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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박물관 정책과 시립박물관 운영 및 전시 개선방안

이준일 1
Junil Lee 1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부천시박물관 학예사
1Curator, Bucheon City Museum

© Copyright 2023 Korea Culture & Tourism Institute .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n 09, 2023; Revised: Jun 21, 2023; Accepted: Jul 25, 2023

Published Online: Jul 31, 2023

국문초록

이 연구는 부천이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해온 박물관 정책을 통해 설립된 부천시립박물관의 설립과정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그 운영 및 전시 개선방안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박물관 운영에 관해서는 박물관이 재단에 위탁 운영되던 초기에부터 독립된 운영체계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문화재단 위탁운영체계는 지자체, 문화재단, 박물관의 3중 행정구조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독립적인 재단을 구성하기 어렵다면 재단 고유사업으로 전환하여 운영 효율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전시의 경우, 현실성 있는 개선방안으로 노후화된 옹기관 전시실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부천 근현대 역사를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의 변천, 부천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전시로 “부천”, “시립”의 정체성을 보완할 수 있으며, 박물관 도시 부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근현대사 전시에 포함하여 부천시립박물관 통합관이 어떻게, 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부천시립박물관의 역할로 지역문화자원에 대한 조사와 연구에 대한 집중도 필요하다. 정체성 확보와 전시 개편에 있어 지역문화자원 조사ㆍ연구는 필수적이며, 지역문화 예술자원이나 문화예술 활동과 협업 또는 연계하는 것은 공공성을 가진 박물관이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Abstract

This study focused on the establishment process of the Bucheon City Museum, which was established through a museum policy that Bucheon has implemented since the early 2000s. Ways to improve its operations and exhibitions are proposed.

Regarding museum operations, the need for an independent operating system was raised from the beginning, when the museum was entrusted to the foundation. There is also the opinion that the consignment operation system of cultural foundations is less efficient because of the triple administrative structure involving local governments, cultural foundations, and museums. If it is difficult to establish an independent foundation, an alternative is to turn the museum into the foundation’s own business to secure operational efficiency and expertise.

In the case of exhibitions, it was proposed that the aging display rooms be remodeled and utilized through a realistic improvement plan. The identity of “Bucheon” and “City Museum” can be supplemented with exhibitions that show the changes in history and culture, and the lives of the people of Bucheon, focusing on the modern and contemporary history of Bucheon. By including the policy process of the creation of Bucheon City Museum in the exhibition of modern and contemporary history, we will be able to increase our understanding of how and why Bucheon City Museum’s integrated pavilion was created.

Regarding Bucheon City Museum’s role, it is necessary to concentrate on investigating and researching cultural resources. Investigations and research on cultural resources are essential for securing identity and reorganizing local exhibitions. Cooperating or connecting with local cultural and artistic resources or activities is the duty of a museum that has a public interest.

Keywords: 박물관 정책; 부천시립박물관; 위탁운영; 전시개선방안; 지역문화자원
Keywords: museum policy; Bucheon City Museum; commissioned operation; exhibition improvement plan; local cultural resources

I. 서론

1990년대 지방자치가 시작된 후부터 각 지자체는 지역발전 또는 지역정체성 확보를 위해 문화 분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문화시설 확충에 열을 올렸는데, 최근 15년간 박물관·미술관이 3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김면·노수경·정수희, 2022: 3)를 보이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은 박물관의 양적 팽창이 이루어진 시기이기도 하다.

부천 역시 민선 시대가 시작된 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문화를 선택했다. 그중 하나가 ‘박물관이 많은 도시’ 만들기 정책이다. 이에 따라 교육·유럽자기·수석·활·펄벅·옹기를 주제로 구성한 전문테마박물관이 설립되었다. 이들 박물관은 기증 자료를 토대로 하였으며 개인 소장품을 기증하는 대신 기증자를 공립박물관장으로 임명하고, 향후 통합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을 조건1)으로 하였다.

처음 박물관 정책이 구상되기 시작한 지 20여 년이 지난 2020년 12월 교육·유럽자기·수석·옹기 등 4개의 테마박물관이 하나로 통합된 부천시립박물관이 개관했다. 통합박물관은 박물관 정책 마련 초기부터 제안되었던 것이기도 하지만 교육·유럽자기·수석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던 부천종합운동장 하부공간의 협소함과 접근성 미비, 그리고 부천도시공사 측의 공간운영 문제 등도 사업추진에 영향을 미쳤다.

신자은(2021)은 그의 연구에서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전개된 부천시의 박물관 정책을 박물관 클러스터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시 전체를 박물관 단지로 구상한 부천 박물관 밸리 조성 계획은 국내에서 문화 클러스터 담론이 도입된 시기에 선도적으로 조성된 박물관 클러스터 사례로서 의의가 있다고 언급하며 이 계획의 전개과정과 지역에 미친 효과와 의의를 분석하였다. 다만 계획의 추진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결과를 분석할 수 있는 2017년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부천시립박물관은 2014년 구체적으로 계획되기 시작하여 2020년에 개관한 바 부천 박물관 정책의 최근 동향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연구대상으로 생각된다.

먼저 부천의 문화정책에 의한 박물관 조성과 민간위탁 운영의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박물관 운영이 보다 전문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2003년 부천교육박물관이 설립된 이후로 2005년에 교육·유럽자기·수석·활 4관을 부천문화재단에서 위탁 운영하는 형식으로 전환되었으며, 2011년에는 옹기박물관, 펄벅기념관을 포함한 6관을 ‘부천시박물관’으로 묶어 위탁·재위탁 운영하고 있다.

부천의 박물관 건립은 기증자와 기증자료를 바탕으로 추진되었기 때문에 박물관 운영이 처음부터 시 직영과 위탁의 형식이 함께 진행되었던 특수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여타의 시군에서는 박물관 운영이 해당과의 직영이거나 사업소에 소속되어서 생기는 문제인 것에 비해 부천시는 위탁경영에 따른 문제가 지속해서 주목의 대상이 되었다.2) 이러한 민간운영 실태와 대안을 살펴봄으로써 공립박물관 운영 방식에 대한 제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천시박물관은 기존의 ‘전문테마박물관’ 시기를 지나 ‘시립박물관’과 ‘활박물관’, ‘펄벅기념관’의 3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박물관 운영을 위한 중장기 정책이 부재한 상태로 통합이 이루어짐에 따라 사업 운영의 방향, 조직체계 등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3) 이는 박신의(2009: 152)가 “무엇보다도 시설 확충의 의미가 양적 증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차적인 시설 건립에 집중하지, 실제 운영에 대한 비전과 방향에 대해서는 거의 속수무책인 수준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현상이다. 이렇듯 한계 상황을 마주함과 동시에 새로운 역할 정립을 위해 기존의 테마박물관에서 ‘부천시박물관’만의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부천시박물관 정체성 구축은 부천시립박물관 운영에 그 주안점이 있다고 판단된다. 테마박물관에서 종합박물관으로의 정체성을 구축해야 하는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각 박물관으로 분리 운영되던 소장품이 모여 종합박물관이 된 형태이므로, 각기 다른 테마가 하나의 박물관으로서 일관성과 정체성을 갖고 운영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하나의 박물관이어야 하는 타당성을 찾아 연결지점을 연구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박물관의 정체성에 따라 소장품 수집, 전시, 교육, 조사연구 등 박물관의 모든 활동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교육·유럽자기·수석·옹기가 독립적인 테마별로 나누어져 있는 현재의 전시 구성을 검토해 보고, “부천”, “시립” 박물관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전시 개편 방안에 대해 제언해 보고자 한다. 또한 지역성을 드러내는 정체성 구축에 필수적인 지역문화자원 조사 및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발간된 기본계획, 정책토론회 자료집, 보고서, 시의회 회의록 등의 관련 기록을 시간 및 주제순으로 나열해보고 부천시립박물관에서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질적 연구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II. ‘박물관이 많은 도시’ 부천

1. 부천의 문화도시 전략

부천시는 경기도 중서부 지방에 위치하며 동측은 서울특별시와 접하고 서측 및 북측은 인천광역시와 접한다. 부천시는 전통 시대의 행정치소가 위치한 곳이 아니며, 1914년 3월 1일 부천군 설치로 부천이라는 지명이 처음 등장하였다. 1970년대 이전에는 한적한 농촌지역이었으며 지역 특산물로 ‘소사 복숭아’가 유명했다.

1960년대 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공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이루어졌다. 이때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인구가 급격히 팽창함에 따라 1973년 행정구역 개편이 이루어졌다. 특히, 수도권의 합리적인 개발과 인구 집중 억제, 무질서한 시가지 팽창 방지를 위해 수도권의 관할구역 조정이 있었다. 이때 부천군이 폐지되면서 1973년 7월 1일 소사읍이 부천시로 승격되었다. 이어서 1974년 경인전철이 개통되면서 1980년대 말까지 인구유입이 가속화되었다. 이 시기 부천은 소규모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제조업 도시로 정착했다.

1990년대 초부터 1995년까지는 정부의 수도권 대규모 주택보급정책으로 중동 신도시가 건설되어 대규모 인구유입이 이루어진다. 중동지구 택지개발사업은 정부의 200만 호 주택건설계획의 실현, 토지 자원의 효율적 이용 및 도시 구조 개편, 대규모 택지개발 및 주택 공급을 통한 사회적 불만 요인의 제거 등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 사업은 부천시 춘의동·삼정동·심곡3동·상동·중동·송내동의 6개 동에 걸치는 약 165만 평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이 사업으로 인해 부천으로 유입되는 인구는 애초 17만 명으로 계획되었지만 1995년을 전후한 시기에 위 6개 동의 인구는 26만여 명으로 당시 부천시 전체 인구의 30% 이상을 점유하였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로 인해 기업 유치와 산업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기존에 있던 기업들은 수도권 밖으로 이전해 나갔다. 산업도시의 위상은 낮아지고 삶을 일구는 터전이 잠만 자는 베드타운으로 변화되었다. 택지개발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인구유입이 둔화하고, 주민들의 거주기간이 길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구와 공장으로 인하여 교통이 불편하고 공해가 심한 ‘공업도시’, ‘베드타운’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에서는 쉽게 헤어나지 못했다. 신규 유입되는 인구가 많다 보니 시민의 자긍심이나 정체성이 확보되지 못했고, 이렇다 할 문화재와 관광지도 거의 없는 무미건조한 위성도시로 인식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공업도시 기반이 점차 약화하는 현상을 극복할 새로운 도시발전전략으로 문화사업에 눈 돌리게 된다.4)

부천의 문화도시 전략은 1990년대 민선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995년 민선1기의 이해선 시장(15대 1995~1998)은 주요 정책에 ‘문화’라는 콘셉트를 도입했다. 공업도시, 위성도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발판으로 ‘문화’를 내세운 것은 문화적 배경이 약한 부천이 새로운 이미지를 쌓아가기 위한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

부천이 가장 먼저 기획한 것은 1997년 국제영화제(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BiFan) 개최였다. 이는 기초단체로는 처음 시도된 것으로 이해선 시장이 당시 친분이 있던 이장호 영화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1997년부터 시작된 상동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된 공원부지를 영상문화단지로 만들어 도시의 기반 산업으로 만들고자 했으나 이해선 시장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1998년에는 ⌜시민과 함께 만드는 21세기 문화도시 부천⌟을 캐치프레이즈로 설정하였다.5)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정방향에 전통, 문화분야의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문화, 관광, 역사, 자연 등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려웠던데 반해 부천시는 ‘문화’ 한가지 콘셉트만으로 지역의 이미지 쇄신과 활성화를 꾀하였다.6)

정책방향에서도 문화예술기반구축과 5대 문화사업에 비중을 두었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대학애니메이션페스티벌, 부천만화정보센터, 복사골예술제의 5대 문화사업은 도시 이미지 개선 및 ‘문화도시 부천’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문화행사이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문화산업으로 활용되었다.

민선2기 원혜영 시장(16, 17대 1998~2003)은 그동안 이룬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성과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박물관이 많은 부천’을 만드는 것이었다.7) 2001년 발행된 <Vision Bucheon 2010>의 부천시 주요 문화시설 현황에서는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이 전무한 상태8)’라고 하며 박물관 밸리 조성을 주요 추진 정책으로 계획했다.

민선3기인 2002년 이후에는 부천시의 핵심 정책목표로 ‘세 가지가 많은 도시’가 설정되었는데, 이는 ‘공원이 많은 도시, 주차장이 많은 도시, 박물관이 많은 도시’이다. 또한 시정목표에는 ‘국내 최고의 문화관광도시 건설’이 명시되어 관광도시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박물관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뒷받침하고 있다.9)

시는 박물관을 권역별로 특성화해 5대 문화사업을 근간으로 하는 문화자원과 효율적인 접목은 물론 연계 방안을 도출하고 교육적인 주제 성격이 강하면서 시설투자가 쉬운 박물관을 우선 건립해 시범권역으로 유도할 계획을 세우고10) 단기 2001~2006년, 중기 2006~2010년, 장기 2010~2021년으로 세분화하여 계획을 수립하였다.

30여 개의 박물관 확보를 목표로 한 이 계획은 상당수의 박물관이 박물관 자료 기부를 전제로 한 것11)으로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박물관 유치 실패로 인한 계획 수정이 계속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계획의 현실성 부족과 부천시의 문화정책 상 주안점 변경도 한 요인이다. 2010년대 초반 이후 부천시에는 박물관의 집적이 형성되어 있고 여전히 박물관을 시 문화정책의 주요 분야로 인식하였지만, 지역 소재 박물관 전체를 포괄하는 사업은 시행되지 않았다.

표 1. 2000년대 초 부천시 박물관 현황 및 계획
구분 도입시설
대상지역 부천시 오정구, 원미구, 소사구, 상동근린공원
운영 중인 박물관 자연생태박물관, 에디슨과학박물관, 물박물관, 한국만화박물관, 부천향토역사관
건립, 유치 대상박물관 단기 2001~2006 유럽자기박물관, 세계유명건축물박물관, 농경유물전시관, 식물원, 펄벅기념관, 경기도립미술관, 선사유적박물관, 삼변기념관, 김치 박물관, 영화박물관, 영상자료원 등
중기 2006~2010 옹기박물관, 교통박물관, 민속놀이체험관, 활박물관, 애니메이션 박물관, 공업사박물관 등
장기 2010~2021 국가상징박물관, 교육박물관, 광물보석박물관, 자전거박물관, 조리박물관, 수석박물관 등

자료 : 신자은(2021: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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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천시박물관 조성과 민간위탁운영

앞서 말했듯이 ‘박물관이 많은 도시’ 정책은 1990년대 제조업이 쇠퇴한 상황에서, 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문화산업과 같은 신산업 육성에서 모색한 배경에서 구상되었다. 부천시는 애초 권역별로 나누어 30여 개의 박물관 건립을 계획했지만 유물 확보, 사업유치 실패 등의 이유로 수정되었다. 2022년 현재 부천시립박물관을 비롯하여 8개의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박물관 정책을 추진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박물관 건축물, 소장자료, 운영체계이다. 부천시는 다수의 박물관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건물을 활용하였는데, 교육·유럽자기·수석·활 박물관은 개관 당시 임시로 제공한 부천종합운동장 하부공간 및 유휴공간에서 운영되었다. 부천시의 입장에서는 유휴공간을 활용한다는 경제적 측면의 효과는 있겠지만, 문화시설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체육공간에 임시로 마련한 것이어서 박물관 시설로서의 조건에 미흡하거나 관람객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소장자료의 경우, 확보를 위해 기증 형식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이를 위해 2001년 부천시 박물관 설치 및 운영 조례12)를 제정하였다. 소장자료 기증을 받기 위해 제공해야 하는 인센티브를 조례를 통해 규정한 것이다. 이 조례의 제6조(명예관장) 1항에서 ‘시장은 박물관 자료를 시에 기부한 자 중 1인을 명예관장으로 위촉할 수 있다’라고 하여 박물관 조성에 필요한 유물 기증을 유도하였다.

<표 2>의 부천시박물관 연혁을 통해 기증 및 박물관 개관 현황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2003~2004년에는 개인 기증자료를 토대로 교육·유럽자기·수석·활 4개의 박물관이 차례로 개관하였다. 기본적으로 무상 기증 형태였지만 유럽자기박물관만 기존 사립박물관에서 전환되었는데, 개인이 수집한 소장품을 시에 기증하면서 협약을 체결하였고 협약조건은 같았다. 양자 간 협약조건으로 개인 소장품을 기증하는 대신 기증자를 박물관장으로 위촉하였다.13)

표 2. 부천시박물관 6개관 개관 연혁
연도 날짜 내용
2002 4.16
  • 부천시와 셀라뮤즈자기박물관장 복전영자, 유럽 자기 기증 협약 체결

5.18
  • 부천교육박물관 설치 협약, 교육자료 소장가 민경남, 교육관련 교구 및 자료 160종 4,700여점 무상제공(10년간)

9. 2
  • 셀라뮤즈자기박물관장 복전영자, 유럽 자기 관련 유물 876점 기증

2003 4.29
  • 부천교육박물관 개관

5.26
  • 부천유럽자기박물관 개관

8.28
  • 수석 소장가 정철환, 수석 관련 유물 2,004점 기증 협약식

10. 8
  • 부천유럽자기박물관 문화관광부 공립박물관 등록(제1종 전문박물관)

11.21
  • 부천교육박물관 문화관광부 공립박물관 등록(제1종 전문박물관)

2004 6.16
  • 국가무형문화재 故김장환 차남 김기홍, 국궁 관련 유물 240점 기증 협약식

10.16
  • 부천수석박물관 개관

12.14
  • 부천활박물관 개관

12.27
  • 부천수석박물관장 정철환, 수석 163점 제2차 추가 기증

2005 1. 1
  • 부천문화재단 부천시 박물관(교육·유럽자기·수석·활) 위탁 운영

8.26
  • 부천시 박물관 통합 홈페이지 오픈

11. 9
  • 부천수석박물관 경기도 등록(제1종 전문박물관)

11.24
  • 부천교육박물관장 민경남, 교육 관련 교구 및 자료 160종 4,712점 유물 기증 협약식

2006 9. 1
9.30
  • 부천펄벅기념관 개관

2007 5. 7
  • 부천활박물관 칼자일링거 세계의 각궁 2점 기증

  • 유럽자기박물관 전태익 유럽 자기 10점 기증

  • 부천활박물관 유럽자기박물관장 복전영자 활 관련 유물 30점 기증

5.31
  • 부천활박물관 경기도 등록(제1종 전문박물관)

2008 3.24
  • 부천펄벅기념관 경기도 등록(제1종 전문박물관)

4.29
  • 부천시 박물관 ‘박물관 경력인정대상기관’인정

2009 9.17
  • 부천활박물관 율겐 정크만 세계의 활 1점 기증

2011 9. 6
  • 부천문화재단의 부천 펄벅기념관 수탁 운영

10.26
  • 부천문화재단의 부천옹기박물관 수탁 운영

12. 8
  • 부천옹기박물관 경기도 등록(제1종 전문박물관)

12.15
  • 부천옹기박물관 개관(제1종 전문박물관)

자료: 부천시박물관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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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정책 초기 부천시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에 8개 관을 건립하였고 이후 2011년까지 2개의 박물관을 추가로 건립하여 박물관 밸리 조성사업이 부천시 박물관 정책의 기본 틀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박물관 밸리를 조성하겠다는 초기의 계획은 변동되었지만, 다수의 박물관 건립으로 ‘박물관이 많은 도시’라는 정책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이며, 부천이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박물관 운영체계는 민간위탁이 채택되었다. 2003년 부천교육박물관이 설립된 이후로 2005년에 교육·유럽자기·수석·활 4관을 부천문화재단에서 위탁 운영하는 형식으로 전환되었으며, 2011년에는 옹기박물관, 펄벅기념관을 포함한 6관을 2018년까지 위탁 운영하였다. 2019~2020년에는 부천문화원에서 6개 관을 위탁받아 운영하였으나 계약기간인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계약해제되었다.

박물관 민간위탁을 그동안에, 사실은 문화원에서 수탁하기 전에는 문화재단에서 계속 3년 단위로 수탁을 해왔었는데, 아마 그 당시 2018년도에도, 2017년도에도 많은 어떤 문제점들이 나타나서 방안을 개선해 보고자 해서 문화원으로 위탁을 한 것 같고요. 지금 문화원으로 위탁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들이 계속 노정이 되고 그래서 제가 와서 검토를 해본 결과 혹시 민간위탁에 따른 책임성이나 직원들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지 않나 라는 고민을 해보게 됐고 그래서 의회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을 반영해서 그동안 저희가 검토해 온 게 그러면 민간위탁보다는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그리고 그동안 문화재단에서 오랫동안 해왔던 경험을 살려서 문화재단에서 다시 수탁받되 이번에는 민간위탁이 아닌 관리위탁으로 장기적으로 관리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에 관리위탁으로 전환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14)

부천시의회의 재정문화위원회 회의록에 나타난 위의 발언을 통해 부천문화원 위탁운영 당시의 문제를 ‘민간위탁15)에 따른 책임성이나 직원들의 안정성 문제’로 보고 ‘비교적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관리위탁16)으로 전환한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개관한 수주문학관 및 고강선사유적체험관17)도 부천문화재단에서 위탁운영 중이다.

III. 부천시립박물관 설립과정과 전시구성

1. 박물관 통합을 위한 논의와 종합박물관 설립

2001년 부천시 박물관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에 따른 부천시의 박물관 확충 유도 정책에 따라 2003~2004년 기간 중 개인 기증 자료를 토대로 4개의 박물관이 집중적으로 개관했다. 교육·유럽자기·수석·활 박물관 모두 무상 기증 형태였고, 개인 소장품을 기증하는 대신 기증자를 공립박물관장으로 임명하고, 향후 통합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하였다.

통합박물관 건립 계획이 처음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은 2015년 발행된 <Vision Bucheon 2025> 장기발전계획에서다. 2015년 2월에는 ‘박물관 이전 건립 타당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완료되었는데, ‘종합운동장 하부공간에 설치·운영하고 있는 박물관(교육·유럽자기·수석박물관)과 기존 옹기박물관과의 운영 및 관리를 통합하여 일원화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관람객의 편의 도모를 위해 통합박물관을 건립하고자 한다18)’라고 과업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후 <Vision Bucheon 2026>에서는 부천시립박물관이라는 명칭과 함께 ‘분산 설치되어 운영하고 있는 전문박물관을 통합하여 “뮤지엄 콤플렉스”로 조성’, ‘종합운동장 하부공간에 임시 설치한 박물관(교육·유럽자기·수석)을 여월동 옹기박물관 후면부로 이전 통합하여 부천시립박물관으로 조성’으로 구체화 되었다.

2017년 4월에는 통합박물관 건립 계획과 관련하여 <부천시 박물관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부천시박물관의 새로운 도약과 미래’를 주제로 부천시의 전체 박물관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 통합박물관 건립에 대한 추진상황과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부천시는 교육·유럽자기·수석·활·옹기박물관과 펄벅기념관 6개관의 운영에 대해 6관, 4관, 1관 2분관 체계를 제시하고 정책토론회 및 정책자문 결과를 토대로 운영체계 및 방법 등을 결정하려 했다.

이 토론회의 발제자인 최병식은 박물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변화된 운영체계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문화재단 위탁운영체계는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이나 실상은 지자체, 문화재단, 박물관의 3중 행정구조에서 업무협력과 예산확보 등을 위한 효율성이 확보되지 않는다”19)고 하여 직영체계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또한 부천시박물관의 운영체계로 제시된 3개의 안 중 1안이 가장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며 “각기 박물관의 성격과 내용이 다르게 형성되어 있으며, 설립 당시부터 개인 소장자들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출발한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통합형 박물관으로 거듭나기에는 어려움이 발생”20)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이에 따라 건축구조 역시 3개관이 독립적인 공간체계를 지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표 3. 통합박물관 운영체계 논의 내용
구분 체계 내용
1안 6관 교육·유럽자기·수석·활·펄벅·옹기
2안 4관 통합박물관(교육·유럽자기·수석)·활·펄벅·옹기
3안 1관 2분관 부천시립박물관(교육·유럽자기·수석·옹기)·활·펄벅

자료: 이태훈(201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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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on Bucheon 2028>에는 박물관 건립 사업 확정으로 ‘소사로 638 옹기박물관 후면 부지에 사업비 92억여 원을 투입하여 연면적 2,848m2 지하 1층, 지상 2층의 규모로 3개 전시실, 수장고, 체험실, 기타 부대시설 등을 갖춘 부천시박물관 건립’이라고 부지, 사업비, 규모 등이 명시되어 있으며 <Vision Bucheon 2029>에서 부천시립박물관이 착공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 4. Vision Bucheon에 나타난 박물관 관련 정책
연도 전략방향 중점추진사업 세부추진사업
2010 문화 예술 기반구축 박물관 밸리 조성 특수 박물관 유치, 펄벅 기념관 건립, 옹기민속마을 조성, 수주기념관 건립, 선사유적 박물관 건립, 자연사 생태 박물관 건립, 문화산업 박물관 Complex 조성
2023 부천형 문화공간 확충 테마형 박물관 건립 수주 문학관 건립, 고강 선사유적 박물관 건립, 칠기 박물관 설치
2025 부천형 문화공간 확충 테마형 박물관 건립 수주 문학관 건립, 고강 선사유적 박물관 건립, 통합(옹기 등) 박물관 건립
2026 문화 공간 확충 테마형 박물관 건립 수주 문학관 건립, 고강 선사유적 박물관 건립, 부천시립박물관(통합박물관) 건립
2027 문화시설 인프라 확충 테마형 박물관 건립 수주 문학관 건립, 고강 선사유적 박물관 건립, 부천시립박물관(통합박물관) 건립, 부천시립미술관 건립
2028 문화시설 인프라 확충 테마형 박물관 건립 수주 문학관 건립, 고강 선사유적 박물관 건립, 부천시립박물관(통합박물관) 건립, 부천시립미술관 건립, 펄벅테마파크 조성
2029 문화시설 인프라 확충 테마형 박물관 건립 주 문학관 건립, 고강 선사유적 박물관 건립, 부천시립박물관(통합박물관) 건립, 부천시립미술관 건립, 펄벅테마파크 조성
2030 문화시설 인프라 확충 테마형 박물관 건립 수주 문학관 건립, 고강 선사유적 체험관 건립, 부천시립미술관 건립, 펄벅테마파크 조성
2031 문화시설 인프라 확충 테마형 문화시설 건립 수주 문학관 건립, 고강 선사유적 체험관 건립, 부천시립미술관 건립, 펄벅테마파크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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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운동장 하부공간에 위치했던 교육·유럽자기·수석박물관을 옹기박물관 후면에 새로운 공간을 건축하여 이전하였다. 기존 옹기박물관은 그대로 유지하여 옹기관으로 명명하고, 교육·유럽자기·수석 소장품은 새로운 공간에 수장 및 전시하여 통합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102.64억 원으로 도비 2.4억, 시비 95.24억 원, 특조금 5억 원이 소요되었다.

표 5. 통합박물관 건축연혁
시기 내용
2014. 8. 박물관 이전 건립계획(안) 방침 결정
2014.11. 통합박물관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2015. 2.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 완료
2015.11.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
2016. 8. 지방재정 道 투자사업 심사 승인
2017. 4. 시민 정책토론회 개최
2017. 4~7. 건축 설계업체 선정(공모) 및 착수
2017. 9.~2018. 6. 도시관리계획변경(여월공원조성계획변경)
2018. 2~4. 전시물 설계 및 제작·설치업체 선정 및 착수
2018.12. 공사 건축 및 전시 설계 완료
2019. 3. 공사 착공
2019. 8. 공사 준공
2020.10. 전시물 설계 및 제작·설치 준공

자료: 부천시박물관(202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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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준공 후 2020년 1월에는 이전 건립 중인 ⌜부천시 박물관(가칭)⌟에 대한 새로운 명칭을 공모하였다. 이 공모를 통해 부천시립박물관이라는 명칭으로 2020년 12월 개관하였다. 부천시박물관은 기존의 ‘전문테마박물관’ 시기를 지나 종합박물관인 ‘시립박물관’과 분관개념인 ‘활박물관’, ‘펄벅기념관’의 3관으로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2. 독립적인 테마별 전시구성

통합관은 기존에 운영 중이던 옹기박물관 후면 부지에 연면적 2,848m2의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건축되었다. 1층에 기획전시실, 수장고, 체험실, 강당, 휴게공간 등이 조성되었고 2층에는 체험실, 사무실과 함께 교육·유럽자기·수석 테마관 전시실이 마련되었다.

앞서 최병식은 “각기 박물관의 성격과 내용이 다르게 형성되어 있으며, 설립 당시부터 개인 소장자들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출발한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통합형 박물관으로 거듭나기에는 어려움이 발생”21)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교육·유럽자기·수석 3개관은 1종 전문박물관으로서 공간의 독립은 물론, 기본적인 시설확보와 관별 고유색상 지정, 인테리어의 차별화를 통한 독자적인 특색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라고22) 한 것은 기존의 3개관이 기증에 의한 테마박물관이었던 만큼 그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부천시립박물관과 활박물관, 펄벅기념관으로 1관 2분관의 운영체계가 되기는 했지만, 부천시립박물관 내 전시 및 수장 공간은 교육·유럽자기·수석·옹기가 독립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부천시립박물관의 전시공간은 건축 단계에서부터 교육·유럽자기·수석의 독립된 전시실을 기본으로 구성되었다. 다만 기존에 운영되었던 부천종합운동장 하부공간의 전시실 규모는 교육 456.37m2, 유럽자기 384.51m2, 수석 447.6m2이었던 것에 비해 수장공간 및 기타 공간은 늘어났지만 통합관 이전 후 전시실 규모가 교육 207.46m2, 유럽자기 206.30m2, 수석 214.54m2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각 테마를 충분히 보여주기 위한 전시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표 6. 이전 3관 전시실 규모 비교
교육 유럽자기 수석
변경 전 456.37m2 384.51m2 447.60m2
변경 후 207.46m2 206.30m2 214.54m2

자료: 부천시박물관(2020: 20)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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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박물관으로의 이전 이후 각 전시실을 옹기관, 교육관, 유럽자기관, 수석관으로 명명하였다. 옹기관은 기존 옹기박물관 2개의 상설전시실을 뜻하며, 새로 지어진 통합관에는 교육관, 유럽자기관, 수석관이 자리하고 있다. 세 개의 전시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각각의 출입구가 있어 자유로운 동선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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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부천시립박물관 통합관 2층의 3개관 평면도 자료: 부천시박물관(202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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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관으로 이전한 3개관의 전시는 건축설계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구상되기 시작했다. ⌜2017 부천시박물관 중단기(2018-2020) 운영전략 보고서⌟에서 이미 전시 스토리가 구성되었고, 2019년에 작성된 ⌜통합박물관 이전 업무 기본계획⌟에서 수정·보완되었다.

교육관은 ‘부천교육의 어제와 오늘’, 유럽자기관은 ‘유럽자기의 예술과 문화’, 수석관은 ‘자연을 담은 수석의 신비’라는 주제를 담고 있으며 국립한글박물관, 서울교육박물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호림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라뜰리에, 지질박물관 등을 벤치마킹하여 전시콘텐츠 및 전시연출과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 했다. 전시기법에 있어 VR, AR, 터치스크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및 인터렉티브 콘텐츠 등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 및 체험존을 구성하였다.

또한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을 중점적인 사안으로 계획하였다. 박물관의 연혁 및 운영사항 연보 정리와 기증자에 대한 구술채록 및 자료조사를 통해 박물관과 관련된 역사적 문헌자료 수집하려 하였다.

표 7. 통합관 3개관 전시구성
전시관 전시내용 연출매체
교육 전시주제: 부천교육의 어제와 오늘
교육의 시작과 변화, 평생교육시대 교육 진화-부천교육의 도입기-부천교육의 확장기-부천교육의 차별화-옛날 교실 재현-부천교육의 미래
패널, 디지털 액자, 키오스크, 미니어처, 빔프로젝터 등
유럽자기 전시주제: 유럽자기의 예술과 문화
도자역사/유럽자기의 역사/유럽자기 이야기-국가별 대표적인 유럽자기-자기인형의 방-유럽 다이닝룸-유럽 다이닝룸 포토존
패널, 모형, 빔프로젝터, 미디어터치, 앤틱가구 등
수석 전시주제: 자연을 담은 수석의 신비
수석이란-우리나라 수석산지-자연을 닮은 수석-VR을 이용한 체험존-문헌에 보이는 수석, 선조들의 수석 사랑
패널, VR, 미디어터치 등

자료: 부천시박물관(2019: 3)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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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유럽자기·수석·옹기박물관은 부천시립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통합박물관이 되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각각의 전시 스토리는 서로 연계되지 않고 있다. 먼저 옹기관은 기존의 옹기박물관 건물과 전시실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이다. 옹기관 뒤편 별도의 건축물 2층에 위치한 교육·유럽자기·수석관은 각기 독립적인 전시공간을 가졌으며, 각각의 고유색상과 인테리어로 전시 구성되었다. 공간적으로 봤을 때 기존에 운영되던 테마박물관을 물리적으로 한 건축물에 모아 둔 것에 불과하다.

기존의 테마박물관은 기증으로 설립된 만큼 각 테마의 색깔이 강하며 이들이 하나의 전시 스토리를 가지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부천시립박물관이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게 된 만큼 종합박물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IV. 부천시립박물관 운영 및 전시 개선방안

1. 부천문화재단 고유사업으로서의 박물관 운영

부천시립박물관은 현재 부천문화재단에 위탁 운영되고 있다. 부천문화재단이 박물관을 처음으로 위탁 받은 것은 2005년이다. 교육·유럽자기·수석·활박물관을 처음 위탁 운영하였고, 2011년에는 펄벅·옹기박물관까지 6개의 박물관을 위탁 받았다. 이 6개 관을 ‘부천시박물관’으로 묶어 2018년까지 운영하였다. 2019~2020년은 부천문화원에서 6개 관을 위탁받아 운영하였다. 민간위탁은 계약기간이 3년이지만 ‘부당한 거래행위 등 계약의 공정성 및 투명성 훼손’을 이유로 2년 만에 계약종료되었다. 2021년에는 부천문화재단이 관리위탁으로 재위탁 받아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위탁운영은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2조의 ‘민간위탁’에 해당하며, 단기적으로는 1년, 길게는 3년의 계약기간을 정하고 연장해 가는 방식을 취한다. 이와 같은 운영체계는 위탁기관의 전문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며, 예산절감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선택으로 여겨진다. 위탁운영은 지자체에 박물관 전담 학예사가 부재한 상황이나, 담당부서 공무원의 순환근무로 인한 박물관 운영 이해도가 비교적 낮은 현재의 행정적 미비함을 보완하는 적절한 방안으로 생각된다.

예산절감의 문제는 사업수행의 한계, 시설보강의 낙후, 직원의 불안정한 처우 등 상대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한다. 특히 직원의 임기는 위탁기간과 동일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하여 소신 있는 업무처리가 어려운 점이 있다.23) 부천문화재단의 재위탁 과정에서 기존 계약직 직원 중 일부를 부천문화재단 소속의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그러면서 부천시박물관의 실무적 운영이 기존 위탁운영체제에서보다 비교적 장기적 안목에서 진행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재위탁이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른 ‘관리위탁’으로 진행되면서 이전에 비해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사실상 지자체가 직영하는 것이 업무의 신속성, 일원화 측면에서 가장 타당하고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위탁운영이 전문성 확보라는 차원의 명목이 있기는 하지만 실상은 지자체, 문화재단, 박물관의 3중 행정구조에서 업무협력과 예산확보 등을 위한 효율성이 확보되지 않는다24)는 것이다.

지자체에서 사업의 최종적인 결정권은 예산 승인권을 갖고 있는 시의회에 있다. 그런데 의회의 인식부족으로 박물관 활성화를 어렵게 만드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하려 하기보다는 박물관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을 현 인력의 문제로만 인식하여 오히려 예산과 인력을 더욱 삭감하는 통제적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경우25)도 자주 일어난다.

최근 부천문화재단에서 ‘부천문화재단 조직진단 및 분석 연구’를 진행하였다. 현 부천문화재단 사업영역은 부천시의 문화시설 운영 및 관리에서부터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정책개발 지원과 자문, 시민 문화예술 교육 및 활동 지원과 전문인력의 양성, 지역문화예술 활성화 등 다양한 문화활동에 분포되어 있다. 사업영역 중 하나인 문화예술진흥을 위하여 시장이 위탁하는 사업과 문화시설의 운영 및 관리 차원에서 부천시박물관을 관리위탁 중인데 이를 재단 전담사업으로 전환하여 전문성을 제고하자는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재단 전담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장기적으로 전문성 있는 직원의 순환근무를 통한 인력 및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한 2개의 위탁사업(부천시박물관, 부천아트벙커B39)은 조례개정을 통하여 재단에서 고유사업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성, 전문성 측면에서 타 관리 방식보다 유리하며, 직접 관리·운영할 경우 기존 사업과 연계하여 고객유치, 홍보, 프로그램 개발, 시설의 통합 관리 등을 수행할 수 있어 효율적 관리·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26)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부천시박물관 운영에 관해서는 박물관이 재단에 위탁운영되던 초기에서부터 “독립성과 특성을 가지고 운영되는 관들의 운영 실효를 위해서는 시가 독립사무소 형태로 직접 운영하든지, 아니면 문화재단과는 별개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별도의 ‘뮤지엄 재단’ 을 만들어 독자적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27)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당장에 독립적인 재단을 구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재단 고유사업으로 전환 시 운영 효율성 및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의 대안으로 생각된다.

2. 부천시립박물관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시 개편

2000년대 초반부터 운영되던 테마박물관 중 일부가 부천시립박물관으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박물관 통합 운영에 대한 중장기 계획 없이 공간을 우선으로 만든 후에 물리적인 통합이 이루어졌다. ‘2017년 부천시박물관 중단기(2018~2020) 운영전략 보고서’를 통해 중단기 운영전략을 수립하였으나 통합되기 이전인 2017년 당시의 기준으로 작성되어 통합 운영에 대한 계획보다 교육·유럽자기·수석박물관 전시실 연출계획만 포함하고 있다. 다만 통합 후인 2021년 완료한 <부천시박물관 중장기 발전방안 2023-2027>을 통해 “부천시박물관의 역할을 정립하고, 부천시민의 삶과 함께 지속가능한 박물관으로 재정립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수립하는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기존 옹기박물관 건물 후면에 지어진 통합관의 3개 상설전시실은 테마박물관으로 운영되던 때의 소장품 특성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부천시립박물관의 전체적인 정체성이 모호하다. 교육관은 시대별 교육 변천사와 추억이 담긴 옛 교실의 모습, 교육과정별 사용했던 교과서와 함께 당시 학생들이 즐겼던 놀이, 장난감, 간식 등을 전시하고 있고, 유럽자기관에는 유럽문화와 예술, 희귀한 유럽 자기, 유명한 동화나 이야기가 그려진 자기와 장식품 등을 전시, 수석관은 수석의 모양이나 새겨진 무늬에 따라 분류되는 다양한 종류의 수석을 전시하고 있다. 옹기관은 통합 이전부터 운영하던 전시실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와 용도의 옹기가 전시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전시환경이 노후화되었고 전시해설을 위한 음향 및 영상매체와 VR 체험 시설, 옹기 도자기 맞추기 퍼즐 체험 코너 등도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통합 운영에 대한 중장기 계획 없이 공간이 만들어지고 이전하게 되면서, 통합된 박물관 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옹기관과 통합관은 야외를 통해 이동해야 하는 완전히 별개의 공간인데다가 일부 관람객은 통합관의 3개 전시장을 보고 뭘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종종 보이기도 한다.

부천시박물관 전체를 아우르는 정체성이나 운영 방향은 차치하고 당장 부천시립박물관의 4개 전시관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제까지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4개의 박물관을 하나로 묶어 “부천시립박물관”으로 전환하는 것은 세심하게 짜인 계획을 필요로 하며 “부천”, “시립”의 맥락에서 정체성이 재정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지역, 소장품, 전시, 교육 전반에 걸친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유럽자기·수석 3개관은 기증에 의한 테마박물관이었던 만큼 그 색깔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전체적인 전시 개편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교육·유럽자기·수석관이 부천시립박물관으로의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정체성 마련이 절실하다.

“부천”, “시립”이라는 맥락에서라면 전체 콘텐츠를 개편하여 부천 역사와 문화의 변천, 부천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지역박물관을 지향하는 것이 타당하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시대별로 다루면서 그 지역의 특색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사~조선시대의 부천이 타지역과 차별화되는 역사적 사실이 거의 없고 관람객의 시선을 끌 만한 소장유물 확보가 어렵다면 이 시기를 소략하게 다루더라도 최근 근현대시대 문화 및 관련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고려하여 부천의 근현대 역사와 문화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전시도 관람객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이다. 근현대 시대의 소장품을 확보하는 것은 비교적 예산부담을 덜 수 있으며,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보조 전시자료 활용도 용이하다.

부천 근현대 역사를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의 변천, 부천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전시로 “부천”, “시립”의 정체성을 보완할 수 있으며, 옹기를 만들어 팔던 ‘점말’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기존의 옹기 전시는 부천의 역사 및 지역성과 연계되어 근현대 전시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정책적으로 박물관 도시 부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전시에 포함하여 부천시립박물관 통합관이 어떻게, 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관람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면 교육·유럽자기·수석관의 소속감을 높이고 박물관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현실성 있는 개선방안은 노후화된 옹기관 전시실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완공된 지 불과 3년여밖에 되지 않은 통합관 상설전시실을 전면 개편하는 것은 내외부적으로 공감대 형성은 물론 예산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다만 옹기관 전시실은 개관 이후 그대로 유지되어 노후화된 부분이 많으며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점으로 전면 개편을 위한 예산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부천의 역사와 문화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부분적으로 전시를 변경해 나아가며, 추후 교육·유럽자기·수석·옹기 등의 세부주제는 테마코너 운영이나 정기적으로 주제를 교체하는 기획전, 기증자전시실 운영 등의 전시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3. 지역문화자원 조사·연구를 통한 전시 스토리텔링

앞서 부천시립박물관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시 개편을 위해 부천 근현대의 문화와 역사를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피력하였다. 지역성을 드러내는 전시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지역문화자원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는 기존의 운영방안에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지만 인력 및 예산 문제, 연구역량 부족 등으로 실무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지역의 공립박물관은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콘텐츠로 삼아 문화적 랜드마크가 되기를 바라는 특성이 있다. 국립박물관은 일반적으로 유물과 전시품을 통해 국가의 역사와 문화 및 예술분야의 발전과정을 다루지만, 지역의 공립박물관은 공간 범위를 지역으로 한정하여 지역사와 연관된 다양한 소재로 지역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정보제공을 원하기 때문이다.28)

이제 부천시립박물관으로서의 정체성 확보와 전시 개편에 있어 지역문화자원 조사·연구는 필수적이며, 지역문화 예술자원이나 문화예술 활동과 협업 또는 연계하는 것은 공공성을 가진 박물관이 해야 할 의무의 하나이다.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오래된 마을, 토박이, 노포, 건축물 등에 대해서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시나 교육·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시민들과 공유해야 한다. 조사나 전시, 교육과정에서 지역 문화예술인이나 단체들과 협업도 필요하다.

시기적으로 근현대를 조사하는 것은 부천의 지역적 특성을 드러내는 데 유리하다. 근현대 생활문화라는 것은 ‘전근대 사회에는 없었던 삶의 형식과 내용’(배영동, 2017: 14)이라고 정의한다면 부천의 급격한 산업화와 문화변동은 이를 더 명확하게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조사방식으로는 생애사에 주목해 볼 수 있다. 2022년 부천시립박물관에서는 경기도 지원사업의 하나인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사업을 통해 <기록하다; 부천 사람들의 삶과 문화>라는 주제로 부천의 역사문화와 부천사람들의 삶에 대해 주목하는 기획전시를 개최하였다. 지역의 역량 있는 활동가들을 통해 부천의 역사문화와 관련된 문서, 사진, 자료 등을 수집 및 전시하여 지역의 문화자원을 시민과 공유하고 부천지역의 박물관으로서 지역정체성 확립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지역의 문화자원, 인물 등을 발굴하고 사진촬영, 구술녹취, 영상제작 등의 방법으로 수집하여 자료집으로 발간하였다. 특히 부천의 역사를 생애사적 관점에서 조명하기 위해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부분은 부천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발굴 및 기록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지역성을 드러내는 유물 구입 및 기증유도 같은 추후 소장품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 그리고 이를 위한 예산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3년 4월부터 시작된 부천시 승격 50주년 기념 특별전 유물 기증 캠페인 <장롱 속 유물을 찾습니다>를 통한 유물 확보 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부천과 관련된 근현대 생활사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증유물의 전시활용은 물론 기증자의 개막식 초대, 기증내역 홈페이지 공개, 박물관 소식지 기증내용 소개 등을 공지하여 기증자 예우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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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기록하다; 부천 사람들의 삶과 문화> 포스터 자료: 부천시박물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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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장롱 속 유물을 찾습니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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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회 부천시의회에서 부천시의원 박명혜는 근현대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리해서 미래유산을 계승·발전시키려는 목적으로 진행 된 서울시의 미래유산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근현대역사를 복원하는 사업의 추진을 부천시에 제안하였다.

저는 역곡 안동네와 대장동이 사라지기 전에 이제 부천의 정체성, 문화도시 부천, 자꾸만 새로운 것을 만들고 새로운 것들을 인위적으로 꾸미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부천시민들이 쌓아온 경험과 축적, 삶의 흔적들을 부천의 도시유산으로 잘 보존하고 함께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29)

또한 현재 개발을 앞두고 있는 역곡동, 대장동의 고택, 생활문화재, 사람들의 삶의 역사 등을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부천의 고유성·정체성 강화를 위해서 도시의 문화적 가치, 자산현황을 파악하고 보존하기 위한 도시유산에 대한 정책적 제도 마련을 제안하였다.

박물관 운영은 유물을 기반으로 하지만 유물이 없는 것은 대여나 디지털 전시를 통해 대체할 수 있어도 조사·연구자료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없는 것은 전시, 연구, 교육, 체험 등 어떤 분야에서도 극복하기 어렵다. 부천시립박물관은 지역을 대표하는 박물관으로서 지역문화유산 수집과 연구에 주력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전시 스토리텔링은 박물관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데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이러한 뚜렷한 정체성이 있어야 전시, 조사·연구의 방향이 정확하게 설정될 수 있으며, 교육·체험프로그램 역시 전시개편에 따라 자연스러운 정비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V. 결론

이 연구는 부천이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해온 박물관 정책을 통해 설립된 부천시립박물관의 설립과정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그 운영 및 전시 개선방안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 부천의 박물관 정책은 1990년대 제조업이 쇠퇴한 상황에서, 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문화산업과 같은 신산업 육성에서 모색한 배경에서 구상되었다.

기증을 통해 박물관을 설립하려는 부천시의 적극적인 추진은 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에 8개관, 이후 2011년까지 2개의 박물관을 추가로 건립하였고 이는 부천이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기여하였다. 이 시기에 건립된 박물관 중 종합운동장 하부공간에 위치했던 교육·유럽자기·수석박물관을 옹기박물관 후면에 새로운 공간을 건축하여 이전하였다.

부천시립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통합박물관이 되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각각의 전시 스토리는 서로 연계되지 않고 각기 독립적인 전시공간을 가지고 있어 기존에 운영되던 테마박물관을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모아 둔 형상이다. 박물관 역할이나 콘텐츠에 대한 고민의 부족으로 통합 이후의 운영에 대한 중장기 정책이 부재한 상태로 통합이 이루어짐에 따라 사업 운영의 방향, 조직체계 등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부천시립박물관은 새로운 역할 정립을 위해 기존의 테마박물관에서 종합박물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박물관 운영에 관해서는 박물관이 재단에 위탁 운영되던 초기에부터 독립된 운영체계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문화재단 위탁운영체계는 지자체, 문화재단, 박물관의 3중 행정구조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독립적인 재단을 구성하기 어렵다면 재단 고유사업으로 전환하여 운영 효율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전시의 경우 현실성 있는 개선방안으로 노후화된 옹기관 전시실을 리모델링하여 활용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부천 근현대 역사를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의 변천, 부천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전시로 “부천”, “시립”의 정체성을 보완할 수 있으며, 박물관 도시 부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근현대사 전시에 포함하여 부천시립박물관 통합관이 어떻게, 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부천시립박물관의 역할로 지역문화자원에 대한 조사와 연구에 대한 집중도 필요하다. 정체성 확보와 전시 개편에 있어 지역문화자원 조사·연구는 필수적이며, 지역문화 예술자원이나 문화예술 활동과 협업 또는 연계하는 것은 공공성을 가진 박물관이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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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부천시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bcmuseum.or.kr

Notes

1) 김혜인(2011), ⌜지방자치단체 연계 사립박물관 운영 활성화 방안 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63쪽(참고).

2) 한동민(2017), 박물관 이전 운영 사례, ⌜부천시박물관 정책토론회⌟, 부천시박물관, 49쪽.

3) 문화다움(2021), ⌜부천시박물관 중장기 발전방안 수립 연구 2023-2027⌟, 부천문화재단, 3쪽.

4) 김기곤(2008), ⌜문화도시의 구성과 공간정치 연구 : 광주, 전주, 부천의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중심으로⌟, 전남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학위 논문, 100쪽.

5) 민선1기 시정 슬로건은 '활력이 넘치는 건강한 부천', 민선 2·3기 '시민과 함께 만드는 21세기 문화도시 부천', 민선3·4기 '문화로 발전하고 경제로 도약하는 부천'이었다. 민선5·6기에는 '문화특별시 부천 시민이 시장입니다'를 시정 슬로건으로 사용했다.

6) 전영옥(2004), ⌜문화자원 개발과 지역활성화 전략⌟, 삼성경제연구소, 19쪽.

7) 김기곤(2008), 앞의 글, 105쪽.

8) 부천시기획예산과(2001), ⌜Vision Bucheon 2010 : 첨단산업과 함께하는 문화도시 부천⌟, 부천시, 35쪽

9) 강덕면(2002), 부천시 박물관 정책의 현황, ⌜부천시 문화환경 조성과 박물관 프로젝트⌟, 부천문화재단, 60쪽.

10) 박은실(2002), 부천 박물관밸리의 근린공원부지 활용실태와 환경계획에 관한 연구, ⌜디자인학연구⌟, 46호, 한국디자인학회, 126쪽.

11) 강덕면(2002), 앞의 글, 61쪽.

12) 부천시 박물관 설치 및 운영 조례(경기도 부천시 조례 제2980호).

12) [시행 2001. 11. 29.] [조례 제1864호, 2001. 11. 29., 제정]

13) 김혜인(2011), 앞의 글, 63쪽.

14) 부천시 문화예술과장 오동택, 제248회 부천시의회(제2차정례회) 재정문화위원회 회의록 제5호,

14) 부천시의회사무국 (일시: 2020년 12월 1일(화), 장소: 재정문화위원회회의실).

15)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2조(정의) 3. “민간위탁”이란 법률에 규정된 행정기관의 사무 중 일부를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에게 맡겨 그의 명의로 그의 책임 아래 행사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16)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 제19조(관리위탁 행정재산의 수탁 자격 및 기간) ➀ 법 제27조제1항에 따라 행정재산을 관리위탁할 때 해당 행정재산의 관리를 위하여 특별한 기술과 능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기술과 능력을 갖추는 등 해당 행정재산을 관리하기에 적합한 자에게 관리위탁을 하여야 한다. ➁ 행정재산의 관리위탁기간은 5년 이내로 하되, 한 번만 갱신할 수 있다. 이 경우 갱신기간은 5년 이내로 한다.

17) 부천시는 지난 7월 8일 고강선사유적공원 내에 수주 문학관을 개관했다. 수주문학관은 고강선사유적공원 내 자리하고 있고, 수주도서관, 고강선사유적체험관, 고강시민학습원이 함께 조성되어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8) 사단법인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2015), ⌜박물관 이전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부천시, 1쪽.

19) 최병식(2017), 부천시 박물관의 효율적 운영 방안, ⌜부천시박물관 정책토론회⌟(13-36), 부천시박물관, 28-29쪽.

20) 최병식(2017), 위의 글, 31쪽.

21) 최병식(2017), 위의 글, 31쪽.

22) 최병식(2017), 위의 글, 33쪽.

23) 최병식(2017), 위의 글, 28쪽.

24) 최병식(2017), 위의 글, 29쪽.

25) 김파중(2013), ⌜공립박물관의 민간위탁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 : 부천시 사례를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79쪽.

26) 한국지식산업연구원(2022), ⌜부천문화재단 조직진단 및 분석 연구용역⌟, 부천문화재단, 214쪽.

27) 김찬동(2017), 박물관과 지역주민의 공존, ⌜부천시박물관 정책토론회⌟(42-46), 부천시박물관, 45쪽.

28) 신창희·방문식(2019), 지역 공립박물관 콘텐츠 개발과 활용-인제산촌민속박물관을 중심으로-, ⌜역사민속학⌟ 56, 한국역사민속학회, 26쪽.

29) 부천시의회사무국(2021. 3. 5.), 부천시의원 박명혜, 제250회 부천시의회(임시회) 본회의 회의록 제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