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지역주민의 정주의식 제고는 한국의 지역 소멸 문제에서 핵심 이슈 중 하나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로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8년을 정점으로 한국의 총인구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4년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에 절반이 넘는 129곳이 지역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이상호, 2025). 이러한 통계는 지역의 인구 감소와 소멸이 어느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문제임을 확인시켜준다. 따라서 사람들이 왜 지역에 정주하는지 혹은 정주하지 않는지 그 영향 요인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긴박하고 중요하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주거환경 개선, 일자리 창출, 공공 서비스 확충 등 다양한 인구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막대한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지역 인구의 유출과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여전히 심각하다(사회정책방향, 2024). 이는 물리적·경제적 분야에 집중된 기존 정책의 한계를 드러내며, 지역에서 정주의식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문화의 역할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하수정 외, 2021). 실제로 매년 1조 원 규모로 집행되는 지방소멸기금의 초기 집행 현황에서도 물리적 시설 투자의 비중이 매우 높았으며(김동균, 2024), 문화·관광 분야의 사업은 2022년 130건에서 2025년 81건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나라살림연구소, 2025).
정주의식은 지역에 대한 애착, 소속감이라는 심리적 요소 이외에 지역에 거주하려는 의도를 포함한다(이미애·이승종, 2016).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주거 환경, 일자리, 교통 등 물리적 요인(김병수·정철모, 2013; 장철규, 2020; 전성표, 1999), 사회적 연대, 공동체 의식 등 사회적 요인(김진완, 2014; 이경영·황찬규·김성헌, 2022), 문화 경험, 문화 환경 만족도 등의 문화적 요인(박종구·라도삼·공자원, 2007; 원향미, 2025; 이지은·이경은, 2020) 등으로 형성된다. 이에 대해 최근 연구들은 물리적 요건만으로는 정주 의식을 제고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지역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경험이 정주의식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문화시설 접근성(원향미, 2025), 문화프로그램 참여(채경진·강승진·임학순, 2024), 문화환경 만족도(송방현, 2020; 이지은·이경은, 2020) 등이 정주의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실증적으로 밝혀졌으며, 이러한 연구들은 지역 소멸 대응 정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문화적 요인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확대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하지만 그 중요성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를 중심으로 설계된 인구 정책 사례는 매우 드문 상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도시 사업은 문화가 정주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사례로 평가된다. 문화의 사회적 가치에 기반해 설계된 문화도시 사업은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에 의거해 지정되어 추진되고 있으며, 지역 고유의 문화 자원을 활용한 문화 환경을 조성해 지역주민의 문화 역량을 강화시키고 사회 자본을 형성하여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목표로 한다(문화체육관광부, 2023; 조광호, 2020). 그동안 선행 연구들은 대체로 문화도시의 효과나 성과를 제시하거나(노수경, 2022; 서우석·조광호, 2016; 오동훈·오근상, 2016) 문화 도시의 방향성을 제안하거나(김창경, 2011; 박성민·고대유, 2023; 정지은·정지영, 2022), 도시이미지와 도시브랜딩을 연계한 연구(이승훈, 2019; 이지현·류승완, 2022)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연구들은 문헌연구와 사례분석을 통해 문화도시가 지역 단위에 미치는 성과와 영향을 제시하는데는 효과적이었지만, 그 영향이 궁극적으로 지역 단위에 실제적으로 귀결되는 파급력, 즉 주민의 정주의식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문화도시 사업과 정주의식 간의 관련성을 직접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김창진·채경진(2025)과 채경진·강승진·임학순(2024)에 한정될 정도로 매우 부족하다. 더욱이 문화도시 사업을 구성하는 핵심 참여 유형을 구분해 정주의식과의 관계를 비교·분석한 연구 역시 거의 없다.
그렇다면 문화도시 사업의 어떤 유형이 어떠한 방식으로 지역주민의 정주의식을 높이는 것인가? 문화도시는 지역주민의 참여와 공감을 중심에 두고,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별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지만, 사업은 크게 프로그램과 공간으로 구분된다(박준홍·선민정, 2025; 손유진·김성수, 2023). 두 유형이 정주의식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다를 것으로 판단된다. 축제, 공연 등의 프로그램은 일시적이고 집중적인 방식의 접근이라면, 물리적 환경 기반의 거점 공간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방식의 접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도시 사업의 핵심 참여 유형을 둘로 구분하고 각각의 참여 방식이 정주의식에 기여하는지를 실증한 연구는, 문화가 정주의식에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문화도시 사업의 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기에 매우 필요하다. 이러한 분석은 거시적·정책적 단위의 성과 평가가 아니라, 실제 이해 당사자인 지역사회의 경험에 기반한 실증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본 연구는 문화도시 사업의 참여 경험이 지역주민의 정주의식과 어떠한 관련성을 지니는지를 확인하고, 나아가 프로그램과 거점공간이라는 두 참여 유형이 각각 어떠한 방식으로 정주의식과 연관되는지를 실증적으로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두 유형이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를 지니는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서귀포 문화도시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문화도시 서귀포 성과분석」 조사 자료를 활용한다. 서귀포 문화도시는 2021년 1차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되어 2023년까지 3년 연속 ‘최우수 문화도시’, 2023년 ‘제1회 올해의 문화도시’로 선정될 만큼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서, 사업 기간 동안 주민참여형 프로그램과 거점공간 사업을 추진해 왔다(진선희, 2024). 이러한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문화도시 사업과 정주의식 간의 관련성에 대한 실증적 근거를 확장하고자 한다. 또한 향후 인구 정책에서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정주의식 제고 방안으로서 문화도시 사업의 방향성과 문화의 역할을 재정립하는데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정주의식은 지역 사회에 대한 애착과 심리적 만족감과 더불어 그 지역에 계속 살고자 하는 의지를 의미한다(이미애·이승종, 2016; 전성표, 1999; 최일진·남항우, 2015; 최재국·문국경, 2021). 즉 심리적 만족감, 애착심 등을 필요조건으로 하며, 그 지역에 지속적으로 거주하려는 의지가 핵심인 개념이다. 따라서 정주의식은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으며 형성되는 소속감, 애착, 공동체 의식과 같은 심리적 태도가 형성되는 것이 우선이다. 특정 지역에 대한 기억의 축적과 정서적 유대가 쌓여 공동체 의식으로 이어지고(Scannell & Gifford, 2010), 지역이 개인 삶 속에서 ‘의미 있는 장소’로 인지될 때, 정주의식이 형성되고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착은 정주의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이경영·황찬규·김성헌, 2022; 최지연·홍은영, 2016; Lewicka, 2011), 이는 지역사회와의 사회적·문화적 경험을 통해 쌓인 집단적인 심리적 연결감으로서(강신겸·최승담, 2002; 김진완, 2014), 지역을 떠나지 않으려는 심리를 강화시킨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주의식은 주민이 지역에 계속 거주하도록 하거나 타 지역으로의 이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역사회 유지의 핵심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최근 지역 소멸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역 주민의 정주의식 향상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2024)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국 228개 시군구 중에 절반이 넘는 129곳이 지역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만큼, 이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단순히 지역의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넘어, 지역의 존립과 직결되어 있다. 지역 산업이 쇠퇴하고, 지방 재정이 악화되며, 공공서비스가 축소되면서 기존 주민의 추가적인 이탈을 촉진하는 악순환 구조를 야기할 수 있다(이지은·이승종·이혜림, 2020). 이러한 배경에서 지역주민의 정주의식 제고는 지역의 활력과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핵심 지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관련 연구는 대체적으로 정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김진완, 2014; 이지은·이경은, 2020; 최지연·홍은영, 2016; 최일진·남항우, 2015). 구체적으로 물리적 환경 요인의 중요성을 설명하기도 하고(김병수·정철모, 2013; 전성표, 1999), 사회적 요인의 효과를 파악하며(이지은·이경은, 2020; 정영아·김윤지, 2021), 문화적 요인의 영향을 실증하기도 한다(장유미·이승준·이민아, 2023; 김창진·채경진, 2025). 그 외에 도시이미지, 자긍심과 같은 정서적 요인 정주의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하기도 한다(최지연·홍은영, 2016). 이처럼 선행 연구들은 정주의식을 단순히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요인까지 다차원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초기 연구들은 주로 주거환경, 일자리 등 물리적 환경 요인을 중심으로 정주의식의 형성 요인을 설명하였다(김병수·정철모, 2013; 전성표, 1999). 하지만 물리적 환경의 확충만으로는 정주의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원준혁·김흥순, 2012; 장철규, 2020; 최진욱·이주형, 2016),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물리적 환경보다 지역주민의 참여와 활동이 더 강조되고 있다(김공양, 2016; 김태동, 2014). 이에 따라 최근 연구는 지역사회 연결과 애착을 형성하는 문화적 활동으로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이경영·황찬규·김성헌, 2022; 장세길·육수현, 2021). 특히 2000년대 이후 문화적 재생 흐름과 맞물려, 문화적 요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문화 격차 해소를 통해 지역 주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 혁신을 기반으로 지역 간 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정부의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실제로 지역의 문화 환경이 정주의식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실증 연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장유미·이승준·이민아(2023)는 문화 환경이 정주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 지역 주민들이 기존 지역에 계속 거주하기 위해서는 정주 여건 조성에서 문화 환경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지은·이경은(2020)은 주거환경 만족도를 생활 환경, 경제 환경, 보건복지 환경, 교육 환경, 문화 환경으로 구분하여 각 영역이 정주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다. 그 결과, 문화 환경이 전 연령대에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이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면서 생애주기에 맞는 차별화된 문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했다. 송방현(2020)은 지역의 문화 환경이 활성화된 지역과 낙후된 지역의 비교를 통해, 단순한 물리적 격차보다는 거주지 문화 여건이 문화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혔다. 이처럼 선행 연구들은 정주의식 제고를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 조성을 넘어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 문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화는 단순한 문화적 가치를 넘어, 사회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라도삼, 2014; 서우석·조광호, 2019). 이는 문화가 지역 사회와 연결될 때, 문화적 재생을 통해 지역 사회 전반에 경제적, 사회적 파급 효과를 미치는 것(Evans 2002; Matarasso, 1997)을 의미한다. 실제로 문화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단위에서 문화 향유의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문화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근저에는 다양한 문화 향유의 경험을 통해 문화자치를 실현하고, 지역 주민의 애착과 공동체 의식을 높여 정주의식을 제고하려는 목표가 내포되어 있다(김성하, 2024). 하지만 이러한 목표가 지속적으로 달성되려면, 지역 단위에서 문화 향유에 대한 인식이 ‘문화 소비’에서 ‘문화 참여’로 전환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문화 향유는 관람과 참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되며(문화체육관광부, 2023, 2024), 문화 향유라는 큰 틀 안에서 소비와 참여는 혼동되어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문화 소비는 문화예술을 감상, 관람, 체험하는 활동으로 수동적 관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문화 참여는 능동적 관여라는 측면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에 주목해, UNESCO(2009)는 문화 참여를 단순한 소비를 넘어선 창작, 생산, 기획 등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OECD (2022) 역시 문화 참여를 단순 소비가 아닌 적극적 관여(engagement)로 설명하면서 참여가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경제 혁신과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를 지역 사회 맥락에 적용해 보면, 지역에서의 문화 참여는 주민이 단순 소비자에서 생산과 소비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주체적 생산자(prosumer)의 역할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양혜원, 2016). 이에 본 연구에서는 ‘능동적 문화 참여(active cultural participation)’를 단순한 문화 향유나 일회성 체험이 아닌, 지역주민이 문화 활동의 가치 창출과 공유 과정에 직접 관여(engagement)하여 지역사회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정의한다(Piber et al., 2017).
능동적 문화 참여는 개인의 문화 경험을 개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 내에서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고 긍정적 감정과 기억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전환시킨다(McMillan & Chavis, 1986). 또한 공동체 의식과 자긍심을 형성하고 궁극적으로 지역에 대한 애착과 정주의식을 제고하는데 기여한다(김창진·채경진, 2025). 이러한 연관성은 여러 선행 연구에서도 확인되는데, 예를 들어 이지은·이승종·이혜림(2020)은 공공서비스에 대한 기대 불일치가 정주의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시민 참여가 수반될 경우 부정적 영향이 완화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밝혔다. 이경영·황찬규·김성헌(2022)은 주민의 문화적 가치가 지역 사회 애착을 높이고, 이 애착이 궁극적으로 능동적인 지역 참여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파악하였다. 장세길·육수현(2021)은 문화 공동체가 지역 사회에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문화 활동을 통해 지역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문화 자치 역량임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문화 참여가 지역의 정주의식을 강화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주며, 정주의식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에 의해 변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희창, 2024). 즉 문화 참여가 정주의식을 높이고, 높아진 정주의식은 다시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송상섭·한범수, 2012). 이 과정에서 주민은 지역발전에 협력자로서 지역 현안 해결에 관심과 참여 의지를 지닌 자치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지역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문화 참여를 위한 참여 기회의 확대가 중요하다. 더욱이 최근 연구(하수정 외, 2021)에서 지역주민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주요 이유가 문화·여가환경으로 나타난 점을 고려할 때, 정주의식 제고는 능동적 참여가 가능한 문화 환경이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한 구조로 연계되어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역주민의 문화 참여를 활성화하는 문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지역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지역민의 정주 의식을 향상시키는 대표적인 사업이 문화도시 사업이다. 문화도시는 2000년대 이후 탈산업화 시대에 문화를 통한 도시 문제 해결과 지역 활성화를 추구하는 정책으로서, 1985년 유럽문화수도, 2004년 유네스코 창의도시네트워크 등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 지방자치제도의 본격 도입과 함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중요한 화두로서 문화가 주목받기 시작했다(조광호, 2020). 이를 계기로 광주 동아시아 문화도시(2003)와 부산, 경주, 전주 등 지역거점문화도시가 지정되었고, 이후 지역문화진흥법(2014)에 의거해 법정문화도시(2019), 대한민국문화도시(2025)가 지정되어 현재까지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문화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 그리고 문화적 도시재생과 접목한 사회혁신 제고를 목표로 한다(문화체육관광부, 2022). 즉 지역 고유의 문화자산, 지역 정체성을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지역 발전을 지향한다. 따라서 단순히 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넘어 문화적 파워가 사회 발전에 연계되는 도시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노수경, 2022).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 고유의 문화적 토대를 기반으로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여러 형태로 수행되고 있다. 비록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으나, 지역주민의 문화 참여와 관련된 사업은 크게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으로 분류할 수 있다(손유진·김성수, 2023; 최현정, 2025). 이는 지난 20년 간 문화도시 관련 언론 기사를 텍스트 마이닝으로 분석한 박준홍·선민정(2025)의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박준홍·선민정(2025)의 연구에서 2019년 법정문화도시 지정 이후의 주요 키워드를 분석해 보면, 프로그램은 축제, 전시, 공연, 예술, 교육, 문화와 관련한 활동으로, 거점공간은 물리적 공간, 지역, 전시, 가치 등에 초점을 맞춘 공간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문화도시 사업의 프로그램과 공간이 지역 주민의 일상적 문화 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나아가 지역에 대한 애착과 정주의식을 높이는 주요한 문화 참여 유형임을 시사한다. 이 두 유형은 모두 지역주민의 능동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지만, 정주의식에 기여하는 주요 방식과 역할이 다르다.
프로그램은 무형의 활동을 통해 지역 문화와 정체성을 경험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은 지역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애착을 순간에 집중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의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내용과 질이 중요하다. 이에 비해, 거점공간은 주민의 문화 참여가 지속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의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지역주민은 지역 문화와 커뮤니티를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이러한 경험이 누적됨에 따라 공동체에 대한 심리적 연대와 애착을 강화한다. 따라서 거점공간 조성은 물리적 시설 확충을 넘어, 주민의 능동적이고 지속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램과의 유기적인 결합을 필요로 한다(윤서원·이윤석, 2025).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은 정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핵심 조건이 있다. 바로 지역주민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낼 때, 그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문화 참여는 단순 향유를 넘어 주민이 생산과 소비에 함께 참여하는 주체적 참여자일 때, 지역 주민의 자치 역량과 정주의식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주체적이고 능동적 참여가 가능하려면, 프로그램 기획과 공간 조성이 지역 주민의 요구와 특성에 맞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라도삼, 2007). 특히 지역민의 삶에 기반한 지역 고유의 문화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 지역 주민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거점 공간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문화에 대한 만족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되며, 이는 지역에 대한 애착과 정주의식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은 각각 정주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두 유형이 상호 보완 역할을 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보완 효과는 두 가지 차원에서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축제, 이벤트 등 일시적인 프로그램이 지속적인 거점 공간과 서로를 보완하는 차원과 거점 공간 내에서 프로그램이 물리적 공간과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차원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문화도시의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이 정주의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독립적, 상호보완적 관점에서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1. 문화도시의 프로그램 참여는 지역 주민의 정주의식에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는가?
연구문제2. 문화도시의 거점 공간 이용은 지역 주민의 정주의식에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는가?
연구문제3. 문화도시의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은 정주의식 제고에 있어 상호보완적 관계를 지니는가?
Ⅲ. 연구방법
본 연구는 서귀포 문화도시센터에서 2024년에 시행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문화도시 서귀포 성과분석」 조사(이하 서귀포 성과분석 조사)의 원자료를 활용하였다. 이 조사는 빅데이터 분석과 이용자 만족도 설문 조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귀포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과 성과를 실증적으로 평가하고, 사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분석 자료는 사업의 문화적·경제적·사회적 성과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프로그램과 거점공간 등의 이용자 만족도를 측정함으로써 향후 학술 연구 및 정책 수립의 실증적 근거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용자 만족도 조사는 2024년 4월 22일부터 9월 30일까지 서귀포 문화도시 프로그램 및 거점공간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하여 오프라인 방문 조사와 온라인 설문 응답이 병행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실제 프로그램과 거점공간을 이용한 방문자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최종 유효 표본은 프로그램 이용자 603명, 거점공간 이용자 216명으로 총 819명이 확보되었다. 이러한 자료를 활용한 본 연구는 이용자 대상 양적 조사를 기반으로 문화도시 성과를 검증한 실증연구로서, 이용자 만족 여부 인식과 참여 경험을 통계적으로 검증함으로써 기존 질적 연구 위주의 문화도시 평가 분석과는 차별성을 지닌다.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정주의식으로, ‘이러한 프로그램(공간)이 지역에 계속 살고 싶도록 만드는 것 같다’라는 프로그램과 거점공간의 효과성에 대한 평가 문항이다. 7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으며, 1점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점은 동의하지 않는다, 3점은 다소 동의하지 않는다, 4점은 보통이다, 5점은 다소 동의한다, 6점은 동의한다, 7점은 매우 동의한다로, 점수가 높을수록 정주의식이 향상됨을 나타낸다. 정주의식은 서귀포시에 지속적으로 거주하고자 하는 의사를 나타내는데, 관련 선행 연구에서는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변수다(이지은·이경은, 2020; 최일진·남항우, 2015; 최지연·홍은영, 2016). 특히 선행 연구들은 거주 지속 의사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측정을 위해 이를 단일 문항으로 사용해 왔으며(문경주, 2019; 이지은·이승종·이혜림, 2020), 본 연구 역시 이러한 접근 방식을 따랐다. 다만 단일 문항 측정은 정주의식의 다차원적 속성, 즉 장소 애착, 심리적 만족감 등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독립변수는 프로그램 유형과 거점공간 유형이다. 프로그램 유형은 ‘놀멍장’과 ‘봄꽃 하영 이서’의 2개 범주로 분류하였다. 사업기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으나, 서귀포문화도시센터가 대표 프로그램으로 제시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참여자 규모와 만족도가 모두 확인된 두 사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는 서귀포 문화도시 사업의 모든 프로그램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으나, 실제 참여가 집중된 주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분석함으로써 문화도시 사업의 핵심 참여 유형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또한 프로그램과 거점공간 구분의 경우, 프로그램은 특정 기간에 운영되는 참여형 문화 활동으로, 거점공간은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물리적 문화 공간으로 분류하였다. 이에 따라 거점공간 내에서 이뤄지는 자체 프로그램은 별도의 프로그램 유형이라기보다는 해당 공간의 이용 경험 즉 공간의 특성으로 간주하였다.
거점공간 유형은 5개 범주로 분류하였다. 조사 대상 공간은 사업 기간 동안 조성된 거점 공간 중에서 서귀포문화도시센터가 주요 거점공간으로 지정한 남원문화공원, 악기도서관, 마을라운지, 스페이스70, 예래문화공간, 무릉문화, 곱딱헌 총 7개소를 선정하였다. 이들 모두 지역주민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 공간이지만, 예래문화공간·무릉문화공간·곱딱헌은 한 범주로 통합하고 나머지 공간은 독립된 범주로 설정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예래문화공간, 무릉문화공간, 곱딱헌 역시 고유한 기능을 지니고 있으나, 공간별 방문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독립된 범주로 분석할 경우 통계적 추정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분석의 안정성을 고려하여 이들 공간을 하나의 ‘기타 지역 기반 문화공간’ 범주로 통합하여 분석하였다. 프로그램과 공간에 대한 소개는 <표 1>에서 제시하였다.
통제 변수로는 선행연구에서 정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반영하여 선정하였다(문경주, 2019; 이지은·이승종·이혜림, 2020; 장유미·이승준·이민아, 2023; 최지연·홍은영, 2016). 성별은 남녀로 구분하였으며, 연령은 10대 이하부터 60대 이상까지 6개 범주로 분류하였다. 취업상태는 무직과 취업자로, 동행자는 혼자, 친구, 가족 3개 범주로 구분하였다. 동행자의 경우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 응답자 중 각각 21명과 3명이 중복 응답을 하였다. 이는 문화 공간 방문 시 가족, 친구와 함께 방문하는 경향에 따라(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2021; 2023) 가족과 친구, 혼자 그룹이 중복될 경우는 가족으로, 친구와 혼자 그룹이 중복될 경우는 친구 그룹으로 응답 처리하였다.
본 연구는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과 거점 공간 이용자 집단을 각각 구분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자료 분석을 위해 기술통계와 교차분석,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표 2>에서는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을 빈도 및 교차 분석으로 살펴보았고, <표 3>에서는 응답자의 정주의식 정도를 빈도 및 교차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이어 <표 4>에서는 정주의식을 종속변수로 한 위계적 회귀 분석을 통해 주요 영향 요인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 구체적으로 먼저 인구사회학적 특성의 영향을 분석한 뒤, 그 다음 프로그램과 거점공간 유형을 추가로 투입하여 각 요인이 정주 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였다.
Ⅳ. 연구 결과
이용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으로 성별, 연령, 취업상태, 동행자 유형을 프로그램 참여자와 거점공간 이용자로 구분하여 <표 2>에서 제시하였다. 전체 819명의 응답자 중 프로그램 참여자는 603명(73.6%), 거점공간 이용자는 216명(26.4%)을 차지하고 있다. 먼저, 성별을 살펴보면 두 집단 모두 여성이 약 70% 이상에 해당하며 높은 비율을 보였으나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연령은 프로그램 이용자와 공간 방문자 집단 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프로그램 참여자의 경우 40대가 45.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30대를 포함하면 30~40대가 전체의 69.5%에 해당한다. 이처럼 30~40대가 전체의 70%정도를 차지하는 결과는, 자녀의 문화 체험을 위해 부모가 자녀와 함께 문화 활동에 동반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이전 연구(이상숙·이재수, 2023)와 일치한다. 반면, 거점공간 방문자의 비율은 40대가 28.2%로 가장 높기는 하지만, 그 뒤를 50대 25.0%, 60대 20.4%가 차지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거점 공간 방문자의 중장년층과 노년층 비율이 프로그램 참여자보다 높다는 것을 보여주며, 거점공간이 이 연령층의 일상적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취업상태는 두 집단 모두 취업자가 약 60% 이상이었으나, 무직 역시 30% 이상을 차지하였다. 이는 프로그램과 거점공간의 이용자가 경제활동인구뿐만 아니라, 주부나 학생 등 비경제활동 인구까지 폭넓게 포함한다는 이전 연구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이유리, 2014; 이찬민, 2019). 다만, 두 집단 간 취업상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동행자 유형은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프로그램 참여자와 거점공간 방문자의 동행자 유형이 상반된다는 점이다. 프로그램 참여자의 경우 가족 동반 방문이 65.2%로 가장 많았고 혼자 방문은 10.6%에 그쳤는데, 이는 문화활동 시 가족이나 친구와 방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이전 연구(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2021, 2023)와 일치한다. 이에 비해 거점공간 이용자는 혼자 방문이 38.9%로 가장 많았고 가족 동반 방문이 26.4%로 가장 적었다. 이는 공원, 생활문화센터 등 일상적 문화 공간은 혼자 방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이전 연구(조경진·김용국·김영현, 2014)의 결과를 지지한다. 이러한 차이는 프로그램은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 활동으로, 거점공간은 일상 속에서 개인의 독립적 문화 장소로 선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프로그램과 공간이 서로 다른 참여 방식으로, 지역민의 문화 향유를 증진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용자의 정주의식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 3>과 같이, 정주의식 정도에 긍정적으로 대답한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의 응답 비율은 프로그램 참여자는 77.3%, 거점공간 방문자는 78.2%로 매우 높았다. 이 결과는 두 집단의 이용자들이 서귀포에 대한 단순 거주 의사를 넘어, 지역에 대한 정서적 애착과 높은 정주의식 수준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의 활력 제고에 있어 문화가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최근의 변화(하수정 외, 2021)와 맥을 같이하며, 문화도시 사업이 지역 주민의 정주 의지와 밀접한 관련성을 지닐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그림 1]. 이는 문화 활동 경험이 이용자의 정주의식 향상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이전 연구의 결과(김창진·채경진, 2025; Ann Markusen & Gadwa, 2011)와도 부합한다.
한편 두 집단 간 정주의식 수준의 차이를 확인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χ2(6)=3.757, p=.709; t(817)=−0.876, p=.382). 이 결과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프로그램과 거점공간이라는 두 참여 유형이 서로 다른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지님에도 정주의식 수준이 유사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앞선 분석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30~40대의 가족 단위를, 거점 공간은 40~60대의 개인 단위를 주요 이용자층으로 하여 다양한 집단에게 문화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주요 이용자층과 참여 방식이 서로 다른데도 유사한 수준의 정주의식을 보였다는 것은, 두 유형이 기능적으로 상호보완적 관계임을 시사한다. 즉 서귀포문화도시 사업은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 전략을 병행함으로써 주민들이 생애주기, 문화 활동 패턴, 동행자 유형에 따라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지역에 대한 애착과 정주의식을 형성할 수 있게 한다.
그 다음, 두 유형 모두에서 ‘매우 그렇다’라는 응답이 50% 이상을 넘었다는 점이다. 유형 간 통계적 차이가 없다는 결과와 연결해서 보면, 이는 문화 경험의 질적 수준이 높고 이용자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다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의 활력과 공간의 일상성이 결합하여 주민들의 단순 만족을 넘어선 깊은 애착을 형성하고, 정주의식 제고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주의식과 관련된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인구 사회학적 특성과 프로그램 및 거점 공간 유형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분석결과는 <표 4>에 제시하였다. 분석에 앞서 다중공선성이 존재하는지를 살펴보고자 분산확대지수(VIF)를 확인하였다. 모든 모델에서 VIF값은 최대 3.47을 넘지 않았으며, 프로그램 참여 유형은 1.06~2.54 사이, 거점 공간 유형은 1.02~3.47 사이에 위치하여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분석 결과의 강건성(robustness)을 확보하기 위해 로버스트 표준오차(robust SE)를 적용한 위계적 회귀분석과 순서형 로짓 분석(ordered logit)을 수행하였다. 두 분석을 적용한 후에도 주요 변수들의 방향성과 통계적 유의성은 일관되게 나타나, 본 연구는 결과 해석의 직관성과 용이성을 고려하여 기본 회귀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먼저,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이용자 정주의식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프로그램 참여 집단에서 모델1의 설명력(R2)은 1.8%, F값은 2.12(p=0.0609)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나 모델이 정주의식을 설명할 가능성이 있는 경계 수준에 있었다. 개별 변수의 유의성을 살펴보면,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에서 연령만이 정주의식에 유의한 부적(−)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령과 정주의식 간의 비선형 관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령 제곱항을 투입하였으나, 제곱항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연령 효과는 선형적임이 확인되었다(p=0.436). 연령이 낮을수록 정주의식이 높게 나타났는데, 연령이 높을수록 지역에 대한 애착과 정주의식이 강할 것이라는 문경주(2019)의 연구와 차이가 있다. 이러한 결과는 30~40대 젊은층의 문화 향유 욕구가 크기 때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선 분석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프로그램 참여자의 69.5%는 30~40대의 젊은층이며, 대부분 가족과 함께 방문해 문화 활동을 경험한다(이상숙·이재수, 2023). 특히 이들은 지역에서 문화 공간이나 프로그램의 제약을 체감하는데, 문화도시 프로그램은 지역에 부족한 문화 경험에 대한 만족도를 촉진하고 정주의식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는 도시의 문화 편의시설(urban amenities)과 문화적 활력이 젊은 연령층의 거주지 선택과 정주의식 형성에 주요한 환경적 요인임을 제시한 Clark(2004)와 Florida(2002)의 연구와 맥을 같이 하며, 문화 경험이 젊은층에게는 애착과 자부심을 통해 정주의식을 강화한다는 이승아 외(2018)의 연구와도 일치한다.
한편, 거점 공간 이용자 집단에서 모델 1의 설명력(R2)은 4.2%이며, F값은 1.85 (p=0.1037)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그램 집단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설명력이며, 모델 2에 핵심 변수를 투입하여 모델을 개선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개별 변수의 분석 결과, 가족 동반의 경우에만 정주의식에 정적(+) 관련성이 나타났다. 특히 정주의식이 혼자 방문하는 것 대비 0.533점 즉 8% 증가하며, 매우 긴밀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 결과를 거점공간 방문 시 혼자 방문(38.9%)이나 친구 동행(34.7%)이 가족 동행(26.4%)보다 더 많다는 이전 분석과 비교하면, 거점 공간을 가족과 함께 방문할 때 정주의식과의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가족 동반의 정서적 유대 효과 때문으로 설명될 수 있다. 거점 공간은 지역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공공간으로 일회성의 프로그램과 달리, 동행자 유형이 매번 다를 수 있고, 동반자에 따라 공간의 의미가 다르게 형성된다. 특히 가족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는 단순한 문화 경험의 공간을 넘어 가족과 함께 기억을 쌓으면서 공간에 대한 정서적 애착이 형성되는데, 혼자나 친구와 방문하는 것보다 정주의식을 제고할 가능성이 높다(Clark, Ong ViforJ, & Phelps, 2024). 이상의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가족과 함께 하는 문화 활동은 정주의식 형성 및 강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 프로그램과 거점공간 요인을 추가 투입하여, 프로그램 유형과 거점공간 유형이 정주의식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의 경우, 프로그램 유형 변수를 추가한 모델 2의 설명력(R2)은 2.0%로 모델 1보다 약간 증가했으나, F값은 2.03 (p=0.0602)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는 프로그램의 세부 유형 구분이 정주의식 제고에 기여하지 못하며, 프로그램의 종류나 내용보다는 참여 자체가 정주의식에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개별 프로그램 유형의 영향력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두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프로그램 자체의 기여가 없다는 것이라기보다 서귀포 문화도시 사업의 대표 프로그램인 두 프로그램이 정주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놀멍장(플리마켓)’과 ‘봄꽃하영이서(축제)’는 형식과 내용에서 차이를 보이나, 지역주민이 향유자이자 생산자로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지역의 정주의식 수준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서귀포 성과분석 조사, 2024). 이러한 결과는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행위 자체와 그 과정에서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크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화도시 프로그램은 개인의 소비 활동보다는 적극적 참여를 통한 관계 형성의 경험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지역주민의 참여와 활동이 정주의식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이전 연구(손유진·김성수, 2023; Scannell & Gifford, 2010)와도 일치한다.
거점 공간 이용자 집단에서도 공간 유형 변수를 추가하였다. 그 결과, 모델 2에서는 설명력(R2)이 9.8%로 크게 증가하였고, F값도 2.50(p=0.0099)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p<0.01). 이는 거점 공간의 경우, 공간의 세부 유형에 따라 정주의식에 기여하는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의미한다. 개별 변수 분석에서는 거점공간 중 악기도서관만이 정주의식에 유의미한 관계를 나타냈는데, 남원문화공원 대비 0.904점, 약 13%씩 증가하며 다른 공간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 결과는 악기 도서관이 물리적 거점 공간이지만, 지역 주민들의 능동적이고 지속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램 때문으로 해석된다. 악기 도서관은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고가의 악기 20여 종을 무료로 대여해줄 뿐만 아니라 연습 공간 제공, 전문가로 구성된 온라인 강좌 역시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지역주민의 만족도가 높다(오영재, 2022). 또한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에 적합하다는 점은(강문혁, 2021), 동행자 유형 중 가족이 유일하게 정주의식에 유의한 관련성을 보인 결과와도 연결된다. 가족 구성원이 경제적 부담 없이 악기를 매개로 문화 활동을 함께 하며 정서적 연결감과 연대를 느끼는 과정에서 공간을 넘어 지역에 대한 애착과 정주의식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악기도서관을 제외한 나머지 거점 공간 유형이 유의하지 않게 나타난 점은 거점 공간 활용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지역 주민이 거점 공간을 이용하는 주요 목적은 문화 활동 참여이지만(서귀포 성과분석 조사, 2024), 악기도서관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들에서는 일시적 전시회나 휴식, 단순 문화체험 등의 수동적이거나 일반적인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의 경우 능동적 참여를 통해 정주의식에 지속적으로 관련성을 보이는 것과 달리, 거점 공간의 수동적 이용은 정주의식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귀포 성과분석 조사, 2024). 이는 거점 공간의 효과가 공간의 물리적 환경 자체보다는, 해당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의 성격과 이용의 지속성과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횡단면 자료의 특성상 정주의식이 원래 높았던 주민들이 프로그램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 즉 선택편향(selection bias)의 문제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참여 빈도에 따른 정주의식의 차이를 추가 분석하였다. 그 결과, 프로그램 참여 횟수가 1회인 집단의 정주의식 평균은 6.00점, 2회 6.21점, 3회 이상 6.39점으로 참여 빈도가 높아질수록 정주의식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선형적 경향성이 확인되었다(p<0.05). 이는 프로그램 참여의 경험이 지속되고 축적될수록 지역 주민의 정주의식이 제고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결과로, 앞선 회귀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뒷받침해준다.
Ⅴ. 결론 및 함의
본 연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문화도시 서귀포 성과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문화도시 사업의 핵심 참여 유형인 프로그램과 거점공간이 정주의식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를 비교·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고, 나아가 두 유형이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지니는지를 파악하였다. 이를 통해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정주의식 제고 방안으로서 문화도시의 사업의 방향성과 문화의 역할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른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실제 프로그램 참여자의 77.3%, 거점공간 이용자의 78.2%가 정주 의식 정도에 ‘그렇다’ 이상으로 답해, 높은 수준의 정주의식을 보였다. 분석 결과는 문화도시 사업이 지역에서 문화 경험의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주민의 애착과 정주의식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결과다. 이는 김창진·채경진(2025)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며, 특히 문화도시 사업의 참여 유형을 프로그램과 공간으로 구분해 각 유형별로 그 영향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한편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은 연령, 동행자 등에서 서로 다른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보이는데도, 정주의식 수준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프로그램과 공간이 서로 다른 참여 방식으로 생애주기, 문화 활동 패턴 등이 다른 다양한 집단을 포괄하는 상호 보완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매우 그렇다’로 대답한 응답 비율이 프로그램보다 거점 공간이 4%정도로 다소 높은데, 이는 일시적인 이벤트보다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문화 경험이 정주의식과 보다 밀접하게 관련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과 거점공간 이용자 집단 간에 인구사회학적 특성이 정주의식에 미치는 영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먼저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에서는 연령이 낮을수록 정주의식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서귀포 문화도시 프로그램의 주요 참여자의 70%정도가 30~40대 젊은층이라는 집단적 특성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30~40대는 자녀의 문화체험에 관심이 높으며, 가족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30~40대의 정주의식 제고를 위해서는 자녀들과 함께 문화 체험을 하면서 추억을 만드는 가족 중심의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하다. 이는 학령기 자녀의 양육과 교육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가구의 정주의식이나 이주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김진완(2014)의 연구에서도 확인되는 결과다. 그 다음 거점 공간 이용자 집단에서는 가족 동반의 경우에만 정주의식 제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용 패턴이 혼자 또는 친구와 함께 공간을 방문하는 경우가 70% 이상이지만, 가족과의 방문이 정서적 유대감을 통해 정주의식 형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프로그램과 공간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주의식에 영향을 미치지만 두 유형 모두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문화 경험이 정주의식 형성 및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문화도시 사업에서는 개인 단위보다 가족 단위의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공간 조성이 더욱 필요하다.
셋째, 프로그램과 거점공간이 정주의식에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치지만, 공통적으로 ‘능동적 참여’를 유발하는 특성이 정주의식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 집단에서 프로그램 세부 유형인 놀멍장(플리마켓)과 봄꽃하영이서(축제)는 정주의식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의 구분이 정주의식에 미치는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서귀포 주민들은 해당 프로그램에 단순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문화도시 성과보고서(2024)에서도 두 프로그램 참여자의 정주의식이 매년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결과는 30~40대 젊은층이 문화 갈증을 해소함으로써 정주의식이 향상된다는 앞선 분석과도 연결된다. 나아가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프로그램의 세부적 내용이나 형식보다는 참여 기회, 특히 능동적인 참여 기회 자체가 정주의식 형성에 더 효과적임 시사한다. 이는 비수도권에서는 문화 공간이 아닌 프로그램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을 밝힌 이전 연구들(문일요, 2022; 전국문화기반시설총람, 2022)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편 거점 공간 이용자 집단에서는 5개의 세부 거점 공간 유형 중 악기도서관만이 유일하게 정주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기도서관은 악기 대여, 연습실 제공, 온라인 강좌 등 특화 프로그램이 결합된 거점 공간으로,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방문과 능동적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 악기 도서관만이 유의미한 결과를 보인 점은, 해당 공간이 지속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이 반복적으로 이루어는 장소라는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악기를 매개로 한 활동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가족 단위의 문화 경험으로 확장되면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고 지역에 대한 애착과 정주의지에 연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단순 향유보다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지역 애착과 정주의식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존 논의(Matarasso, 1997; Piber et al., 2017)와도 부합한다.
종합해 보면,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 모두 지역주민의 능동적 참여를 가능하도록 설계될 때, 정주의식과 긍정적인 관련성을 지니고 있음이 시사된다. 따라서 문화도시 사업의 프로그램은 능동적 참여를 제공하는 기회 자체를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거점 공간은 단순 물리적 공간의 확충이 아닌, 지역민의 문화 욕구를 고려한 프로그램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로 조성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문화 환경을 단일 항목이나 하위 요소로 다룬 기존 연구와 달리, 문화도시 사업의 핵심 참여 유형을 프로그램과 거점공간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과 정주의식과의 관계를 비교·분석하여 그 관련성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프로그램과 거점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유형이 각각 정주의식에 유의한 관련성을 지니면서도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문화도시 사업의 참여 유형이 통합적으로 기획·운영되어야할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단순 향유보다 능동적 참여가 정주의식 향상에 더 효과적일 가능성을 확인하여, 주민의 참여와 관여가 정주의식 제고의 중요한 작동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를 통해 문화도시 사업, 나아가 문화가 정주의식 제고에 유의미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문화가 인구 문제 대응 정책 중 하나로 접근될 필요성을 제안하며, 향후 지역 소멸에 대응할 인구 정책의 한 축으로서 문화의 역할이 강조될 필요성을 시사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업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하여 비이용자 대조군의 부재로 인한 선택 편향(selection bias), 즉 정주의식이 높은 주민이 사업에 참여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문화 도시 사업 참여와 정주의식 간의 관계를 인과적으로 단정하기 보다는 밀접한 관련성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경우 참여 빈도 분석을 통해 반복 참여의 누적 효과를 확인하였으나, 거점 공간은 방문 빈도 문항의 부재로 동일한 수준의 검증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비이용자 집단을 포함한 비교 연구와 더불어 거점공간의 이용 빈도, 체류 시간 등을 포함한 정교한 조사 설계를 통해 결과의 타당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둘째, 서귀포 문화도시 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증 분석을 진행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모든 문화도시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분석 결과를 타 지역에 확대 적용할 때, 반드시 유사한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문화참여 경험(프로그램, 거점공간)이 정주의식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하였으나, 연령, 동반자 등 참여자 개인의 특성이 이 관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구조방정식(SEM),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 등을 활용해 참여자 특성의 조절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넷째, 능동적인 문화 참여를 구성하는 구체적인 요인, 예컨대 공동체 연결감, 애착, 주체성과 같은 요인 중 어떤 것이 정주의식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제시하지 못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심층 인터뷰 등의 질적 연구를 추가하여 능동적 참여 경험의 핵심 역할 요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분석 자료가 특정 시점에서 자료를 수집한 횡단 조사이기 때문에, 문화 참여 경험이 실제 정주 여부에 미친 영향은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향후 참여자들의 정주 여부를 장기간 추적 조사하는 종단 연구 설계를 도입하여, 정주의식 정도의 변화를 추적 분석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