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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한 해법은 존재하는가? 국립미술관 운영 거버넌스의 제도 유형과 정책적 함의

김혜인1,, 주현영2
Hyein Kim1,, Hyeonyoung Ju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정책연구실 연구위원
2에꼴 뒤 루브르 박물관학 석사
1Senior Research Fellow, Korea Culture & Tourism Policy Research Institution
2Master of Ecole du Louvre

* 본 논문은 저자들이 연구책임 및 연구참여진으로 수행한 정책연구보고서「국립미술관 운영모델 연구」(문화체육관광부, 2025)와 「국립현대미술관 진주관 건립 타당성 연구」(국립현대미술관, 2025)의 내용의 일부를 활용하여 수정 및 발전시켜 작성하였습니다.

Corresponding Author : Senior Research Fellow, Korea Culture & Tourism Policy Research Institution, E-mail: hkim@kcti.re.kr

© Copyright 2026 Institute for Buddhist Studi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Feb 12, 2026; Revised: Mar 05, 2026; Accepted: Apr 14, 2026

Published Online: Apr 30, 2026

국문초록

본 연구는 국립미술관 운영 거버넌스를 단일한 제도 모델의 우열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신공공관리론의 확산과 공공재정의 구조적 축소라는 정책 환경 속에서 각국이 어떠한 제도적 선택을 해왔으며, 그 선택이 어떠한 효과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신공공관리론, 감사문화, 문화기관 재정 위기 논의를 이론적 배경으로 삼아, ① 재정 구조와 재정 책임의 배분 방식, ② 자율성과 통제의 제도적 배치, ③ 공공성과 전문성의 제도적 보호 방식이라는 분석틀을 설정하였다. 연구방법으로는 비교사례연구를 적용하여 한국, 일본, 프랑스 국립미술관의 운영거버넌스를 분석하였으며, 문헌 분석과 함께 일본과 프랑스 사례에 대해서는 관계자 인터뷰를 병행하였다. 분석 결과, 세 국가는 모두 신공공관리론의 영향을 받았으나 이를 수용하는 방식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은 책임운영기관 제도를 통해 제한적 자율성을 도입했으나 재정 구조와 평가 체계로 인해 실질적 독립성은 미흡하였다. 일본은 독립행정법인화를 통해 법인격을 부여받았으나, 중기계획과 지속적인 재정 감축 압박 속에서 성과관리 논리가 강화되었다. 프랑스는 국가–지방 협력에 기반한 다층적 거버넌스를 통해 자율성을 확대했으나, 재정 변동성과 고용 안정성의 한계를 노출하였다. 본 연구는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에 있어 보편적ㆍ단일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향후 정책 논의는 제도 유형의 선택 자체보다 재정 책임의 배분, 통제 방식, 공공성과 전문성 보호 장치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Abstract

In examining the governance of national art museums, this study does not seek to identify the superiority of a single institutional model, but to analyze policy choices made under the dual conditions of the diffusion of New Public Management (NPM) and the structural contraction of public funding. Drawing on theoretical discussions of NPM, auditing culture, and the financial crisis of cultural institutions, this study develops an analytical framework consisting of three dimensions: (1) fiscal structures and the allocation of financial responsibility, (2) the institutional configuration of autonomy and control, and (3) mechanisms for safeguarding public and professional expertise. Methodologically, this study adopts a comparative case-study approach to analyze the governance of national art museums in South Korea, Japan, and France. The analysis is based on a review of policy documents, legal frameworks, and existing research, complemented by interviews with key stakeholders in the Japanese and French cases. The findings indicate that although all three countries have been influenced by NPM, they have adopted it in markedly different ways. South Korea introduced the executive agency system to enhance managerial autonomy; however, substantive institutional independence has remained limited by centralized fiscal structures and performance-evaluation mechanisms. Japan granted legal status to national museums by incorporating them as independent administrative institutions. However, performance-based management and continuous budget-reduction pressures under the medium-term planning system have intensified. France expanded institutional autonomy through multilevel governance based on cooperation between central and local governments, yet this model has exposed limitations related to fiscal volatility and employment stability. The study concludes that no universal or single solution exists for the governance of national art museums. Rather than focusing on the selection of governance types per se, future policy debates should pay greater attention to how fiscal responsibility, control mechanisms, and institutional arrangements for protecting public and professional functions are combined within specific national and policy contexts.

Keywords: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 신공공관리론; 재정위기; 문화정책
Keywords: national museums; governance; new public management; fiscal crisis; cultural policy

I. 서론

국립미술관은 국가가 문화정책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공공성, 전문성, 상징성이 집약된 핵심 문화기관이다. 국립미술관의 운영 방식은 단순한 조직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문화예술을 어떠한 공공재로 인식하고 지원하는지, 그리고 그 책임을 어떠한 방식으로 제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는 종종 효율성 제고나 조직 개편의 기술적 문제로 환원되어 왔으며, 제도 선택이 내포하는 구조적 긴장과 정책적 함의는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신공공관리론(new public management, NPM)의 확산과 함께 공공기관 전반에 자율성 확대와 성과 중심 관리가 강조되면서, 국립미술관 역시 이러한 행정개혁 논리의 영향을 받아왔다. 책임운영기관제도의 도입, 법인화 논의, 성과평가 강화 등은 국립미술관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었으나, 동시에 문화기관 고유의 공공성ㆍ전문성과의 충돌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노출해 왔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공공재정의 구조적 축소와 재정 압박이 심화되면서,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는 단순한 행정개혁의 차원을 넘어 재정 지속가능성과 국가의 문화적 책임이라는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에 대해 제기되는 핵심 질문은 단순히 “어떤 제도 유형이 더 효율적인가”가 아니라, “재정 압박과 행정개혁 요구 속에서 국가는 국립미술관의 자율성, 책임성, 공공성을 어떠한 방식으로 조정하고 제도화해 왔는가”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에는 과연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단일한 해법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각국의 재정ㆍ행정ㆍ문화정책 맥락에 따라 상이한 제도 선택이 불가피한가라는 문제의식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제도 유형의 우열이나 모범 사례의 도출이 아닌, 정책적 선택의 결과이자 구조적 타협의 산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신공공관리론과 문화기관 재정 위기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검토하고, 이를 분석틀로 전환하여 한국, 일본, 프랑스의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비교 사례로 분석한다. 특히 NPM의 수용 방식과 그에 따른 거버넌스 구조의 차이가 미술관 운영의 자율성, 전문성, 재정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이를 위해 한국의 책임운영기관 모델,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모델, 프랑스의 문화협력공공법인(EPCC) 모델을 사례로 선정하여 제도적 특성과 실제 운영 양상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단일한 제도 모델의 모방이나 규범적 처방에 머무르기보다, 맥락 의존적이고 다층적인 정책 판단의 문제로 재위치될 필요가 있음을 제기하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은 향후 국립미술관 운영체계 개편 논의에서 보다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정책적 선택을 모색하는 데 기초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II.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 논의의 이론적 전개

국립미술관도 행정적 관점에서는 공공재정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공공재정 감소의 흐름 속에서 전 세계의 국립미술관들은 그 운영 패러다임의 근본적 재편 흐름 속에 놓이고 있다. 재정 압박 속에서 많은 공공문화기관은 운영 효율화와 성과관리가 강조되어 왔고, 이 흐름은 미술관에도 예외 없는 적용의 필요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국립뮤지엄의 운영 거버넌스의 변화를 꾀하며, 운영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재정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이는 새로운 미술관 운영거버넌스 모델에 대한 검토를 의미했다(Belfiore, 2004; Placek et al., 2021).

1. 신공공관리론과 문화 부문 적용: 감사문화(Auditing culture)의 딜레마

신공공관리론(NPM)은 1980년대 영국 등에서 시작된 행정개혁 패러다임으로, 전통적 관료제적 행정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부문의 경영 원리를 공공부문에 도입하여 효율성과 성과를 강조하는 관점이다(Hood, 1991). NPM의 핵심 원리는 성과 중심 관리(performance-oriented management), 고객 지향(customer orientation), 분권화와 자율성 부여, 경쟁 메커니즘의 도입,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성(accountability)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Osborne & Gaebler, 1992). 공공기관의 운영 거버넌스 측면에서 NPM은 크게 2가지 방향의 제도 변화를 촉진시켰다. 첫째, 정부 직접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법인 형태나 공사 형태로 전환하여 기관장에게 조직, 인사, 예산 운용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다(Christensen & Laegrei, 2002; Pollitt & Bouckaert, 2017). 둘째, 명확한 목표 설정과 성과 측정을 통해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다(Behn, 2003). 이러한 변화는 공공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응성(responsiveness)을 제고하며, 재정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Pollitt & Bouckaert, 2017).

1) NPM의 문화기관 적용과 이론적 한계

다수의 연구가 NPM을 문화예술 부문에 적용했을 때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다른 공공서비스와 달리 문화예술 부문은 전문적 판단과 장기 투자가 핵심이며, 측정 불가능한 부문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Belfiore(2004)는 NPM의 확산이 영국 공공문화 부문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면서, Michael Power의 ‘감사사회(audit society)’ 개념을 원용하여 1990년대 영국이 ‘감사가 제도적 안정성과 수용성을 획득한 ‘감사사회’가 되었음을 지적한다. 즉 측정과 정량화에 대한 강박이 ‘측정 가능한 성과’에 집착하게 하며, 문화예술기관의 본질적 가치를 왜곡하고, 문화예술기관에 대한 공적 지원을 ‘그 자체로서의 목적이 아닌 다른 영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당화는 도구적 문화정책이 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한다. 문화예술기관의 성과를 경제적 효율성이나 관람객 수 등으로 측정하려는 시도는 예술성, 창의성, 공공성과 같은 본질적 가치를 간과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Belfiore, 2004; Belfiore & Bennett, 2008). Belfiore의 핵심 논지는 NPM 체제에서 문화기관이 직면하는 측정 불가능성의 문제가 충돌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문화예술의 사회적ㆍ경제적 영향에 대한 기존 증거는 예술에 대한 공적 지출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고, 더욱이 NPM이 ‘심미적 가치에 따른 질적 기준’과 ‘공공서비스 제공의 질적 원칙’ 사이의 충돌을 야기한다는 것이다(Belfiore, 2004). 즉 공공기관으로서의 운영거버넌스의 선택이 단순한 관리 기술의 문제가 아님을 시사한다.

특히 박물관ㆍ미술관은 일반적인 행정기관이나 공공서비스 기관과 달리, 전문적 판단과 문화적 권위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핵심인 기관이다. 소장품 수집, 전시 기획, 보존ㆍ연구 활동은 단기 성과나 계량 지표로 환산되기 어려우며, 전문직 내부의 판단과 동료 평가에 크게 의존한다. 이로 인해 미술관의 운영 거버넌스는 단순한 효율성 논의를 넘어, 전문성ㆍ공공성ㆍ권위의 배분 구조라는 차원에서 논의되어 왔다. Plaček, M. et al.(2021)은 체코 박물관을 대상으로 NPM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행정적 분권화와 실질적 관리 자율성은 박물관 성과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재정적 자율성, 목표 설정 방법, 품질관리 기법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형식적 자율성이 아닌 실질적 권한 이양이 중요하며, NPM이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는 효과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 연구ㆍ수집ㆍ보존과 같은 비가시적 성과 영역이자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측면에 대한 가치를 고려하지 못하면서 박물관 성과에 대한 방향 설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효율성과 성과 중심의 NPM 원리를 문화기관에 적용할 때는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 한국의 책임운영기관제도: 자율성과 책임성의 역설

국내에서 NPM은 1990년대 후반 OECD 가입과 1997년 외환위기 상황에 대해 대처하고, 국내외 환경으로부터 정당성을 획득하고자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는 영국의 Next Steps 개혁을 모델로 한 책임운영기관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2000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하태수, 2019). 이 제도는 ‘공공성을 유지한 채 기관장이 정부의 집행 업무를 자율적으로 운영하되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쟁 원리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거나 전문성이 있어 성과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사무’를 대상으로 했다. 그 핵심 논리는 기관에 행정 및 재정상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대신 운영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여, 전통적 관료제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것이었다(권인석, 2004; 하태수, 2019).

이러한 책임운영기관 제도는 문화예술 분야에도 적용 가능성이 검토되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은 대표적인 대상 기관으로 거론되었다. 정부가 제시한 전환의 명분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관장에게 인사ㆍ조직ㆍ예산 운용의 재량을 확대함으로써 전문적 판단에 기반한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 둘째, 명확한 목표 설정과 성과 평가를 통해 국립미술관 운영의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점, 셋째, 관람객 중심의 서비스 개선과 운영 혁신을 통해 ‘열린 국립미술관’으로의 전환을 도모한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논리는 책임운영기관제도를 문화 부문에 적용하더라도 공공성을 유지한 채 행정 효율성과 대응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에 기반하고 있었다.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이 직면한 상황은 심각했다. 1986년 과천 이전 시 100명이던 인력은 문화부 산하기관 신설과 기구 확대 과정에서 타 기관으로 이전되어 1999년에는 84명까지 감소했다. 책임운영기관 전환은 이러한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100명 정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제도 본연의 취지인 ‘자율성 확대’보다는 ‘인력 확보’라는 현실적 필요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립현대미술관의 책임운영기관 전환을 둘러싼 논의는 문화예술계 내부에서 즉각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미술관 내부 구성원과 미술계 단체, 연구자들은 책임운영기관제도가 행정 효율성과 재정 관리 논리에 기반한 제도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국립미술관에 적용하는 것은 미술관의 공공적ㆍ전문적 성격과 구조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하였다. 특히 수집ㆍ보존ㆍ연구와 같은 미술관의 핵심 기능은 단기적인 성과 지표로 환원되기 어렵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안정적 공공 지원이 필수적인데, 책임운영기관제도는 이러한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되었다(김연재, 2020; 류정아ㆍ김현경, 2016). 이러한 비판은 책임운영기관제도가 약속하는 ‘자율성 확대’가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성과와 수익성에 대한 압박’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졌다. 성과 계약과 평가 지표를 중심으로 한 관리 체계가 강화될 경우, 미술관 운영은 관람객 수, 자체 수입, 전시 실적과 같은 계량 가능한 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며, 그 결과, 실험적ㆍ비주류적 예술 지원, 미술사 연구와 아카이브 구축, 지역 및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화 접근성 확대와 같은 공공적 기능이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김연재, 2020; 박소현, 2015).

또한 문화예술계에서는 책임운영기관 제도가 실제로는 충분한 자율성을 보장하지 못한 채 기관장에게 책임만을 강화하는 구조로 작동할 가능성도 지적되었다. 하태수(2019)는 책임운영기관 제도 도입 초기부터 관리자들의 실질적 자율성이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이러한 왜곡이 위계적인 조직문화, 제도적ㆍ재정적 기반의 미비, 정치적 상징성과 제도 취지 간의 불일치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한다. 이는 책임운영기관 제도가 문화기관의 운영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행정개혁 논리에 의해 적용될 경우, 오히려 조직 내부의 불안정성과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운영 경험에 대한 분석 역시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김세희(2019)는 국립현대미술관 사례를 통해 책임운영기관화가 실질적인 예산ㆍ조직 자율성의 확대보다는 성과 평가 논리의 내재화와 책임 강화로 귀결되었음을 지적하였다. 김연재(2020) 또한 책임운영기관 전환 이후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의 부처 종속성이 완화되지 않았으며, NPM이 전제한 ‘자율성과 책임성의 균형’이 실제 제도 운영에서는 쉽게 성립되지 않았음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책임운영기관 전환 논의는 단순한 제도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기관에 신공공관리론의 논리를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임운영기관제도는 자율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었으나, 동시에 공공성ㆍ전문성ㆍ장기적 문화정책 목표와 충돌할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이는 측정 가능한 성과에 대한 집착이 문화기관의 본질적 가치와 판단을 왜곡할 수 있음을 경고한 Belfiore의 논의와 맞닿아 있으며, 국립미술관 운영 거버넌스의 선택이 효율성 논리를 넘어 문화기관 고유의 특성을 반영해야 함을 시사한다(주현영ㆍ김혜인, 2025).

2. 재정 위기와 미술관 운영거버넌스의 재편에 대한 논의들

신공공관리론(NPM)은 성과 중심 관리와 효율성 제고를 통해 공공 부문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해 왔다. 이러한 논리는 단순한 관리 기법의 도입을 넘어, 공공기관의 조직 형태와 운영거버넌스 자체를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로 확장되었다. 즉, 재정 압박은 NPM이 확산되는 배경이자, 동시에 거버넌스 개혁을 정당화하는 핵심 동인이었다. 문화기관 역시 예외가 아니며, 공공재정의 축소는 미술관 운영 방식을 재검토하도록 압박하는 구조적 조건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1) 공공재정 감소와 미술관들의 구조적 위기

ICOM 산하 국제연구동맹(IRAPFM)(2025)은 124개 ICOM 국가위원회 중 59개로부터 수집한 자료와 119개 박물관의 질적 조사를 바탕으로 세계적 추세를 분석하였다. 보고서의 핵심 발견은 공공재정 감소가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되었으며, 2018~2022년 기간에도 39%의 응답국이 지속적인 감소를 보고했다는 것이다.

재정 감소의 영향은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난다. 응답 박물관의 63%가 관람객 감소, 54%가 아웃리치 프로그램 축소, 49%가 운영 변화, 34%가 일자리 감소를 보고했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심화되었다. 다수의 국제기구 보고서가 지적하듯, 팬데믹은 미술관의 수입 기반을 급격히 약화시키는 동시에 포용성, 접근성, 지속가능성과 같은 공공적 책무를 오히려 확대시켰다. 그 결과 명목상 예산이 유지되더라도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원은 감소하는 이중의 압박이 발생하였다. 재정 위기는 더 이상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미술관 운영을 규정하는 구조적 조건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러한 재정 환경의 변화는 미술관 운영거버넌스 선택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공공재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운영구조에서는 재정 안정성이 확보되는 대신, 수입 다변화와 전략적 대응의 유연성이 제한된다. 반대로 자율성이 확대된 운영구조에서는 자체 수입 창출과 외부 자원 유치가 용이해지지만, 재정 변동성과 공공성 훼손의 위험이 증가한다. IRAPFM 조사에서 확인되듯, 다수의 미술관은 후원, 상품 판매, 프로젝트형 보조금, 후원회 운영 등 다양한 수입원을 통해 재정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선행연구들은 이러한 자체 수입이 정부 보조금 축소를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하며, 오히려 미술관을 시장 논리에 더 강하게 노출시킬 수 있음을 지적한다(Abdullah & Khadaroo, 2022). 이는 운영거버넌스 선택이 단순한 조직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재정 구조와 공공성 간의 긴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결정임을 의미한다.

2) 미술관 운영거버넌스 유형과 재정 대응 전략: 이론과 제도의 경험들

선행연구들은 이러한 재정적 긴장에 대응하는 운영거버넌스를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왔다. Chartrand & McCaughey(1989)의 예술지원 모델은 문화정책 차원에서 국가 개입 방식의 차이를 설명하며, 이후 박물관 운영 연구에서는 보다 조직중심적인 유형론이 제시되었다. Lord & Lord(1997)는 박물관 운영거버넌스를 소속기관형, 통합법인형, 개별법인형으로 구분하며, 각 유형이 자율성ㆍ책임성ㆍ재정 안정성 간에 서로 다른 균형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소속기관형은 정부 부처 직속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할 수 있으나, 관료적 절차로 인해 운영 자율성과 대응성이 제한된다.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사례는 이러한 유형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주며, 책임운영기관제도와 결합된 혼합 모델은 재정 안정성은 유지했지만 실질적 자율성 확대에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김세희, 2019; 김연재, 2020).

통합법인형은 여러 미술관을 단일 법인 아래 통합해 규모의 경제와 자원 공유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은 이러한 모델의 대표적 사례로, 일정 수준의 운영 유연성을 확보했으나 장기간 지속된 정부 보조금 감액으로 인해 누적적 재정 압박과 성과 중심 관리가 강화되는 역설을 경험했다(박소현, 2015; 홍승연, 2024). 이는 법인화가 반드시 재정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정부의 재정 책임 축소를 제도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별법인형은 각 미술관에 독립된 법인격과 이사회를 부여하여 최대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프랑스의 EPA 및 EPCC 모델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재정을 분담하면서도 운영 자율성을 제도화한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역시 창립기관들의 재정 취약성, 중앙정부의 관리 어려움이라는 한계가 지적된다(손동기, 2021).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공공재정 감소는 미술관 운영거버넌스 재편 논의를 촉발하는 핵심 요인이며, NPM은 이러한 재정 압박에 대한 하나의 대응 논리로 작동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과 프랑스, 한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특정 거버넌스 유형이 재정 문제에 대한 보편적 해법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각 유형은 자율성, 책임성, 재정 안정성 사이에서 상이한 장단점을 지니며, 그 효과는 행정 전통과 재정 구조, 정책 목표라는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NPM의 확산이 반드시 단일한 방식으로 수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NPM의 핵심 논리가 분권화와 자율성 부여에 있는 만큼, 일부 국가에서는 이것이 중앙정부로부터 개별 기관으로의 권한 이양이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및 행정 책임의 재배분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경우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된 지역분권 정책(décentralisation)은 문화정책 영역에서도 중앙정부의 직접 지원을 지방정부와의 협력 구조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였으며, 이는 국립문화기관의 거버넌스 선택에도 구조적 영향을 미쳤다(손동기, 2021; Siegfried, 2012). 이러한 맥락에서 NPM의 논리는 반드시 민영화나 법인화로만 귀결되지 않으며, 각국의 행정ㆍ재정 전통에 따라 중앙-지방-기관이 재정과 통제 권한을 분담하는 ‘다층적 거버넌스(multi-level governance)’로 변형되어 수용될 수 있다. 이는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분석할 때, 정부와 기관 간의 단선적 관계뿐 아니라 재정 책임과 통제 권한이 복수의 행위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되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함을 시사한다.

결국 선행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운영거버넌스 선택이 특정 제도 모델을 규범적으로 채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재정 위기라는 구조적 조건 속에서 문화기관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은 이후 장에서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제도 유형별로 비교ㆍ분석하는 논의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III. 연구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단일한 제도 모형의 우열로 평가하기보다, 각국이 처한 재정 환경과 행정ㆍ문화정책 맥락 속에서 어떠한 제도적 선택을 했으며, 그 선택이 어떠한 정책적 함의를 갖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비교사례연구(comparative case study) 방법을 채택하였다. 비교사례연구는 공공기관 거버넌스와 같이 복합적 요인과 제도적 맥락이 결합된 현상을 분석하는 데 적합한 방법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는 재정 구조, 국가의 통제 방식, 전문성 보호 장치가 상호작용하는 영역이므로, 제도 유형의 차이를 맥락 속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재정 압박–자율성–책임성–공공성 간의 긴장 관계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2장에서 검토한 신공공관리론(NPM)과 문화기관 재정 위기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다음의 세 가지 분석 차원에서 검토한다.

첫째, 재정 구조와 재정 책임의 배분 방식이다. 이는 정부 보조금의 비중,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분담 구조, 자체 수입 창출에 대한 제도적 기대를 포함한다.

둘째, 자율성과 통제의 제도적 배치이다. 이는 조직ㆍ인사ㆍ예산 운영에서 기관에 부여된 재량의 범위와 성과 평가 및 감독을 통한 국가의 통제 방식이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분석한다.

셋째, 공공성과 전문성의 제도적 보호 방식이다. 이는 미술관의 핵심 기능인 전문인력의 형성 구조가 성과 중심 관리 체계 속에서 어떻게 위치 지어지는지를 검토하는 차원이다.

다만 본 분석틀을 적용함에 있어 사례별 거버넌스 구조의 층위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중앙정부와 기관 간의 양자적 관계가 거버넌스의 핵심 축을 이루는 반면, 프랑스의 경우 중앙정부ㆍ지방정부ㆍ기관이 재정과 통제 권한을 분담하는 다층적 거버넌스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 가지 분석 차원은 단일 중앙정부와 기관 간의 관계뿐 아니라, 복수의 행위자 간 재정 책임과 통제 권한의 배분 방식을 포괄하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이 세 가지 분석 차원은 이후 장에서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의 유형별 특징과 운영 효과를 비교ㆍ분석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2. 사례 선정 기준과 연구 대상

본 연구는 한국, 일본, 프랑스를 비교 사례로 선정하였다. 사례 선정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 국가는 모두 국립미술관을 국가 문화정책의 핵심 기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공공재정에 기반한 미술관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둘째, 세 국가는 상이한 운영거버넌스 제도 유형을 선택해 왔다는 점에서 비교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소속기관 체제를 유지하면서 책임운영기관제도를 부분적으로 결합한 혼합형 모델을, 일본은 다수의 국립미술관을 통합한 독립행정법인 모델을, 프랑스는 개별 법인화와 다층적 거버넌스를 제도화한 모델을 채택해 왔다. 프랑스의 경우 파리 본관(퐁피두 센터, EPA)과 메츠 지역관(퐁피두 센터 메츠, EPCC)이 각각 별개의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어, 사례 분석의 단위를 별도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파리 본관은 중앙정부(문화부) 감독 하에 운영되는 공공기관(EPA)으로서, 재정 구조와 통제 방식 면에서 한국ㆍ일본의 사례와 유사한 중앙집권적 성격을 갖는다. 반면, 메츠 지역관은 지방자치단체와의 재정 협약에 기반한 문화협력공공법인(EPCC)으로, NPM이 지역분권 논리와 결합하여 다층적 거버넌스로 수용된 전형적 사례에 해당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점에서 메츠를 프랑스 사례의 중점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되, 파리 본관의 재정ㆍ통제 구조를 비교 기준점으로 병기함으로써 프랑스 거버넌스 체계 전반의 맥락을 함께 제시한다.

셋째, 세 사례는 모두 재정 압박과 행정개혁 요구에 대응하여 제도 개편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재정 위기와 운영거버넌스 선택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데 적합하다.

각 사례의 제도적 특징과 연구를 위해 사용한 분석자료는 <표 1>에 요약되어 있다. 본 연구는 문헌 분석과 질적 인터뷰를 병행하였다. 문헌 분석은 각국의 국립미술관 관련 법ㆍ제도 자료, 정책 문서, 중장기 계획, 운영 지침, 그리고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와 관련된 학술 연구 및 정책연구보고서를 중심으로 수행하였다. 또한 ICOM, UNESCO 등 국제기구의 박물관ㆍ미술관 재정 및 운영 관련 보고서를 참고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앞서 제시한 세 가지 분석 차원(재정 구조, 자율성과 통제, 공공성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질적 비교 분석하였다.

표 1. 사례 분석 방법
구분 한국(국립현대미술관) 일본(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 프랑스(퐁피두 센터)*
기본 제도 유형 소속기관 + 책임운영기관(혼합형) 통합법인형(독립행정법인) 개별법인형(EPA, EPCC)
주요 분석 자료 정책 문서, 연구보고서, 선행연구 문헌(웹사이트, 정책 문서, 선행연구) 및 질적 인터뷰 문헌(웹사이트, 정책 문서, 선행연구) 및 질적 인터뷰

* 퐁피두 센터는 파리(본관)와 메츠(지역관)가 모두 개별법인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사례별 서술 분량 및 지면의 한계를 고려하여 지역관 사례를 중심으로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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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일본과 프랑스 사례의 경우, 제도 설계와 실제 운영 간의 차이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반구조화된 설문지를 통해 직접 관계자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인터뷰는 본 논문의 연구진 연구책임으로 수행한 정책연구 2가지의 과정에서 도출한 결과를 복합적으로 분석했으며, 인터뷰 대상의 선정 기준과 조사항목은 <표 2>와 같다. 일본의 경우, 「국립미술관 운영모델 연구」(2025)를 통해 2025년 9월, 프랑스는 「국립현대미술관 진주관 건립 타당성 연구」(2025) 과정에서 2024년 9월에 인터뷰를 수행하였다. 인터뷰는 각 미술관의 행정, 학예 업무를 수행하는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제도 도입 배경, 운영 과정에서의 변화, 재정 압박에 대한 대응 방식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인터뷰 자료는 문헌 분석 결과를 보완하고, 제도 선택의 실제적 맥락을 해석하는 데 활용되었다. 국내 사례인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여러 선행연구(김세희, 2019; 류정아ㆍ김현경, 2016; 홍승연, 2024)와 본 연구진이 수행한 복수의 연구보고서 과정에서 있었던 인터뷰 내용들을 복합적으로 검토하였다.

표 2. 인터뷰 대상 선정 기준 및 조사항목
구분 일본 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 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인터뷰 대상의 선정기준
  • - 인터뷰 당시 기관의 재직자

  • - 행정(사무국) 및 학예 인력

조사기간 및 방법
  • - 2025년 9월

  • - 반구조화 인터뷰(현지)

  • - 2024년 10월

  • - 반구조화 인터뷰(현지)

인터뷰 대상자
  • - 본부 사무국 2인

  • - 도쿄국립근대미술관 3인

  • - 국립신미술관 5인

  • - 국립아트리서치센터 7인

  • - 퐁피두 센터 파리 1인

  • - 퐁피두 센터 메츠 4인

조사항목 운영거버넌스의 정책적 결정과정
  • - 국가기관에서 법인화로 전환된 배경은 무엇이며, 어떻게 추진되었는가?

  • - 법인 전환 전/후 변화는 무엇인가?

  • - 메츠에 퐁피두 센터 지역관이 건립된 배경은 무엇인가?

  • - 여러 후보도시 중 메츠가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자율성과 통제의 제도적 배치
  • - 중앙부처와 법인 간의 거버넌스는 어떻게 되는가?

  • - 국립미술관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주요 의사결정 방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 - 본부 사무국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가?

  • - 미술관 운영의 주요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 - 미술관 운영에 중앙, 지자체, 퐁피두 센터 파리(본관)는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가?

재정 구조
  • - 운영예산은 교부금과 자체 수입의 비중이 어떻게 구성되는가?

  • - 자체 수입에 어려움은 없는가?

  • - 자체 수입 확대를 위해 미술관은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 - 지자체가 재정을 분담한다면 감액에 대한 우려는 없는가?

  • - 중앙, 퐁피두 센터 파리(본관)은 재정 부담을 하지 않는가?

  • - 자체 수입은 주로 어떤 항목으로 구성되는가?

공공성 및 전문성
  • - 법인과 국립미술관들의 업무 협업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 - 직원 신분과 정원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 - 본관과는 어떤 협력을 맺고 있는가?

  • - 본관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주: 인터뷰 당시 일본의 각 미술관의 특성 및 추진사업, 프랑스의 경우 지역과의 협력 관계를 추가로 질의했으나 본 연구의 취지에 따라 주요 항목(운영거버넌스, 재정 및 조직구조)에 따라 재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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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사례 분석

본 장에서는 3장에서 제시한 분석틀을 바탕으로 한국, 일본, 프랑스의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비교 분석한다. 각 사례는 (1) 재정 구조와 재정 책임의 배분 방식, (2) 자율성과 통제의 제도적 배치, (3) 공공성과 전문성의 제도적 보호 방식(인력구조)을 중심으로 비교분석한다. 이를 통해 각국이 신공공관리론과 공공재정 압박이라는 공통된 정책 환경 속에서 어떠한 제도적 선택을 했으며, 그 결과 어떤 효과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지를 검토한다.

1. 운영거버넌스 정책적 결정 과정
1)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한 이래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으로 운영되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공공부문 개혁 및 성과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미술관의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운영의 전문성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2004년 책임운영기관으로 선정되었고 2006년부터 해당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 정부는 예산의 경직성, 학예직 대비 높은 행정직 비율, 관장의 인사권 및 예산 집행의 자율성 부족을 전환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으며, 미술계는 시장 논리에 의한 공공성 저해를 우려해 반대했다(김연재, 2020). 책임운영기관 전환 이후에도 정부 조직 간소화 및 재정자립도 강화 차원에서 여러 차례 법인화 논의가 재점화되었고, 2010년, 2012년, 2015년 법인화 제정 입법 시도와 2018년 특수법인화 추진이 있었으나 모두 무산되었다. 김세희(2019)는 이러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법인화 논의가 책임운영기관으로서의 실효성보다 법인화라는 새로운 목표를 삼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2) 일본 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

일본의 국립미술관은 소속기관(국가기관)으로 운영되었으나 1980년대부터 신자유주의 관점에서 작은 정부를 지향해온 정부의 지침에 따라 국립미술관의 운영 거버넌스의 재설계 필요가 강조되었다.

“그전에는 국가기관이었는데 처음에는 미술관뿐만 아니라 문화재연구소나 박물관 등, 그리고 다른 부처 소속 부속 시설 기관들도 민영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민영화하는 데에는 공공성의 문제 등 꽤 어려운 점이 있어서 독립행정법인으로 전환이 제시되었다.”(일본 국립미술관 관계자 a)

위와 같이 일본은 당초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공공성 문제로 인해 법인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이 경제위기 및 공공부문 개혁에 따라 미술관의 운영거버넌스가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1999년 「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법」 제정, 2001년 독립행정법인으로 전환되었다. 현재 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은 이사장 산하에 총 8개의 국립미술관으로 구성된다. 2001년 통합법인 형태로 전환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고, 새로운 운영 거버넌스로의 재전환 등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3) 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퐁피두 센터는 파리 본관과 메츠 지역관이 각각 개별 법인으로 운영된다. 파리는 행정적 성격의 공공기관(EPA)으로 문화부 감독을 받으며, 메츠는 문화협력공공법인(Établissement Public de Coopération Culturelle, 이하 EPCC) 으로 건립되어 「지방자치단체법」 적용을 받아 지자체 감독을 받는다 . 파리 본관은 관료주의를 탈피한 유연한 조직과 운영 효율성을 위해 특별법으로 설립되었으며, 메츠는 문화부 장관의 분관 정책과 메츠 시의 적극적 의지가 결합해 건립되었다.

“메츠 건립은 당시 메츠의 구시가지를 발전시키겠다는 메츠 시장 Jean-Marie Rausch의 정책적 의지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관계자 a)

이 발언처럼 메츠 시장과 지역 의원들은 문화시설을 통한 경제적 효과에 주목했고 미술관 비용을 부담할 재정이 확보되어 있었다(박성혜, 2019; Krauss, G., 2014). 특히 프랑스의 지역분권 강화 정책이 강력한 배경이 되었으며, 지자체 문화예산이 문화부 예산보다 큰 점을 활용한 방식이 적용되었다(Siegfried, 2012).

세 국가의 미술관 운영 거버넌스는 2장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운영의 개혁성과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한국은 미술관의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섣불리 법인화 하기보다 책임운영기관을 결정했다면, 일본은 법인화를 통해 자율성을 더욱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는 법인이나 지역분권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어 지방자치단체와 책임을 분담했다는 차이가 있다.

2. 재정 구조와 재정 책임의 배분 방식
1)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었어도 기본적으로 국고에 의한 예산으로 운영된다. 2024년 기준 총 세출예산 701억 원 중 자체 수입은 34억 원으로 약 5%에 불과하다(국립현대미술관, 2025). 이러한 구조는 재정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재정 책임의 배분과 운영 자율성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동한다. 그 결과 미술관은 재원 조달에 대한 책임보다는 예산 집행과 성과 달성에 대한 책임을 주로 부담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창출된 수익에 대해서도 국고 환수 원칙이 적용되어, 자체 수입을 통한 신규 사업 추진이나 예산의 탄력적 운용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홍승연, 2024). 이는 재정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책임운영기관 제도가 표방하는 ‘자율성 확대’와는 거리가 있다.

2) 일본 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

일본의 국립미술관은 독립행정법인 체제하에서 정부 보조금과 자체 수입 약 7:3의 혼합적 재정 구조를 갖는다. 법인화의 핵심 목표가 ‘작은 정부’ 실현이었던 만큼, 재정 책임의 배분은 국가로부터 법인으로 점진적으로 이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2001년 법인화 이후 매년 1%씩 교부금이 감액됐다는 점으로, 제5기 중기계획 기간(2021~2026년)에는 2020년도 대비 5% 이상의 감축이 요구되었다.

“1년에 1%의 사업예산이 삭감이 25년 동안 매년 지속되니 엄청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일본 국립미술관 관계자 b)

재정 책임이 형식적으로 법인에 이양되었으나, 실질적으로 ‘재정 자립’이라는 명목하에 국가의 재정 책임이 축소되는 구조를 보여주며, 법인은 감축된 예산을 자체 수입으로 보전해야 하는 압박을 받으며, 이는 블록버스터 전시 의존, 입장료 수입 극대화, 시설 임대수익 창출 등 수익 중심 운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재정 운용의 자율성을 일정 부분 확대하는 동시에, 수익 압박을 통해 운영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이중적 효과를 낳고 있다.

“전시회를 하면 어느 정도 수입이 들어올지 목표를 세우는데 관객이 얼마나 올지 알 수 없으니 그러다 보면 수입이 예상보다 적어 예산이 줄어들고, 생각한 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입장료 수입뿐만 아니라 민간 기부금을 비롯해 미술관 시설을 임대하는 등 수익을 창출하려고 노력한다.”(일본 국립미술관 관계자 c)”

한편, 법인 전환 후 소장품 예산을 이월해 사용할 수 있어 작품 구매를 유연하게 계획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이외의 예산은 이월이 어려워 “자금 사용에도 좀 더 유연성을 부여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예전에는 각 미술관에서 제한된 금액으로만 구입할 수 있었던 작품을 미술관 간의 협의로 올해는 한 미술관에 고가의 작품을 구입하게 하고, 다음 해에는 다른 미술관이 더 고가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유연성은 예전보다 나아졌다.”(일본 국립미술관 관계자 b)

3) 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프랑스 국립미술관은 각 관별로 재정 구조가 다원화되어 있는데, 퐁피두 센터 메츠의 재정 구조는 중앙정부 예산으로부터의 독립성이 큰 편이다. <표 3>의 퐁피두 센터 메츠의 2024년 예산을 살펴보면 보조금 약 80%(메츠시, 메츠 메트로폴, 그랑-에스트 광역자치단체, 57 지역 보조금), 자체 수입 약 18%, 기타 수입 약 2%로 구성된다.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은 없는 대신 퐁피두 센터 파리의 소장품의 무상 대여하고 간접비를 부담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원한다(Préfet de la région Grand-Est, 2016).

표 3. 퐁피두 센터 메츠의 운영 예산(’24년 기준) (단위: 유로, %)
항목 금액 비율
보조금 9,700,000 76.75%
 메츠시 55,000
 메츠 메트로폴 5,150,000
 그랑-에스트 광역자치단체 4,000,000
순수익 2,261,398 17.89%
 후원 582,099
 임대를 포함한 경영수익 70,276
 입장료 수익 1,367,206
 출판 판매 175,877
 기타 수수료 65,939
57 지역 보조금* 300,000 2.37%
기타 보조금 8,000 0.06%
비용 경감 41,330 0.33%
기타 수입 110,399 0.87%
충당금 및 평가손 환입 217,409 1.72%
총액 12,638,536 100%

* 자료: Centre Pompidou-Metz(2025), Rapport d’activité 2024, p.83.

* 주: 57 지역 보조금은 모젤(Moselle) 중광역 자치단체 보조금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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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에는 작품을 대여해줄 때 파리 퐁피두 센터가 보험, 운송 등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이는 문화부의 지원 형태이기도 하지만, 제작비 같은 금전적 지원은 아니다.”(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관계자 b)

관계자는 “프랑스의 지역 정책의 일환이며, 분관과 같은 지역 기관들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언급했다. 재정 책임의 배분은 정관(statuts)을 통해 명확히 규정되며, 감액 등의 유동적 변화를 어렵게 만들어 두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차이점은 970만 유로 같은 금액이 정관에 명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기관이 설립될 때, 정관에 금액을 명시해 놓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금액의 감액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이 지원금을 감액하려면 지역 전체 구성원들과 협의해야 한다.”(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관계자 b)

이는 일본과 달리 재정 안정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면서도, 한국과 달리 중앙정부의 직접적 통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방 보조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지방 재정 상황에 취약할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며, 높은 자체 수입 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동시에 관람객 수와 관광 경기 변동에 따른 재정 불안정성에 노출될 수 있다.

3. 자율성과 통제의 제도적 배치
1)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의 자율성과 통제 구조는 형식적 자율성과 실질적 통제의 공존이라는 역설적 특징을 보인다. 관장은 문체부 장관이 임명하며, 정원 조정은 중앙행정기관과의 협의를 요한다. 의사결정 구조 측면에서는 운영자문위원회와 책임운영기관 심의위원회가 존재하나, 이들은 자문 기능에 머물며 실질적 의사결정권은 없다. 특히 심의위원회에 문체부 당연직이 포함되어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제도적으로 보장된다.

통제의 핵심 기제는 성과 평가이다. 책임운영기관평가는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며, 계량적 성과 지표(관람객 수, 자체 수입, 전시 실적 등)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평가 결과는 예산 배정과 직접 연계되어 측정 가능한 성과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며, 장기적ㆍ비가시적 성과(연구, 실험적 전시 등)를 후순위로 밀어낼 위험이 있다. 실제 국립현대미술관의 책임운영기관 전환 이후, 성과 평가가 자율성 확대보다는 통제 강화의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는 비판이 지속 제기되어 왔으며(김세희, 2019; 김연재, 2020; 홍승연, 2024), 이러한 제도적 배치는 자율성을 조건부로 허용하되,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일본 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체제는 법적 독립성과 운영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했다. 이사회는 미술관장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며, 문부성 당연직이 포함되지 않아 한국보다 독립적이다. 예산 이월과 자산 처분에 대한 권한도 있어 형식적 독립성은 확보되어 있다. 운영구조 및 의사결정 체계는 [그림 1]의 조직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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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일본 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의 조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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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통제의 핵심 기제는 중기계획 및 평가체계이다. 문부과학성이 5년 중기 목표를 제시하면 법인이 중기계획을 수립하고, 특별운영위원회와 외부평가위원회가 연간 업무 실적을 평가한다. 평가 결과는 보조금 삭감의 근거로 작용하여, 자율성은 있으나 지속적인 성과의 압박을 받는 구조이다.

또한 통합법인 구조 자체가 내부 긴장을 낳기도 한다. 본부의 권한이 약하고 개별 미술관의 독립성이 강해, “본부 아래 다양한 사업이 수행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일본 관계자 인터뷰 중)는 지적처럼 조정 기능이 제한적이다. 또한 인력 운영의 효율성 추구로 본부와 미술관의 직위를 겸직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업무 과중이 발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법인 자율성이 실질적 자율성을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재정 압박과 성과 관리가 더 강화되는 역설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3) 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프랑스는 국립미술관의 자율성이 이사회 중심의 거버넌스를 통해 제도화되어 있다. 문화부는 감독권을 통해 법적ㆍ공공적 책무 이행을 점검하되, 전시 기획, 인력 운용, 대외 협력 등 운영 전반에 대한 직접적 통제는 제한적이다. 대신 이사회, 회계감사, 공공감사기관 등의 다층적 통제 장치가 결합된 분산적 통제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관장 임명권도 이사회에 있어, 자율성 거버넌스의 구현이 가능하다. 다만, 2018년 상원 보고서(Lafon & Robert, 2018)는 이러한 EPCC 제도에서 국가 차원의 체계적 평가 부재와 국가의 거버넌스 참여가 소극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사회는 모든 창립기관의 참여를 보장하나, 실제로는 형식적 기구로 기능하는 경향이 있어 실질적인 전략 논의는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되었다.

한편, 퐁피두 센터 메츠는 지역관임에도 운영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파리에서는 대중을 위해 미술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다면, 메츠는 동시대 작가, 유망 작가를 주로 다루려고 한다”(프랑스 관계자 인터뷰 중)는 의견처럼 프로그램 운영에서도 자율성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지자체가 주도하여 개별법인으로 건립되었기 때문에 본관(파리)은 작품 대여, 학술 면에서 협력이 이루어진다.

”파리(본관)에서 많은 작품을 대여받고 있으며, 전시할 작품에 대해서는 3년에 걸쳐 회의를 진행한다. 하지만 프로그램 자체는 이사회에 보고하고, 건립한지 15년이 지나 미술관 운영은 독립적으로 수행되는 편이다.”(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관계자 b)

2장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세 국가의 운영거버넌스에 따라 자율성에서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자율성을 명목으로 책임운영기관을 도입했으나, 핵심 의사결정권이 중앙부처에 남아 있다. 반면 일본과 프랑스는 상위구조인 이사회 중심으로 결정되어지나 운영에 있어서는 미술관의 독자적인 운영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4. 공공성과 전문성의 제도적 보호 방식
1)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속기관이란 법적 지위를 통해 공공성이 강하게 담보된다. 국가 컬렉션 관리, 접근성 확대, 교육ㆍ연구 기능 수행 등 공공적 책무는 제도적으로 명확히 규정되어 있으며, 성과평가지표 역시 공공서비스 제공을 주요 요소로 포함하고 있다. 동시에 공무원 중심의 인력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전문성을 담보로 하는 인력의 신분 안정성이 높다. 이는 장기적 전문적 축적과 공공성 보호에 유리하다. 하지만 정원 관리가 경직적이라는 측면에서, 탄력적 인력 운용이 어려워 다양한 전문인력을 확충하는데 제약이 있다는 한계를 동반한다(류정아ㆍ김현경, 2016).

특히 2025년 4관 체제가 시작되며, 분관장 제도를 도입했으나 사실상 학예연구관 신분으로 1명의 관장이 4개 분관을 통솔하고 있고, 각 분관의 독립적 인력이 부족하여 지역관 자율성이 제약되고 있다. 즉 전문성 확대 가능성과 관료적 경직성이라는 이중적 성격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2) 일본 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

일본의 경우, 법인화 이후 인력이 공무원 신분에서 법인 직원 형태로 전환되고 계약직의 다양한 활용이 되고 있다. 다만 통합법인 운영 체제하에서 인력의 역할과 소속 범위가 모호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본부 사무국과 각 미술관 인력 간 본부-미술관 겸직이 발생하여 업무 부담이 과중되고 있다.

“앞으로는 본부와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의 겸임을 없애고 분리해서 운영하려고 지금 계획 중이다. […] 사무 담당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업무량이 정말 엄청나게 많다.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하고 있어 업무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 다만 직원 수를 바꿀 수 없어서 어떻게 업무를 나눌 수 있을지 어려워서 고민되는 부분이다.”(일본 국립미술관 관계자 a)

이에 앞으로는 본부와 미술관의 겸임을 없애고, 각각 분리해서 운영하려고 계획 중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성과 압박과 수익 창출 요구가 지속되면서, 전문적 판단과 공공적 기능 수행에 지속적인 긴장을 유발한다. 앞서 재정구조 부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장기적 역할 수행보다는 단기적 성과(관람객, 수익 창출) 부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인한 공공성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퐁피두 센터의 경우 파리와 메츠의 인력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고, 메츠는 자체 채용을 통해 자율성을 확보한다. 프랑스는 국립미술관의 공공성과 전문성이 강하게 규정되는 만큼, 개별법인 단위의 운영은 기관 특성에 맞는 전문인력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인력은 퐁피두 센터 메츠에서 직접 채용하고 파리 본관에서 파견온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업무 차원에서 본관의 부서들과 연락을 주고 받긴 한다. 예를 들어 자체 카탈로그를 발행하니까 출판 부서와 작업 방식이나 관행에 대해 많이 논의하는데 직원 교류는 없다.”(프랑스 퐁피두 센터 메츠 관계자 b)

단, 직원은 일본처럼 주로 국내의 정규직에 해당하는 무기계약직과 계약직으로 구성되는데, 기관장이 중앙정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퐁피두 센터 파리보다 채용 과정이 유연하다고 볼 수 있다. 단, 기관별 맞춤형 인력 구성이 가능한 만큼, 계약직 비중이 높아 고용 안정성 저하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며, 지자체 재정 상황에 따른 인력 변동 가능성 또한 있다.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면 <표 4>와 같다. 세 국가의 국립미술관 운영 거버넌스는 신공공관리 담론과 재정 위기 속에서 정책적 우선순위에 따라 상이한 경로를 선택했고, 이는 의사결정 체계, 인력, 예산 전반에 걸쳐 구조적 차이를 낳았다. 운영거버넌스의 선택은 자율성과 통제, 재정 안정성과 유연성, 공공성과 전문성 간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맥락적 결정의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표 4. 사례 분석 요약
구분 한국(국립현대미술관) 일본(독립행정법인 국립미술관) 프랑스(퐁피두 센터)
제도 유형 소속기관 + 책임운영기관(혼합형) 통합법인형(독립행정법인) 개별법인형(EPA, EPCC)
운영거버넌스의 정책적 배경 행정개혁 요구 속에서 공공성ㆍ상징성 중시 민영화 회피, 국가 통제 유지 분권화ㆍ지역균형ㆍ문화 분산
재정 구조와 재정 책임의 배분 방식 중앙정부 예산 의존도 높음 정부 보조금 감액 기조 속 통합 운영 중앙–지방 재정 분담, 다년도 협약
자율성과 통제의 제도적 배치 중앙부처 당연직 포함 미술관장 중심, 다층적 지자체ㆍ본관ㆍ분관 혼합 이사회
공공성과 전문성의 제도적 보호 방식 공무원 중심, 조직 경직성 업무 과중, 본부-미술관 간 위계 부재 기관 독립 채용, 높은 유연성
분석 결과 NPM 수용 방식 자율성은 제한적으로, 책임성과 성과관리 강조 성과관리ㆍ효율성 중심, 자율성은 제한적 자율성 확대 + 공공 재정 전제
제도적 성격 점진적 개혁, 제도적 타협 관리·감독 중심의 효율화 관리된 자율성과 다층 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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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결론

본 연구는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단일한 제도 모델의 우열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신공공관리론의 확산과 공공재정의 구조적 축소라는 정책 환경 속에서 각국이 어떠한 제도적 선택을 해왔으며, 그 선택이 어떠한 효과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재정 구조와 재정 책임의 배분 방식, 자율성과 통제의 제도적 배치, 공공성과 전문성의 제도적 보호 방식이라는 세 가지 분석 차원을 설정하고, 한국ㆍ일본ㆍ프랑스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를 비교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세 국가는 모두 공공재정 압박과 행정개혁 담론이라는 공통된 조건에 놓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거버넌스에 있어 상이한 제도적 선택을 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별적 선택에도 불구하고, 자율성 확대와 공공성 보호 간의 긴장, 재정 책임 이전과 국가 통제 유지 간의 모순은 어느 사례에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첫째, 재정 구조와 재정 책임의 배분 방식에서 세 국가는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한국은 국고 중심의 재정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높은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였으나, 재정 책임과 권한의 실질적 이전은 제한적이었다. 일본은 독립행정법인화를 통해 재정 자율성을 일정 부분 확대했으나, 자체 수입 확대에 대한 지속적 압박이 제도적으로 내재화되면서 운영 주체의 부담이 증가하였다. 프랑스는 중앙정부ㆍ지방정부ㆍ자체 수입이 결합된 다원적 재정 구조를 통해 높은 자율성을 확보했지만, 그만큼 재정 변동성과 위험을 기관이 직접 감내해야 하는 구조를 형성하였다. 이는 재정 구조의 선택이 곧 재정 책임의 이전 방식과 직결되며, 자율성 확대가 항상 재정 안정성 강화로 이어지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둘째, 자율성과 통제의 제도적 배치는 제도 형태에 따라 상이한 방식으로 구현되었다. 한국의 책임운영기관 제도는 자율성 확대를 표방했으나, 성과 평가와 예산 통제를 중심으로 한 관리 체계가 강화되면서 자율성은 조건부ㆍ제한적으로 작동하였다.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체제는 법적 독립성과 운영 자율성을 부여하는 대신, 중기계획과 성과평가를 통한 ‘원격 통제’가 핵심적인 관리 메커니즘으로 기능하였다. 프랑스는 이사회 중심의 거버넌스와 다층적 감독 구조를 통해 자율성과 통제를 분산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는 자율성과 통제가 대립적 관계라기보다, 제도적 설계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공공성과 전문성의 제도적 보호 방식 역시 제도 선택에 따라 상이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 소속기관 체제를 통해 공공성을 강하게 담보하는 대신, 인력 운용의 경직성과 전문성 확장의 한계를 노출하였다. 일본은 법인화를 통해 전문 인력 운용의 유연성을 일부 확보했으나, 성과 압박과 수익 창출 요구가 공공적ㆍ전문적 판단에 지속적인 긴장을 야기하였다. 프랑스는 법률에 의해 공공성을 제도적으로 규정하면서도, 개별 법인 단위의 자율 운영을 통해 전문성의 유연한 확장을 가능하게 했으나, 고용 안정성 약화와 상업화 논쟁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동반하였다. 이는 공공성과 전문성이 제도 형태에 의해 자동적으로 보장되기보다는, 인력 정책과 재정 구조, 평가 방식의 결합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구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비교 분석은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에 있어 보편적이거나 단일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운영거버넌스는 특정 제도 유형을 도입함으로써 완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재정 책임의 배분, 통제 방식의 설계, 공공성과 전문성의 보호 장치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 선택의 과정이다. 특히 법인화나 자율화는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국가의 재정 책임 축소를 정당화하거나 공공적 기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위험도 내포한다.

따라서 향후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에 대한 정책 논의는 제도 유형 간 비교나 이식에 머무르기보다, 각 제도가 내포하는 구조적 장단점과 맥락 의존성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재정 구조와 인력 체계, 평가 제도의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공적 책무와 전문적 자율성이 동시에 지속될 수 있는 운영거버넌스 설계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비교 분석의 결과는 향후 한국 국립미술관 운영거버넌스 논의에 다음과 같은 구체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재정 구조의 측면에서, 현행 국고 의존 중심의 재정 구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하기보다는 자체 수입의 국고 환수 원칙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기관 재투자를 허용하는 방향의 예산 운용 유연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본 사례는 재정 자율화가 재정 책임의 기관 전가로 귀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만큼, 자율화 확대는 국가의 기본 재정 책임 유지를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통제 방식의 측면에서, 현행 책임운영기관 평가가 관람객 수ㆍ자체 수입ㆍ전시 실적 등 계량 지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소장품 연구, 아카이브 구축, 실험적 전시 지원 등 장기적ㆍ비가시적 성과를 평가 항목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성과지표 체계를 재설계함으로써, 평가 제도가 미술관의 공공적 기능을 억압하기보다 지원하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

셋째, 공공성과 전문성 보호의 측면에서, 2025년 4관 체제 출범 이후 부각된 분관 자율성 문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각 분관에 독립적 인력 정원을 확보하고 분관장 권한을 제도화하는 방향은, 프랑스 EPCC 모델에서 확인되듯 기관 특성에 맞는 전문인력 구성과 운영 자율성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현실적 경로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고용 안정성 저하나 관료적 경직성 완화와 같은 부수적 과제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논의를 위한 비교적ㆍ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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