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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위안 목적의 독서와 세대별 장르 변화 추세:: 국민독서실태조사(2011-2023) 분석*

유상민1, 이윤석2,
Sang-min Yu1, Yun-Suk Lee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수료
2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교수
1Ph.D. Candidate, Department of Urban Sociology, University of Seoul
2Professor, Department of Urban Sociology, University of Seoul

* 이 논문은 2020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0S1A3A2A03096777).

Corresponding Author : Professor, Department of Urban Sociology, University of Seoul E-mail: yslee@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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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May 18, 2026; Revised: Jul 03, 2026; Accepted: Aug 11, 2026

Published Online: Aug 31, 2026

국문초록

독자는 주어진 책을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수요자가 아니라, 텍스트를 주체적으로 전유하고 선택하는 능동적 행위자이다. 이 연구는 불안과 경쟁이 일상화된 한국 사회에서 정서적 위안(마음지킴)을 목적으로 하는 독서 동기의 세대별 추이와 세대별 장르 선택 변화, 특히 청년세대(8090세대)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2011년, 2017년,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마음지킴 독서 동기는 전 세대에 걸쳐 증가했으며, 특히 청년층에서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기성세대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위로를 구하는 청년 독자들은 문학·에세이 중심에서 이탈하여 경제·재테크 서적이나 감각적 도피를 위한 취미·오락 등 다양한 장르로 독서 수요를 다원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본 연구는 청년층의 장르 이탈 및 다원화 양상을 취향 변화가 아닌 불확실한 세계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생존 지식을 전술적으로 취사선택하는 능동적인 자기 테크놀로지 실천으로 해석한다. 획일적인 문학·에세이 중심의 힐링 프레임에 머물러 있는 현행 공공 독서문화 정책 및 도서관 큐레이션의 공급자 중심적 한계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독자들의 장르 수요와 기업가적 능동성을 반영하여 향후 공공 영역의 독서 지원 사업이 데이터에 기반한 목표 달성 및 생존 지원 플랫폼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함을 제언하고, 그 구체적 방향으로 원박스 서가(one-box bookshelf) 방식의 이용자 주도 큐레이션을 제안한다.

Abstract

Readers are active agents who proactively appropriate texts, rather than passively consuming them. Building on this premise, this study analyzes generational trends in reading for emotional comfort and changes in genre selection, particularly among youth (born in the 1980s–1990s) in South Korea. A multinomial logistic regression using 2011, 2017, and 2023 National Reading Survey data shows that reading for emotional comfort surged across all generations, particularly among youth. However, young readers seeking comfort have moved away from literature and essays and diversified into economics/finance and hobbies/entertainment. This study interprets this genre diversification not as a mere change in taste, but as an active practice of “technologies of the self”—tactically selecting survival knowledge in an uncertain world. Furthermore, it criticizes current public reading policies and library curation for their provider-centric, literature-focused “healing” frame and instead proposes that public reading support programs should shift toward data-driven survival and goal-achievement platforms. As a concrete measure, it suggests implementing a user-driven curation system such as the One-box Bookshelf model to reflect the practical demands and entrepreneurial proactivity of young readers.

Keywords: 마음지킴; 청년; 장르; 독서문화정책; 자기 테크놀로지
Keywords: emotional comfort; youth; genre; reading culture policy; technologies of the self

I. 서론

“마음의 위로와 감정적 안정을 위해 책을 읽는다”고 응답한 성인의 비율은 2011년 대비 전 연령대에서 현저히 증가했다(문화체육관광부, 2024). 책을 읽는 이유가 정보 습득이나 자기계발을 넘어 내면의 위로를 향해 이동하는 경향은 불안이 일상화된 초경쟁 사회에서 독서가 개인의 감정 관리를 위한 핵심적인 문화적 실천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이정연, 2025). 이정연(2025)은 약 30년간의 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 분석을 통해 한국 사회의 자기계발론이 성공과 출세에서 힐링과 위안을 거쳐 오늘날에는 감정 상태 자체를 관리의 대상으로 삼는 마음지킴으로 전환됨을 규명했다.

문제는 마음지킴과 위로의 독서 문화가 공공정책 영역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대상화되고 소비된다는 점이다. 현재 공공도서관이나 지자체의 독서문화 지원 사업은 대체로 힐링과 공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음이 지친 사람에게 자기고백적 에세이나 따뜻한 문학을 제공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정책적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힐링과 공감을 향한 전제는 출판 시장의 베스트셀러 텍스트, 즉 공급 지표에 기대어 독자의 문화적 수요를 에세이의 단일 프레임으로 묶어두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실제 독자들이 어떤 책을 어떤 이유로 선택하는지에 대한 수요 중심의 근거가 필요한 시점이다. 만약 위로가 필요한 독자들이 에세이나 문학에서 이탈하여 경제·재테크, 철학·종교 혹은 취미·오락 등 전혀 다른 장르로 흩어지고 있다면 어떨까? 출판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넘어 공공 독서문화진흥계획과 개인들의 문화적 전략 간 불일치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 세대의 독서행위를 이해하기 위해 미셸 푸코의 자기 테크놀로지와 미셸 드 세르토의 밀렵(poaching) 개념을 이들은 텍스트를 가로지르며 필요한 지식만을 전술적으로 취하는 밀렵의 방식으로 그 목적을 수행한다. 푸코의 개념이 독서의 목적을 규명한다면, 세르토의 개념은 텍스트를 실용적으로 전유하는 구체적 전술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청년 독자들의 장르 이탈 현상이 취향 변화 이상의 각자도생의 현실을 돌파하려는 능동적·전술적 문화 실천임을 논증한다. 독서 행태는 세대(연령)에 따라 이질적으로 나타나며(이용관, 2021), 불안과 경쟁이 심화된 사회에서 청년세대(8090)의 독서 목적과 장르는 기성세대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어 세대별 차이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국민독서실태조사(2011·2017·2023년) 데이터로 두 가지 질문을 실증적으로 추적한다. 첫째, 마음지킴 독서 동기는 청년세대에서 어떻게 확산되어 왔는가. 둘째, 위로를 목적으로 책을 읽는 청년 독자들의 장르 선택은 문학·에세이 중심에서 어떻게 변화했는가. 궁극적으로 힐링 프레임에 머물러 온 청년 독서 문화정책의 한계를 짚고, 청년 독자의 다원화된 문화적 수요에 응답하는 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II. 이론적 논의

1. 마음지킴의 문화

미셸 푸코(Foucault)의 문제화(problematization) 개념에 따르면, 특정 시대의 권력-지식 체계는 무엇이 시급한 문제인지를 규정함으로써 그 담론에 대응하는 새로운 주체를 생산해 낸다(du Plessis, 2021 한국의 자기계발 담론에서 현대인들은 구조적 모순이나 가시적 실패가 아닌 자신의 불안과 우울이라는 감정 상태 그 자체를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문제화한다(이정연, 2025). 성공과 출세를 독려하던 과거의 자기계발론이 불행을 차단하고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는 마음지킴 문화로 이행한 것이다.

불안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을 비롯한 현대인들은 어떤 실천을 택하고 있는가? 푸코의 자기 테크놀로지(technologies of the self)는 개인이 스스로의 사고·행위·존재 방식을 조작하고 통제함으로써 특정한 목표나 행복에 도달하고자 하는 일련의 실천적 기술을 의미한다(Kelly, 2013). 실패의 원인을 자신의 태도와 노력 부족으로 이해하여 스스로를 변화시킴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전상진, 2008). 구체적으로는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내면에 집중하는 자구책 내지는 신경끄기가 핵심적 자기 테크놀로지 방식이 된다(강준만, 2016). 자기 테크놀로지의 작동은 취업이나 학업 같은 공식적 목표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날 청년들은 어학 성적이나 자격증 같은 전통적 스펙 축적을 넘어 시간 관리, 외모, 교우 관계에 이르는 일상의 전 영역을 철저하게 기획하고 통제한다(윤민재, 2020).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상 전체를 자율적 관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자기 테크놀로지는 고유한 가치를 탐구하는 미학적·존재적 실천임과 동시에 신자유주의적 경쟁 사회에서 외부가 요구하는 주체성을 자발적으로 내면화하는 통치적 측면도 존재한다(이주호, 2023). 현대인은 스스로를 경영하고 감정마저 자원으로 축적해야 하는 기업가적 주체로 호명된다.

청년세대의 마음지킴 문화 몰입을 출판 시장의 상업적 담론에 수동적으로 포섭된 결과로만 볼 수는 없다. 그동안 자기계발 담론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거시적 비판으로 공급 차원에서의 담론 포착에 집중한 채 그 담론을 소비할 수밖에 없는 수요의 절박함을 간과해왔다(강준만, 2016). 능력주의의 압박과 극심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려는 청년들의 노력은 구조적 모순에 대한 순응이 아니라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능동적인 미시적 실천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위로를 구하는 청년 독자들이 에세이와 문학이라는 단일한 장르에 머문다는 가정은 청년의 능동성을 과소 평가할 수 있다. 자기 테크놀로지의 관점에서 개인은 자신의 감정마저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원으로 인식한다. 여가와 인간관계조차 효율적 자기관리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위안을 받는 에세이 독서는 이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어렵다. 경제·재테크 서적을 통해 현실적 통제력을 확보하거나 철학 서적을 통해 실존적 토대를 구축하는 등 선호하는 장르를 취사선택하는 고도화된 자기 테크놀로지를 수행할 수 있다.

기존 담론은 청년의 위기를 막연한 불안으로 환원하였으나 네트워크 분석에 따르면 청년세대 마음의 중심 정서는 생애주기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우울이며 불안을 겪는 장년층과는 구조적으로 구분된다(구혜란·구서정, 2019). 주목할 지점은 세대를 불문하고 마음 네트워크를 지탱하는 핵심 인지 요소가 일상생활에 대한 통제력으로 나타났다. 독자들은 출판 시장이 규정한 장르나 저자의 의도에 수동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텍스트라는 타자의 영토를 넘나들며 자신에게 필요한 생존 지식을 자의적으로 취사선택하는 능동적인 “밀렵꾼”이다(김아란·신지은, 2024). 즉, 청년들의 장르 이동은 텍스트를 자신의 현실에 맞게 실용적으로 전유함으로써 불확실한 세계의 통제력을 탈환하고 스스로를 방어하고자 하는 고도화된 자기 테크놀로지의 전술적 실천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마음지킴은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정서조절이나 자기위안과 별개의 개념이라기보다, 이를 사회문화적 독서 실천의 맥락에서 조명한 개념이다. 정서조절과 자기위안이 개인의 내면적 심리 기제에 초점을 둔다면, 마음지킴은 독서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삶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문화적 실천에 관심을 둔다. 과거의 힐링 담론이 상처의 수동적 수용과 공감에 머물렀다면, 최근의 마음지킴 문화는 불안한 사회환경 속에서 자신의 자존감을 수호하기 위해 감정을 통제하고 관리할 것을 강조한다(이정연, 2025).

푸코의 자기 테크놀로지는 개인의 주체화 과정을 설명하는 보편적 이론으로 세대를 불문하고 적용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실천이 배태되는 시대적 조건과 목적성이 세대마다 이질적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상대적으로 안정된 생애과정을 경험한 기성세대와 경쟁 심화, 불안정한 노동시장, 자기책임 담론의 확산을 경험하는 청년세대는 독서를 통한 자기관리와 자기통제의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는 자기 테크놀로지 자체가 청년에게만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세대별 사회구조적 맥락의 차이에 주목하여 청년 위로 독자의 장르 이탈 현상을 해석하고자 한다.

2. 장르의 변화

그렇다면 한국 출판시장과 독서 수요의 추세는 어떠한가? 지난 10여 년간 한국 출판 시장에서 대중이 불안 해소를 위해 선택한 텍스트의 지형은 극적으로 변화해 왔다. 2010년대에는 힐링 에세이가 베스트셀러를 장악하였으나, 에세이 중심의 힐링 콘텐츠는 사회적 구조의 모순을 개인의 정서적 문제로 환원하며 고립된 내면 성찰만을 강조한다는 한계를 노출했다(이주라, 2024). 누적된 수동적 힐링의 한계는 2020년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출판 생태계의 급격한 전환을 촉발했다.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대중은 감정적 위안에 머무르지 않고 가상화폐, 주식, 메타버스 등 새로운 자본 증식 수단을 망라하는 경제·경영서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루팡·김선남, 2026). 기존의 마음지킴 도서의 수요 역시 고립된 자기 고백을 벗어나 타인과의 소통과 연대를 모색하는 힐링 소설이라는 새로운 서사 양식으로 대체되었다(이주라, 2024). 에세이 외 장르 지형의 변화는 오늘날의 독서가 맹목적 위로의 수용이 아니라 생존과 정보 획득이라는 명확한 목적성을 띤 소비 행태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동적 힐링에서 벗어나려는 출판 동향의 변화는 특히 경쟁사회에 직면한 청년세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노년기 독자층이 고립감 해소와 여가 문화의 일환으로 독서에 접근하는 경향이 짙다면, 20대 청년층은 정보 및 지식 추구와 재미를 독서의 최우선 동기로 삼는다(윤미진, 2025; 정현욱·이승주, 2018). 연령별 선호 장르에서도 40대 이상은 인문교양서에, 20대 청년층은 교육서와 실용서를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차이가 확인된다(김선남·김희주, 2019). Z세대를 대표하는 대학생들은 독서가 지니는 자아실현 및 자기계발의 가치를 명확히 인지하고 독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방미영·이건웅, 2020).

청년세대에서 확인되는 장르 변화는 거시적 출판 통계에서도 명확히 확인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2025년 출판시장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의 실질적 수요를 나타내는 문학 분야의 발행 부수는 2023년 약 1,043만 부에서 2024년 961만 부로 7.8% 감소하였다. 반면, 자본 증식 수단과 현실적 생존 지식을 망라하는 사회과학(경제·경영 포함) 및 실용(자기계발 포함) 분야의 발행 종수는 각각 전년 대비 4.6%와 10.1%로 증가했다. 『2024년 독서문화 통계조사 보고서』에 나타난 성인의 종이책 선호도 조사에서도 경제·경영(15.2%)과 재테크(14.6%)가 문학류의 뒤를 이어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주류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문학·에세이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경쟁 사회의 최전선에 놓인 2030 청년세대의 독서 소비 패턴에서 나타난다. 2030 청년층의 지배적인 독서 목적은 재미(오락)와 시간 보내기이다(정현욱, 이승주, 2018). 『2024년 독서문화 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독서 목적 1순위는 재미있어서(26.8%)로 타 연령대 대비 가장 높았으며, 30대 역시 식견/교양과 재미있어서가 각각 18.8%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반면, 5060 이상 세대에서는 오락적 동기는 감소하고, 식견을 넓히고 교양을 쌓기 위해(60대 이상 38.7%) 혹은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고 독서하는 경향이 뚜렷해진다.

그러나 청년층의 독서가 유희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오락적 목적의 이면에는 생존과 직결된 목적 지향적 실용성 추구가 공존한다. 30대의 선호 장르 1위가 재테크(19.2%)이며, 20대 역시 경제·경영(11.9%)과 재테크(11.0%)에 높은 선호도를 보인다. 현재의 청년세대는 즉각적인 재미(도피)를 좇거나, 현실의 부 창출을 위한 전문 지식과 정보 획득을 목적으로 책을 읽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노년기 세대에서는 전통적인 인문·교양 및 정서적 위안을 주는 소설(50.0%)과 수필(25.9%)에 대한 선호가 나타난다.

오늘날 청년 독서문화 정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출판·독서 시장의 실제 수요와 공공독서문화진흥 정책이 제안하는 공급 논리 사이 구조적 시차에서 기인한다.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성인의 도서관 이용률은 2017년 22.16%에서 2023년 14.30%로 급감했다. 2017년 기준 비이용자의 35.62%가 도서관 이용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고, 이용자 중 23.55%은 도서관을 공부·학습 공간으로만 전유하는 실태는 독서 인프라 자체의 매력과 문화적 재분배 기능을 공공도서관이 수행하지 못함을 시사한다. 현재의 정책들은 출판, 도서관, 독서 정책이 유기적인 상호 연계성 없이 분절적으로 추진되고 있다(정윤희, 2019). 독서 생태계가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서복지체계 구축 ▷독서운동 확대 ▷디지털 독서콘텐츠 구축 ▷독서정책 협력시스템 구축 ▷독서인력 양성 ▷독서문화 기반 확충 ▷우수도서 출판 및 보급 확대 ▷정부의 독서지원정책이라는 8개의 피드백 루프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선순환 피드백의 구조가 요구된다(이동기, 2022). 청년들이 실제로 어떤 텍스트를 소비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공공도서관의 장서 구성 및 프로그램 등 독서문화 정책 시행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현행 정책은 청년이 겪는 복합적인 불안을 단순히 감정적 차원으로만 환원하여 우수도서 보급과 생애주기별 독서프로그램을 문학·에세이 중심의 획일적인 위로와 힐링을 처방하는 데 치중한다(김연지, 2021).

여가정책의 한계로 지적했듯, 세분화된 수요자의 인식을 배제한 채 이루어지는 공급자 중심의 정책 설계는 필연적으로 정책의 사각지대를 만들어낸다(신아름, 2023). 독서 정책이 ‘책을 읽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급자적 시각에서 벗어나, 현대인들이 직면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독서가 기능할 수 있도록 정책적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박인기, 2014). 실제 수요와 동떨어진 큐레이션이 반복되는 핵심 원인은 독서문화진흥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성과 평가 시스템의 부재에 있다(황금숙 외, 2016). 지역사회와 청년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하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당면한 문제와 요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독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심효정·조상은, 2024).

III. 연구방법

1. 자료 및 대상

분석자료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국가승인통계인 『국민독서실태조사』의 2011년, 2017년, 2023년 성인 대상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본 조사는 2년 주기로 시행되며, 전국 단위 표본으로 국민의 독서 행동과 인식을 추적하는 데이터(정부승인통계 승인번호 제113018호)이기에 독서문화의 시계열적 변화를 조망하기에 적합하다. 2015년 및 2017년 조사를 기점으로 성인 표본 규모가 5,000~6,000명으로 확대되었으며,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조사구를 표본추출틀로 도입한 층화다단계집락 표본추출법을 적용하여 대표성을 담보한다.

분석 시점을 2011년, 2017년, 2023년으로 설정한 이유는 이정연(2025)이 지적한 자기계발 및 위로 담론의 변곡점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담론분석에 따르면 2011년은 힐링 담론이 태동하던 시기이며, 2017년은 저성장 기조 속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자기방어적 위로가 확산하던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2023년은 팬데믹 이후 자산 격차와 불안이 극대화된 초경쟁 사회의 현재를 보여준다. 전체 데이터 중 독서 경험이 있는 표본 중 결측치를 제외하고 분석에 활용된 최종 표본은 총 6,631명(2011년 1,507명, 2017년 3,317명, 2023년 1,807명), 이중 마음지킴을 목적으로 하는 표본은 2,431명이다.

2. 주요 변수

본 연구의 첫 번째 종속변수는 독서의 목적이 ‘마음의 위로와 감정적 안정(마음지킴)’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이항변수이다. 설문에서는 “귀하는 주로 어떤 목적으로 책을 읽거나 듣습니까? 중요한 순서대로 두 개만 선택해 주십시오.”로 독서 목적에 대해 조사하였다. 응답자는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얻기 위해서’를 비롯하여 ‘새로운 지식·정보 습득’, ‘교양 및 인격 형성’, ‘업무 도움’, ‘학업 및 취업’, ‘시간 보내기’, ‘독서 습관 및 즐거움’, ‘대화 목적’ 등에서 1순위와 2순위로 응답하였다. 본 연구는 독서 목적의 우선순위를 비교하기보다 “마음지킴”이 독서 동기의 하나로 포함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1순위 또는 2순위 응답 가운데 하나라도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얻기 위해서’를 선택한 경우를 1, 두 응답 모두 해당하지 않은 경우를 0으로 코딩하였다.

정서적 위안을 목적으로 하는 마음지킴 독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텍스트를 주로 소비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주로 읽는 종이책의 분야 문항을 재분류하였다. 설문에서는 ‘주로 읽는 종이책의 분야’를 1순위와 2순위로 응답하였으며, 연구에서는 독자의 대표적인 장르 선택을 파악하기 위해 1순위 응답을 활용하였다. 이때 종이책에는 인쇄물 형태의 일반도서를 총칭하며 교과서, 학습참고서, 수험서는 해당하지 않는다. 13~16개로 조사된 세부 장르를 6개의 장르로 통합하였다. 구체적으로 ① 문학/에세이(시/소설/수필/그림책), ② 자기계발, ③ 경제/재테크, ④ 취미/오락/건강, ⑤ 철학/종교/예술, ⑥ 기타 실용/교양(어학/과학/정치 등)으로 범주화하여 종속변수로 활용하였다. 그림책은 서사성과 문학적 표현을 기반으로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는 장르로 논의됨을 참고하여 문학/에세이 범주에 포함하였다(배혜은, 2025).

세대의 경우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을 8090세대(청년)로 통합하여 단일 코호트로 구성하였다. 2011년 조사 당시 90년대생의 성인 표본수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묶어내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코호트는 60년대생 이전, 70년대생, 8090세대(청년)의 3개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출생코호트별 변화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령은 연속형 변수로, 조사연도는 시기별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범주형 변수로 모형에 포함하였다. 통제변수는 설문에서 조사된 응답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활용하였다. 구체적으로 성별(여성=1), 교육 수준(중졸 이하, 고졸, 대졸 이상), 거주 지역(수도권=1), 직업군(사무, 서비스/판매, 생산/단순노무, 자영업, 전업주부, 학생, 무직/기타 8개 범주)을 모형에 투입하였다. 월평균 가구소득은 2011년 데이터와 이후 데이터 간 범주형 변수로 조사된 범위에 차이가 발생하여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2011년 조사는 ‘400만 원 이상’을 최고범주로 측정한 반면, 2017년과 2023년 조사는 400만 원 이상을 복수의 구간으로 세분화하여 조사하였다(최고범주 700만 원 이상). 측정체계의 차이로 인한 비교가능성을 고려하여 소득을 제외한 모형을 구성하였다.

3. 연구과정

본 연구의 분석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세대별 마음지킴 독서 동기의 시계열적 확산 양상과 기존 중심 장르였던 문학·에세이 선택 확률의 변화를 검증하기 위해 조사 연도와 세대 코호트의 상호작용항을 포함한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는 반복횡단면 자료를 활용하였으므로 연령, 시기, 코호트 간 선형적 종속성으로 인해 순수한 코호트 효과를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연령을 연속형 변수로 통제한 상태에서 조사연도와 출생코호트 간 상호작용을 포함한 모형을 통해 반복횡단면 자료에서 관찰되는 출생코호트별 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변화가 모든 세대에서 동일한 방향과 규모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특정 청년 코호트에서 더욱 두드러진 양상을 보였다는 점은, 이를 기간효과만으로 해석하기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순수한 코호트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횡단면 자료에서 관찰된 출생코호트별 차별적인 변화 양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둘째, 마음지킴을 목적으로 독서하는 집단이 문학·에세이에서 이탈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대안 장르로 이동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해당 집단에 한정한 부분모집단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때 문학·에세이를 기준 범주로 설정한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경제·재테크나 철학·종교 등 복수의 장르로 파편화되는 이탈 경로를 추적하였다. 또한 실증분석 결과와의 연계를 위해 서울시 2024년 독서문화진흥 사업과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을 검토하였다. 본 정책 검토는 실증분석 결과와 정책 방향 간의 연관성을 논의하기 위한 사례 분석의 성격을 갖는다. 분석에는 각 조사연도에서 제공하는 복합표본설계 가중치를 적용하였다. 본 연구는 시점 간 비교를 목적으로 하기에 연도별 가중치를 별도로 재산출하지 않았다.

IV. 분석결과

1. 연구 대상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먼저 분석대상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가중치를 적용하여 산출한 비율로 <표 1>에 제시하였다. 가중치를 적용한 남성 47.2%, 여성 52.8%로 여성이 소폭 많았으며, 거주지역은 수도권 51.1%, 비수도권 48.9%였다. 학력은 대졸 이상이 60.6%로 가장 많았고, 고졸 29.4%, 중졸 이하 10.1% 순이었다. 직업은 사무직(군인 포함)이 24.1%로 가장 많았으며, 서비스·판매직 19.4%, 전업주부 16.2%, 자영업 11.6%, 학생 10.2%, 생산·단순노무직 9.4%, 은퇴·무직·기타 5.2%, 경영·관리직 4.0% 순으로 나타났다.

표 1. 연구 대상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가중치 적용) (단위: %)
변수 구분 연도별 비율 전체
2011 2017 2023
성별 여성 51.3 50.8 51.7 52.8
세대 코호트 60년대생 이전 48.9 42.7 26.8 40.2
70년대생 23.0 20.4 21.1 21.1
8090세대 28.1 37.0 52.1 38.7
거주지역 수도권 49.0 55.9 42.8 51.1
교육수준 중졸 이하 12.0 12.7 2.7 10.1
고졸 38.3 29.1 21.8 29.4
대졸 이상 49.7 58.2 75.5 60.6
직업 경영·관리 3.5 3.4 5.9 4.0
사무직(군인 포함) 22.5 20.3 33.7 24.1
서비스·판매 19.1 17.8 23.0 19.4
생산·단순노무 10.7 9.6 8.0 9.4
자영업 14.1 12.4 7.8 11.6
전업주부 17.0 18.6 10.0 16.2
학생 9.5 10.9 9.2 10.2
은퇴·무직·기타 3.8 7.1 2.3 5.2
주로 읽는 종이책 장르 문학·에세이 44.5 47.5 46.5 46.6
자기계발 5.5 7.8 5.2 6.7
경제·재테크 6.5 8.7 15.5 9.9
취미·오락·건강 18.7 7.3 10.2 10.5
철학·종교·예술 11.5 15.4 9.4 13.1
기타 실용·교양 13.3 13.3 13.2 13.3
마음지킴 독서 해당 27.2 32.7 50.0 35.7
N 1,507 3,317 1,807 6,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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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코호트 구성은 연도에 따라 달라졌다(F=46.32, p<.001). 2011년에는 60년대생 이전이 48.9%로 가장 많았으나, 2023년에는 8090세대(청년)가 52.1%로 과반을 차지했다. 전체 기준으로는 60년대생 이전 40.2%, 8090세대(청년) 38.7%, 70년대생 21.1%였다. 마음지킴 독서 동기를 선택한 비율 역시 연도별로 차이를 보이며(F=82.52, p<.001), 2011년 27.2%에서 2023년 50.0%로 두 배 가까이 상승하였다. 전체 응답자 중 35.7%가 위로를 목적으로 책을 읽었다.

주로 읽는 종이책 장르에는 여전히 문학·에세이가 46.6%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후 기타 실용·교양 13.3%, 철학·종교 13.1%, 취미·오락 10.5%, 경제·재테크 9.9%, 자기계발 6.7% 순이었다. 문학·에세이 장르의 독점적 우위는 전체 독서 시장에서 일관되게 확인되었다.

2023년 표본에서 대졸 이상 비중(75.5%)과 사무직 비중(33.7%)이 증가하고 전업주부가 급감한 현상은 표집 편향이 아닌 자연스러운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보아야 한다. 대학 진학률이 높고 맞벌이가 보편화된 8090세대가 시점의 경과에 따라 모집단의 주축으로 유입된 세대 대체 효과로 볼 수 있다. 추가로 독서 경험이 있는 응답자로 분석 대상을 한정하여 활자 매체 소비 성향이 강한 고학력 청년층의 특성이 결합되어 표본에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세 차례 횡단면 조사를 풀드(pooled)한 데이터에서는 관찰된 장르 선택의 변화가 응답자가 나이를 먹으면서 나타나는 생애주기 효과인지, 특정 시대적 사건이나 사회 변화에 의한 기간 효과인지, 아니면 특정 세대가 공유하는 역사적 경험에 기인한 코호트 효과인지 분리하기 어렵다. [그림 1]은 시대적 변화 경향을 포착하기 위해 마음지킴을 목적으로 독서하는 20~30대 청년층의 장르 선택 비율을 2011년과 2023년 두 시점에서 비교한 결과다. 경제·재테크(Econ)와 철학·종교(Phil)의 비율은 2023년에 증가했다. 문학·에세이(Lit)는 두 시점 모두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11년에는 바닥에 머물러 있던 경제·재테크가 2023년 들어 상승한 것은 청년들이 더 이상 문학이나 에세이가 주는 정서적 공감에만 머무르지 않고 불확실한 미래를 자본주의적 지식으로 직접 통제하려는 능동적인 생존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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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2030세대(20-39세) 마음지킴 목적의 독서 장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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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음지킴 독서 동기의 세대별 확산

마음지킴 독서 동기의 확산이 세대별로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통제변수를 포함하여 연도와 세대 코호트의 상호작용 항을 포함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표 2>에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연도 주효과에서 기준 시점인 2011년 대비 2023년에 마음지킴 독서 동기를 선택할 확률이 증가하였다. 주목할 만한 결과는 2023년과 8090세대의 상호작용 계수는 0.620으로 유의했다. 2023년 시점에서 8090세대의 마음지킴 동기 확산세가 기준 집단(60년대생 이전) 대비 급격하게 나타난 것이다.

표 2. 마음지킴 독서 동기의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N=6,631)
구분 β S.E.
연도 2017년 0.192 0.113
(ref=2011년) 2023년 0.786*** 0.154
세대 코호트 70년대 −0.073 0.177
(ref: 60년대 이전) 8090세대 −0.422* 0.213
연도×세대 2017년×70년대 −0.032 0.193
2017년×8090세대 0.230 0.191
2023년×70년대 0.207 0.227
2023년×8090세대 0.620** 0.212
연령 0.015* 0.006
성별(ref=남성) 여성 0.291*** 0.070
교육수준 고졸 −0.151 0.128
(ref: 중졸 이하) 대졸 이상 −0.208 0.140
거주지역(ref=비수도권) 수도권 0.019 0.062
직업 경영·관리 −0.286 0.171
(ref: 사무직) 서비스·판매 0.002 0.096
생산·단순노무 0.019 0.123
자영업 0.074 0.114
전업주부 0.052 0.112
학생 −0.360* 0.144
은퇴·무직·기타 −0.052 0.171
상수항 −1.500*** 0.383
F 16.57***

* 주: p<.05

** p<.01

***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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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확률로 환산하여 추이를 살펴보면 세대 간 역전 현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시각화한 [그림 2]를 살펴보면, 8090세대의 마음지킴 독서 동기 선택 확률은 2011년 22.0%에서 2017년 29.8%로 상승했고, 2023년에는 52.4%로 급증하여 30.4%p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60년대생 이전 기성세대는 29.8%에서 47.6% (17.8%p 증가)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정서적 위로를 목적으로 책을 읽지 않던 청년층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2023년에 이르러서는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비율로 마음지킴 독서 문화를 내면화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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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세대별 마음지킴 독서 동기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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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변수 중에서는 성별, 연령, 직업(학생)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일수록, 동일 세대 내 연령이 많을수록 위로 목적의 독서 동기를 가질 확률이 높았다. 직업의 경우 기준 집단인 사무직에 비해 학생 집단에서 그 확률이 낮았다.

3. 마음지킴 독자의 문학·에세이 장르 이탈

위로를 갈구하는 청년들이 기존의 정책적·담론적 전제처럼 문학이나 에세이를 주로 소비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마음지킴 독서 동기를 보유한 집단(N=2,431)만을 대상으로 문학·에세이 장르 선택 여부에 대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표 3>에 제시하였다.

표 3. 문학·에세이 장르 선택의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마음지킴 한정)
구분 β S.E.
연도 2017년 0.797*** 0.190
(ref=2011년) 2023년 1.005*** 0.236
세대 코호트 70년대 0.011 0.297
(ref: 60년대 이전) 8090세대 0.325 0.374
연도×세대 2017년×70년대 −0.456 0.325
2017년×8090세대 −0.629 0.351
2023년×70년대 −0.614 0.346
2023년×8090세대 −1.311** 0.360
연령 −0.026** 0.009
성별(ref=남성) 여성 0.480*** 0.112
교육수준 고졸 0.356 0.198
(ref: 중졸 이하) 대졸 이상 0.636** 0.215
거주지역(ref=비수도권) 수도권 0.150 0.098
직업 경영·관리 0.008 0.286
(ref: 사무직) 서비스·판매 −0.261 0.152
생산·단순노무 0.035 0.195
자영업 0.166 0.182
전업주부 −0.227 0.177
학생 −0.434 0.253
은퇴·무직·기타 0.170 0.280
상수항 0.044 0.592
F 4.74***
N 2,431

* 주: p<.05

** p<.01

***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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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2023년과 8090세대의 상호작용항은 유의한 부적 관계로 나타났다. 즉, 시대가 흐를수록 청년 위로 독자들이 문학·에세이 장르를 선택할 확률이 기성세대 대비 감소하고 있다는 뜻이다. 통제변수 중에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일수록, 동일 세대 내에서는 연령이 낮을수록, 그리고 최종 학력이 중졸 이하인 집단에 비해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일 때 해당 장르를 선호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그림 3]에서 시각화한 예측 확률의 궤적은 교차하는 X자 형태를 띤다. 60년대생 이전 기성세대의 문학·에세이 선택 확률은 2011년 41.3%, 2017년 59.7%, 2023년 64.2%로 지속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반면, 8090세대 청년층은 2011년 48.8%에서 2017년 52.7%로 소폭 상승했다가 2023년에 41.7%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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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세대별 마음지킴 독자의 장르 추세 (문학/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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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세이에서 이탈한 8090세대 마음지킴 독자들이 어떤 텍스트로 이동했는지 추적하기 위해 문학·에세이를 기준 범주로 설정한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표 4>에 제시하였다. 또한, 세대별 대안 장르 이탈의 한계확률 변화 추이를 시각화하여 [그림 4]로 나타내었다. 분석 결과, 청년층의 이탈 경로는 여러 장르로 다원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표 4. 장르 선택에 대한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마음지킴 한정, N=2,431) 단위: RRR(S.E.)
구 분 자기계발 (G2) 경제·재테크 (G3) 취미·오락 (G4) 철학·종교 (G5) 기타 실용 (G6)
연도 2017년 1.569 (0.902) 0.405* (0.165) 0.240*** (0.066) 0.680 (0.168) 0.323** (0.108)
(ref=2011년) 2023년 0.327 (0.234) 0.462 (0.215) 0.309** (0.110) 0.487* (0.148) 0.297** (0.119)
세대 코호트 70년대 1.822 (1.476) 0.978 (0.650) 0.956 (0.386) 0.639 (0.277) 1.084 (0.518)
(ref: 60년대 이전) 8090세대 1.334 (1.111) 1.178 (0.925) 0.630 (0.347) 0.321 (0.263) 0.795 (0.465)
연도×세대 2017년×70년대 1.231 (1.039) 4.981* (3.407) 0.835 (0.420) 1.683 (0.814) 0.961 (0.553)
2017년×8090세대 1.012 (0.799) 1.623 (1.232) 1.343 (0.768) 1.797 (1.445) 2.757 (1.455)
2023년×70년대 1.631 (1.602) 2.831 (2.019) 1.908 (0.942) 2.759* (1.348) 1.041 (0.611)
2023년×8090세대 3.567 (3.133) 5.674* (4.065) 3.217* (1.728) 4.244 (3.329) 3.255* (1.790)
연령 1.005 (0.017) 1.034 (0.019) 1.020 (0.015) 1.036** (0.013) 1.013 (0.017)
성별(ref=남성) 여성 0.796 (0.183) 0.365*** (0.075) 0.677* (0.123) 0.762 (0.132) 0.562** (0.110)
교육수준 고졸 0.931 (0.421) 1.941 (0.907) 0.508* (0.145) 0.676 (0.166) 0.991 (0.347)
(ref: 중졸 이하) 대졸 이상 0.947 (0.455) 1.095 (0.548) 0.410** (0.128) 0.443** (0.126) 0.920 (0.351)
거주지역 (ref=비수도권) 수도권 0.692 (0.151) 0.733 (0.143) 0.972 (0.160) 0.962 (0.136) 0.841 (0.145)
직업 경영·관리 1.359 (0.664) 0.473 (0.257) 1.403 (0.728) 0.862 (0.377) 1.357 (0.627)
(ref: 사무직) 서비스·판매 1.492 (0.456) 0.832 (0.211) 2.147** (0.574) 0.937 (0.230) 1.641 (0.427)
생산·단순노무 1.280 (0.535) 0.557 (0.192) 1.728 (0.536) 0.804 (0.235) 1.032 (0.381)
자영업 1.024 (0.395) 0.690 (0.224) 1.575 (0.495) 0.613 (0.173) 0.784 (0.264)
전업주부 1.079 (0.397) 0.407* (0.155) 2.070* (0.632) 1.204 (0.316) 1.473 (0.480)
학생 3.029** (1.291) 0.570 (0.316) 1.671 (0.809) 2.189 (0.996) 0.893 (0.384)
은퇴·무직·기타 0.808 (0.535) 0.224* (0.143) 1.079 (0.502) 0.846 (0.311) 1.559 (0.717)
상수항 0.066* (0.085) 0.063* (0.072) 0.356 (0.315) 0.173* (0.143) 0.245 (0.266)
F 3.78***

주: p<.1

* p<.05

** p<.01

***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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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마음지킴 독자의 대안 장르 이탈 확률 (기준: 문학/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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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경제·재테크 장르로의 이동이 가장 높게 관찰되었다. 2023년 8090세대가 문학·에세이 대신 경제·재테크 서적을 선택할 상대적 승산비(RRR)는 5.674배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예측 확률로는 8090세대의 경제·재테크 선택 확률은 2011년 8.2%, 2017년 6.2% 수준에 머물렀으나 2023년에 17.0%로 크게 상승했다. 감각적 도피처인 취미·오락(RRR=3.217)과 기타 실용(RRR=3.255) 장르로의 이탈 확률 역시 약 3배로 나타났다.

둘째, 철학·종교·예술 장르로의 이동은 분명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 2023년 8090세대가 실존적 사유 장르를 선택할 상대적 승산비는 4.244배(p=0.065)로 0.1 수준에서의 유의성에 그쳤다. 반면, 70년대생의 경우 2017년에 경제·재테크(RRR= 4.981), 2023년에 철학·종교(RRR=2.759, p<0.1) 선택 확률이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통제변수들의 영향을 살펴보면, 성별, 연령, 교육 수준 및 직업에 따라 선호하는 대안 장르의 차이가 확인되었다. 남성 대비 여성 독자는 문학·에세이를 이탈하여 경제·재테크(RRR=0.365)나 기타 실용 장르(RRR=0.562)를 선택할 확률이 낮았다. 나이가 많을수록 철학·종교 장르(RRR=1.036)를 선택할 상대적 승산이 증가했다. 교육 수준에서는 중졸 이하 집단에 비해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철학·종교 장르로 이동할 확률이 낮았다(RRR=0.443). 직업군에 따라서는 사무직 대비 서비스·판매직이 감각적 도피를 위한 취미·오락 장르(RRR=2.147)를 선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개인이 처한 구조적 위치에 따라 위로를 구하는 방식이 분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4. 독서문화진흥 세부 시행계획

앞선 분석을 통해 청년 독자들의 마음지킴 방식이 자본적 지식 등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다원화되었음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일선 지자체의 공공도서관들은 해당 수요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24년 서울시 독서문화진흥 세부 시행계획 중 교육청 등 광역 단위 사업을 제외한 구립도서관 사업들을 분류하여 <표 5>로 제시하였다.

표 5. 2024년 서울시 생애주기별 주요 사업 비교 (독서문화진흥 세부계획)
구 분 내 용 예산액(천 원)
청년기 청년 대상 독서프로그램 운영 (중구, 가온도서관) 상주작가 협력 기반 문학 큐레이션 및 독서 클럽 25,000
인문학습공동체 (성북구립도서관) 지역대학과 연계한 인문학 강연 및 공동체 활동 15,000
1인 가구(청년) 소통 프로젝트 (금천구립도서관) 청년 1인 가구 간 정서적 교류 및 소통 공론장 6,000
도서관 취업 및 역량개발 서비스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 특화서가(취업/자격증), 최신 취업정보 및 특강 제공 4,200
중장년기 중장년 세대를 위한 인문학 (도봉구립도서관) 은퇴 후 삶의 의미를 찾는 심화 인문학 31,200
길 위의 인문학 / 도서관 지혜학교 (강서구립 가양도서관) 웰에이징, 영화 인문학 등 자아 성찰 및 여가 22,000
성인 인문학 프로그램 운영 (응암정보도서관) 고전, 철학 등 중장년 선호 주제 강연 및 토론 21,700
노년기 노년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외) 시니어 스마트폰/금융 교육 및 디지털 격차 해소 34,000
시니어 북스타트, 노년 대상 사업 (도봉구립도서관) 치매 예방 및 정서적 고립 해소를 위한 책 꾸러미 배부 14,510
찾아가는 디지털 리터러시 (광진정보도서관) 취약계층 대상 찾아가는 교육, 노년기 디지털 환경 적응 지원 10,000

출처: 서울특별시 2024년도 독서문화진흥 시행계획, 연구자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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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구하는 청년 독자에게 문학·에세이는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장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수요의 다원화와 공급의 획일성 간에 있다. 예산 규모 상위를 차지하는 중구의 상주작가 협력 문학 큐레이션(2,500만 원), 성북구의 인문학습공동체(1,500만 원), 금천구의 1인 가구 소통 프로젝트(600만 원)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지역 도서관의 청년 큐레이션은 문학 향유, 인문 교양의 축적, 정서적 교류라는 힐링 프레임에 결속되어 있었다. 반면, 청년들의 자기 테크놀로지 수요에 부합하는 취업/자격증 특화 서가 및 역량개발 연계 사업(동대문구, 420만 원)은 상위 사업 예산에 비해 극히 영세한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서울시 일부 자치구의 독서문화사업 사례를 보면 중장년(50+ 세대) 대상 프로그램은 주로 은퇴 후 삶의 준비와 인문학적 소양 함양에 목적을 둔다. 구체적으로 길 위의 인문학, 도서관 지혜학교, 시 쓰기 딱 좋은 나이, 나도 작가다, 신중년 창작교실 등 전통적 인문 교양의 탐구와 문예 창작에 기획이 집중된다. 노년기 사업 중 예산 규모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은 동대문구의 노년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3,400만 원)과 광진정보도서관의 찾아가는 디지털 리터러시(1,000만 원)이다. 지자체는 고령화와 정보 격차라는 시대적 변화에 직면한 노년층에게 스마트폰, 키오스크 활용 등 일상생활 영위에 필수적인 실질적 생존 기술을 제공하는 데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다른 세대를 대상으로 한 정책에서 엿보이는 정책적 기민함이 청년 세대에겐 작동하지 않는다. 은퇴를 기점으로 문학·에세이 선호 비율이 증가하는 기성세대 및 노년층의 수요는 공공 큐레이션에 비교적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제적 자립과 실존적 위기에 직면하여 생존 지식을 갈구하는 청년층을 향한 정책은 인문·에세이(위로) 프레임에 머물러 있다.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국민독서실태조사(2011, 2017, 2023년)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서적 위안(마음지킴)을 목적으로 하는 독서 동기가 세대별로 어떻게 확산되었는지 파악하고, 청년 위로 독자들의 실제 장르 선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분석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마음지킴 독서 동기는 2011년 이후 전 세대에서 확산되었으며 특히 8090세대(청년층)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청년층의 마음지킴 독서 확률은 2011년 22.0%에서 2023년 52.4%로 30.4%p 급증하며 기성세대를 역전했다. 위로를 목적으로 책을 읽는 행위가 청년층의 문화적 실천으로 빠르게 내면화되고 있다는 기존 논의와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이정연, 2025). 연령을 통제한 모형에서도 청년 출생코호트에서 조사연도에 따른 변화가 가장 컸으며, 이러한 변화가 모든 세대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생애주기적 연령효과나 시기효과만으로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출생코호트별 차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둘째, 그러나 위로를 목적으로 책을 읽는 청년 독자들이 소비하는 텍스트는 세대에 따라 다른 궤적을 그렸다. 기성세대의 문학·에세이 선택 확률은 우상향, 8090세대는 2017년을 정점으로 2023년에 41.7%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마음지킴 독서 동기의 확산이 반드시 문학·에세이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청년층에서는 위로를 위한 장르 선택 방식이 기성세대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문학·에세이에서 이탈한 청년 독자들은 불확실한 현실을 자본주의적 지식으로 통제하려는 경제·재테크 장르를 필두로 취미·오락 및 기타 실용 장르 등으로 흩어지며 각자의 결핍에 맞춰 독서 전략을 다원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청년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울감을 방어하고 내면의 통제감을 얻기 위해 경제서를 전유하여, “밀렵”하며 읽을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김아란, 신지은, 2024).

보조분석에서는 서울시 2024년 독서문화사업을 검토하여, 청년 독자의 실제 장르 수요와 공공도서관의 공급 방식 간 간극을 확인하였다. 청년 독자의 독서 수요가 경제·재테크, 취미·오락 등으로 다원화되고 있음에도, 상당수 사업은 문학·에세이를 중심으로 한 정서적 위안과 인문교양 프레임에 머무르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청년의 역량 개발이나 실질적 생활문제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다만 이러한 보조분석은 서울시의 사례로만 수행되었으므로, 이를 전국 공공도서관 정책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하나의 해석으로서, 본 연구는 분석에서 나타난 장르 이동을 푸코의 자기 테크놀로지 개념을 통해 이해하고자 한다. 청년 독자들이 경제·재테크 장르뿐 아니라 취미·오락 장르로 이탈한 점은 그들의 독서 동기가 실용적 목적에만 매몰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피로감이 극대화된 경쟁 사회 속에서 이들은 복잡한 감정 노동을 요하는 문학·에세이 대신 즉각적이고 확실한 재미를 주는 오락적 텍스트를 찾기도 한다. 즉, 오락적 독서로의 이동을 수동적 소비로 보기보단, 일상의 자극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정서적 에너지를 관리하려는 또 다른 차원의 자기 테크놀로지로 이해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청년들은 자신의 불안과 감정마저 객관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문제화하도록 강요받는다(이숙진, 2014). 에세이가 제공하는 정서적 공감은 감정의 일시적 치유에는 기여할지언정,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교정하고 통제하려는 능동적 주체들에게는 효율적인 자기 테크놀로지의 도구로서 유효하지 않다(전승봉, 2025). 자본주의적 질서 안에서 통제력을 갖추기 위한 경제 지식 등을 위해 텍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청년들의 장르 이탈 및 파편화 현상은 수동적 위로를 거부하고 일상 전체를 자율적 관리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고도화된 생존 전략의 일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스로를 엄격히 진단하고 통제하는 능동적 주체로 거듭나려는 청년들의 실천은 역설적으로 자본주의적 질서의 재생산으로 의도치 않게 귀결될 우려가 있다.

기존의 마음지킴 및 힐링 문화에 관한 연구들은 주로 출판시장의 베스트셀러 텍스트라는 공급 측면에 의존하여 대중의 욕망을 에세이적 감수성으로 환원해 왔다. 그러나 본 연구는 대규모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통해 공급과 수요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 간극을 실증적으로 규명하였다. 논의를 통해 불안한 청년세대를 수동적인 위로의 수용자로 대상화하던 기존 담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청년들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텍스트를 선택하는 능동적 독서 양상을 기업가적 주체성에 관한 논의와 연결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현재 공공도서관의 청년 대상 큐레이션과 지자체의 여가 지원 사업은 힐링과 공감이라는 과거의 프레임, 즉 문학·에세이 중심의 공급자 논리에 정체되어 있다. 향후 청년 독서문화 정책은 관행적인 위로 서적 제공에서 벗어나 데이터에 기반하여 청년들의 실제적인 자기 테크놀로지를 추적하고 반영해야 한다(신아름, 2023). 이를 위해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에서 포함된 바와 같이 실태조사가 인쇄물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영상 매체와 디지털 텍스트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독서 범위를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의 분석 데이터인 『국민독서실태조사』는 변화된 독서환경을 담아내는 데 제한점이 있다. 웹소설이 종이책이나 전자책과 같은 매체 범주와 혼재되는 등 문항의 적절성에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구독 서비스와 같이 급변하는 독서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여 독서 실태의 질적 변화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조사표를 개편해야 한다(통계청, 2022). 상기의 데이터 수집 기준이 보완될 때 지방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작동하는 의사결정자의 정치적 방향성에 대응하여(문성남, 2026; 박인기, 2014) 데이터 기반으로 청년의 다원화된 생존 전략을 포착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검토한 일부 독서문화사업에서의 획일적인 힐링 중심 큐레이션은 공공 인프라의 본질적 역할인 문화적 재분배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공공도서관 이용은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독서 진입과 독서량 증가에 결정적이며,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문화 자본의 격차를 완화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한다(안소현, 2025). 경제적 취약계층 청년에게 공공도서관은 지식과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청년들이 불확실한 세계의 통제력을 쥐기 위해 경제·재테크 혹은 다른 장르의 지식을 요구함에도 도서관이 여전히 정서적 위안만을 처방하는 데 머무른다면 문화적 재분배 기능을 수행할 사회적 인프라의 역할을 상실할 수 있다. 공공도서관과 같은 문화시설이 사회적 인프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서적 교류나 수동적 위안을 넘어 이용자의 다원화된 실질적 욕구를 충족하는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유상민·이윤석, 2025).

본 연구는 청년 독자의 수요가 특정 장르에 집중되지 않고 경제·재테크, 취미·오락, 철학 등으로 다원화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공공도서관의 큐레이션 역시 문학·에세이 중심의 장르별 전시를 넘어, 독서 목적과 생활문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를 연결하는 이용자 맞춤형 큐레이션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은 독서를 통해 감정적 위안을 얻기보다는 자신의 일상을 구체적으로 통제하고 성과를 확인하고자 한다(김승학·안혜진, 2025). 따라서 공공 영역의 독서 지원 사업은 위로 테마의 도서를 전시하는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나, 실용·철학 장르를 단계별 독서 챌린지나 루틴 형성 커리큘럼과 결합하여 제공하는 등 서비스 디자인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주민의 능동적 참여를 독려하는 악기도서관의 사례처럼 향후 공공도서관은 수동적 텍스트 제공자의 역할에서 벗어나야 한다(윤서원·이윤석·심규선, 2026). 경제·실용·철학 장르를 단계별 독서 챌린지나 루틴 형성 커리큘럼과 결합하여 제공하는 등 청년들의 능동적인 자기 테크놀로지와 생존 전략을 돕는 목표 달성 지원 플랫폼으로 그 역할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용자 중심 큐레이션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적용 사례로 원박스 서가(one-box bookshelf)를 제안한다. 일본 다이카이 분코 도서관에서 이용자들은 월정액을 납부하고 자신의 서가 한 칸을 소유하며, 본인이 도서를 선별하여 타인에게 추천한다. 이용자는 수동적 대출자가 아닌 큐레이터이자 공간 운영자로 전환되며 커뮤니티 형성 및 참여에 대한 감각을 획득한다(Morimoto et al., 2023). 본 연구에서 확인된 장르의 다원화는 공급자가 예측하거나 설계한 방향이 아니라 각자의 결핍과 생존 전략에 따라 독자 스스로 구성한 궤적이다. 그러나 현재 공공도서관의 큐레이션은 이 궤적을 포착하지 못한 채 사서가 편성하는 문학·에세이 중심의 힐링 서가를 반복 제공하고 있다. 제도가 진정한 변화를 이끌려면 커뮤니티의 실질적 필요에 응답하는 서비스를 재설계해야 한다(Berg et al., 2018). 원박스 서가는 이용자의 실제 독서 선택이 곧 큐레이션 자원으로 전환되는 구조를 갖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확인된 청년 독자의 다원화된 장르 수요를 공공도서관 서비스에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이용자 참여형 큐레이션의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공급자 논리의 단방향 처방을 넘어 독자의 다원화된 생존 전략 자체를 도서관 서비스의 콘텐츠로 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또한 서가 구성 데이터는 청년 독자의 실시간 장르 이동을 추적하는 현장 기반 실태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어, 『국민독서실태조사』의 종이책·1순위 응답 중심 설계가 포착하지 못하는 복합적 독서 행동을 보완하는 데이터 수집경로도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다음의 한계를 갖는다. 첫째, 본 연구는 반복횡단면 자료를 활용하였으므로 APC 효과를 분리하여 식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결과를 순수한 코호트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향후 종단자료나 APC 모형을 활용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국민독서실태조사는 종이책 독서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모바일 환경에 친숙한 청년층의 전자책, 웹소설, 오디오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장르 선택을 온전히 포착하지 못했다. 셋째, 장르 변수가 응답자의 1순위 선택에 한정되어 있어, 실용서와 문학을 넘나들며 복수의 방어적 테크놀로지를 구축하는 청년 독자의 입체적인 독서 행동을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측정단위의 차이로 인해 소득수준을 분석 모델에 포함하지 못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전자책 플랫폼의 로그 데이터나 공공도서관의 실제 대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청년 독자의 융합적 장르 이동 경로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질적 연구 등을 통해 독자들이 텍스트를 어떠한 방식으로 해체하고 실용적으로 전유하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겠다. 오늘날 청년들에게 독서는 경쟁사회를 견뎌내기 위한 치열한 미시적 실천이다. 공공의 독서 문화정책은 이들이 고안한 다원화된 생존 전략에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면밀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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