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한국사회는 주 52시간 근로제,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4차 산업혁명 등에 따른 사회적 전환기를 맞이하면서 여가생활이 다변화되고 여가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달라지는 변동의 과정을 경험해오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2018)1) 이에 학계에서는 여가생활의 변화에 대한 객관적 통계 수치를 활용해 현실을 진단하면서 여가생활이 새롭게 재구성되고 있음을 지적하거나(김의재·강현욱, 2021), 일 중심적인 라이프스타일에서 일과 여가의 균형 또는 여가를 통한 행복 추구의 방향으로 변화되는 인식의 추이를 추적함으로써(최승묵, 2020) 여가와 관련해 현격히 달라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드러내왔다. 사회 문화적 환경 변화에 따른 여가생활의 변화에 주목하여 그 실체를 파악하고, 여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지적하는 논의들이 꾸준히 이어져 온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정부는 2015년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제정 이후 국민의 여가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여가정책을 시행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은 2018년부터 실시되어 5년 주기로 시행되고 있으며, 2023년 5월에는 2차 계획을 발표하였다. 제1차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에서는 여가 참여기반 구축, 여가 접근성 개선, 여가 생태계 확대 등의 전략을 내세워 일과 여가의 균형에 초점을 두었다면, 제2차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에서는 여가누림 확대, 함께 누리는 여가문화, 미래형 여가 생태계 구축을 과제로 삼으며 여가의 사회적 가치 확산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가정책의 시행과는 별개로 여가정책에 대한 논의는 상당히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선행연구의 공백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2018년 발표된 제1차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에서 수요자 중심 여가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다양한 계층이나 요구에 맞는 여가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성과를 이뤘으나 정작 수요자들의 여가정책에 대한 인식을 읽어내려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다2). 둘째, 여가생활의 지역격차에 대한 정책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지역규모와 여가정책의 중요성 인식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민들의 여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지역규모에 따라 국민들이 어떠한 정책을 중요시하는가에 대해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08).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이 연구는 탐색적인 수준에서 여가정책에 대해 지역규모별로 국민들이 어느 정도 중요하게 인식하는가를 살펴보고, 지역규모가 이들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가 다루고자 하는 연구문제는 다음의 두 가지이다.
이 연구는 2022년 실시된 국민여가활동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연구문제를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이어지는 Ⅱ장에서는 여가정책과 관련된 논의를 먼저 살펴본 후 여가정책과 지역격차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으로 Ⅲ장에서는 이 연구에서 사용한 자료와 주요 변수의 구성에 대해 소개한다. Ⅳ장에서는 2022년 국민여가활동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다양한 여가정책의 중요성에 미치는 결정요인에 대한 분석결과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Ⅴ장에서는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정리하고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논의한다.
Ⅱ. 선행연구 검토
정부는 지속가능한 여가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2015년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이라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동법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5년마다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기간별 추진과제와 추진방법을 제시하도록 하며, 지방자치단체는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여가 활성화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시행계획과 실적을 제출할 것을 의무화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에서 제시된 국민의 여가활동 기반 조성과 여건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제1차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2018~2022년)에 이어 제2차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2023~2027년)을 추진해왔다. <표 1>을 보면, 제1차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에서는 정책비전을 ‘보다 나은 삶, 일과 여가의 혁신적 균형’으로 삼고, 중점추진과제로 ‘여가참여기반 확대’, ‘여가접근성 제고’, ‘여가생태계 확대’를 정립했다. 제2차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에서는 정책비전을 ‘생활 속 자유와 연대의 가치창출’로 정하고, 중점추진과제로 ‘자유로운 여가누림 확대’, ‘공정하게 누리는 여가문화 실현’, ‘미래형 여가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2차 계획에서는 1차 계획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여가의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생애주기, 안전, 환경 등의 핵심과제를 개선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여가정책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여가가 삶의 핵심영역으로 재구조화되고 있다는 점과 이로 인해 일과 여가의 균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여가정책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학문적으로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확산되어 왔다. 그러나 선행연구들은 여가정책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보는가의 문제보다는 여가활동 실태를 측정하고 어떤 여가정책이 필요한가를 제안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박정열 외, 2016; 최승묵, 2020). 여가정책을 다룬 일련의 연구들은 정책수요자 집단(최숙희, 2009)이나 노인(오영희, 2012; 황남희, 2015; 이현아, 2003), 청년세대(이수현, 2017), 50대 장년층(박지숭, 2012) 등 특정세대를 대상으로 여가활성화의 제약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해왔다. 여가활동 실태나 공공 여가시설 참여실태, 여가자원 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도출된 여가정책의 필요성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최근 들어 정책의 수요자들이 여가정책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다룬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이 연구들은 대개 ‘여가정책에 대한 만족 정도’ 만을 핵심주제로 다루고 있다. 가령, 공공여가시설에 대한 만족도와 여가를 삶의 필수적 요건 또는 삶의 긍정적 영향요인으로 인식하는 정도가 여가정책 만족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거나(김은수 외, 2020; 김지혜, 2022), 국민여가활동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2016년, 2018년, 2019년의 여가생활 변화를 분석하고 국민들의 여가 현황은 개선되고 있으나 여가정책 만족도는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최승묵, 2020). 이 연구들은 여가정책에 대한 만족도의 변화나 여가정책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실증적으로 검증했지만, 정책수요자인 국민들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여가정책을 어느 정도 중요시하는지, 그리고 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간과하고 있다.
정책수요자를 대상으로 여가정책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연구로는 차재빈(2018)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차재빈(2018)은 IPA기법을 활용하여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정책들의 상대적 중요도와 각 정책에 대한 만족도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여가정책 중 ‘다양한 여가시설’, ‘관련 법규/제도 개선’, ‘공휴일과 휴가 법적 보장’ 은 중요성과 만족도가 모두 높은 영역으로 나타났다.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보급’은 정책 만족도는 높지만 중요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반대로 ‘여가 관련 전문 인력 양성 및 배치’의 경우 정책 만족도는 낮지만 중요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여가 관련 동호회 육성/지원’, ‘소외계층을 위한 여가생활 지원’은 중요도와 만족도를 모두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여가정책의 상대적 중요도를 다루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원인을 유추하기보다는 정책 만족도와의 연계성을 밝히는 데 머물고 있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여가정책의 중요성 인식 내용은 여가정책의 수요자가 여가여건, 특정 집단에 대한 여가지원, 여가와 관련된 법적·제도적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이다3). 먼저 여가시설과 여가프로그램 등의 여가여건과 관련해서는 양적 증대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시설의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나눌 수 있다(정은성·권순재, 2019; 이향숙·신원우, 2016; 한수정·조용준, 2010). 전자의 입장에서는 여가시설의 양적 측면에 주목하여 주거지역에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여가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공여가시설이 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한수정·조용준, 2010). 후자의 경우 구체적으로 여가시설 및 여가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에 초점을 맞춰 가족 중심 또는 생애주기에 따른 질 높은 여가시설이나 여가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여 여가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윤소영, 2016).
여가여건 중 여가전문인력은 여가교육, 여가 조사 및 연구, 여가시설 운용 및 관리,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여가산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2015). 선행연구들은 여가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면 국민 개개인의 여가 수준에 맞는 여가활용 및 여가자원 관리 교육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여가 활성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보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오세숙·신규리, 2011; 하경희, 2018). 여가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창출되는 여가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인력 양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문화체육관광부, 2018).
특정 집단에 대한 여가정책으로는 동호회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소외계층의 여가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각 구(기초) 공공문화시설이 주관하는 동호회의 지원과 개별 동호회 지원으로 세분화하여 동호회 육성을 지원해왔다. 여가 동호회 참여가 갖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사회자본 개념과 연결지어 논의되어 왔는데, 여가 동호회 참여는 신체 건강과 정서적 안정감뿐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며 사회적 참여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Putnam, 2000; 류성옥·안영주, 2015; 남은영 외, 2012; 박민진 외, 2017).
소외계층의 여가활동 여건 개선을 지원하는 정책은 여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문화이용권의 범위를 확대하거나 여가의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소외계층의 여가정책 논의는 주로 저소득층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졌다. 여가활동은 저소득층의 행복 수준을 높일 뿐 아니라 사회적 배제를 완화시키며(서우석, 2015), 특히 생산적 여가는 자살률을 낮추기도 한다(김예성·하웅용, 2015). 하지만 저소득층이 여가를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더라도 실제 여가활동에 대한 자원이 제한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De Araujo et al., 2013; 박현남·허수연, 2023).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수요자인 국민들이 저소득층을 포함하여 소외계층의 여가정책에 대해 어느 정도 중요시하며, 어떠한 요인들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검증해보고자 한다.
여가 관련 법적 제도 중 여가 관련 법규 및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2018년 제정된 국민여가기본법의 선진화를 위해 법안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민규와 박수정(2018)은 여가정책의 발전을 위해 관련법을 정비해야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국민 여가 활성화 기본법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법안의 내용적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고시 제정, 새로운 여가나 세부적인 여가를 법적 영역에 포함, 사회적 약자 설정 시 접근성을 고려, 여가 영역의 복지에 대한 구체화, 여가 관련 위원회 설립, 여가활성화를 위한 재정확보를 위해 법적 근거 마련, 부속법안 제정 촉구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실제 정책수요자들이 여가 관련 법에 대해 어느 정도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여가 관련 법적 제도 중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의 문제는 제18대부터 제20대 국회까지 공휴일 법제화를 핵심 쟁점으로 논의해 왔으며, 2018년 근로기준법의 개정을 통해 공휴일의 유급휴일화가 실현되었다. 공휴일의 효력이 일반 국민들에게 적용됨에 따라 법제화를 통해 제도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으며(이송림, 2020), 휴가는 휴식 시간을 넘어 여행과 같은 적극적인 여가생활을 증진시키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문화체육관광부, 2017). 이에 따라 공휴일과 휴가의 법적 보장에 대한 중요성 인식에 대해서도 실증적으로 검증이 필요하다.
여가정책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슈는 ‘지역 격차’이다. 2018년 발표된 제1차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에서는 대표적인 여가시설인 영화관 역시 서울, 경기지역 등 대도시 주변에 밀집되어 있으며, 여가서비스 인력 역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여가서비스의 질에서도 지역격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음을 지적했다. 2023년 발표된 제2차 여가 활성화 기본계획에서도 문화시설 밀집도가 높은 대도시와 밀집도가 낮은 중소도시 및 농어촌 간의 공공 여가시설 이용기회가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이 거론되었다. 지역 간 여가 격차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책수요자 중심의 여가정책이 시행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부합하고, 지역민에게 실질적인 편익을 줄 수 있는 여가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문화체육관광부, 2018; 문화체육관광부, 2023).
여가정책과 지역 격차 논의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지역규모에 따른 격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을 내세우며 대도시와 읍면지역 주민 간 문화예술관람율 및 여가생활만족도 격차를 2027년까지 5% 내로 축소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문화체육관광부, 2023). 문화예술관람률의 경우 대도시는 60.7%, 읍면지역은 50%로 나타났으며, 여가생활만족도는 대도시 58.6%이며, 읍면지역은 49.4%로 지역규모 간 문화예술여가 격차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들이 문화여가를 통해 어느 정도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가를 수치화한 문화여가행복지수4) 에서도 지역규모에 따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2017)에 따르면 대도시가 68.3점, 중소도시가 66.9점, 읍면지역이 65.6점 순으로 문화여가를 통한 행복수준의 지역별 격차가 나타났다. 농산어촌 등 문화접근성이 낮고, 인구 감소로 활력이 저하된 지역을 대상으로 맞춤형 문화프로그램, 문화 인력 양성, 주민 참여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지역문화 활력 촉진 지원 사업 역시 지역규모에 따른 여가격차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책사업으로 볼 수 있다. 지역 간 여가격차에 대한 논의에서도 주로 여가시설, 프로그램과 같은 물리적 요소들이나(이재희, 2010; 장세길·이중섭, 2013) 거주민들이 느끼는 여가격차에 대한 인식을 가시화하고 있다. 정하림과 박인권(2021)은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여가시설에 대한 접근도가 지역 간 여가활동의 격차를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여가정책과 지역 격차를 다룬 기존 논의들은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지역 간 차이를 다루거나 특정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 전형상(2014)은 인천, 대전, 부산, 광주 4개 지역의 시정백서에서 제시하는 여가정책을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활동영역과 계층에 따라 구분하여 각 지역사회의 여가정책과 유형의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전형상(2015)은 앞서 살펴본 4개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의 여가를 활성화하기 위한 요인을 시설, 정책, 기타 요인으로 분류하여 각 지역 간의 차이를 밝혔다. 주상현 외(2007)는 남원시를 농촌지역과 도시지역으로 구분하여 노인들의 생활실태와 복지욕구를 분석한 결과, 농촌지역과 도시지역 간 서비스격차와 욕구 차이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의미있는 여가생활을 누리지 못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서울, 인천, 대전 등의 일부 지자체의 국책연구원들도 실증조사를 기반으로 한 정책연구를 수행해왔다(서울연구원, 2022; 인천연구원, 2021; 대전발전연구원, 2014). 이상의 연구들은 대도시와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여가정책에 대한 논의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를 갖지만, 지역규모에 따른 세분화를 배제한 채 이루어지는 여가정책 연구는 여가정책의 또 다른 사각지대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Marsden et al., 1982). 따라서 이 연구는 지역규모에 따라 여가정책 중요성 인식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가를 파악하고, 지역규모와 인구사회학적 특성 그리고 여가특성이 여가정책 중요성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탐구하고자 한다.
Ⅲ. 연구 방법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부는 ‘국민의 여가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여가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렇다면 실제 정책의 수요자들은 어떠한 여가정책을대해 중요시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분석한 자료는 2022년 국민여가활동조사이다. 국민여가활동조사는 매년 시행되는 전국 단위의 여가 실태 조사로, 여가정책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여가관련 변수들을 포함하고 있어 본 연구에 적합한 자료라 판단하였다. 조사대상은 다단계층화집락추출(stratified multi-stage cluster sampling)을 통해 표본으로 선정된 가구 내 상주하는 만 15세 이상 가구원이다. 조사는 2022년 9월 5일부터 11월 11일까지 가구방문면접조사로 실시되었고, 조사를 통해 만 15세 이상 남녀 응답자 10,046명의 자료가 수집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수집된 10,046명의 자료 중 미성년자 487명의 사례를 제외하는 정제작업을 실시한 후 실제 분석에는 성인 9,559명의 자료를 활용하였다.
이 연구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여가정책을 실제 정책수요자의 관점에서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고자 한다. 2022년 국민여가활동조사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여가시설의 다양성,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여가 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 여가 관련 동호회 육성 및 지원, 소외계층 여가생활 지원, 여가 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 보장의 총 일곱 개 분야의 여가정책에 대한 중요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일곱 개 분야의 정책을 지원내용에 따라 1) 여가여건에 대한 지원, 2) 특정 집단에 대한 여가 지원, 3) 여가와 관련된 법적 제도에 대한 지원이라는 세 가지 분야로 나누고, 각각의 여가정책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종속변수는 위에서 설정한 세 가지 분야의 세부적 정책적 지원에 대한 중요성이며 이에 대해 응답자는 7점 척도(1점: 전혀 중요하지 않다 - 7점: 매우 중요하다)로 구성된 응답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종속변수에 포함되는 일곱 개의 정책은 다음과 같이 세 영역으로 분류하였다. 먼저, 여가시설의 다양성,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여가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는 ‘여가여건에 대한 지원’으로 분류하였으며, 여가 관련 동호회 육성 및 지원, 소외계층 여가생활 지원은 ‘특정 집단에 대한 여가 지원’과 관련된 정책으로 분류하였다. 마지막으로, 여가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 보장은 ‘여가와 관련된 법적 제도에 대한 지원’과 관련된 정책으로 분류하였다. 독립변수는 응답자가 살고 있는 거주지역의 규모이며, 이에 대해 읍면지역을 준거집단으로 하여 대도시, 중소도시를 가변수 처리하였다.
이 연구는 지역규모(대도시, 중소도시, 읍면지역)가 여가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적 수준에서 분석하기 위해 인구사회학적 요인에 해당되는 성별, 연령, 결혼상태, 월평균 가구소득, 교육수준, 직업, 일인가구 여부와 여가 특성에 해당되는 여가시간, 여가비용, 동호회 참여여부, 공공문화여가시설 이용여부, 정책 만족도 변수를 통제하였다.
응답자의 성별은 남성을 준거집단으로 하여 가변수 처리하였고, 연령은 연속변수를 그대로 투입하였다. 결혼상태는 미혼, 기혼, 이혼·사별·별거로 구분하고 미혼을 준거집단으로 삼아 투입하였다. 월평균 가구소득은 (1) 100만 원 미만, (2) 100-200만 원, (3) 200-300만 원, (4) 300-400만 원 미만, (5) 400-500만 원, (6) 500-600만 원, (7) 600만 원 이상으로 구성된 연속변수를 그대로 투입하였다. 교육수준은 고졸 이하, 4년제 미만 대학, 4년제 이상 대학, 대학원 이상으로 구분하고 고졸 이하를 준거집단으로 하여 투입하였다. 직업은 직업 없음, 전문관리직, 사무직, 판매/서비스직, 농림어업/단숙기능직으로 구분하고 직업 없음을 준거집단으로 하여 가변수 처리하였다. 가구형태는 일인가구와 다인 가구로 구분하고 다인 가구를 준거집단으로 하여 투입하였다.
여가 특성 중 여가시간은 평일 여가시간과 주말 여가시간을 합산하여 연속변수로 투입하였다. 여가비용은 응답분포가 정규성을 벗어나는 양상이 확인되어 로그변환 후 분석에 투입하였다. 동호회 참여 여부에 대해 참여한 경우와 참여하지 않은 경우를 구분하여 참여하지 않은 경우를 준거집단으로 하여 처리하였다. 공공문화여가시설 이용 여부에 대해서도 이용한 경우와 이용하지 않은 경우를 구분하여 이용하지 않은 경우를 준거집단으로 하여 처리하였다. 각각의 정책적 지원에 대한 만족도는 연속변수를 그대로 투입하였다.
Ⅳ. 분석결과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을 거주지역의 규모에 따라 제시한 기술통계 결과는 <표 2>와 같다. 거주지역의 규모에 따른 비교를 위해 연속변수는 F-검정을, 범주변수는 분할표분석(chi-square test)을 실시하였다.
분석에 활용된 자료에서 지역규모별 응답자의 성비는 지역규모와 관계없이 모두 여성이 약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대도시: 52.5%, 읍면지역: 52.0%, 중소도시: 50.2%), 세 집단 간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평균 연령은 읍면지역(56.42세), 대도시(49.12세), 중소도시(48.81세) 순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평균차가 있었다. 결혼상태를 보면 미혼 비율은 중소도시에서, 기혼과 사별·이혼·별거는 읍면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미혼의 경우 중소도시(26.4%)가 가장 높고 대도시(25.3%), 읍면지역(14.5%) 순으로 나타났다. 기혼의 경우 읍면지역(67.3%)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대도시(63%), 중소도시는 62.2% 순으로 나타났다. 사별·이혼·별거의 경우 읍면지역(18.1%)이 가장 높고, 대도시(11.7%), 중소도시(11.4%) 순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가구소득은 대도시(5.72), 중소도시(5.55), 읍면지역(4.90) 순으로 나타났지만, 세 집단 간에 가구소득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교육수준의 경우 읍면지역은 대도시, 중소도시에 비해 고졸 이하의 비율이 높고, 대도시는 4년제 이상 대학이나 대학원 이상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고졸 이하의 경우 읍면지역(66.9%), 대도시 (49.7%), 중소도시(48.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4년제 미만 대학의 경우 중소도시(17%), 대도시(14.4%), 읍면지역(11.1%) 순으로 나타난 반면, 4년제 이상 대학의 경우 대도시(34.1%), 중소도시(33.7%), 읍면지역 (21.1%)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이상의 경우 대도시(1.8%), 중소도시(1%), 읍면지역(0.9%) 순으로 나타났다. 세 지역 간에 교육수준의 차이는 각각의 교육수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을 보면, 전문관리직(대도시: 5.7%, 중소도시: 4.7%, 읍면지역: 3.5%), 판매/서비스직(대도시: 30%, 중소도시: 28.2%, 읍면지역: 28.2%), 직업없음(대도시: 35.7%, 중소도시: 34.2%, 읍면지역: 32.7%)은 대도시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사무직(중소도시: 17.8%, 대도시: 15.6%, 읍면지역: 10.1%)은 중소도시에서, 농림어업/단순기능직(읍면지역: 25.6%, 중소도시: 15.2%, 대도시: 13%)은 읍면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세 지역 간에 직업비율의 차이는 판매/서비스직을 제외하고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가구형태인 일인가구의 경우 읍면지역(21.6%), 중소도시(18.7%), 대도시(17.1%)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역규모에 따라 여가정책의 중요성 인식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여가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응답자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1점)부터 매우 중요하다(7점)의 7점 척도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였으며, 이를 연속변수로 처리하여 <표 3>에는 해당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평균값을 제시하였다. 사용된 변수는 모두 연속변수로 지역규모에 따른 비교는 F-검정을 실시하였다.
여가여건에 대한 지원과 관련된 ‘여가시설의 다양성’,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여가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의 경우 지역규모와 관계없이 다른 여가 정책보다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이에 따라 ‘여가시설의 다양성’과 관련된 정책은 앞으로도 꾸준히 실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규모별로 살펴보면, 읍면지역 응답자의 응답평균이 5.47점으로 ‘보통이다’와 ‘매우 중요하다’ 사이의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 값은 지역규모가 커짐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여가시설의 다양성’ 다음으로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에 대해 여가정책의 중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에 대한 응답자의 응답평균은 지역규모에 따라 각각 읍면지역 5.38점, 중소도시 5.51점, 대도시 5.67점으로, 거주지역 규모가 커질수록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에 대해 읍면지역 5.30점, 중소도시 5.38점, 대도시 5.48점으로, 거주지역이 커질수록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집단에 대한 여가 지원의 경우 ‘여가 관련 동호회 육성 및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다른 여가 정책의 중요성에 비해 낮게 체감하고 있었다. 이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여가정책 중 여가관련 동호회에 대해 관심이 적은 경향을 보인다는 김보람 외(2022)와 유사한 결과이다. 응답 평균은 지역규모에 따라 각각 읍면지역 5.17점, 중소도시 5.19점, 대도시 5.28점으로, 거주지역의 규모가 커질수록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외계층 여가 지원’에 대해서는 ‘동호회 육성 및 지원’보다 그 중요성을 더 크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외계층 여가 지원’이 중요하다는 응답의 평균값은 읍면지역, 중소도시, 대도시 응답자에게서 각각 5.37점, 5.40점, 5.50점으로 지역규모가 커짐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와 관련된 법적 제도에 대한 지원으로서 ‘여가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과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 보장’에 대한 중요성 인식은 읍면지역과 중소도시 및 대도시 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여가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의 경우 읍면지역은 응답자의 응답 평균이 5.19점인 반면, 중소도시와 대도시 응답자의 응답평균은 5.39점으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 보장’에 대한 중요성은 ‘여가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보다 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 값은 지역규모가 커질수록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절에서는 여가여건과 관련된 ‘여가시설의 다양성’,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여가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본다. <표 4>를 보면 ‘여가시설의 다양성’의 경우 읍면지역에 비해 중소도시(β=0.033, p<0.05), 대도시(β=0.063, p<0.001)에 사는 응답자일수록 사업의 중요성을 높게 인식했다.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역시 읍면지역보다 중소도시(β=0.033, p<0.05)와 대도시(β=0.083, p<0.001)에 거주하는 응답자들이 사업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였다. 이와 달리, ‘여가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는 대도시에 거주할수록 사업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β=0.043, p<0.01), 중소도시는 읍면지역에 비해 유의미한 영향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즉, ‘여가시설의 다양성’과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에 대해 읍면지역보다 대도시와 중소도시에서 보다 중요시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여가 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에 대해서는 읍면지역보다 대도시에서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가시설의 다양성’의 경우 성별은 남성보다 여성이(β=0.023, p<0.05), 교육수준은 전문대학보다는 고졸 이하가(β=-0.034, p<0.01), 고졸 이하보다는 대학원 이상이(β=0.026, p<0.05), 직업은 직업 없음보다 농림어업/단순기능직이(β=0.024, p<0.05), 가구형태는 다인가구보다 일인가구가(β=0.034, p<0.05)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여가시간이 길수록(β=0.056, p<0.001), 여가비용을 많이 지출할수록(β= 0.074, p<0.001), 공공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이용한 경우가(β= 0.045, p<0.001), 정책 만족도가 높을수록(β=0.273, p<0.001) ‘여가시설의 다양성’을 중요시했다.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에 대해 성별은 남성보다 여성이(β= 0.032, p<0.01), 이혼·사별·별거보다는 미혼이(β=-0.034, p<0.05), 월평균 가구소득이 높을수록(β=0.029, p<0.05)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었다. 여가 특성의 경우 ‘여가시설의 다양성’과 마찬가지로, 여가시간이 길수록(β=0.059, p<0.001), 여가비용을 많이 지출할수록(β=0.063, p>0.001), 동호회에 참여할수록(β=0.025, p<0.05), 공공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할수록(β=0.076, p<0.001), 정책 만족도가 높을수록(β= 0.227, p<0.001)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에 대한 정책을 중요하게 인식하였다.
‘여가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에 대해서는 남성 응답자보다 여성 응답자가(β= 0.029, p<0.01), 이혼·사별·별거보다는 미혼이(β=-0.037, p<0.05), 고졸 이하보다는 4년제 대학이(β=0.037, p<0.01), 다인가구보다 일인가구가(β=0.031, p<0.05) 중요하게 인식할 확률이 높아졌다. 여가 특성 중 여가시간은 ‘여가시설의 다양성’, ‘질 좋은 여가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과 달리 ‘여가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여가관련 전문인력 양성 및 배치’에 대해서도 여가비용을 많이 지출할수록(β=0.071, p<0.001), 동호회에 참여할수록 (β=0.037, p<0.001), 공공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할수 록(β=0.061, p<0.001), 정책 만족도가 높을수록(β=0.240, p<0.001)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5>는 특정 집단의 여가와 관련된 ‘여가관련 동호회 육성 및 지원’, ‘소외계층 여가생활 지원’ 정책의 중요성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한 결과이다. 우선 지역규모는 ‘여가관련 동호회 육성 및 지원’ 정책의 중요성 인식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성별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이(β=0.024, p<0.05), 결혼상태는 미혼보다 이혼·사별·별거가(β=-0.043, p<0.01) ‘여가관련 동호회 육성 및 지원’의 중요성을 크게 느낄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특성의 경우, 여가시간을 제외하고, 여가비용을 많이 지출할수록(β=0.059, p<0.001), 동호회에 참여할수록(β=0.083, p<0.001), 공공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할수록(β=0.044, p<0.001), 정책 만족도가 높을수록(β= 0.249, p<0.001) ‘여가관련 동호회 육성 및 지원’ 정책을 중요시하였다. 이는 지역규모와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동호회 지원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외계층의 여가생활 지원’의 경우 읍면지역 거주자들에 비해 대도시 거주자들이 정책을 중요시할 가능성이 크다(β=0.058, p<0.001). 반면, 중소도시 거주여부는 정책 중요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통해 대도시가 읍면지역 및 중소도시 거주자들에 비해 ‘소외계층의 여가생활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더 체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성별은 남성보다 여성이(β=0.042, p<0.001), 고졸 이하보다 대학원 이상이(β=0.026, p<0.01), 직업 없음보다 농림어업/단순기능직이(β=0.035, p<0.01), 가구형태에 대해서는 다인가구보다 일인가구가(β=0.046, p<0.01) ‘소외계층 여가생활에 대한 지원’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여가특성의 경우, 여가시간이 길어질수록(β=0.063, p<0.001), ‘소외계층의 여가생활 지원’에 대해 중요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외에 다른 여가 특성에 대해서는 여가비용을 많이 지출할수록(β=0.052, p<0.001), 동호회에 참여할수록(β=0.037, p<0.01), 공공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할수록(β=0.072, p<0.001), 정책 만족도가 높을수록(β=0.139, p<0.001) ‘소외계층 여가생활에 대한 지원’을 중요하게 느낄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가관련 동호회 육성 및 지원’과 동일한 결과이다.
다음으로 여가와 관련된 법적 제도의 지원을 나타나는 ‘여가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과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 보장’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본다.
<표 6>를 보면, ‘여가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중소도시: β=0.060, p<0.001, 대도시: β=0.059, p<0.001) 과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 보장’(중소도시: β=0.034, p<0.01, 대도시: β=0.038, p<0.01) 모두 지역규모가 클수록 사업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지역규모가 클수록 여가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여가 관련 제도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규모가 클수록 법적 제도 내에서 여가시간이 결정되는 경제활동 참여인구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여가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에 대해 남성 응답자보다 여성 응답자가(β= 0.032, p<0.01), 이혼·사별·별거보다 미혼이(β=−0.038, p<0.05) 중요하다고 인식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여가시간이 길수록(β=0.030, p<0.01), 여가비용을 많이 지출할수록(β=0.060, p<0.001), 동호회에 참여할수록(β=0.028, p<0.01), 공공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할수록(β=0.042, p<0.001), 정책 만족도가 높을수록(β= 0.260, p<0.001) ‘여가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을 중요시할 확률이 높아진다.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 보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남성보다 여성이(β=0.032, p<0.01), 연령이 낮을수록(β=−0.042, p<0.01), 월평균 가구소득이 많을수록(β=0.032, p<0.01) 중요하다고 인식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다인가구보다는 일인가구가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 보장’하는 것에 대해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특징적이다(β=0.050, p<0.01). 여가특성의 경우 여가비용을 많이 지출할수록(β=0.065, p<0.001), 동호회에 참여할수록(β=0.029, p<0.01), 공공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할수록(β=0.030, p<0.01), 정책 만족도가 높을수록(β=0.269, p<0.001) ‘여가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을 중요시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여가시간은 ‘공휴일과 휴가를 법적 보장’하는 것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Ⅴ. 결론
이 연구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여가정책 사업에 대한 중요성 인식을 살펴보고, 지역규모가 여가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2022년 국민여가활동조사 조사항목 가운데 시행된 여가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설문을 활용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설문지에 인용된 다양한 여가정책을 여가여건에 대한 정책, 특정 집단의 여가에 대한 정책, 여가와 관련된 법적 제도에 대한 정책이라는 세 가지 분야로 분류하였으며, 지역규모별로 각 분야의 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지역규모가 여가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미치는 영향을 각각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여가정책의 중요성 인식이 높은 정책 분야는 여가여건에 대한 지원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가여건 중 여가시설의 다양성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 정책적 차원에서 여가시설의 다양성과 관련된 사업의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가시설에 대한 기존 논의에서 양적 팽창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시설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 공존하는데 본 연구의 결과는 후자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정은성, 권순재, 2019; 이향숙, 신원우, 2016; 한수정, 조용준, 2010). 또한 정책분야를 막론하고 지역규모가 커질수록 여가정책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었다.
둘째, 여가여건에 대한 정책에서는 대도시가 읍면지역에 비해 여가시설, 여가프로그램, 여가 전문인력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나타나는 점은 도시 여가여건이 우수하더라도 정부의 역할 증대를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서우석, 이경원, 2016). 한편으로는 여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읍면지역에 대한 여가정책이 균형을 이루어야 함을 보여주지만, 대도시일수록 여가여건에 대한 욕구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실은 대도시의 여가여건의 향상을 통해 더 많은 여가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지역규모가 작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여가를 지원하기보다는 지역규모에 맞춰 지속적으로 여가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역규모와 특정 집단에 대한 정책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지역규모가 동호회 참여나 소외계층의 여가 등의 정책 중요성 인식에 대해 영향력이 상당히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호회 참여는 지역규모와 관계없이 유의미한 영향력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동호회 참여가 갖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정책 수립 및 시행에 대한 공감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소외계층의 여가생활을 지원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대도시만이 읍면지역에 비해 중요성 인식이 강했다. 이러한 결과는 여가욕구가 상대적으로 강한 대도시에서 읍면지역에 비해 여가생활의 격차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법적 제도에 대한 정책에서는 지역규모가 커질수록 여가관련 법규 및 제도와 공휴일 및 휴가의 법적 보장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느끼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지역규모가 커질수록 여가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높아 제도적인 기반의 중요성을 크게 체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지역규모가 커질수록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구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법적인 제도 안에서 여가시간을 보장받고자 하는 바람이 발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향후 법적 제도를 통해 여가권이 보장된다면 중소도시 이상의 지역 주민들의 물리적인 여가시간이 증가하여 보다 만족스러운 여가생활을 영위할 것이라 기대한다.
이 연구는 시론적 차원에서 여가정책의 중요성을 정책 수요자의 입장에서 평가하여 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정책 수요자가 각각의 정책 사업을 어떤 면에서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맥락적인 분석이 충분히 수행되지 못하였다.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여가정책에 대한 질적 연구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 연구는 여가정책과 관련 가능성이 있는 모든 변수를 투입하여 종속변수와의 관계를 살펴보는 귀납적 방식의 분석을 시도하였다. 앞으로 실증적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들을 바탕으로 여가정책에 대한 이론적 틀이 구성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최근 급증하고 있는 1인가구나 생애주기별 접근에 대한 여가정책 연구도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