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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문화예술의 지속·확장 방안 연구 : K-POP 성공요인과 굿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이재효1, 한준2,
Jaehyo Lee1, Joon Han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세종문화회관
2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1Graduate School of Public Administration, Yonsei University, Sejong Ce
2Dean, College of Social Sciences, Yonsei University

* 이 논문은 이재효의 석사학위 논문을 수정·보완하여 작성되었다.

Corresponding Author : Dean, College of Social Sciences, Yonsei University E-mail: joonhan@yonsei.ac.kr

© Copyright 2025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n 05, 2025; Revised: Jun 26, 2025; Accepted: Aug 12, 2025

Published Online: Aug 31, 2025

국문초록

한류(韓流,Korean Wave)는 지속과 소멸의 엇갈리는 관측 속에 변화를 거듭하며 성장하여, K-POP, K-드라마, K-영화, K-콘텐츠, K-푸드, K-관광 등 영역과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본 연구는 한류를 K-POP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한류문화예술의 제반환경/생태계를 통합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여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은 문헌연구와 전문가인터뷰 병행으로, 정책을 기획·입안·집행하는 정·관계, 현장에서 예술을 만드는 문화·예술계, 양측을 연구하는 연구·학계로 진행하였다. 연구결과 과거 발전행정/산업의 시각에서 탈피하여 정책방향을 현재 맥락과 변화에 조응하도록 재설정이 필요하며, 변혁의 시기 정책역량은 혁신성과 민첩성이 요구되기에 관점·프레임 재구성을 위한 분석가, 한류정책문제 조정자, 한류네트워크 확장자 역할로 분석하였다. 또한 변화하는 환경과 새롭게 창출되는 한류수요에 지속적으로 대응·변화·혁신함으로 적합성/효과성을 유지하는 역동적 거버넌스 시스템의 필요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한류 지속·확장 방안에 관한 연구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한국적 맥락에서 적실성 있는 정책 시사점을 도출한 의의를 지닌다.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 미래 먹거리로 한류문화예술을 제시하며, 지속가능을 넘어 더 큰 한류를 위하여, 한류의 방향성 점검, 문화예술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시각전환-문화적예외-문화예술 와이파이5G, 이를 추동력있게 구현할 가칭 미래준비추진단을 정책적으로 제언하였다.

Abstract

The cultural phenomenon known as “Korean Wave” (Hallyu) continues to evolve despite doubts about its sustainability, expanding its scope across diverse domains such as K-pop, K-dramas, K-films, K-literature, K-food, and K-beauty. This study focuses on K-pop as a key driver of contemporary Hallyu and explores the broader cultural and artistic ecosystem through an integrated lens to propose policy-oriented recommendations.

Using a qualitative research design, this study combines a literature review with in-depth, semi-structured interviews involving three expert groups: policymakers, cultural and artistic practitioners, and academic researchers. Semantic analysis is used to interpret the interview data.

The findings underscore the need to shift away from development- and industry-centered policy paradigms toward more context-sensitive and adaptive frameworks. In a time of transformation, policy capacity must be grounded in innovation and agility. This study identifies the need for new roles: analysts to reframe perspectives, coordinators to mediate cultural policy issues, and facilitators to expand global networks. Furthermore, it emphasizes the importance of a dynamic governance system capable of responding to the evolving demands of the cultural and artistic phenomenon of Hallyu.

This study contributes to the discourse on the sustainability and expansion of Hallyu by offering contextually relevant policy insights rooted in the Korean sociocultural environment.

Keywords: 한류문화예술; K-POP 성공요인; 굿거버넌스; 정책역량; 지속·확장
Keywords: Korean wave culture and arts; K-POP success factors; good governance; policy capacity; sustainability and expansion strategies

Ⅰ. 서론

1. 연구의 목적

빛과 그림자. 격변하는 시대를 각자의 방식으로 건너고 있는 우리들은 압축성장 이면에 탑재된 부작용과 한국사회변화 분기점으로 일컬어지는 IMF 이후의 굴곡진 시간을 겪어내고 있다. 이런 한국사회의 단면을 응축하여 보여주는 저출산율, 자살율 등 그림자의 단면을 우리는 고도 성장, 한강의 기적이라는 빛의 단면으로 위안 삼았는지 모른다. 그러나 근래에는 경제성장도 미래전망보고서에서도 위기의 신호등이 켜지고, 인구감소로 밈(Meme)만 존재한다는 얘기도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에 우리에게 기쁜 희망으로 다가온 소식이 ‘한류(韓流, Korean Wave)’이다. 지속과 소멸이라는 엇갈리는 관측 속에서 변화를 거듭하는 한류는 지속적으로 범위, 경계, 공유, 팬덤 등을 확장하며 성장하고 있다.

BTS로 대표되는 K-POP, 오징어게임을 필두로 각광받는 K-드라마, 기생충/미나리에서 보여진 K-영화의 저력, 임윤찬/조성진이 이끄는 K-클래식,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관심 받은 K-문학, 함께 주목 받는 K-콘텐츠, K-푸드, K-관광, K-뷰티, K-게임, K-미술, K-의료 등 영역과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처럼 한류가 글로벌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자 해외에서는 한류의 성공요인, 원인분석 등으로 이어되고 있다. 반면 우리는 한류의 경제효과, 결과물 등을 초점으로 분석하고, 그를 위한 확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정치권 모두 글로벌 한류의 지속가능과 발전을 이야기하지만, 현재의 방식으로는 지속가능이 어렵기에, 전체 생태계 차원의 한류문화예술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배경의 방증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세계에 한류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로 관심도과 영향력이 확대되자, 이전보다 한류에 대한 연구와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오랜기간 한류를 연구한 한류 전문가는 “한류 성장은 정부의 문화산업정책, 좋은 문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문화생산자들의 역할, 그리고 한류 콘텐츠를 사랑하는 국내외 수용자들의 상호작용”(진달용, 2022)이라고 진단한다. 한류 연구 경제학자도 “한류 성공 바탕은 벤처정신, 반도체·자동차 산업처럼 키우면 꽃 못 피운다.”(김윤지, 2023)고 조언한다. 실리콘밸리 특파원은 “진정한 K팝 세계화를 위한 조건에서 관(官)주도 생각을 버려야 한다”(송영찬, 2024)고 의견을 전해왔다.

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한류의 성공을 예견한 샘 리처드(S.Richards) 교수는 “앞으로 한류를 더 풍성하게 할 이들은 몽상가들이라며 이들을 품을 수 있는 제도가 중요”하다 제언하며, 몽상가가 한류의 근간임을 강조하였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J. Attali) 교수는 코로나 이후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전염병이 발생하면 새로운 예술이 생겨난다. 미래에는 스스로에게 몰두하며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것”이라 예측하며, 호모 루덴스(Homo Ludens)와 예술의 중요성을 전했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J. Robinson) 시카고대 교수도 “한국의 포용적 제도가 성공적 경제성장 배경”이라며, “기업들의 성장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K-POP 측면에서도 이 같은 모든 혁신을 본다”라고 역설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예술인들은 무한하게 확장 가능한 한류문화예술이 경제효과 등으로 제한되어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류가 중요하다는 정부/정치권의 목소리와 달리 예술 환경은 열악하다고 느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이뤄진 한류가, 앞으로의 제대로 된 제반환경/생태계가 구현·작동한다면?! 하는 행복한 상상에서 본 연구는 시작되었다. 또한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앞으로의 먼 길을 갈 수 없다는 절박함과 안타까움이 방법을 찾아보게 하였다.

2. 연구의 대상과 방법

본 연구는 한류 문화예술의 지속·확장 방안, 제반환경에 대한 연구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한국적 맥락 속에서 적실성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저출산율로 대표되는 각종 심각한 한국 사회지표와 AI로 대표되는 문명의 전환과 기후 위기의 삼중고로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는 힘든 시기를 겪으리라 예측된다. 암울하게 전망되는 한국의 미래에, 새로운 전략과 성장동력으로 한류문화예술을 제시하며, 종합적인 시각에서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고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여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한류문화예술을 다뤄야 할 여러 시각이 존재하지만, 본 연구는 정책적 시각을 중심으로 한다. 이는 본 연구자가 판단한 가장 시급한 부문이며 제대로 작동했을 때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크다고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류문화예술은 광범위한 분야이기에, 본 연구에서는 현재 한류를 견인하고 있는 K-POP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문헌연구와 전문가인터뷰를 병행하여 한류문화예술의 지속·확장 방안을 연구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과 검토

1. 한류 개요(K-POP 중심)

한류는 1990년대부터 비서구 국가인 한국에서 발전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독특한 초국가적 문화 현상을 의미한다(진달용, 2022). 한류에 대한 정의와 개념은 학자마다 다르게 해석되고 분석되지만, 일반적으로 1997년부터 드라마, K-POP등 대중문화에 대한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중동, 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으로 확대되며 유행하는 흐름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는 현상이다. 지속과 소멸이라는 엇갈리는 전망 속에 점차 지속적으로 성장한 한류는 다양한 정의와 담론만큼이나 시기구분의 차이가 많고 기준과 범위도 다양하지만, 통상적으로 4단계로 구분된다. 본 연구는 한류와 예술과 기술의 관점에서도 진행되기에 디지털기술을 중심으로 한류시기를 구분하기로 한다. 먼저 한류의 시작인 한류 1기는 1997년 중국 CCTV에 드라마가 방영된 시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로 한국의 드라마와 K-POP이 중국 중심으로 확산되었던 시기이다. 한류 2기는 2000년 초중반부터 후반까지로 이전과 다르게 K-POP 중심으로 변모하며, 아이돌 스타가 확산되고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대되었던 시기이다. 한류 3기는 2010년대 초반부터 중후반까지로 K-POP 인기는 지속되었고, 지역은 아시아를 넘어 남아메리카나 프랑스 등 유럽대륙 등으로 확대되던 시기이다. 한류 4기는 2010년 후반부터로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K-POP의 인기는 확장되고 있고, 대중문화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인기 지역도 세계 곳곳으로 확장되고 있는 시기이다.

한류(韓流, Korean Wave)는 2000년 중반부터 K-POP을 중심으로 새롭게 진화하는데, 이는 예술과 기술의 결합으로 만들어가는 공진화(coevolution)로 볼 수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 환경에 스마트폰이 촉매로 작용하면서 변화를 가속화 시켰는데, 아이폰 출시 2007년, 아이폰의 한국서비스 시작 2008년, 유튜브의 2008년 한국서비스 개시, 넷플릭스 2016년 한국서비스 개시 시점과 맞물리면서 수용과 반응이 상호작용한 측면으로 관찰된다. 변곡점으로 작용하였던 주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한류의 변천사 및 주요 정치·경제·사회적 분기점을 중심으로 분류하면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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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한류 변천사 자료: Google Trends, 통계청, 한국콘텐츠진흥원「한류의 발전과정과 향후 전망」, 언론 보도 종합, 삼정KPMG 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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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존 연구 검토와 연구 질문·분석틀 설정

한류에 대한 정의가 다양한 것처럼 학문적인 논의도 문화, 미디어, 경제, 팬덤 등 다양하다.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한류의 변화 흐름의 궤를 같이하며 이를 분석한 논문들이 있다. 한류가 시작된 중국에서 초기현상을 분석하는, 중국에서 한류 현상과 한국드라마 수용 연구(허진, 2002), 드라마에서 K-POP으로 넘어가는 한류 2기 현상에 관한 분석으로, 중국에서 한국대중음악과 경제적 파급효과에 관한 연구(황인석외, 2008), 한류 3기인 대중문화 장르 확대와 관련된 한국 문화콘텐츠의 중국시장진출 전략에 관한 연구(안창현, 2010), 한류 소비단계에는 문화상품 발달 경향과 한류콘텐츠 선호와 한국상품구매/한국방문/한글학습과 연관성을 연구(김주연외, 2012) 등 다양한 연구가 있었다.

한류의 확산에 관한 연구로는 중국에서 시작된 한류가 아시아로, 중동, 유럽 등 지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왔는데, 홍콩 유튜브(YouTube) 이용자와 한류 확산에 관한 연구(송정은외, 2013), 중동에서의 한류/창조경제 관한 연구(김수완, 2014), 프랑스에서 한류 연구인 프랑스 한류의 의미와 글로벌 비전(류은영, 2015), 글로벌 팬덤에 관한 K-POP의 한국 팬덤과 해외 팬덤에 관한 연구(조영한, 2017)가 있었다. 그 외에도 K-POP의 생산과 수용 및 팬덤 수용에 관한 연구(심두보, 2013), 한류와 한국 문화산업에 관한 연구(진달용, 2019), 코즈모폴리터니즘 한류 연구의 지형 연구(홍석경, 2020), 시공간적 맥락에서 한류 역사와 요인 연구(강준만, 2020) 등 다양한 연구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한류의 성공요인에 대한 연구는 한류 문화정책에 관한 연구(김정수, 2011), 방탄소년단의 성공요인에 관한 연구(윤여광, 2019), 미디어 실감콘텐츠로 한류 지속방안 연구(조병철외, 2013), 한류의 성공요인과 제약요인 연구(김종호외, 2015), 한류와 문화정책에 관한 연구(정종은, 2016), 한류의 경쟁력과 성장요인 연구(제혜금, 2018)가 있었다.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었지만, 특정 주제에 집중되거나 경제효과 중심으로 진단하는 한계가 보여졌고, 현장을 기반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는 미비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단편·단선적인 연구시각을 지양하고, 통합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여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고 전략과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다음의 연구문제를 도출하였다.

Q1. 한류문화예술의 성공요인 및 성과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무엇인가?

Q2. 창조성을 생명으로 하는 한류문화예술에서, 행정의 역할과 문제점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무엇인가? 분야별로 어떻게 다른가?

Q3. 문화예술의 기본속성이 동일함을 전제할 때, 한국의 문화예술생태계와 해외 주요 국가와 유사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Q4. 문명의 전환기인 현재, 시장과 정책의 관점에서 미래를 만드는 전략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위 연구문제에 답을 찾아가며, 한류문화예술의 새로운 방향과 적실성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하여 [그림 2]와 같은 분석모형을 구성하였다. 한류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확장 방안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가 한류의 성장과 다른 연구의 기초자료로도 의미가 있으리라 기대하며, 다음과 같이 연구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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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연구 분석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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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연구방법과 자료수집

1. 연구방법

연구방법은 질적 연구방법(qualitative research method)으로, 문헌연구와 전문가 인터뷰를 병행하여, 다양한 자료와 문헌 분석으로 상관성을 입증하고 전문가 심층인터뷰로 해석·의미를 더해 분석하는 실증연구를 진행하였다. 통계 연구는 어떤 모집단의 속성에 대해 대표성(representativeness)을 갖는 표본을 폭넓게 추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질적 연구는 연구목적에 이론적 적합성(relevance)이 높은 제한된 수의 특별한 대상을 선정하여 심층 분석하는 데에 관심이 있다(Flick, 2010, 이병권, 2023 재인용). 이처럼 연구목적에 부합하며 중요성을 갖는 표본을 대상으로 심층 분석하며, 객관적 자료를 더해 유의미한 함의를 도출하였다.

2. 전문가 인터뷰에 의한 자료 수집

전문가 인터뷰는 정·관계, 문화·예술계, 연구·학계 3개 그룹으로 구분하여, 1:1 대면 심층인터뷰로 진행하고, 인터뷰 방식은 반구조화된 인터뷰(semi-structured interview)를 택하고, 분석방법은 시맨틱 어널리시스(semantic analysis)을 활용하였다. 반구조화된 심층인터뷰는 전문가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관점과 생각 등을 심층적이고 자유롭게 제시하기 용이하고, 연구자도 참여해 상호작용하며 세밀하게 포착할 수 있었다. 연구 표본은 문화예술전문가를 대상으로 해야 하기에 문화예술 경력, 기간, 활동, 다양성 등을 기준으로 판단표집, 의도적 표집, 눈덩이표집을 사용하였다. 일반화를 전제하는 양적 연구와 달리 질적 연구는 연구의 함의 확장을 전제로 연구목적에 적합한 표집 선정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문화예술분야 전문가로 경력 20년 이상이 대부분이되 일부만 10년 이상이고, 전체를 체계적으로 조망 가능하며 다양한 관점과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인터뷰 질문지는 3개 그룹 유형별로 분류하고, 질문문항은 6개 문항으로 도입, 성과진단, 한계진단, 개선방향, 실행전략, 자유제언으로 구성하였다. 5개 문항은 동일질문으로, 1개 문항(질문3)은 문화·예술계(정책수행주체)와 정·관계(정책결정주체)의 시각·관점 차이의 초점을 위해 공통질문과 차이질문으로 세분화하였다. 공통질문은 Δ행정적 절차(관료적 간섭 등), Δ내용적 측면(기획·제작 등)에서 문화예술의 자율성/창조성 보장, Δ정치권력/정책적입장이 문화예술 현장(지원, 운영 등) 반영 질문이다. 차이질문은 <정·관계>는 정책의도, 문화·예술계의 애로사항과 바라는 점, <문화·예술계>는 정책의 도움, 정책의 장애요인과 바라는 점, <연구·학계>는 정·관계와 문화·예술계 시각/관점 불일치로 비효율성과 양쪽의 간극 줄이는 방안, 문화·예술계와 정·관계에 바라는 점으로 구성하였다. 이상 정리하며 <표 1>과 같다.

표 1. 인터뷰 질문지 문항 구성
질문1. [intro] 한류문화예술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요?
질문2. [성과진단] 한류문화예술의 성공요인 및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질문3. [한계진단] 문화ㆍ예술현장(정책수행주체)과 정ㆍ관계(정책결정주체)의 시각/관점에 불일치가 있어 효율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창조를 생명으로 하는 문화예술의 장애요인 및 개선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공통질문/그룹별 차이질문으로 세분화
질문4. [개선방향] 지금까지의 성과와 한계를 넘어, 앞으로의 한류문화예술의 발전/확대를 위하여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질문5. [실행전략] 위 방향을 추진할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질문6. [자유제언] 아쉬운 점, 미래를 위한 제언 등 자유롭게 하시고 싶은 의견은 무엇인지요?
○ 질문3. 세분화: 공통질문과 그룹별 차이질문(정ㆍ관계, 문화ㆍ예술계, 연구ㆍ학계)
공통 질문
  • - 문화예술 공공정책에서 행정적 절차(관료적 간섭 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 문화예술 공공정책에서 내용적 측면(기획ㆍ제작 등)에서 문화예술의 자율성/창조성 보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 정치권력이나 정책적 입장이 문화예술 현장(지원, 운영 등)에 반영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정ㆍ관계 (가형)
  • - 한류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의도, 효과, 기대하는 점 등은 무엇인지요?

  • - 정책을 기획ㆍ입안ㆍ집행하는 입장에서의 문화ㆍ예술계의 애로사항/문제 등 어떤 것들인지요?

  • - 정ㆍ관계의 입장에서 문화ㆍ예술계에 바라는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요?

문화ㆍ예술계 (나형)
  • - 문화예술 공공정책에서 도움이 되었던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 문화예술 공공정책에서 애로사항이 많은 장애요인/걸림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 문화예술을 직접 만들어 가는 입장에서 정ㆍ관계에 바라는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요?

연구ㆍ학계 (다형)
  • - 정ㆍ관계와 문화ㆍ예술계 시각/관점의 불일치로 인한 비효율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 양쪽의 관점/시각 차이의 원인, 간극을 줄여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 연구ㆍ학자 입장에서 문화ㆍ예술계에 바라는 점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요?

  • - 연구ㆍ학자 입장에서 정ㆍ관계에 바라는 점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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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는 2024년 6월부터 8월까지 16명을 대상으로 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질문지는 사전 전달하여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였고, 장소/시간 등 대상자들이 편안하고 친숙한 환경으로 설계하여, 반구조인터뷰의 자율성이 충분히 발휘되고, 대화를 통한 심층탐구가 가능하도록 그룹특성을 고려하며 유연하게 진행하였다. 심층인터뷰는 밀도있게 진행되었는데, 연구자의 전·현직 인터뷰업무, 인권경영위원 등 경험으로 상호신뢰의 라포(rapport) 형성에 용이하였다. 또한 답은 현장에 있고, 세상 이해의 시각이 달라질 거라는 지인들 권유로 전국 국공립예술기관·단체, 민간예술가·단체, 활동가, 해외예술그룹, 기획사 등 다양한 관계맺기를 진행했는데, 이는 인터뷰에서 상황 이해를 높이고 깊이있는 대화가 가능하도록 작용하였다. 인터뷰시간은 짧게는 50분에서 길게는 3시간 10분 동안 진행되었고, 인터뷰 이후에도 추가내용 전달과 연구참고용 서적, 논문, 기사 등 추천이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는 <표 2>와 같으며, 경력/활동 이력에서 추정할 수 없도록 개인정보는 포함하지 않았다. 사전단계부터 익명 보장과 보수적인 예술계에서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며, 인터뷰 대상자가 발언내용을 스스로 검열하기보다 자유롭고 솔직하게 인터뷰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표 2. 인터뷰 대상자
구 분 인터뷰 대상자 구분 비고
정ㆍ관계
  • 정관계① 정부 - 전체방향 및 관점

경력 20년 이상
  • 정관계② 정부 - 문화예술정책+공공외교

경력 20년 이상
  • 정관계③ 국회 - 전체 방향(문화정책 방향)

경력 20년 이상
  • 정관계④ 국회 - 정책 실무(문화정책 현장)

경력 10년 이상
문화ㆍ예술계
  • 문화예술계① 공공 다분야(예술기관, 경영ㆍ교육 등)

공공 방향 및 관점
  • 문화예술계② 공공ㆍ민간부문+예술ㆍ미디어 / 경영ㆍ운영

공공/민간비교, 방향
  • 문화예술계③ 공공ㆍ민간부문+미국 비교 / 디렉터예술

미국 30년 미만
  • 문화예술계④ 공공부문+독일 비교 / 창작예술가

독일 10년 미만
  • 문화예술계⑤ 민간부문+해외 활동 / 창작예술가

예술계 생태계 비교
  • 문화예술계⑥ 민간부문+국내 활동 / 창작예술가

문화예술 현장 실증
  • 문화예술계⑦ 민간부문+문화 산업 / 경영ㆍ운영

문화산업 현장 실증
연구ㆍ학계
  • 연구학계① 문화정책 전문가(문화정책 방향)

경력 20년 이상
  • 연구학계② 문화관광경영 전문가, 前국책연구원

문화정책+문화관광
  • 연구학계③ 예술경영 전문가, 前국책연구원

문화정책+예술경영
  • 연구학계④ 문화경제+중국 비교, 국책연구원

중국 20년 미만
  • 연구학계⑤ 예술현장+예술교육 전문가

문화정책+예술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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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로 수집한 자료는 시맨틱 어널리시스(semantic analysis)로 분석하여 결론을 도출하였다. 한류 문화예술생태계 전반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16명 인터뷰를 통해 수집된 자료들은 분석과 범주화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기초 데이터로 사용되었다. 인터뷰를 녹음한 후 녹취된 음성파일과 기록파일을 바탕으로 내용을 나열하고, 발언 횟수, 빈도수가 높고 반복되는 부분, 주제에 대한 발언량 등을 분석하였다. 또한 음성 언어적 표현으로 전달되는 의미들도 파악하기 위해 반복 청취하며 분석하여 범주화로 결론을 도출하였다.

Ⅳ. 심층인터뷰의 실증분석

1. 정·관계

정관계에서는 ‘한류’를 해외에서 바라보는, 시기에 따라 새로운 형식으로 변형되고 발전하며 범위를 넓혀가는 현상으로, 한류로 국가 위상 및 이미지 제고, 수출 증대, 관광 증가, 외교 강화 등 긍정적 효과로 인식하였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저출산, 고령화, 세대변화, 인구 감소1)에서 기인하는 올드해지는 콘텐츠, 문화 경쟁력 감소 등 부정적 우려도 있었다. 한류의 ‘성공요인’은 여러 요소의 결합으로 이뤄진 결과물이지만, 그 중에서도 1990년대2) 한류 초기부터 정부의 선진적·적극적 지원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정부는 영화 쥬라기공원 사례 이후 한류를 국가적으로 진흥시키기 위하여 예산, 법 제정, 지원기관 확대 등 다방면으로 진흥·육성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또한 한류는 수출베이스 경쟁사회인 한국의 특이성으로 산업화의 성장기저인 카피엔 디벨롭(copy&develop)이 성공요인이며, 정부의 인프라/시스템이 활용되어 직접성과는 문화산업 수출 증가, 간접성과는 국가이미지 제고와 연관산업 연계 성장, 관광 증대 등으로 진단하였다.

정·관계의 ‘정책의도’는 문화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주어 계속 발전하도록 하는 것과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산업 활성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역할이라는 관점이었다. ‘문화예술계의 애로사항’은 간담회 등을 통해 방안을 찾고, 장애요소 제거가 정부의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문화예술계에 바라는 점’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예술 활동이 지속되어 경쟁력 있는 분야/상품/작품/산업 등 계속되고, 그로 야기되는 후광효과 확대를 바라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정·관계는 행정적 절차, 자율성/창조성 보장, 정치권력/정책입장 반영의 공통질문 3개 문항에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행정적 절차(관료적 간섭 등)’는 기본사항으로 예술계도 당연히 지켜야 한다는 관점이고, 예술은 간섭안하고 지원하려는 입장임을 표명하였다. 문화예술의 ‘자율성/창조성 보장’은 문화정책은 원칙적으로 지원은 하되 간섭은 없다는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 준수, 창작의 자율성과 문화예술의 자유 보장이 기본이라는 입장이었다. ‘정치권력/정책적 입장 반영’은 팔길이 원칙 준수로 동일하였지만, 현실/타성은 각기 다른 관점이었다. 한정된 자원으로 선별이 불가피한 점, 지원과 규제가 적절히 필요한 점, 선정·심사 과정에 빅데이터 활용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 등 구체적 의견들이 논의되었다.

한류의 ‘바람직한 방향’은 글로벌에서 한류의 인기가 지속되어, 지금까지 콘텐츠산업3)의 수출 증대와 문화산업으로 확장되었듯이 앞으로도 확대라는 일치된 의견이었다. ‘실행전략’은 열린 정책기관으로 좋은 의견은 합리적으로 진행한다는 관점이다. 하지만 구현방식과 정·관계의 역할은 2가지 시각 병존으로, 글로벌시대에 더욱 국제적으로 나아가도록 정·관계가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과, 정·관계의 바람직한 방향은 개입하면 안되고 시장/장을 열어주는 역할로 머물러야 한다는 상반된 시각이었다. ‘자유제언’은 해외사례의 우려가 깊게 고민되었다.

2. 문화·예술계

문화예술계는 ‘한류’의 개념과 범위 등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으며, 문화향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다만 한류의 정체성, 원인 등 자유롭게 인지하며, 한류만큼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는 공유된 관점이었다. 서로 개성이 다른 예술가들의 다양한 생각들과 예술적 표현방법의 차이가 다른 그룹 대비 특징이었다. 한류의 ‘성공요인’은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하여 이뤄진 결과라는 공통시각이었고, 다른 그룹보다 내재적 요소-민족의 역동성, 한(恨)의 정서, 창의성, 독창성, 정(情)의 정서, 흥, 끼 있는 인재 등을 중요하게 인식하였다. 정부의 역할은 일부 그룹은 동의, 일부그룹은 강력 부정으로 위험을 감수한 글로벌 전략의 민간 주도, 일부 그룹은 왜 그렇게 민감하게 다루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다.

‘공공정책의 도움’은 통사적으로 바라보며, 문화는 척박하고 예술은 불모지 같던 우리나라에 정부 역할이 컸으며, 현재 우수사례는 창작지원과 모태펀드로 생태계 선순환에 긍정적이라는 평가였다. ‘공공정책의 애로사항 등 장애요소’는 일상생활이기에 크고 깊게 인식하며, 공공·민간의 공통적 어려움은 순환 보직, 위원회/심사의 변칙적 운영, 예술평가 등 문제였다. 순환 보직은 전문성과 경쟁력 약화로 작용하였고, 위원회/심사의 변칙적 운영 폐단은 무의사 결정, 규제포획문제 양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예술평가는 개선이 강조되며, 성과관리와 경영평가의 심각한 문제는 지표 부적합성으로 목표대치현상(goal displacement)으로 귀결이었다. ‘정관계에 바라는 점’은 구조적 문제는 정관계에서 풀어주고, 현장문제는 현장해결의 실용안이었다. 예술과 행정의 차이와 경직성, 창조/예술을 담을 행정, 소통/파트너십/관계맺기 변화, 현상의 근본원인 깊이있는 이해, 영향/파장이 숙고된 책임있는 정책결정이 강조되었다.

‘행정적 절차(관료적 간섭 등)’은 현장경험을 바탕한 양가적 입장으로, 공공은 세금으로 법과 절차는 지켜야 한다는 인식과 행정이 과도하거나 현장괴리 문제였다. 해외/국내에서 활동하며 다국적인 작품을 하는 대상자는 “(한국)행정은 프로크루스테스 침대 같아요.”라며 과도한 규정의 어려움을 전했다. 또한 시대·현장을 담지 못하는 탁상행정, 대응성 부족, 소통, 협력, 파트너십 등 어려움으로 분석되었다. ‘문화예술의 자율성과 창조성 보장’은 제일 중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이 견지되며, 이를 바탕으로 예술가 존중, 고유성은 자율성 전제, 문화예술 매커니즘, 따뜻한 아이스커피, 맥락적 이해, 파트너십 등 다양하게 논의되었다. 각자의 표현으로 전달되었지만, 자율성 보장이 핵심으로, 창조를 위해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생각과 관점이 만나야 한다는 견해였다. 한편 예술에 대한 몰이해는 레거시미디어들이 봉착한 현상과 비교되며, BTS 성공요인이 자율성 존중과 시스템 균형4)으로 발표되자, 현상은 자율성 보장이지만 사고는 관/정부 주도라고 진단되었다. 또한 진정한 논의는 예술의 본질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흐름이 지속적으로 관통되며, 철학의 빈곤, 사고 획일화로 가치 정량화 등 원인도 분석되었다. ‘정치권력/정책적 입장 반영’은 원론적인 팔길이원칙은 불가능하며, 팔길이/손가락길이는 피상적 논쟁이고, 관제/정치적 편향이 강한 한국은 어렵다는 인식이 농후하였다.

한류의 ‘바람직한 방향’은 한 호흡 멈추고 미래를 위한 진단으로, 구현방식은 재능·실력 중심의 오픈시스템, 폐쇄문화 탈피, 개방적 변화, 행정·정치권력 과잉 방지 등 이었다. 또 다른 한 축은 저변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한류 지속의 초석이라는 점과 협치거버넌스 맥락에서 전체 생태계로 접근이었다. ‘실행전략’은 예술행정/예술정책도 과거에 머물지 말고 변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다른 분야와 달리 독특한 특성과 성향을 지닌 예술을 수용할 제도, 규제, 대응성 등 진화 필요성이었다. 또한 생태계나 시장 차원에서도 다양성 발현의 기초 다지기가 극대화되었다. 시장을 깊게 고찰한 대상자는 “정부·공공이 해야 할 역할은 방기하고 한류에서 질타받는 것처럼, 잘 나가는데 숟가락 얹기로 비춰진다”는 업계 진단을 과감없이 전하며, 혁신과 변화를 당부하였다. 한편으로는 K-POP 현장이 조망되며, 디지털과 플랫폼5)으로 가치사슬 근본이 변한 거라 파격적이고 과감한 전환으로 부딪혀야 하는데, 아날로그에 익숙한 정책이 변화의 함축 의미에 제대로 조응할지, 놀이와 상상이 결합한 문화현상과 연결·수평 인식 관계망을 이해할지 등 우려하며, 정책의 근본적 의식 전환을 첨언하였다. ‘자유제언’은 정책이 예술과 예술가를 만들길 바라는 기대와, 세계의 한류 팬 2억 2천 5백만 명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 글로벌 경쟁이 일상인 현실에서 미래를 위한 철저한 준비였다. 제작비 상승 난항의 콘텐츠업계는 예상된 위험이 현실화됐고, 인구변화도 경제위기6)도 경고되지만 안일하게 대응하면 사회적 고통/비용이 막대하기에, 장기적인 계획 속에 전략이 역설되었다.

3. 연구·학계

연구학계는 구조적 접근으로 원인분석과 방안도출 경향이 다른 그룹보다 높았다. ‘한류’에 대해서는 다른 문화권에서 우리 문화예술이 인지/이해/공감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공통점이 있었고, 글로벌 대중문화라는 관점에서는 한 부분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한류의 ‘성공요인’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된 결과물이라는 공통시각 아래, 세부요인은 대상자마다 다르게 분석하였다. 가장 민감하고 첨예하게 대립한 부분은 정부의 역할에 대한 시각으로, 긍정하는 시각은 직접적인 지원은 아니지만, 정부가 정책으로 주도하며 관심이 커지고 민간의 창의성이 정치/산업적 부분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반대로 정부역할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시각은 정책발표 자료를 보면 인과성이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한류의 메커니즘을 자세히 관찰하거나,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 정부는 문화예술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관점이었다.

문화예술계와 정관계의 ‘시각/관점 불일치로 비효율성’에 관해서는 먼저 본질적으로 공공행정과 문화예술의 매커니즘이 다르기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는 진단으로, 서로 다른 존재이기에 발생하는 불가피한 코스트를 줄이기 위해 서로 많이 만나 대화하고 이해하는 방안과 ‘문화적 예외가 필요하다’는 방향이 제시되었다. 두 번째는 서로의 다름이 간과된 채 눈에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비효율로, 정책이 주도권을 행사하여 성과 내려는 부분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방안이 강조되었다. 세 번째는 초기 비영리분야 공공지원에서 IMF이후 수익분야도 정책으로 운영하는 현황으로, 정부 차원에서 K-POP/엔터테인먼트를 문화정책과 산업정책 중 어느 영역에서 다룰지 논의하여 정리가 필요하다는 대안이 제시되었다.

‘행정적 절차(관료적 간섭 등)’은 책임과 절차는 당연하다는 공통의견이지만, 이해와 방안은 이견이 많았다. 블랙리스트가 불필요한 간섭이라면 화이트리스트는 특혜방식으로 간섭이기에, 항상 부딪치는 표현의 자유를 행정계와 예술계가 논의해야 한다고 제시되었다. 다른 관점은 정책이 위임을 많이 해야 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문화예술이지만, 우리는 정책이 다 설계하고 대행하는 에이전시(agency)처럼 중간 매개조직을 다루는 문제의 변화가 강조되었다. ‘문화예술의 자율성/창조성 보장’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지금의 우리 현실은 불가능하다는 공통인식이었다. 심층적으로 자율성 보장보다 정책/정치적 결정이 많은 문제들이 조망되며, 정책 결정력이 과연 얼마나 문화예술 생태계를 이해하고 있는지 전문성 측면이 논의되었다. 끝으로 문화예술이 가지고 있는 파워가 크기에 굉장히 정치/논쟁적 영역일 수밖에 없으며, 자율성/창조성의 의미와 보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되었다. ‘정치권력/정책적입장 반영’은 기본이라는 시각으로, 반영의 강·약과 의도해석은 양분되었다. 다소 약하게 반영된다는 관점은 수용자인 보통사람은 알지 못하고, 예술가도 해당자가 아니면 모르며, 공공기관장에 따라 바뀌는 부분은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에 강하게 반영된다는 관점은 한국은 구조적으로 정부등 결정권자의 가치관에 따라 좌우되고, 중앙정부가 하부 말단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이기에 간여가 많고 정권이 바뀌면 다 바뀌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시각이었다.

‘문화예술계에 바라는 점’은 문제해결을 위한 제언이었다. 먼저 행정과 예술의 갈등 대응으로 ‘예술행정의 특수성과 예외’에 대한 전략적 접근으로, 효율성·합리성 기준의 기재부나 행정의 일반원칙이 예술에서는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대응 필요가 강조되었다. 둘째로 우리 사회에 넓게 나타나는 정치 과잉화의 대안으로, 보수·진보가 아니라 예술대표 흐름·예술사조 등 예술계의 활발한 내부 담론이 당부되었다. 셋째는 예술가의 창조행위가 굉장히 내향적인 행위로, 독특한 속성의 창조행위에 대한 자생력 확보 제안이었다. ‘정관계에 바라는 점’은 구조개선 측면으로 예술은 특수하다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큰 틀의 변화가 필요하며, 행정과 예술 양쪽을 다 잘 아는 곳에서 시작되어야 추동력 있게 진행된다는 것이 골자이다. 두 번째로 문화예술은 정책이 모든 어젠다를 세팅하면 안되고, 현장과 소통하며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화 제언이다. 마지막으로는 예술을 정치/정권에서 활용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 예술계 자체를 탄탄하게 키워주는 정책으로 변화가 강조되었다.

한류의 ‘바람직한 방향’은 지금의 현상에만 매몰되지 말고, 예술의 본질, 기본에 초점을 맞추자는 핵심이다. 앞으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무언가가 나올 수 있는데, 지금 여기까지 한류에만 초점을 맞추면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틀을 미리 정해줘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스스로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므로 본질의 강조였다. ‘실행전략’은 한류문화예술의 마스터플랜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기술정책처럼 한류문화예술 역시 국가의 필수요소로 사회적 합의가 숙론되었다. 이와 함께 예술이 우리 사회에서, 문화행정이 국가행정에서 예외적인 존재라는 것을 설득시키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전략으로 “큰 틀이 바뀌어야지, 행정의 기본 틀을 그대로 놔두고 밑에서 하면 피곤만 하고, 소득없이 서로 싸움만 하고, 언제까지 그렇게 굴러갈 수밖에 없다.”고 예단하며, 전략적 변화가 강조되었다. 마지막은 본질과 현장이 고려되어, 표면적인 정책이 아닌 문화예술 지층이 쌓여가도록 정책 추진의 당부였다.

4. 분석결과
1) 비교 및 현황분석

심층인터뷰에서 도출한 결과를 기반으로, 해외 주요국과 우리의 차이를 살펴보고 함의를 고민한다. 문화예술이 지닌 기본속성이 동일함을 전제할 때, 이론적 방향은 일치하지만 현장에서 실행·적용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시스템으로는 존치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 불일치/간극을 줄이는 방안을 살펴본다. 나라별 역사와 제도, 문화, 정치체제, 사회경제적 맥락 등 차이는 존재한다. 그래도 해외의 주요국7)은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적 담론을 통해 오늘날의 생태계로 발전하였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미국 등 공통 방향성은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 제반환경을 만드는데 초점으로, 문화예술의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는 근간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 생태계의 지층이 깊고 견고하게 쌓여있는 토양 위에, 1990년 이후는 상상력·창의력 기반의 예술교육 강화 양상이었고, 2010년 이후는 예술적 포용, 사회적 가치, 창조 등 강조하는 유사점이, COVID-19 이후는 회복력, 사회포용, 혁신, 디지털 등 강조 흐름이다.

반면에 우리는 프랑스형, 영국형, 미국형, 한국 독자형 등 혼재되어 있고, 제도는 유사해도 운영결과는 상이하게 나타났다. 이는 추격자모델로 발전한 한국이 문화예술 시스템(형식)만 모방/답습하고,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은 발전국가였던 중앙집권적 권위적 방식으로 운영이 근간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발전국가의 발전행정 기조는 문화예술도 마찬가지였고, 한류정책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압축적 근대성의 고질적 부작용인 몰지성주의가 신자유주의의 질서에 맞물려 급속히 확대”(장경섭, 2023) 환경과 보수/폐쇄적인 예술장르의 특수성이 더해지며 한국 문화예술계는 구조적 위험을 탑재하고 복잡하게 작동하고 있다. 또한 “관료제적 행정원리는 편의성, 형식성, 절차의 중요성을 대학 내부에 깊숙히 정착시켰고, 이는 다시 아카데미즘의 신선한 에너지인 창의성, 비판성, 신기성을 침해”(송호근, 2023)와 마찬가지로 예술도 자유로운 창작의 본질이 행정원리에 의해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다. 뿐만 아니라 왜곡된 정무적 판단의 과잉(이종수, 2019)은 합법적인 외형과 절차는 갖추었지만 실제적으로는 집권 권력자에 봉사하는 결정으로 다양한 해석과 참여가 봉쇄·축소·왜곡·배제 등 방식으로 작동되어 공공성의 훼손을 야기한다. 이는 예술계도 많이 나타나지만, 침묵의 카르텔이 타 장르보다 많이 존재하고 무의사결정8)-불리한 사태의 방지, 지배적 가치에 의한 부정, 편견적 정치체제의 구조, 관료(관리/경영 등)이익과 상충 구조와 맞물려 작동하면서 더욱 부정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지금도 이러한 흐름은 진행 중인데, 지난 9월 보도9)된 한류산업진흥법 제정도 수출상품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되고, 7월 보도10)된 일방통행, 독단적 예술행정에서도 보여진다. 한류가 지속되려면 과거 시각에서 탈피하여 문화예술의 본질을 고민하며 새로운 전환이 필수적이다. 발전행정 수출문화상품으로만 접근하면 단기간만 충족되고 지속·확장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하기에 생태계 안에서 제대로 예술을 할 수 있도록 제반환경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이제는 정책 방향의 근본 좌표를 현재의 맥락과 변화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재설정의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2) 정책역량(Policy Capacity)

지금의 현 상황에서 시급한 것은, 누적된 갈등 해결로 서로 다른 입장과 장애요인 개선을 추진할 조정자(coordinator) 역할이다. 협력위원회로 문화예술계-정관계-연구학계의 간극을 좁혀가는 일이 정책역량의 구체적 실행 1단계이다. 누적된 문화예술생태계 문제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바탕으로, 개선을 넘어 원인을 치유하는 역할이다. 많은 장르 중 K-POP이 성공한 중요한 요인은, 우연히 예술 본연의 가치를 꽃 피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자율성과 창의성 발현 기회를 보장받은 K-POP의 성공처럼, 다른 분야도 기회가 보장되면 잠재력 발휘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계와 장르를 넘나들며 통섭(consilience)되는 예술과 급격하게 발달하는 기술의 결합으로, 한류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이를 현재의 틀로 재단하고 과거 관행으로 잠재력을 차단해서는 안 되기에 변화가 필요하다. 시대사적 맥락과 변화에 부합해야 한다는 의미는, 확장과 다양성 그리고 복잡계(complex system)로 요약되는 새로운 흐름에 조응이다. 행복한 몰입의 관계성, 취향 공동체 커뮤니티, 팬덤(fandom), 빅블러(Big Blur) 네트워킹, 향유와 창작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상 개인의 변화는 단선이 아닌 복합적/다기적으로 분화하는 새로운 양상의 일환으로, 공간은 확장되고 시간이 연결되며 다양성으로 나타난다. 이 거대한 변혁에, 문명의 게임체인저일 AI도 빠르게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는 현실이다. 이러한 과도기 속 유연하고 균형감 있는 정책역량의 발휘는 절실하다.

정책역량에 관한 논의는 명확한 합의보다 다양하게 전개되는데, 이는 변화하는 시대/사회에 따라 필요한 정책역량도 변화해야 하기에 다양한 기준과 다차원적 접근으로 보여진다. 그래도 정책역량(노화준, 2009)을 거시적 관점에서 정책이 공공가치를 형성하고 지속적인 가치 창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요소들에 대한 조합능력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복잡하고 불확실한 정책환경에서 정책에 대한 지지와 정당성을 형성하여 성공적인 정책의 도입과 공공가치를 창출하는 측면에서 정책적 역량의 개념을 접근할 수 있다(Moore, 1995, 이정철·이정욱, 2015, 구주영, 2022 재인용). 이러한 정책역량(황창호외, 2017)을 다양하게 정의되고 분석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복잡다기한 정책문제 해결을 위해 다차원적으로 접근 가능하다는 측면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명의 전환기이자 한류가 날로 확대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어떤 정책역량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지속가능·확장 전략의 고민으로 귀결된다. 앞에서 조정자/협력위원회로 응축하여 표현한 현시점의 정책역량은, 복잡하고 갈등 깊은 문화예술분야 의 ‘협력적 혁신’을 설계하고 주도하는 역량이다. 여기서 주도는 정책을 설계·기획하는 주체가 아닌, 제반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이다. 변혁의 시대 정책역량(policy capacity)은 과감해야 한다. 상황 조망, 분석, 대안, 관점, 시각, 접근방식 등 기존의 것을 과감히 넘어서는 혁신성과 민첩성이 요구된다. 세부적 정책역량은 관점/프레임 재구성을 위한 분석가(analyst), 한류문화예술 조정자(coordinator), 한류문화예술 네트워크 확장자(boundary spanner) 로 역할이 요구된다. 미래 동력으로 한류문화예술이 발현되기 위해 장애/위험요소를 분석하고, 현재의 취약/문제점등 당면과제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공유·확장방안을 세밀하게 모색해야 한다.

3)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

2단계는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로, Neo&Chen(2016)은 좋은 거버넌스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수요에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변화하고, 혁신함으로써 적합성과 효과성을 유지할 수 있는 역동적 거버넌스 시스템이라 하였다. 다양한 나라들의 통합을 이룬 EU는 유럽적 거버넌스에서 ‘좋은 거버넌스’를 위한 5가지 원칙을 공개성(Offenheit), 참여(Partizipation), 책임성(Verantwortichkeit), 효과성(Effektivitaet), 일관성(Koherenz)으로 제시하였다. 유엔(UN Development Program)의 굿 거버넌스 논의에서도 참여, 반응성, 합의, 책임성, 지속가능한 발전, 포용성 등의 사회적 목표들을 제시하였다(Bevir, 2007, 김정희, 2015 재인용). 이제는 굿 거버넌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Schwab(2016)은 정부의 민첩한 시스템과 새로운 협력을 “정부와 국민은 서로 역할을 재정립하고 양측이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재고하고 서로에 대한 기대를 높여가고,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고, 변화의 도중에 발생하는 실패와 실수를 허용할 줄 알아야”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예술은 새로운 창조를 위하여, 서로 다른 관점과 다양한 생각들이 관계 맺으며 새로운 합을 이루는데, 이를 위해 소통, 협력, 다양성 포용, 창조적 실험 등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 연구자는 초연결사회의 개인이나 조직은 끊임없이 어떤 되어가기(becomeing)의 상태로 존재한다(Kelly, 2017)는 속성이 예술과 닮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굿 거버넌스의 지속가능은 시스템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Neo&Chen, 2016)는 것처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실효성은 물론 한류의 지속가능성, 잠재력 발현 여부와 규모, 영향력의 크기가 결정될 것이다.

Ⅴ. 결론

결국 시대 변화에 대한 ‘통찰’과 문화예술의 ‘본질’과 유기적 문화예술생태계 ‘현장’에 대한 실제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나타남을 연구를 통하여 알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자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한다.

첫째 ‘한류의 방향성’ 점검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한류정책은 발전국가/발전행정 연장선상에서 수출상품이 시대 변화에 따라 문화상품으로 바뀐 접근이다. 쥬라기공원 사례 이후 문화산업 중심으로 정책 방향성 전환이 이뤄지고, IMF시기에 시작된 정부의 한류정책은 그 당시 많은 정책들이 그러했듯이 경제적/효율성 측면에서 다뤄졌다. 지금도 그 기류 속에서 콘텐츠, 영화, 게임 등 상품화·산업화·수익화 등 높은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이 큰 흐름이고, 한류가 세계 곳곳으로 확대되어 나타나자 현지(현상)의 반응에 대한 대응적 차원-수용, 반응, 선호 등이 추가되어 진행된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한류는 정책에서 집중하는 경제분야를 넘어선 현상이기에, 다면적인 접근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K-POP에서 보여지듯 한류는 다양한 양상으로 진화하는데, ‘과연 한류정책은 그 중요성과 영향력을 포괄하느냐?’는 질문으로 새로운 전환이 핵심이다. 관제/정부기획설, 부정이슈 대응 등 현안 논쟁을 넘어 이제는 한류에 대한 함의를 종합적이고 다각도로 접근하여, 한류정책과 문화예술정책도 시대적인 맥락과 변화에 조응하도록 재설정이 필요하다. 그에 대한 방향성 정립 논의가 추동력 있게 학제적, 정책적, 문화예술적, 사회학적인 측면에서 실효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미래성장동력으로 문화예술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한다. 우연히 예술의 본질인 자율성을 보장받는 기회 속에 좋은 성공모델을 보여준 K-POP의 함의는, 정부의 역할은 환경조성자로 ‘예술 중심의 생태계로 전환’으로 제반환경 조성이다. 이를 위해 한류문화예술이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 갈 성장동력, 미래 먹거리라는 ‘시각전환’이 필요하다. 1970년대 미국의 대학체계를 송호근(2023)은 제조업을 포기한 미국은 첨단과학에 경쟁력을 집중했고,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스티브 잡스가 화답한 것이 4차 산업혁명 시작이라 분석한다. 이 의미를 헤아려보면, 우리는 IT강국은 이뤘지만, 디지털전환도 AI전환도 우주기술도 늦었고, 글로벌기업이 이끄는 플랫폼분야도 우리에게는 요원하다. 그러나 한류는 연구에서 분석되었듯이 우리가 이끌어갈 주력 분야로, 글로벌 시장을 고려했을 때 새로운 성장엔진이기에, 미래전략 차원에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시각전환 후는 환경 마련으로, 국가 주도의 행정중심에서 탈피하여, 예술중심의 생태계로 전환이다. 문화예술은 경제나 행정 논리와 다르다. 그러하기에 자유롭고 창의로운 문화예술과 행정의 다른 속성 방안으로 ‘문화적 예외’ 추진이 필요하다. 연구에서 보여지듯 현장에서 많은 문제들이 표면으로 드러나지만, 이면은 예술과 행정이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기에 촉발된 현상이다. 하지만 본질이 다른 핵심은 안 건드리고, 다른 것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다. 예술분야에서 비전문가인 행정이 문화예술의 게이트키퍼(gate keeper) 역할을 하며, 문화예술을 행정/경제 기준으로만 재단하고 결정해서는 지속가능할 수 없기에, 변화가 필요하다.

예술중심 생태계의 다음 단계는 미래를 위한 전략으로 가칭 ‘문화예술 와이파이5G’ 환경 조성 집중이다. 만약 전환기의 미국이 대학에 투자를 경제논리로만 접근했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도 문화예술을 경제논리로 가두지 말고 미래를 위한 전략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창의적이고 깊은 혜안의 석학인 초대 문화부장관은 “뚫어야 할 시추공은 한국인의 머리와 가슴이다. 묻혀있는 창조력이야말로 21세기의 번영을 담보하는 자원”(이어령, 2006)이라 강조하였다. 이처럼 묻혀있는 창조력이 발현되는 환경조성에 집중한다면, 우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은 높아진다. 문화예술이 보편적으로 접근된다면 와이파이가 4G → 5G → 6G → 7G로 점점 확장되듯이, 창조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의 확산과 팽창 가능성도 커진다.

세 번째는 이를 구현할 실행방안으로 가칭 ‘미래준비 추진단’을 제안한다. 한류가 지금을 넘어 더 큰 한류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AI, Big Data, Cloud 중심의 글로벌 초경쟁 시대의 흐름을 예상하고 정책을 입안·집행하는 정관계는 문화예술에 대한 섬세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과거의 잘못된 부분은 덜어내고 패러다임 전환을 추동력 있게 조응하려면, 전술한 바와 같이 변혁의 시대 정책역량인 분석가, 조정자의 역할을 바탕으로 굿 거버넌스를 이끌어야 한다. 추진단의 첫 역할은 서로 다른 입장의 간극과 장애요인 개선으로, 공개 컨설테이션(public consultation), 공청회(hearings) 등 유연하고 균형감 있는 역량 발휘로 대응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처럼 지속가능한 한류를 넘어 더 큰 한류를 위해서는, 한류문화예술이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시각 전환을 바탕으로 예술 중심의 생태계로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변화에 정책적 대응이 미흡하면 미디어산업에서 목도되듯 해외대체도 예견되므로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 앞으로의 한류는 ‘과거 관행과 미래 사이’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본 연구는 한류의 근간인 문화예술생태계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관계, 문화·예술계, 연구·학계의 관점/시각 차이를 접근한 탐색적인 연구였다. 초기 연구임에 한계가 나타났는데, 먼저 심층인터뷰에서 제한이 있었다. 향후 다양한 다수로 확대되고 MAXQDA Analytics도 병행되어 정교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기를 바란다. 또한 한류의 가치사슬: 생산-매개-소비와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재, 전체를 다루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하여 창작/생산 측면을 반영한 결과였지만, 향유/소비 측면도 후속 연구를 통하여 시의적절하게 논의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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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류 20년, 성과와 미래전략(채지영, 2020).

3) 2023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한국콘텐츠진흥원, 2024).

4) ‘21세기 비틀즈’ 방탄소년단, 학문적 접근은 계속된다.(조선일보, 2020.7.3.) 하버드경영대학원 사례 보고서/ Big Hit Entertainment and Blockbuster Band BTS: K-Pop Goes Global.

5) 플랫폼 임팩트 2023-플랫폼 이후 미국과 한국의 대중음악 변화(한준, 2022).

6) 세계 경제순위 변화 전망 1980~2075(골드만삭스 글로벌 투자 리서치, 2022.11).

7) 문화예술 지원정책의 진단과 방향 정립(류정아,2015), 해외 주요 국가의 예술산업 이론·사례분석과 한국 예술산업 생태계모형 제안(구문모외, 2017), 문화예술지원 거버넌스 체계에 관한 비교연구(한승준외, 2012), 주요국 문화예술정책 연구(최보연, 2016) 등 재구성.

8) 정책형성론 VI. 4.2.의제억지전략 3.무의사결정의 발생원인(이은국, 2024, 92~94).

9) 한류산업진흥법 국회 본회의 통과…"제도적 지원 초석 마련"(2024.9.26.).

10) 문체부의 ’일방통행’ 국립예술단체 운영(2024.7.18.), 문체부의 독단적 예술행정(2024.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