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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은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외국인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지우1, 이재신2,
Jiwoo Lee1, Jae-Shin Lee2,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중앙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대학원/주저자
2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교신저자
1Graduate Student, Graduate School of Arts and Cultural Management, Chung-Ang University
2Professor, School of Media·Communication, Chung-Ang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Professor, School of Media·Communication, Chung-Ang University E-mail: tjslee@cau.ac.kr

* 이 논문은 2021년도 중앙대학교 연구년 결과물로 제출됨.

© Copyright 2023 Korea Culture & Tourism Institute .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n 09, 2023; Revised: Jun 21, 2023; Accepted: Jul 25, 2023

Published Online: Jul 31, 2023

국문초록

최근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들이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이러한 콘텐츠들 중 다수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사회를 비판하는 콘텐츠들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사회비판적 콘텐츠들의 성공이 한국의 국가브랜드와 이미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피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결과, 사회비판적 콘텐츠는 한국의 국가브랜드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한국 영화 산업의 우수함을 자각하게 하는 등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했다. 또한, 인터뷰 참가자들의 한국에 대한 사전 지식과 경험에 따라서 콘텐츠의 영향력이 상이하였다는 점을 파악할 수도 있었다. 본 연구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사회비판적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시사점을 지닌다. 이는 콘텐츠에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이 얼마나 포함되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작품성에 초점을 맞춰 문화콘텐츠 강국이라는 국가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의미한다.

Abstract

Korean media content has recently gained popularity in many countries. However, much of it is dystopian content that reveals the negative aspects of Korean society. This study focused on how the success of dystopian content affects Korea’s national brand image.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foreigners who had previously watched Korean dystopian content. The interview results showed that dystopian content did not negatively affect Korea’s national brand image. Rather, it had positive effects such as demonstrating the excellence of the Korean film industry. In addition, the influence of the content varied depending on the interviewees’ prior knowledge and experience. This study has important implications for understanding the influence of dystopian content. Through this study, it was concluded that Korea should establish a national brand as a country with powerful cultural content by focusing on the quality of the content, not on how many negative aspects are included in it. In addition, the study suggests policies that can continuously provide direct or indirect information about Korea to ensure the success of the content.

Keywords: 사회비판; 한류 미디어; 국가브랜드; 국가이미지; 오징어게임
Keywords: socially critical contents; K-wave media; national brand; national image; squid game

Ⅰ. 서론

최근 한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더욱 알리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콘텐츠들의 성공은 다시 한 번 세계에 한국 문화를 유행시킨다는 점에서 3차 한류 또는 신(新)한류라고 불리기도 하며, 현재 한국의 문화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차 한류는 일본, 중국 등의 동아시아 국가에 국한되었고, 2차 한류는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현재의 신한류에서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들이 아시아를 넘어서서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 즉, 세계인이 한국의 문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해외에서 유행한 한국의 콘텐츠들의 대다수가 사회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사회비판적 콘텐츠라는 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영화 ‘기생충(2019)’과 넷플릭스(Netflix) 제작 드라마 ‘오징어게임(2021)’이 있다. 이러한 작품들의 흥행 이후 ‘K-디스토피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으며(김지예·윤수경, 2022. 2. 11), 외신들은 한국의 사회문제에 대해 주목하며 이에 대해 집중하며 보도하기도 했다(Wong, 2021. 11. 19).

문화는 가장 강력한 ‘소프트 파워’ 중 하나로 국가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김화정, 2021). 비록 한국 콘텐츠들이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부각시킨다고 해도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증가함으로써 국가브랜드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징어게임’의 성공 이후 해외 SNS에서는 드라마에 등장한 한국의 전통놀이들을 즐기는 사진과 게시글이 퍼져나갔다(장서윤, 2021. 10. 3). 또한, 이러한 작품들의 성공 이후,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투자 역시 더욱 활발해졌고, ‘언니, 오빠’ 같은 한국 단어 26개가 고유명사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새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디스토피아 장르 콘텐츠의 확산 역시 국가브랜드 구축과 강화에 긍정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기존의 문화콘텐츠와 국가브랜드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들은 주로 문화콘텐츠의 긍정적인 영향을 탐구하는 데에 관심을 두었다. 가령 노주현·윤수진(2019)의 연구에서는 한류가 국가브랜드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차은수(2022)의 연구에서도 주요 국가들이 문화를 국가브랜드 상승을 위해 활용한 사례들을 분석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연구들에서 문화콘텐츠와 국가브랜드에 대해 살펴보았지만 이들 연구는 대부분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콘텐츠에 대한 연구들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징어 게임’ 이후 ‘지금 우리 학교는’, ‘DP,' ‘더 글로리’ 같은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어왔다.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는 콘텐츠가 현재 신한류의 주된 영상 콘텐츠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의 사회비판적 콘텐츠에 대한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사회비판적 콘텐츠에서의 비판이 실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탐구(곽영신·류웅재, 2022)가 진행되었다. 또한 ‘기생충’의 성과를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으로 살펴본 연구가 진행되었다(문관규, 2021).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들에 대한 연구는 시작 단계에 있으며 특히 국가 이미지의 관점에서 살펴본 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류 콘텐츠의 흐름이 사회 비판과 고발의 성향을 가진 콘텐츠들로 바뀐 만큼,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과 한국 브랜드 이미지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은 학술적인 의미와 함께 실제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는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소비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 소비가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인식에 어떠한 변화를 야기하는지, 국가브랜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러한 탐구를 통해 한국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세계적인 흥행이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Ⅱ. 문헌 고찰

1. 국가브랜드 이미지와 미디어

국가브랜드진흥원(2023)에 따르면, 국가브랜드란 한 국가의 이미지, 신뢰도, 호의도 등 모든 것을 대변하는 종합적 가치를 지닌다. 이는 문화, 경제, 사회, 정치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국가경쟁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 국가브랜드는 한 국가에 사람들이 방문하고 투자를 하는 등의 행동을 유도하고 좋은 평판을 쌓기 위해 국가에서 스스로를 포지셔닝하고 홍보하여 하나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다(Soni, 2019). 즉, 세계에 국가를 알리고 홍보하는 방향으로, ‘국제무대에서의 얼굴’을 구성하는 것이다. 또한 디니(Dinnie, 2015)에 의하면, 국가브랜드란 국가 차원에서 브랜드가 적용되는 것이다.

국가브랜드는 국가브랜드지수에 의거하여 측정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브랜드의 개념을 창시한 안홀트(Anholt, 2005)가 개발하고 시장조사기관인 ‘GfK’가 조사를 실시하는 국가브랜드지수(nation brands index)가 있다. 안홀트는 2005년에 국가브랜드를 측정하기 위한 국가브랜드지수를 개발하였다. 이는 매년 성인 25,000명을 대상으로 60개국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하여 측정된다. 이때, 측정 문항으로는 수출, 이민 및 투자, 국민성, 지배구조 및 정부통치, 문화 및 유산, 관광의 6가지가 있다. 그 외에는 브랜드 평가 컨설팅 기업인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의 세계 소프트 파워 지수(Global Soft Power Index)가 있고, 국내의 경우에는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개발한 SERI-PCNB NBDO가 있다.

한편 한 국가의 문화는 국가의 정체성을 드러냄으로써 국가 이미지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손승혜, 2013). 따라서 국가브랜드와 문화는 선순환적인 구조를 지닌다. 실제로 한류 미디어 콘텐츠는 해외의 한류 팬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친숙하게 만들어 국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으로 보고되었다(노주현, 2020). 가령 한국의 TV 드라마 호감도는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한중민·진희종·이상엽, 2011). 이에 따라 한류 콘텐츠의 경험 빈도가 높을수록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된다(노주현·윤수진, 2019). 즉, 미디어를 통한 한류 콘텐츠의 이용은 한국 문화와 국가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미디어가 현실을 구성하고 또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Colombo, 2004). 문화계발이론(cultivation theory) 에 의하면, 대중 매체는 개인의 현실 인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Fields, 2006). 이용자는 미디어 속 현실이 실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미디어 콘텐츠는 개인의 현실과 사회에 대한 인식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드러내는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한국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때 고려할 점은 미디어가 개인의 현실인식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디어가 묘사하는 현실과 관련된 개인의 경험은 문화계발효과를 상이하게 만든다(Woo & Dominick, 2003). 가령 한류 콘텐츠 이용의 효과는 이용자의 한국 방문 여부에 의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미디어가 이용자의 현실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의 현실 인식 및 구성이 미디어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이민영, 2017). 따라서 같은 내용의 미디어 콘텐츠를 접하더라도 이용자의 사전 지식과 경험에 따라서 콘텐츠를 수용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이러한 논의는 미디어 콘텐츠의 영향력을 살펴볼 때에 이용자의 경험과 지식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경험과 사전 지식이 없는 채로 미디어를 접하는 경우에는 미디어에만 전적으로 의지하여 미디어 속의 현실 모습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우형진, 2006).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경험과 사전 지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이용자들에게서 발견되기 어렵다. 이는 한국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경험의 유무에 따라서 미디어 이용자들이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수용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디어가 개인의 현실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개인의 현실 구성에서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2. 한류 콘텐츠와 국가브랜드 이미지

지난 2022년, 한국의 국가브랜드는 조사된 39개국 중 4위라는 높은 순위를 보였다(조동성, 2022. 12. 01). 또한, 문화체육관광부(2022)에 의하면 해외문화홍보원에서 2021년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행한 국가이미지 조사 결과, 한국의 현대문화에 의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현재 문화산업이 한국의 국가브랜드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이처럼 문화콘텐츠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회비판적 콘텐츠들의 해외 흥행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에 대한 탐구는 학술적인 의미를 넘어 현실적으로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기존에는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을 주로 담은 콘텐츠들이 한류 콘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곤 했다. 가령 드라마 ‘대장금(2003)’을 감상한 외국인들은 드라마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한국의 훌륭한 요리와 의술에 대해 알 수 있었다고 한다(한국관광공사, 2005). ‘대장금’에 대한 관심은 한국의 역사와 음식문화 등의 전반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되기도 하였다(유승관, 2014).

또한, ‘천국의 계단(2003),’ ‘발리에서 생긴 일(2004)’ 등의 한국을 세련되고 현대적인 국가로 묘사한 드라마를 감상한 일본인들은 드라마로 인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갖게 되기도 하였다(김재휘·이희성, 2007). 한국에 대한 이러한 긍정적 이미지는 직접적인 방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의 풍경을 아름답게 묘사한 ‘겨울연가(2002)’의 촬영지인 남이섬이 드라마로 인해 외국인 방문객의 수가 가장 많은 관광지가 되기도 한 것이 그 예시이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2). 즉, 한국의 긍정적인 면을 극대화한 콘텐츠들은 외국인 수용자들로 하여금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해주었다.

기존에 유행하던 한류 콘텐츠들이 한국의 긍정적인 면을 주로 드러냈다면, 최근 유행하는 콘텐츠들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초기 한류 드라마 중 가장 흥행한 작품으로 꼽히는 ‘사랑이 뭐길래(1991),’ ‘겨울연가(2002),’ ‘대장금(2003)’에서는 ‘가족, 사랑, 도덕심’ 등의 긍정적인 가치를 보여주었다(오세정, 2016). 이후 2010년대에 가장 성공한 한류 콘텐츠로 꼽히는 ‘별에서 온 그대(2013)’의 경우에도 한국의 음식과 뷰티 산업을 부각시켰고, 이로 인해 해당 제품들의 매출이 해외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하였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15).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한류 콘텐츠들은 날카로운 사회비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정덕현, 2021.12.17.).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시가 ‘SKY 캐슬(2018),’ ‘기생충(2019),’ ‘오징어 게임(2021)’이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모두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 담론을 드러내며 세계적으로 흥행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곽영신·류웅재, 2022). 가령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은 현대사회의 양극화와 빈부격차, 무한 경쟁 등의 어두운 면모와 부조리함을 고발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한국의 과잉된 입시경쟁을 고발하는 드라마 ‘SKY 캐슬(2018),’ 잔혹한 학교 폭력과 청소년들의 심리를 그린 ‘인간수업(2021),’ 물질만능주의사회와 상류층의 민낯을 비판하는 ‘펜트하우스(2021)’ 등의 작품들 역시 사회비판적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흥행 성공으로 인해 외국 언론들은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령 영국의 가디언지는 ‘오징어 게임’을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게 하는 한국 사회의 비정함을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평가하였다(Wong, 2021. 11. 19). 국내 언론에서는 한국 콘텐츠를 통해 한국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는 디스토피아 사회 그 자체라고 분석하기도 하였다(박현영, 2021. 11. 02). 이에 따라 한국사회를 비판하는 콘텐츠를 감상한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고,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3. 연구문제

본 연구에서는 사회비판적 콘텐츠들이 한국의 국가브랜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즉, 외국인들이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어떻게 접하게 되었고, 감상을 통해 어떠한 느낌을 지니게 되었는지,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한 어떠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한국의 국가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자 한다. 또한, 외국인들의 개인적 특성, 가령 한국에 대한 사전지식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서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영향력이 상이하게 나타났는지를 살피고자 한다. 이에,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들을 선정했다.

연구문제1: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은 한국 브랜드 이미지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연구문제2: 사전지식이나 경험 같은 개인의 특성은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한국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앞서 살펴본 것처럼 미디어는 개인의 현실 인식과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화계발효과이론이 설명하는 것처럼 미디어는 개인의 현실 구성 및 재구성에 근본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 근거하여, 연구문제1은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관람한 외국인들이 콘텐츠 관람 이후 한국에 대한 어떠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러한 흥행성공이 국가브랜드에 상승효과를 가져다줄지를 아니면 그 반대의 효과가 나타나는 가를 살피는 것이다.

한편, 문화계발이론에 의하면 특히 미디어의 효과는 개인의 특성에 의해 다르게 나타난다. 가령 미디어를 이용하는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즉, 미디어를 많이 이용할수록 미디어 속 현실이 실제 현실과 유사하다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외에도 한국에 대한 사전지식과 경험의 유무가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감상 경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에 대해 연구문제2를 통해 살피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들 연구문제에 대한 탐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이 향후 국가브랜드를 어떠한 방향으로 구축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연구 문제에 답하기 위해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감상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인터뷰 대상자는 의도적 표집(purposive sampling) 방법을 통해서 선정되었다. 표집을 통해 확보된 사람들 중 최종적으로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연구 참여자 5명(A, B, C, D, E)과, 한국 방문 경험이 없는 5명(F, G, H, I, J)을 선정하였다. 이들 중 남성은 2명이고, 여성은 8명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관람한 경험이 있었다. <표 1>에는 인터뷰 참가자의 특성이 제시되어 있다. 참고로, B와 G는 이중 국적자이다.

표 1. 인터뷰 참가자 특성
참가자 국적 연령 및 성별 직업 한국 방문
A 터키 20대, 여성 대학생 O
B 우크라이나, 독일 20대, 여성 대학생 O
C 독일 20대, 남성 대학원생 O
D 독일 20대, 여성 서비스직 O
E 인도네시아 20대, 여성 대학생 O
F 멕시코 20대, 여성 사무직 X
G 이탈리아, 독일 20대, 남성 사무직 X
H 불가리아 20대, 여성 대학생 X
I 미국 20대, 여성 배우 X
J 대만 20대, 여성 대학생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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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참가자들 모두에게 온라인 줌(Zoom) 회의 또는 전화 회의와 오프라인 회의 혹은 서면 인터뷰 중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안하였다. 인터뷰 참가자들 중 대부분이 한국과 시차가 큰 국가에 거주하고 있었기에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또한, 한국에 거주 중이었던 A, C, E와는 대면 인터뷰와 서면 인터뷰를 병행하였다. 대면 인터뷰는 대략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서면 인터뷰는 인터뷰 질문지를 전송한 후에 답변에 따라서 각각 추가적인 질문을 통해서 추가 인터뷰를 실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모든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으며, 인터뷰 결과는 번역가의 도움을 받아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인터뷰에서는 먼저, 어떠한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시청했으며 시청계기와 몰입정도, 콘텐츠 감상 이전에 갖고 있던 한국에 대한 이미지와 감상 이후에 그 이미지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물었다. 이후 한국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원래 알고 있었는지, 콘텐츠 감상을 통해서 어떠한 사회적 이슈들을 알게 되었는가를 물었다. 이를 통해 인터뷰 참가자들이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지, 사회비판적 콘텐츠 감상 이후에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국가 이미지가 강해졌는지,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유지되었는지를 물었다.

마지막으로, 한국 방문 경험의 유무에 따라 상이한 질문을 제시했다. 먼저, 방문 경험이 있는 인터뷰 대상자들에게는 한국에 살아본 결과 한국 사회가 사회비판적 콘텐츠에 드러난 것과 같은지에 대해서 질문하였다. 방문 경험이 없는 인터뷰 대상자들에게는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관람한 이후에 한국에 방문하거나 살고 싶다는 생각에 대해 변화가 있었는가를 질문했다.

Ⅳ. 연구결과

1. 왜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이용하는가?

인터뷰 답변 분석 결과, 참가자 중 8명이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 중에서 ‘기생충(2019)’과 ‘오징어게임(2021)’을 모두 관람했으며, 2명은 각각 그 두 작품 중 한 작품을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이들은 ‘괴물(2006),’ ‘SKY 캐슬(2018),’ ‘인간수업(2021),’ ‘무법변호사(2021),’ ‘지옥(2021)’ 등을 관람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인터뷰 참가자들이 해당 콘텐츠를 관람한 가장 큰 이유는 이들 콘텐츠가 유명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해당 콘텐츠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고, SNS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기에 관람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사회비판적 작품들을 관람하는 것을 좋아해서 등의 답변이 존재했다.

원래는 이런 종류의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었을 정도로 이미 문화적인 아이콘이 되었고 앞으로 역사에 남을 작품이기에 봐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참가자 B-우크라이나, 독일)

한국 문화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꼈고, 콘텐츠를 감상함으로써 한국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 (참가자 E-인도네시아)

참가자들은 모두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감상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답변했다. 기존의 한국의 콘텐츠에서 표현된 것과 같은, 동화같이 꾸며진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형태로 한국 사회의 현재 모습을 표현하였기에 오히려 더 몰입이 쉬웠다고 한다. 그 동안의 한류 작품들이 한국을 그저 아름답게 묘사하기만 했다면, 이러한 사회비판적 작품들은 이용자들에게 현실성을 제공하여 몰입을 더욱 쉽게 할 수 있었다는 답변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콘텐츠의 상황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기에 더욱 몰입을 잘 할 수 있었다는 답변도 했다.

콘텐츠 속의 몇몇 상황에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몰입할 수 있었다. 빈부격차와 같은 문제들은 멕시코인들에게는 매일 문제가 된다. 멕시코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도 있지만 동시에 200만 명 이상의 멕시코인들이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문제들을 한국의 콘텐츠에서 볼 수 있었고, 한류의 매력에 의해 더욱 현실적으로 보였다. (참가자 F-멕시코)

콘텐츠에 굉장히 몰입할 수 있었다. 상황이 현실적이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고, 해결책을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기생충을 관람하며 만약 그들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았더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었을까? 하는 고민을 하였다. (참가자 E-인도네시아)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이유와 과정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사실감 넘치게 현재의 사회모습을 그려내었고 이를 통해 인기가 확산되어 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에 대해 전해들은 사람들 역시 한국 콘텐츠가 그려내는 사실성, 그리고 한국 사회가 자신들의 사회와 일정 정도 유사성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면서 해당 콘텐츠에 더욱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인터뷰 참여자들은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내용에 ‘공감’할 수 있었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만약 한국 콘텐츠가 한국 사회의 긍정적인 모습만을 그렸다면 현재와 같은 인기를 얻지 못했을 수 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해준다. 한국 콘텐츠가 그리는 아름다운 세상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 비록 시청은 하지만 내용에 대해 공감은 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디어가 그리는 현실이 실제 현실과의 괴리가 크지 않을 경우 더욱 쉽게 공감하며 몰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 사회비판적 콘텐츠는 한국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가?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사회비판적 콘텐츠 감상 이전에는 한국을 마냥 긍정적인 국가로만 인식했다고 답변하였다. K-팝을 통해 한국을 처음 알게 된 참가자들이 다수 존재했는데, 이들은 한국을 그저 평화롭고 기술 강국이며 완벽한 국가로만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비록 한국의 빈부격차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더라도 그 심각함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한다. 참가자 F는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배제한 기존의 K-팝 가수들의 노래와 한국 드라마만 고려한다면 한국은 ‘허니문’ 같은 단어로 표현될 수 있다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10년 전부터 한국에 관심이 있었다. 기존의 K팝이나 드라마만 본다면 ‘허니문’ 같은 국가처럼 보인다. (참가자 F-멕시코)

거리가 깨끗하고, 초고속 인터넷의 첨단기술을 가진 조직적이고 성실한 고학력 국가라고 생각했다. (참가자 G-이탈리아, 독일)

이미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참가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 이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기존의 ‘완벽한’ 이미지에서 빈부격차와 양극화가 극심한 이미지로 변화했다고 답변했다. 심지어는 이러한 작품들을 감상한 이후 한국 사회를 돌아보니 한국 사회가 디스토피아 그 자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답변도 존재한다.

기존에는 한국에 대한 환상이 가득했다면 콘텐츠를 감상한 이후에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보게 되었다. 한국은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매우 발전했지만, 모두가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는 등의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가자 A-터키)

기존에는 한국의 가난에 대해서 잘 알지 못 했으나 콘텐츠를 통해 무서운 디테일들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의 빈부격차가 실제로 얼마나 클 수 있는지, ‘SKY 캐슬’과 같은 유명한 드라마들이 빈부 격차를 과장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현실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참가자 B-우크라이나, 독일)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에서 정한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소외 당하게 되며, 또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사회 집단이 있는 것 같았기에 한국이 보이는 것만큼 고급스럽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참가자 D-독일)

한국의 사회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기는 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문제들이 단순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콘텐츠를 감상하면서 그렇지 않고, 내 생각보다도 더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참가자 E-인도네시아)

이러한 결과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감상하기 이전에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였고, 알고 있었더라도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즉 한국을 미디어가 그리고 있는 완벽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러한 인식은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 이후에 달라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의 방향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한국의 현실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지는 나빠지지도, 좋아지지도 않았다. 좀 더 현실적인 방향이 되었을 뿐이다. 어느 국가나 어두운 면이 있고 한국도 마찬가지일 뿐이다. 한국에는 긍정적인 면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참가자 A-터키)

사회 계층 격차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이미지는 나빠지지 않았다. (참가자 B-우크라이나, 독일)

콘텐츠에 의해 이미지가 나빠지지는 않았다. 콘텐츠는 그저 다른 모든 국가들에게도 있는 문제들을 보여줬을 뿐이다. (참가자 G-이탈리아, 독일)

이처럼 인터뷰 참가자들은 사회비판적 콘텐츠들을 감상함으로써 한국의 사회 문제에 대해서 더욱 자세하고 사실적으로 알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이용한 것 자체로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답변했다. 그 이유는 모든 국가에는 사회적인 문제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한국 역시 하나의 국가이기에 당연히 사회 문제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 조국인 독일과 우크라이나를 포함해서 모든 국가는 각자의 문제가 있다. 한국도 많은 국가들 중 한 국가일 뿐이다. 한국 역시 부정적인 면들이 있는 만큼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한국은 실제로 대중교통, 빠른 서비스, ‘다이소’ 등이 있는 유럽보다 살기 편한 곳이기도 하다. 나는 세계가 흑백의 이분법적인 사고로 나누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한국을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국가로 생각한다. (참가자 B-우크라이나, 독일)

비록 사회 이슈들에 대해서 잘 알게 되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이 다른 분야에서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참가자 F-멕시코)

‘기생충’에서 한국의 가난을 처음으로 들춰냈기에 그러한 부분에 눈을 뜨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어느 국가에나 존재하고, 정말로 극단적이지 않은 한, 나라를 심각하게 악화시키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참가자 G-이탈리아, 독일)

한국의 빈부 격차와 빚 문제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지는 않았다. 미국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전세계적의 공통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참가자 I-미국)

이러한 결과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관람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과 부조리함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통해 한국에 대해 새로이 알게 된 사실들이 반드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이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비록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감상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알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으로 변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담고 있는 콘텐츠의 영향이 반드시 부정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3.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은 한국 이미지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그렇다면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을까? 앞서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에서 주로 다루는 빈부격차와 양극화 문제는 어느 국가에나 존재하기에 한국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과는 별개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 대한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인터뷰 참가자들은 오히려 이러한 콘텐츠들을 관람하며 한국 문화산업의 뛰어남을 자각하게 되며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변화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욱 좋아졌다고도 답변했다.

이미 한국의 사회 문제를 알았기에 이미지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콘텐츠들이 너무 좋았고, 이들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더욱 좋아지기도 했다. (참가자 C-독일)

오히려 한국 미디어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숨기지 않고 용감하게 드러냈다는 점이 감명 깊었다. (참가자 E-인도네시아)

나는 한국 영화 자체만으로도 한국을 높게 평가하기에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변함이 없다. (참가자 H-불가리아)

오히려 한국 영화 산업을 더욱 높이 평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가자 I-미국)

콘텐츠를 관람한 이후에도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변하지 않았고, 현재는 한국에 대한 국가이미지가 굉장히 좋은 상태이다. 한국은 K-팝이나 드라마와 같은 자국의 문화를 마케팅하는 것을 정말 잘하고 실제로도 이를 통해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참가자 J-대만)

이러한 결과는 한국 사회를 솔직하게 그려내는 사회비판적 콘텐츠로 인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나아가 한국의 영화 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계기로도 작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어쩌면 한국을 긍정적으로만 묘사하는 콘텐츠에 비해 한국의 현실을 보다 사실적으로 그리는 콘텐츠가 이용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끌어내고 그 결과 한국의 영화산업과 국가 이미지에 더욱 긍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인터뷰 참가자들은 미디어 속 현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한국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리기 보다는, 한 단계 나아가 그러한 부정적 내용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생산할 수 있는 한국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터뷰 참가자들이 미디어의 내용을 수동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그 안에 발견할 수 있는 의미를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 결과,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한국에 대한 부정적 영향보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이끌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콘텐츠가 당연히 문제를 과장해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 사회에 변화가 필요한 것이 사실일 수는 있지만, 콘텐츠에서 표현했다는 것 자체가 사회의 불평등함을 인정한 것이다. (참가자 A-터키)

‘기생충’에서 한국의 가난을 처음으로 들춰냈기에 그러한 부분에 눈을 뜨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어느 국가에나 존재하고, 정말로 극단적이지 않은 한, 나라를 심각하게 악화시키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참가자 G-이탈리아, 독일)

콘텐츠 속의 문제들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경제적 불평등은 서구에도 만연하다. 나는 어느 국가에 대한 지식과 이미지를 허구의 작품에 근거하지 않기에 이미지가 바뀌지는 않았다. (참가자 H-불가리아)

이러한 답변들은 주목할 만하다. 미디어가 그리는 이미지가 허구적 작품에 불과하기에 미디어 작품들만으로 하나의 사회를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세계적 흥행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하나의 답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미디어 속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이 이제까지 경험해온 현실과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그러한 결론이 부정적이기보다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4. 한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역할

이처럼 사회비판적 콘텐츠는 한국의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강화하기도 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인터뷰를 통해 나타난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에 대한 인터뷰 참여자들의 사전지식의 정도에 따라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의 결과가 어느 정도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전혀 알지 못했다. ‘기생충’을 통해서 선진국에선 황당하게 느껴질 만한 빈민가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징어게임’을 통해서는 차라리 다시 목숨을 건 게임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사회의 각박함을 느꼈다. 물론, 드라마가 현실을 많이 과장한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궁극적으로 가지게 된 유일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선진국에 있어서는 안 될 문제들을 고치지 못하는 정부의 모습이다. (참가자 G-이탈리아, 독일)

한국의 현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참가자들은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이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한국에 대한 부정적 콘텐츠가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직결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한국의 현실에 대해 보다 자각하게 된 계기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거주하거나 방문한 경험을 통해 한국의 현실에 대해 어느 정도 혹은 잘 알고 있었던 응답자들에게는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부정적인 영향이 오히려 더욱 작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한국의 상황 역시 다른 나라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하나의 자연스러운 사실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회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알게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저 많은 국가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국가에나 문제가 있다. (참가자 B-우크라이나, 독일)

이미 몇 년간 한국에 대해 배웠고, 한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기에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뀌진 않았다. 내가 이미 한국에 대해서 배운 이후에 콘텐츠들을 감상해서일 수도 있다. (참가자 C-독일)

기존에 알던 것보다 더 자세히 알게 되었지만, 이미지는 변하지 않았다. 모든 국가에는 빈부격차의 문제가 있다. 내 모국인 인도네시아에도 같은 문제가 있다. (참가자 E-인도네시아)

하지만 한국에 대한 경험이나 사전지식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영향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응답자들은 한국이 사회문제를 숨기려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실제로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빈부격차가 비슷하다. 운이 좋아서 부유하게 태어나지 않았다면 나이가 많더라도 뼈를 깎는 노력을 하며 일을 해야 한다. 이는 상당히 슬픈 일이다. 또한, 대기업들이 국가와 산업을 장악한 현실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영화에서 과장된 면도 있겠지만, 한국 사회가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콘텐츠를 통해서 인정한 것 같기에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 (참가자 A-터키)

콘텐츠를 감상한 이후, 한국이 껍데기만 있는 나라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생충’과 ‘SKY 캐슬’에 부유층의 추악함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가 보이는 것처럼 고급스럽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참가자 D-독일)

한국 사회는 정말 경쟁심이 강한 것 같다. 관용도가 낮은 사회라고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모습은 콘텐츠에서 묘사된 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참가자 E-인도네시아)

이처럼 한국 거주나 방문을 통해 한국에 대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이용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들은 사회비판적 콘텐츠 속 한국 사회의 모습을 어느 국가에나 존재하는 현상이라고 평가하며, 한국에 대한 평가가 변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일부 응답자는 한국의 사회문제를 인식한 이후, 한국에 대한 국가이미지가 다소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부정적 영향을 감소시키기는 하지만, 모든 경우에 그러할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5.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과 한국 방문의도

앞서의 질문은 한국 방문이나 거주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아직 한국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이용한 후, 한국을 방문하거나 거주하고자 하는 생각에 변화가 생겼을까? 아래에는 이에 대한 답변들이 제시되어 있다.

고민 없이 (한국 방문이나 거주를) 바로 수락하고 도전할 것이다. (참가자 F-멕시코)

외국인으로서는 이러한 문제를 직면하지 않을 것 같기에 수락할 것이다. (참가자 G-이탈리아, 독일)

꼭 방문하고 싶지만, 언어도 모르고 문화도 다르기에 오래 머무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 하지만 콘텐츠와는 상관없이 한국은 나에게 여전히 멋진 나라다. 직접 방문하고 경험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기에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 (참가자 H-불가리아)

한국에 방문하거나 한국에서 일을 해볼 기회가 생긴다면 수락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거주할 의사는 없는데, 이는 한국이 싫은 것이 아니라 나는 뉴욕 외에는 그 어디에서도 거주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참가자 I-미국)

한국에 머물며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수락하겠지만 오랜 기간은 아닐 것이다. 한국의 직장 환경이 스트레스가 많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한국 문화를 굉장히 좋아하기에 시도해볼 것이다. (참가자 J-대만)

이처럼, 아직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응답자들은 모두 한국에 방문하거나 거주하고 싶다는 의견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변했다. 만약 한국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고민하지 않고 수락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이유로는, 사회비판적 콘텐츠와는 무관하게 한국은 여전히 본인에게 멋진 국가이며 자신은 외국인이기에 콘텐츠에 묘사된 사회 문제를 직면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이 제시되었다.

이에 더해, 사회비판적 콘텐츠에서 한국의 사회문제를 과장하여서 묘사했는지, 혹은 실제로 문제가 심각한지에 대해서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기에 직접 방문해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는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한국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생각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함을 보여준다. 실제로 모든 응답자들은 비록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관람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인식하게 된 것은 사실이나, 이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한국을 한번쯤은 방문하거나 거주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제까지의 논의는 미디어가 수용자의 현실 구성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그러한 영향의 방향성은 일정한 것이 아니며 개인의 경험과 현실 인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사용자는 수동적으로 미디어가 묘사하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속 현실을 자신의 경험과 신념에 근거해 판단하며 이를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해석과 결론에 이르게 됨을 알 수 있다.

V. 논의 및 결론

1. 결과 요약 및 논의

본 논문에서는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한국의 국가브랜드와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지를 분석하기 위해 외국인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각 연구문제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문제1은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이용이 한국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인터뷰 결과,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 자체는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인터뷰 참가자들은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접하기 이전에는 한국을 K-팝 산업과 높은 기술력을 가진 선진국으로만 알고 있었으나, 콘텐츠를 감상한 이후 한국의 빈부격차와 양극화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이에 한국에 대해 기존에 비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는 응답자 역시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한국의 사회문제를 인식하게 된 것과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는 별개라고 답변하였다. 모든 국가에는 저마다의 사회 문제가 존재하고, 한국 역시 그 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한국에는 빈부격차와 같은 사회 문제가 존재하지만 동시에 장점 역시 많다고 답했다. 즉, 콘텐츠를 감상함으로써 한국에 어떠한 사회 문제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사실이나, 이에 의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게 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용자들은 미디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주체성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디어가 수용자의 현실 구성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기는 하나, 이는 개개인의 특성과 경험에 따라서 상이할 수 있다. 수용자는 미디어에 드러나는 모습을 그대로 수용하는 대신에 주체적으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사회비판적 콘텐츠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는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사회문제를 인식하게는 하였으나 국가 자체의 이미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오히려, 한국 영화산업의 우수성을 자각하는 등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는 답변들이 다수 존재하였다.

연구문제2는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영향력이 이용자들의 한국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인터뷰 결과, 참가자들의 사전 지식의 정도와 경험의 유무에 따라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의 결과가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즉, 한국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에 따라서 영향력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참가자들은 모두 사회비판적 콘텐츠가 다소 과장을 했을 수는 있지만 현실과 유사한 것 같다고 답변하였다. 이때, 한국이 콘텐츠에 사회 문제를 묘사한 것은 한국 사회에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므로 이를 계기로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답변이 존재하였다. 이는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한국의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는 계기로 간주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없는 참가자들에게는 콘텐츠를 감상한 이후에 한국에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지를 질문하였다. 참가자들은 모두 여전히 한국에 방문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이를 통해, 사회비판적 콘텐츠는 국가브랜드 측정 기준 중 하나인 관광에 별다른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들 중 한국을 마냥 완벽하기만 한 국가에서 사회문제를 지닌 사회비판적인 면모 역시 가지고 있는 국가라고 인식하게 되어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답변한 참가자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부정적인 사회문제의 존재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콘텐츠 감상이 한국에 대한 전반적인 국가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변화시키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 오히려, 사회비판적 콘텐츠를 감상함으로써 한국 콘텐츠의 우수함을 자각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한국에 대한 국가이미지가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였다는 답변이 다수 존재했다. 또한,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평가를 높이 하게 되었다는 답변도 존재했다.

이처럼 인터뷰 참여자들의 한국에 대한 사전지식과 경험에 의해 사회비판적 콘텐츠 이용의 결과가 어느 정도 상이하게 나타났다. 이는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서 한국에 대한 직간접적인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미디어 수용자들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국가이미지를 상승시키고 국가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한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하며 외국 수용자들에게 한국을 노출시킬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2. 결론

본 연구의 결과는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해외 흥행 성공이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까지 한류가 국가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주로 긍정적 측면에서 접근되어 왔으며 이에 따라 사회비판적 콘텐츠 같은 부정적 콘텐츠의 영향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본 연구는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영향력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연구결과는 오히려 이들 콘텐츠의 작품성을 강화하여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더욱 강력하게 구축하고 콘텐츠를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수단으로 삼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연구결과는 실제적 함의를 지닌다. 먼저, 한국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경험은 사회비판적 콘텐츠의 이용 후 한국에 대한 이미지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는 해외의 잠재적 이용자들에게 한국에 대한 직간접적인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한, 사회비판적 콘텐츠들을 통해 오히려 한국이 미디어 콘텐츠에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선진국이라고 생각하게 된 참가자들이 존재하였다. 한국사회의 부정적인 모습을 감추려고만 하지 않고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콘텐츠의 우수성에 기여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콘텐츠의 사회비판적 요소들이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기보다는 콘텐츠 산업에 더욱 높은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령, 정부 차원에서 콘텐츠 산업을 지원할 때에는 제작 지원금 같은 제도를 통해 콘텐츠 내용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콘텐츠의 내부적 요소에 개입할 것이 아니라, 제작 과정과 같은 외부적인 요소를 지원하는 것을 통해 콘텐츠 산업을 성장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콘텐츠에서 묘사하는 한국의 모습을 우려하기보다는 더욱 자유로운 환경에서 창의적이고 우수한 콘텐츠들을 더욱 많이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연구결과를 해석할 때에 주의할 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인터뷰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한국에 대한 사전 정보를 습득하기에 용이한 20대로 국한되며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부분의 인터뷰 참가자들은 이미 한국인들과의 교류 또는 K-팝 경험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해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이에 따라 사회비판적 콘텐츠에 대한 이들의 경험이 긍정적으로 나타났을 수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한국에 대한 사전 정보가 높지 않은 다른 연령대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탐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후속연구에서는 본 연구의 주제와 관련된 실증적인 탐구를 진행하여 본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초창기 1·2차 한류 시절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만 영향력을 발휘하던 것을 넘어 이제는 지구 반대편의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이라는 국가를 세계에 알리는 것에 한층 기여하고 있다. 세계인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큰 자산에 해당한다. 앞으로는 이러한 자산을 적극 활용하여 문화콘텐츠 강국으로서 높은 국가브랜드를 구축하고 이를 유지하는 방안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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