다. 비교척도의 범위를 9로 설정하였으며, 1점은 동일한 중요도를 의미하며, 9점으로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표 3>과 같이 n개의 속성이 최종 목적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고자 n차 정방행렬을 사용하였고, 이는 우측의 행벡터인 wi에 대한 좌측의 열벡터 wN이 갖는 선호도는 wi/wN으로 나타내며, 자기 자신에 대한 선호도는 1로 수렴한다(박용성, 2017).
이를 토대로 개인별 쌍대비교행렬을 종합하였고, 집단의 우선순위를 산정하는 방법으로 본 연구에서는 극단적인 값의 영향을 낮추기 위해 기하평균(the geometric mean)을 활용한 AIJ 방법을 채택하였다.
마지막 단계로 일관성 지수(C.I.) 및 일관성 비율(C.R.)을 통해 의사결정자들의 응답에 대한 일관성을 검토하였다(박용성, 2017). 일관성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완전한 일관성에 수렴한다고 여겨지며, 완전한 일관성 결과값은 λmax=n임으로 C.I.=0이 된다. 일관성 비율(C.R.)은 일관성 지수(C.I.)를 <표 4>의 난수 지수(R.I.: random index)로 나눠서 산출한 값인데, C.R.≤0.1(10%) 사이에 일관성 값이 포함되면, 해당 응답은 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됨으로 응답을 신뢰할 수 있다. 이는 <표 4>를 통해 상세한 확인이 가능하다.
N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
R.I. | 0 | 0 | 0.52 | 0.89 | 1.11 | 1.25 | 1.35 | 1.40 | 1.45 | 1.49 |
n=동일 계층의 요소 개수.
출처 : 이정희(2019).
Ⅳ.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일관성 지수(CI)는 0.030으로 중항목 9개의 난수 지수인 1.45로 나누어 본 결과, 일관성 비율(CR)은 0.021로 나타났다. 이는 0.1보다 낮은 값이므로 신뢰성은 확보되었다. 하위 요인에 대한 일관성 비율(CR) 역시 환경(E)은 0.068, 사회(S)는 0.044, 지배구조(G)는 0.035로 나타났으므로, 0.1보다 낮은 값으로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결과로 여겨진다.
대분류에 기초한 상위 요인의 상대적 중요도 및 우선순위를 살펴보면 <표 5>와 같다. 대항목별로 볼 때 사회(S)가 58%로 과반수를 나타냈고, 그다음은 지배구조(G)가 24%, 환경(E)은 18%의 순으로 나타났다. 공공문화예술기관의 존립 이유인 공공성이 ESG 항목 중에서 사회(S)를 통해서 발현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표 6>, <표 7>, <표 8>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의 하위 요인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 및 우선순위에 대한 결과이다.
중항목 | 세부 항목 | 가중치 | 우선순위 |
---|---|---|---|
이사회 | 이사회 구성 | 5.661 | 3 |
이사회 활동 | 4.539 | 4 | |
지속 가능 경영 | 감사제도 | 6.785 | 2 |
윤리·준법 경영 | 7.015 | 1 | |
C.R. | 0.035 |
<표 9>를 통해 공공문화예술 기관의 ESG 경영의 세부 항목에 대한 중요도 및 우선순
위를 종합해 제시하였다. 가장 중요한 항목은 ‘지역사회 문화예술 발전’이고, 2위는 ‘문화예술 기반 사회공헌’, 3위는 ‘복지’이며, 우선순위 3위까지의 항목들은 모두 사회에 포함된 항목인 것을 확인하였다.
[그림 3]은 사기업과 공공기관,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 항목을 비교한 결과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사기업의 ESG 항목 중요도는 환경(E) 60%, 그다음으로 사회(S) 26.7%, 지배구조(G) 13.3%로 나타났으며(전국경제인연합회, 2021b), 공공기관은 환경(E) 41.8%, 그다음으로 지배구조(G) 30.7%, 사회(S) 27.5%의 순으로 중요도를 확인하였다(경기연구원, 2021). 마지막으로 본 연구를 통해서, 공공문화예술기관은 사회(S) 58%, 지배구조(G) 24%, 환경(E) 18%의 순으로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국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과 공공문화예술기관은 공공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지만, ESG 항목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우선순위를 보인다. 특히 사회적 측면에 대한 높은 중요도는 공공문화예술기관만의 특성인 예술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Ⅴ. 결론 및 한계점
지속 가능한 발전이 대두되면서 기업들은 형태나 규모, 업종을 가리지 않고 ESG를 경영상 필수 요소로 여겼고 공공기관도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ESG 지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 속에서, 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ESG 경영지표를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공공문화예술기관이 적정히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과 공공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ESG 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공문화예술 분야의 ESG 경영 연구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문화예술기관은 사회(S) 항목에 중점을 두고 ESG 경영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총 2회의 전문가 FGD를 거쳐 공공문화예술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ESG 경영지표를 도출한 후, AHP를 통해 공공문화예술기관은 사회(S), 지배구조(G), 환경(E)의 순서로 우선순위를 가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앞선 문헌조사에서 살펴봤듯이, 사기업의 ESG 우선순위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임으로 두 기관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둘째, 공공문화예술기관은 환경(E)에 대해 주로 간접적인 활동을 실천한다. 중항목인 ‘친환경 활동’의 세부 지표인 ‘생태계 보호와 보전 실천 제고’, ‘문화예술을 통한 친환경 실천 제고’는 환경(E)과 사회(S) 영역 모두에 속하는 항목인 것으로 여겨지며, 이를 통해 공공문화예술기관에서 바라보는 환경(E)에 대한 역할과 접근방식에 관해 확인할 수 있었다. 환경(E) 중에서 ‘문화예술을 통한 친환경 실천 제고’는 4.011의 가중치로 가장 높은 중요도를 보였으며, 이는 기후 위기 및 환경 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친환경적인 사고와 실천을 촉진하는 데 문화예술 작품 및 프로그램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셋째, 공공문화예술기관은 ESG의 대항목 중 사회(S)가 가장 중요할 뿐만 아니라, 모든 세부 지표 항목 중에서도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발전’과 ‘문화예술 기반 사회공헌’이 1, 2위로 가장 높은 중요도를 보인다.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지표의 총 9개의 중항목 중에서 사회(S)에 대한 중항목은 4개이고 세부 항목이 9개임으로 항목의 비율상 중요도가 높게 산출될 수 있지만, 지표별 가중치를 비교해봤을 때도 다른 항목에 비해서 평균 2배 정도로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문화예술의 공공성을 바탕으로 하는 공공문화예술기관의 사회공헌에 대한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사회공헌활동과 사회적 책임 활동이 곧 공공문화예술기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은 기존의 CSR과 CSV의 연장선인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선행연구의 문헌조사를 통해 검토했던 주장들과 일치한다. 또한 ‘지역사회 문화예술 발전’이 10.162의 가중치로 모든 항목 중에서도 가장 높은 중요도를 보였으며, 이는 문화예술 향유의 수도권 쏠림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고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넷째, 일반 사기업의 우선순위와는 달리 공공문화예술기관은 환경(E)보다도 지배구조(G)에 대한 중요도가 더 높다. 특히 세부 항목 중 ‘이사회의 활동’보다 ‘이사회 구성’ 그 자체에 더 높은 중요도가 나타난 것을 보아,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의 이사회 선임 및 운영 방식에 대한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공공문화예술기관이 ESG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의 ESG 경영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의의와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의 공적 지원을 받는 공공문화예술기관은 국민의 충분한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 제공을 기관의 존립 목적으로 삼고 있다. 앞선 선행 연구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공공문화예술기관의 경영을 단순히 공연과 전시의 횟수나 관객 수로 평가하는 기존의 양적 측정을 지양하고, 비재무적인 측면인 ESG 요소들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앞으로 강화된 ESG 경영평가 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
둘째, 공공문화예술기관은 ESG 경영 활동 시 가장 초점을 두어야 하는 항목으로 ‘사회공헌’이 도출되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이 직면하는 다양한 리스크를 문화예술을 통해서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예술적 개입’과 특히 ‘사회공헌형’ 예술적 개입(홍기원, 2013)에서 본 연구의 결과가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공공성의 실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항목은 문화예술을 통해 대중의 인식과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있다는 점도 아울러 참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공공문화예술기관에 현재 재직 중인 전문가로 구성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전문가의 담당 분야에 따라서 세부 항목에 대한 중요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므로, 추후 장르, 사업 분야 등의 특성에 따른 적용 방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공공문화예술기관만이 가진 특징을 고려하여 ESG 경영지표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향후 공공문화예술기관의 ESG 경영전략 수립시, 본 연구의 결과가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는 동시에 다양한 현장 상황에 따라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실천적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